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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54화 (15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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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집에 들어가니 은혜가 나를 반겨주었고 뒤에는 미란이가 보였다.

" 재효 집에 들어갔는데?"

" 나 없는 것 알면 이리로 오겠지."

" 그런데 왜 매번 내 집이냐?"

" 원래 대빵집에 모이는게 정상이지."

어느새 나타난 재효가 뒤에서 말했다.

" 하아... 끈질긴 녀석들.."

" 우리 저기 뒤에 있는 보트에 가보면 안 돼요?"

" 응?"

" 보트가 많던데.. 그 안에 생필품이나 식량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 글쎄.. 있다고 해도 상태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그리고 지금은 너무

늦어서 위험해. 내일 아침에 가보자."

" 네!"

좋아하는 모습에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뭔가 구하기 위해 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 다른 의도가 있군. 단순히 생필품이 아닌데?"

" 하하.. 눈치는 빨라."

" 설마.. 그 안에 있는 배들 때문에 가는 것은 아니겠지?"

쓸려 내려온 배들 중에는 꽤 호화스러운 것도 있고 그 내부는 지금 우리가 지내고 있는 펜션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다. 오죽하면 나도 유람선인줄 알았던 것이 개인 보트였으니 말이다.

" 역시... 맞군.. 하긴 생각해보면 잘만 처리한다면 여기보다 훨씬 좋은

환경의 배들이 많으니.."

" 엔진을 가동시키고 연료를 구한다면 전기 사용도 가능하니 좋을 것

같은데?"

재효도 도와주는 것으로 보아 즉흥적인 계획은 아니었나보다.

" 저게 무슨 낚싯배인줄 알아? 운용인원만 몇 명이 필요한지도 모르는데 지식도

없는 우리가 과연 시동이나 걸 수 있을까?"

" 그래서 박 중사 형이 도와주고 있어!"

" 응?"

박 중사가 도와준다니 뭔 소리인지 바로 이해되지 않았다.

" 박 중사 오빠가 기계 고치는 능력이 좋아서 얼마 전부터 우리와 같이 하고

있어요. 가장 상태가 온전한 배를 골라 상태를 살피고 있고 큰 수리는 필요

없을 것 같다고 했어요."

" 그런데 왜 배를 구하려고 하는 거야?"

" 만약.. 또 여기가 공격받아 도망가게 되면.. 도망갈 곳이 필요하니까요."

" 흠.."

역시나 한 곳에 정착한 적이 없으니 이제는 다들 대비책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았다. 어째보면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의미로는 피난길이 습관이 된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왔다.

“ 그래서 생각하는 계획은 뭔데?”

“ 우선 멀쩡한 배들을 찾아서 지낼 수 있도록 하고.. 그리고 배들이 대부분

연료가 많다던데.. 찾아서 모으면 양도 꽤 될 것 같고. 비싼 배들은 해수를

담수화 할 수 있는 배들도 있다던데 한 번 찾아보려고요.“

“ 나름 계획적이네.”

“ 어떤 배들은 수십 명이 타고도 남을 정도라고 하던데요? 그런 배를 찾아서

구해야죠.“

“ 엔진만 가동이 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바다는 그렇게 쉽게

생각할 곳이 아니야.“

“ 먼 바다에서 지내는 것이 아니고 섬이나 해안가 근처에서 계속 상주하면서

육지로 들어가 필요한 것도 구하면 편하겠죠. 굳이 지금처럼 근무를 설

필요도 없고 이래저래 이점이 많은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굳이 그들의 방법이 나쁜 방법이라고 할 것이 없었기에 묵묵히 듣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참 괜찮은 방법이지만 파도가 높거나 태풍이라도 올라오면 배 멀미로 고생할 것은 생각 못했나보다. 그래도 나쁜 방법은 아니었다.

“ 뭐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면 좋은 방법인데 배 멀미를 이길 자신이 있나?”

“ 살다보면 익숙해지겠죠.”

“ 그래. 그럼 난 뭘 도와주면 되지?”

“ 아직은 크게 없어요. 나중에 생기면 그 때 도와주세요.”

내 옆에서 어리광을 피우며 말하는 은혜를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다. 그들이 생각하는 계획을 열심히 듣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꽤 늦었고 우리는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다음날 식당에서 박 중사를 만났고 난 애들이 계획하고 있는 계획에 대하여 물어봤다.

“ 애들이 배를 구해서 생활하자고 하는데.. 너도 동참한다더라?”

“ 응. 계획을 들어봤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고. 안전하기도 하고.. 차라리

섬보다는 바다 위가 안전하겠지. 그나저나 어제 서울에서 군대 봤다며?

