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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28편이 번외편이었지만 내용이 누락되어 28편을 수정하고 번외를 맨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신경쓰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번 편은 그냥 주인공 일행이 아닌 군대나 국가에서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주인공 일행 외에 다른 쪽에서의 상황을 한번쯤 설명해주기 위한 번외입니다.
크게 스토리에 영향을 주는 편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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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직후
군 내부에서는 진돗개와 데프콘 발령에서 부터 혼선이 빗어졌다. 지금상황에
저런 걸 따지고 드는 그들의 뇌 속이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 진돗개를 발령해야 합니다!! 우선 방어를 취한 뒤 어느 정도 제거 후 움직여야
피해가 적을 것입니다! "
" 이 상황에 방어라니!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란 걸 모릅니까?!!! 전군에 실탄을
배분하고 보병들이 전방에서 남하하면서 쓸어 와야 합니다! 어차피 북도 지금
괴멸상태지 않습니까??!! "
" 아니 우선 국민들을 안정시켜야지 이 상황에 데프콘을 발령하고 군이 움직이면
혼란만 더 가중 시키는 행위입니다! "
"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공격을 감행해야 합니다!! "
현재의 적인 북한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구비하고 있었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대비한 훈련은 생각조차 못했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많은 병사들은
패닉상태에 빠져 혼란이 가중되었다. 그럴 것이 몇 달..길게는 몇 년을 같이
생활하던 친구, 동료, 전우가 자신을 물어뜯기 위해 다가오는데 누가 태연하게
대처 할 수 있을까.. 윗선에서 혼선이 생기자 명령을 받아야 하는 쪽에서는
독자적으로 행동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군 특성상 통솔자의 능력에 따라
부대의 능력이 판가름 나기에 몇몇 패닉상태에 빠진 통솔자 부대는 적의 숫자를
늘려주는 꼴이 되었다.
" 이미 전 국민의 70%넘게 감염되었다는 정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체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
" 미국과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미군부대가 전부 철수하는 상황입니다!"
" 현재 서울, 경기권 감염수준은 80%가 넘습니다! 어서 피하셔야 합니다!! "
" 대통령 각하! 피하셔야 합니다! 이미 서울이.. "
" 어서!! 헬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 총리님은 이쪽으로! "
이미 높으신 분들은 아래지방으로 비행 편을 통해 피난했다. 몇몇 사람은
항공기를 이용해 해외로 도망치려 했으나 다른 국가도 상황이 별반 틀리지 않아
착률 허가를 내어주지도 않았고 무시하고 착륙하려다 전투기에 격추되는 경우도
생겼다. 다른 국가 입장에서 가뜩이나 감염체가 늘어나는데 굳이 감염체를
수입해버리는 꼴이 되는 다른 국가소속의 항공기를 받아줄리 없었다.
" 병력을 이끌고 서울로 이동한다! 서울로 이동해서 감염체를 사살하도록 한다! "
" 헬기를 이용해서 폭격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어야 생존자 구출에 유리합니다.!! "
" 이 자식!! 거기에는 아직 우리 식구가 있단 말이다!! "
" 어쩔 수 없습니다!! 미사일을 쏘던지 방사포 야포라도 쏴서 감염체들을
없애야 합니다!!"
다들 서로 상반된 의견과 서로의 이익이나 안전을 위해서 옥신각신 하는 동안
한편에서는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부대도 생겼다.
" 김 중령! 연대병력을 끌고 이쪽 발전소에 진지를 구축하시오! 이럴 때 전기라도
공급이 되어야 국민들이 생존할 확률이 높소! 안 대령은 이쪽 주택 단지 쪽에
병사를 보내어 방어선을 구축하고 이동 하시요. 최대한 탄약을 가져가되
무리하지 말고 남은 탄약과 물품은 본부대와 비전투 부대, 직할대에서
옮기도록 하시오! "
" 네! "
" 전차부대에 연락하여 모든 전차를 끌고 사격하도록 하라!"
" 하지만!! 아직 대피가!! "
" 상관없다! 더 이상 지체하면 오히려 감염체만 늘어난다! 어쩔 수 없어!"
" 네.."
" 일제 사격!!"
" 쾅!! 쾅!! "
" 보병 부대를 투입시키고! 가능한 많은 탄을 보급하고!"
" 네!!"
" 공군의 헬기 지원은 어떻게 됐나?!! "
" 10분후 도착예정입니다!"
" 보병부대가 도심 안으로 진입하였습니다!"
" 가능한 천천히 이동하며 최대한 많은 수의 감염체를 제거 하도록 하고!!
직할대와 수송대는 어서 탄약을 수송하고! 00사단은 이미 아무도 없다고 하니
몇 명을 보내서 탄약고에서 탄을 가져오도록!!"
" 생존자들을 구출했다고 합니다!"
" 좋다! 우선 00학교에 임시 본부를 설치한다!"
" 네!!"
운과 능력이 조합되어 살아남은 부대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대도 있었다.
" 보병 1부대 전멸! "
" 기동 타격대 연락 두절!"
" 전차 부대 오폭! 주거 단지로 떨어졌습니다!"
" 방사포 부대 전멸!!'
" 감염체가 최후 방어선을 돌파했습니다! 더 이상!! "
" 전 병력 후퇴!!!! "
" 연대와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 크흑... 후퇴하라..."
하지만 많은 군인들이 대처를 잘 헤쳐 나갔다. 비록 연합하여 움직인 게 아니라
많은 생존자를 구출하거나 방어에 성공한건 아니었지만 제법 큰 규모의 무리를
형성해 생존에 어느 정도 유리한 부대도 있었다. 발전소나 주요 건물은 원래
전쟁 시 방어에 유리하게 건설되었기에 감염체로 부터 방어도 수월한 편이었다.
