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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조심스럽게 수송기에서 내려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근처에는 감염체가 보이지 않았고 우선 선발대로 나와 박 중사가 활주로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다.
" 다행히 가까운 거리에는 감염체가 없는 것 같네."
" 방심 하지마. 아무리 그래도 주변에 감염체가 많이 보였으니 새어 나오는
녀석들도 있을 수 있어."
" 끄응.. 덥다... 그래도 한국이 좋구나.."
" 도대체 뭘 봐서 좋다는 거냐.."
" 뭐 이래저래..."
창문을 열고 달리면서 공항 주변을 살폈지만 다행히 감염체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공항 밖에는 사정일 달랐다. 많은 주택가가 모여 있는 곳은 어김없이 감염체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했고 감염이 된 지 한참이 지났음을 증명이라도 한 듯 낡은 옷과 걸어 다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마른 몸을 가진 감염체가 많았다. 다행인 것은 변종 감염체는 보이지 않았고 아직까지 우리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 그래도 다행이네. 아직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모르나봐."
" 응.. 저렇게 마른 몸으로 걸어 다니는 것이 신기하네.."
" 그래도 이곳을 지나가기는 힘들겠지?"
" 응..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가진 차량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은 무리가 많아.
군용차도 몇 대 없고.. 일반 차량으로 뚫고 가기에는 힘들 것 같네."
" 뒷길로 간다고 해도 언젠가는 도심을 지나쳐서 가야하는데.."
" 도심 상태도 그리 좋지 못하네.. 도로가 버리고 간 차들이 많아서 힘들 것
같은데.."
" 하아.. 진퇴양난이군."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과 주변을 서성거리는 감염체로 인해서 큰 도로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장갑차나 덤프트럭이 있어 밀고 들어가면 모를까 보통 차량이 대부분인 우리 일행의 장비 상황으로는 쉽게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뭔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다. 다시 수송기로 이동을 하기에는 연료문제도 있고 오랜 시간 비행과 긴장으로 다들 지쳐있는 상황이라 약간의 휴식도 필요했다. 공항주변을 더 둘러보고 다시 수송기로 향했고 주변 상황이 궁금한 사람들이 모여 우리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 상황은 어떤가요?"
" 나갈 수 있을 것 갔습니까?"
" 감염체가 많이 돌아다니나요?"
" 저..저기..."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질문에 당황했고 우리는 천천히 그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 상황은 좋지 못합니다. 도로도 군데군데 막힌 곳도 많고 감염체의 숫자도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변종 감염체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고요. 솔직히 저희가 가진 차량과 무기로는 이동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 하아..."
" 젠장!!"
" 어쩐담..."
사람들은 크게 낙심한 표정이었고 나 또한 표정은 좋지 못했다. 공항 활주로는 다행히 허허 벌판에 벽으로 둘러져 있으니 조심할 곳은 건물이 있는 곳 하나였다. 하지만 우리의 존재를 눈치 채는 순간 몰려들 감염체의 숫자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잠깐 밖에 나갔다온 상황에서도 도로 한 곳을 가득 메울 정도의 숫자의 감염체가 돌아다니는데 그 녀석들이 전부 우리 쪽으로 몰려온다면 버틸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 현재는 감염체가 저희 존재를 눈치 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이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으로 봐선.. 하지만 조심해야겠죠. 워낙 숫자가 많으니.."
" 수송기로 다른 곳을 가보는 것은 어떴습니까?"
" 현재 정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연료도 충분하지 못 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착륙은 운 좋게 안전하게 했지만 이륙은 장담 못 합니다."
" 왜 입니까?!"
" 하늘을 보십쇼."
" 어렝..."
" 아...젠장..."
미국은 독수리 한국에 오니 비둘기가 문제였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떠나기 전에 봤던 비둘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덩치도 커지고 뭔가 흉측스럽게 변한 모습이었다.
" 잘못해서 엔진에 빨려 들어간다면 그대로 폭발합니다. 숫자도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고.. 감염체는 저희 존재를 모른다고 해도 저것들은 저희 존재를 알 고
있는 것 같군요."