대령님이 간단하게 말씀해주셨는데..“

“ 응. 뭐 우리가 발견한 독초로 화학탄을 만들어서 생존자는 무해하고 감염체만

반응하는 탄을 쐈나봐. 그런데 생각보다 효과가 별로인 것 같던데.. 그냥

움직임만 더 느려지는데 모여드는 거나 뭐 다른 것은 변화가 없던데.“

“ 그래도 뭔가 다른 방법도 있겠지. 단순히 그 방법 하나만 발견했다고 저런

무식한 방법으로 소탕작전을 할 리가 있나.“

“ 뭐. 급한 것은 우리지 감염체가 아니잖아. 도대체 왜 필사적으로 서울을

찾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 다른 곳에서 생활하려면 도시에 필요한 제반 상황을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 차라리 만들어진 서울을 찾아온다면 서울 안에 군부대도 있었고

이런저런 건물들이 많으니 생존자들이 생활하기도 편하고.“

“ 다른 뜻으로 말하면 공격받기고 다시 감염체가 늘어나기도 쉽다는 건데?”

“ 맞는 말이기는 한데 이제 감염체를 공격할 무기도 생겼고 감염체를 상대하는

전략도 만들어졌겠지. 그러니 공격해볼 여력도 생기는 것이고.“

“ 흠.. 이번에는 제대로 했으면 좋겠는데.”

“ 그래도 예전보다 감염체가 보이는 횟수나 숫자도 적으니 다행이지. 그 많은

감염체들이 어디로 증발했나?“

“ 모르지. 또 어디서 나타날지..”

“ 오늘은 뭐할 생각이야?”

“ 섬 밖으로 나가서 주변을 살펴보고.. 펜션 보수에 필요한 물품도 찾아보고.. 뭐

이런 저런 것들?“

“ 바쁘구나..”

“ 이래야 시간이라도 잘 가지.”

“ 하움...”

대충 아침을 때우고 섬을 나가기 전에 배들을 살펴봤다. 소형 배들은 파손된 것들이 많았지만 크기가 커질수록 온전한 배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 한 배로 들어가 연료통을 찾아 양을 살폈고 꽤 많은 양이 들어있는 것을 확일 할 수 있었다.

“ 생각보다.. 많네?”

배 안에는 먼지가 쌓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쓸만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대충 내부를 둘러보고 배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폈다. 가장 큰 문제는 배들끼리 계속해서 부딪히는 상황이다. 재수 없으면 한 번에 배에 구멍이 날 수도 있으니 배 사이에 뭔가 완충장치를 해야 하는데 보통은 타이어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많은 배들에 연결할 타이어를 구하는 것도 힘들었다.

“ 이래저래 문제점이 많아 보이지만 그래도 꽤 쓸만한 계획인데. 무엇보다

근무를 서지 않아도 되고 전기가 들어온다는 점이 마음에 드네.“

난 꼼꼼히 배들을 살폈고 몇 개를 눈여겨 본 후 근무 교대를 위해 섬 입구로 돌아갔다. 섬 입구에 몇 명이 서 있는 것으로 보아 분위기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 무슨 일입니까?”

“ 저기 섬 밖에... 육지쪽에 군대가..”

“ 응?!”

건내 받은 망원경으로 보니 어제 봤던 군대인 듯 했다.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아 당황이 되었지만 뭐 언젠가는 올 사람들이었으니까.

“ 허.. 생각보다 빨리 왔구만.”

“ 대령님?”

“ 뭐. 언젠가는 봐야하는 상황인데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차라리 잘된

것이지.“

“ 네.”

“ 가서 무슨 일로 왔는지 물어보게나. 저들은 올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 알겠습니다.”

“ 아!! 그리고..”

“ 네?”

“ 너무 과격하게 하지 말게나. 너무 자네 실력을 보여주지 말고.”

내가 어떻게 행동할 지 예상이나 했다는 듯 말씀하시는 대령님을 보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 네. 알겠습니다.”

말을 끝낸 나는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갔고 순식간에 가까워진 거리로 어제 봤던 부대원들이 긴장하며 무기를 들고 나를 경계했다.

" 오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루만에 오실 줄은 몰랐네요.“

“ 뭐..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하지 않습니까?”

“ 흠.. 무슨 일 이신지요?”

“ 별것은 아닙니다. 단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윗선에서도 궁금해

하니 알아보려 왔습니다.“

“ 흠.. 저희도 윗선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 잠시 기다리시죠.”