권력과 돈. 명예는 이미 사라져 버렸지만 정신 못 차린 몇몇도 있었다.
" 대령님은!! 대령님은 어디계신가?!! "
" 연대장님은??!! "
" 저..저기..그것이.. 조금 전부터 연락이.."
" 뭣이!! "
" 감염체가 부대 근처까지 밀려왔습니다!"
" 탄약고를 열어서 탄을 분배해!"
" 열쇠가 없습니다! 열쇠를 가진 간부가 현재 연락이.."
" 그냥 부숴버려!"
" 연대 병력 대부분이.. 탈영을.."
"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한 건가!!"
" 탄약고가 이미 털렸습니다!!"
" 감염체가 부대 안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
한 편 피난에 오르는 차량이나 배편에서는...
" 내가 누군지 아는가!! 국회의원 000란 말이다! 들어 보내줘!!! "
" 평소에 잘한 것도 없는 놈이 어딜 오려고! 그리고 국회의원이면 다냐!!
제일 먼저 도망간 주제에!!! "
" 나 00회사 회장00이단 말이다!! 살아남으면 얼마든 돈을 주겠소!! 나도 데려가
주시오!! "
" 이제 와서 돈이 무슨 필요란 말이요!! 떨어 지시요! 자리도 모자라니!! "
" 제발!! 제발!! "
" 평소에 기부안하기로 유명한 회사면서 이제 와서 뭘 바라냐!!! "
다행히 중대급 병력을 보유한 채 생존한 경우가 많았다. 통신상태가 좋지 않으니
중대급 인원이 넘어가면 통솔 자체가 힘들어졌고 너무 많은 인원이 움직이면 그 만큼 움직이는 물품도 많아져 보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후방부대의 병력은 빠르게 움직여 서울 쪽보다는 적은 위협 속에 방어선을 구축하였다. 제법 큰 생존자캠프를 구축한 부대도 있었다. 옛 성곽을 급하게 개조하여 생존한 곳도 있었고 아예 부대 안에서 생존한 경우도 있었다. 역으로 한바탕 쓸고 지나간 서울로 다시 올라가 생존하는 무리도 있었다. 비교적 쉽게 물품을 구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에 처음에는 무리가 없었으나 복잡한 도로와 버려진 차들로 인하여
이동에 제약이 많은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큰 건물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타나는 감염체를 피해 생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마트에서 풍족한 먹을 것을 노리고 지내려고 생각한 인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몇 명의 인원으로 마트 전체를 수색하는 것도 힘들었고 수색을 했다 하더라도 막아야 하는 입구가 너무 많았다. 평소 우리가 다니는 입구는 물론 직원통로까지 전부 막기란 실로 불가능에 가까웠고 같은 생각을 가진 생존자가 너무 많았다.
그들이 잘 융합하여 지낸다면야 한 동안 버틸 수 있었겠지만 그런 무리는 얼마
없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집안에서 농성을 하며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방송에서도 초반 집안에서 있을 것을 권장했고 틈틈이 마트나 슈퍼를 털며 식량을 구했지만 전기가 끊기고 먹을 것이 떨어지니 어쩔 수 없이 집 밖을 나가다 화를 입는 경우도 많았다.
사태 초기 차량을 이용하여 남쪽으로 이동하려는 사람들도 꽉 막힌 도로에서
감염체를 피해 도보로 달아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시간이 지나 피난 행렬이 줄었고 일반인이 구축한 생존지역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군대에 비해 턱없이 적은 물품과 무기였지만 군인 못지않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많고 여러 기술자들로 인해 생존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지금껏 봐왔던 좀비영화를 교과서 삼아 살아남았지만 현실은 그런 영화들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유명한 드라마인 걷다죽음 이나 전국대전Z나 28초 후 등, 무식하게 뛰거나 아니면 메뚜기 떼 마냥 쓸고 다녀야 하는 모습에 익숙한 좀비들이었지만 감염체는 달랐다. 마치 인간마냥 파벌싸움 하듯 무리를 나눠 움직이고 있었고 심지어 생존자를 보고도 지나쳤다는 소문과 남성체로만 이루어져 여성을 공격하는 무리, 반대로 여성체만 몰려다녀 남성을 공격한다는 무리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졌고 현명한 사람들은 그런 유언비어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실제로 본 모습을 믿으며
살아남으려 노력했다. 서울이 완전히 무너지는 시간은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최전방에 몰려있는 군부대들이 내려왔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서울을 무시한 채 아예 남쪽으로 바로 내려가는 부대도 많았다. 힘을 비축하여 모은 뒤
한 번에 밀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전투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병사들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일도 많았다.
그나마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가 상황은 좋은 편이라고 했다. 아시아와 유럽은
피해가 가장 빠르고 컸고 미국이나 브라질, 캐나다 같이 인구밀도가 적은 국가는
피해가 있기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언젠가 떨어지는 탄약과 식량들로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생존자일 뿐
감염체가 아니었다.
점점 늘어가는 감염체를 보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절망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튼튼히 생존구역을 만들어 지내는 인원도 있었고 계속해서 움직이며 조금씩이나마 감염체를 처리하며 살아가는 인원도 있었다. 다행인 것은 주요도시와 인구가 많았던 지역이 아니라면 몇 만이 넘는 감염체가 몰려다니는 경우는 극히 드문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즉 남한은 서울과 광역시만 잘 피해서
생활한다면 생존확률은 높아진다는 것이었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일 뿐. 살아남은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 군대였으니 사람들은 군대가 마련한 생존자 캠프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을 하는 상황이었다.
사태가 일어난 후 몇 달...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난과 역경. 그 속에서의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이 그들을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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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