독수리가 죽은 시체 위에서 돌 듯 비둘기들도 우리 머리 위에서 호시탐탐 우리는 노리는 듯 배회하고 있었다.
" 차라리 독수리가 상대하기 편하겠다. 그 녀석들은 덩치라도 큰데.. 저것들은
덩치도 작고 숫자가 많아서 상대하기 까다롭겠는데.."
" 맞아.. 총을 쏴서 맞출 수 있는 크기도 아니고 독수리보다 날렵하니까 더 힘들
게겠는데.."
" 땅에는 감염체.. 하늘에도 감염체... 젠장... 그래도 물에 없는 것이 다행인가.."
" 우선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대비를 하죠. 다들 쉬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은 쉬어야죠. 식사도 챙겨먹고.. 남은 식량은 얼마나 되나요?"
" 저희 인원이 그래도 보름은 먹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껴 먹는다면 조금 더
길게 갈 수는 있지만.. 식수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 무기는 현재 얼마나 있습니까?"
" 미국에서 가져온 무기는 많이 없지만 보통탄은 그래도 꽤 있습니다. 기관총과
유탄. 수류탄은 넉넉한 편이고 로켓이나 뭐 그런 무기는 몇 개 없습니다."
" 그럼 차량은.."
" 군용 차량 2대와 일반 SUV 한 대.. 정도가 전부입니다.."
" 근처에서 차량을 구해오기는 힘들겠죠?"
" 아마도..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기 때문에 정비하는데 얼마나 소요될지 모릅
니다. 고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 대령님 생각은..."
" 우선 재원군이 말한 것처럼 이곳에서 쉬면서 생각해 보세. 지금 당장 뭘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
" 알겠습니다. 그럼 주변을 경계할 인원과 식사를 준비할 인원. 그리고 수송기
안에서 필요한 무기와 장비를 꺼내는 인원을 나눠서 움직이도록 하죠."
대령님의 말에 박 중사가 바로 지시를 내렸다. 인원이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슈트도 있고 식사준비라고 해봐야 크게 어려울 것이 없으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 하아.. 돌아와서도 문제구나..."
내가 한숨을 지며 말을 하자 옆에 있던 박 중사가 말을 했다.
" 그래도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어딘가 분명 제대로 된 곳이 있는 것 같은데.."
" 응?"
" 아무리 사람들이 화합과 단결이 되지 않아도 그 중에는 분명 제대로 돌아가는
무리가 있을 것이고.. 우리도 보면 잘 살아 남았잖아. 남들이라고 죽으란 법은
없지."
“ 그곳이 어디냐가 문제지...”
“ 어딘가 있을 거야. 미국 캠프에서도 그랬잖아. 강원도 어딘가에 거기와 같은
캠프가 있다고 말야.“
“ 하지만 제대로 돌아가고 있을까?”
“ 돌아가야지.. 마지막 희망인 곳이니..”
“ 그곳이나 찾으러 가볼까?”
내가 다른 곳을 찾자는 의견을 내비치자 옆에 있던 재효가 말을 했다.
“ 아뇨. 그런 곳을 찾는 것은 이제 그만 하죠 형..”
“ 왜?”
“ 지금까지 제일 좋았던 제일 안정적으로 버텼던 곳이 어디였죠? 캠프도 아니고
미국 캠프도 아닌 저희끼리 있었을 시간이에요. 강원도 펜션에서는 제대로 된
장비도 환경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버텼잖아? 우리를 공격하려는 인간들만
없었어도 더 오래 버텼을 것이고.. 그리고 연수원에서도 상당시간 버텼잖아?
캠프에서의 시간이 더 오래였을지는 몰라도 내부가 썩었으니... 차라리
우리끼리 제대된 지역을 잡아서 생활을 했으면 좋겠어. 이제 슈트도 있고
많지는 않지만 무기도 있고.. 생활하는데 좋은 곳은 예전 국제공항처럼 다리가
설치된 섬이 좋을 것 같아. 그런 곳에서... 우리끼리 생활을 하는 것은 어때?“
재효가 진지하게 말을 하자 다들 말이 없어졌다. 어느 순간 너무 다른 곳에 의지만하고 찾기만 하려고 변해있었다. 처음에 살아보겠다는 의지는 없고 조금이라도 편한. 남들이 이뤄놓은 곳에 들어가려는 생각만 한 내가 한심스러웠다. 다들 막내 재효의 말에 뭔가를 느꼈는지 한 마디씩 꺼냈다.