“ 알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아!! 그리고 부탁하신 식량과 탄약을 챙겨왔습니다. 가져가시죠.”

“ 감사합니다만 그것은 저희 내부에 오는 것의 허가가 떨어지면 같이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괜히 물건만 받고 보낼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 알겠습니다. 다녀오시죠.”

“ 네. 그럼 잠시..”

나는 다시 방향을 돌려 뛰어갔고 대령님에게 현재 상황을 말씀드렸다.

“ 뭐 우리가 굳이 저들을 막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솔직히 우리보다 화력이나

인원에 차이가 심하니 공격한다고 마음먹는다면 막을 방법도 없으니 차라리

처음부터 호의적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네.“

“ 알겠습니다. 그럼 들어오라고 하죠.”

“ 그렇게나.”

나는 열심히 중간에서 말을 전했고 그 부대는 천천히 섬 안으로 들어왔다.

“ 감사합니다. 대령님.”

“ 아닐세. 차린 건 없지만 들게나.”

“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환경이 좋아 보입니다.”

“ 하하. 한 것이라고 입구의 바리케이드만 설치한 것이 전부인데.. 그나저나

난 처음 보는 마크인데.. 어디 소속인가?“

“ 이번 감염체 사태로 생겨난 특수 기동대입니다. 슈트를 입고 신속하게

감염체를 찾아 제거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여긴 감염체가 없는데 왔구만?”

“ 뭐.. 감염체 순찰도 저희 임무중 하나이니까요.”

“ 그래. 뭔가 볼일이 있어서 온 것일테지?”

“ 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섬에 저희처럼 슈트를 입은 인원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인원들이 저희와 함께 움직일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 보통은 강제 징집으로 알고 있는데 허락을 구하는 구만.”

“ 솔직히 말씀드리면 힘으로 할 경우 좋은 점도 없을뿐더러.. 움직임을

보아하니 저희보다 월등한 실력인 것 같더군요.“

“ 보는 눈이 있군.”

“ 저희가 입은 슈트는 그래봐야 3배가 한계입니다. 그리고 화학탄을 아무리 쏴도

감염체의 움직임을 느리게는 해도 죽일 수는 없더군요. 그래도 저 분이 말씀해

주신 탄약에 독초를 입혀 처리했더니 확실히 효과가 있더군요. 그래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 전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 저도...”

“ 저도요..”

우리 일행의 슈트 착용자 전원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미 예상이나 했다는 그 부대장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 예상은 했습니다만 다들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대답하시는군요.”

“ 워낙 많이 당해서요.”

“ 흠.. 생존자 캠프에도 계셨군요.”

“ 몇 군대 있긴 했는데.. 지금은 이 모양인걸요.”

“ 하아... 어쩔 수 없군요. 그럼 한 가지 부탁말씀 드려도 될까요?”

부대장은 대령님을 바라보며 말했고 대령님도 흔쾌히 말을 하셨다.

“ 무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들어주겠네. 뭔가?”

“ 저희 부대 중간 기지를 이곳에 세우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실수 있겠습니까?”

“ 중간기지?”

“ 네. 현재 서울을 탈환하기 위해 고분 분투하고 있기는 하지만 바로 투입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시외에서부터 천천히 밀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서울까지 거리는 조금 되지만 그래도 가는 길에 주요 도시들이 있어서 큰

문제도 없고 공터도 많아 물자 수송이나 임시막사 거주에도 요긴한 곳이라서.“

“ 흠..”

“ 바로 결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충분히 생각해보시고..”

“ 아닐세. 바로 들어와도 된다네. 단 우리와 융화될 자신이 있다면 말일세.

여기 있는 인원들을 전직 군인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네. 하지만

여기 인원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뛰어난 능력도 있지만 특유의 방식때문

가능했다네. 상하관계가 아니 수평적 관계로 서로를 의지하고 더 좋은 방식을

추구하는 방법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왔네. 자네들이 명령한다고 들을

녀석들도 아니지만. 가능하다면 서로 부탁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거나 서로

도와가면서 지내는 것이 가능하다면 허락하겠네.“

“ 흠.. 어렵지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저도 윗선에 보고를 하고 이동한다면

약 일주일 정도 걸릴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뭘.. 이런걸.. 조심히 가게나.”

“ 넵!”

뜻밖의 결정에 우리는 놀란 눈을 하고 대령님을 바라봤고 대령님은 한 동안 생각에 잠기시고는 입을 여셨다.

============================ 작품 후기 ============================

부족한 부분이나 이상한 부분은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추천도 한 번씩.. 부탁드리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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