“ 하긴... 우리가 언제부터...”
“ 생각해보니 캠프보다 차라리 연수원이나 펜션에서 마음이 더 편했지.”
“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마음 맞는 우리끼리 만들어보자!”
“ 에라이!!! 가자!!”
“ 응??”
“ 어딜?”
“ 거기 있잖아! 시간되면 길이 열리는 섬!”
“ 응??”
“ 서해에 있는 곳이니 갯벌도 있고 바닷가니 물고기 정도는 구할 수 있으니
식량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 같고.. 섬이지만 안에 저수지도 있어서
식수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 하긴... 대령님에게도 물어보고 의견을 구하자!”
“ 그래!”
우리는 몰려가 대령님에게 우리의 의견을 물었다. 일행의 거처에 고민하고 있던 대령님도 우리의 의견에 찬성을 하였다.
“ 그곳이라면 기본 적인 건물이나 그런 것이 잘 구비되어 있고.. 식수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군. 그리고 방어에도 큰 이점이 있는 곳이니.. 단지 걱정
되는 것이 있다면 다른 생존자들이 그곳에 있다면 꽤나 적대적일 텐데..“
“ 흠.. 그래도 한 번쯤은 도전해볼만 한 곳입니다. 여러 가지 이점도 있고..”
“ 섬도 적당한 크기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대령님이 말씀하신 먼저 있는 생존자들이겠지요.“
“ 그래도 도전해볼 만한 곳이니.. 가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다 좋은데...”
“ 응??”
열심히 우리가 목표로 한 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내가 말끝을 흐리며 말을 했다.
“ 가장 큰 문제는 이 곳. 공항을 어떻게 벗어날 것이냐인데.. 우리가 가진
차량으로는 무리고.. 무기를 쓴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을 소진할 것 같고 그러면
섬에서 방어할 무기가 없어져.“
“ 가장 큰 문제를 잊고 있었군.”
“ 하아...”
“ 내가... 앞에서 감염체를 몰도록 할게.”
“ 뭐?!!”
“ 수류탄 몇 개 하고 소총 좀 챙겨줘. 그럼 공항 앞에서 내가 감염체의 시선을
끌어 공항 안으로 유인할게. 그 사이에 뒷길로 빠져나가서 섬까지 가.“
“ 넌 어쩌려고?! 너무 위험해!”
“ 슈트를 입고 있다면 큰 위험은 없어.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가방에 먹을 것
조금 하고 식수를 챙겨서 만약을 대비하고.“
“ 나도 움직인다.”
“ 괜찮겠어?”
박 중사도 나를 따라 행동하기로 마음먹은 듯 말을 했다. 나야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좋지만 이동하는 다른 일행에게는 좋지 않았다.
“ 너무 많이 움직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우선 박 중사와 재원군이
움직이는 것으로 하지.“
대령님의 계획에 따라 우선 내일은 쉬고 모레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나와 박 중사가 감염체를 유인하러 가기로 했다.
“ 우선 내일은 주변에 차량들을 확보하는 일에 주력해야겠네. 혹여나 차량이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차량이 구해질 때까지 보류하겠네. 우선 최단시간 움직
여야 하니 차량이 우선일세.“
“ 알겠습니다.”
“ 그리고 재원군은.. 박 중사와 혹여나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국제공항에 들러
보게나.. 상황이 어떤가..“
“ 알겠습니다.”
“ 절대 무리는 하지 말고.. ”
“ 걱정 마십쇼.”
“ 그럼 남은 시간은 좀 쉬게나..”
“ 넵!”
우리는 대략적인 계획을 짜고 우선 적으로 차량 확보에 주력하고 차량이 확보되면 세부적인 계획을 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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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쓰려니..제대로 써지지가 않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