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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55화 (15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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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나 혼자 결정해서 미안하네."

" 아닙니다. 뭔가 생각이 있으셨겠죠."

" 뭐.. 많은 인원도 아니고 오히려 저들로 인해 우리가 조금은 편하게 이곳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랬다네."

" 큰 불만은 없습니다. 같이 지내는 것도 아니고 30명 정도야 남는 건물도

많고.. 저들일은 저들이 알아서 하겠죠.“

“ 우리에게도 뭔가 이득이 있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니 너무 서운해

말게나.“

“ 아닙니다.”

“ 그럼 다들 일 보게나.”

“ 네.”

대령님은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을 하고는 우리에게서 멀어졌다. 다들 분위기를 보니 그래도 제대로 된 군대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우리도 크게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우선 식량이나 무기를 조달 받을 수 있으니 조금은 생활이 편해 질 것 같았다.

그들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한 척이 들어왔고 육지를 통해 열 대가 넘는 차량들이 물자를 실어왔다. 그 중에는 다연장 로켓포와 비슷하게 생긴 차량도 있었는데 보통은 하늘을 향하고 있는데 가져온 차량은 트럭 뒷부분을 낮게 해서 지면과 수평이 되게 설치되어 있었다.

“ 신기하네.”

“ 아.. 이것은 이번에 급하게 개량한 것입니다. 후미 부분을 그대로 내려놓고

다가오는 감염체를 향해서 사격을 하면 됩니다. 쉽게 생각하시면 대형 산탄총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급하게 만들다 보니 원격으로 제어기능이 없고

유선으로 스위치를 연결해야합니다. 그리고 후폭풍도 만만치 않고 소음도

심해서 웬만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을 꺼리는 모델이지만 근거리에서는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는 놈입니다.“

부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트럭에 설치된 로켓포를 내려놓고 섬 입구에서

육지 입구를 바라보게 설치를 했다. 총 32개의 구멍이 뚫린 사각형 모양의 무기를 보니 그 크기만으로 안심이 되었다.

“ 총 4개 분량을 가져왔으니 이제는 감염체의 공격에 뚫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관총과 탄약도 넉넉히 챙겨왔고 입구 방어에 필요한

무기도 챙겨왔습니다.“

“ 감사합니다. 든든하군요.”

“ 이제는 이런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점차 생존구역을 늘려가야 합니다.

국제공항에도 주력부대가 상륙했고 이제부터 천천히 서울을 되찾기 위해서

움직일 것입니다.“

“ 시간을 얼마나 걸릴 것 같습니까?”

“ 서울에 있는 감염체만 제거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이미

여러 번 실패한 경험도 있으니 더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는 기동대가 챙겨온 무기들을 천천히 살피던 중 신기하게 생긴 소총을 발견했다. 얼핏 보면 일반 소총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 총구에는 소음기와 비슷한 것이 달려 있었고 총열 윗부분에 부탄가스통과 비슷하지만 더 작은 가스통이 부착되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 저 소총은 용도가 뭔가요?”

“ 가스통처럼 생긴 것은 독초 보관 통이고 소음기처럼 생긴 곳으로 탄이

지나가면서 독초 성분이 묻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탄약에 일일이 처리를

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임시방편으로 만든 것입니다.“

“ 오!! ”

“ 이제 힘 빠지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다들 신형 소총을 보고 관심을 가졌고 그 외 여러 가지 무기를 보고 신기한 듯 물었고 기동대원들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여러 가지 무기에 관한 설명을 받는 중 대령님이 오시는 모습이 보였고 부대원들은 대령님을 향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 오셨습니까?”

“ 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네. 내가 나이만 많지 자네 직속상관도 아니고

그럴 필요 없다네.“

“ 아닙니다. 강원도의 연구소를 지휘했던 분이신데..”

“ 나를 아는가?”

“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단지 저희 대장님이 아시는 분이라..”

“ 흠... 누군지 알 것 같군. 내가 그리 발이 넓지 않으니..”

“ 우선 여기서 생활하는 동안은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차적인 명령은 대령님

에게 들으라는 명령입니다.“

“ 허허.. 그럴 필요 없다는데..”

“ 아닙니다. 여기서 지내려면 그러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 뭐.. 편한 쪽으로  하게나. 내가 특별히 명령을 내릴 것도 없고 감염체만 잘

막으면 되는 것 아니겠나?“

“ 알겠습니다. 저희가 지시 받은 명령은 우선 감염체 방어와 생존자 수색으로

하겠습니다.“

“ 알겠네.”

대령님은 말을 끝내고 우리와 함께 무기에 관한 설명을 듣기 시작했고 감염체를 효율적으로 상대하기 위한 무기들을 보고 내심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다.

“ 아참! 그리고 내일 중으로 대형 발전기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 발전기요?”

“ 네. 기본적인 생활이나 무기들을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해서 요청했습니다.

어차피 주변에 주유소도 꽤 있고 보아하니 바다에 떠 있는 난파선들을 뒤져

본다면 그래도 꽤 많은 양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와.. 드디어..”

“ 하지만 대형 발전기라면 소음이 심해서..위험할 수 있는데..”

“ 기본적인 방음처리를 해서 들어오고 쓸모없는 펜션이나 건물 안에 넣으면

크게 소리가 새어 나갈리는 없을 것입니다.“

“ 숙소는 어디로 정하셨습니까?”

“ 섬 중앙에 콘도형 모텔인가 뭔가가 있더군요. 크기도 적당하고 저희 부대원이

모두 들어가도 방이 남아서 그 곳으로 정했습니다.“

“ 네.”

“ 우선 기본적인 무기와 식량은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조건이

있습니다.“

“ 그게 뭔가?”

부대장이 조건을 말하자 대령님이 인상을 쓰며 말을 했다.

“ 별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감염체와 전투를 하거나 생존자 수색을 나갈 때

몇 명만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인 섬 입구 근무는 저희도

참여하겠습니다. 외부로 나갈 때에는 저 슈트를 입으신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흠.. 어떻게 생각하나?”

“ 저희는 상관없습니다.”

“ 저도 크게...”

“ 음.. 알겠네. 하지만 너무 무리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네.”

“ 감사합니다. 저희도 안전이 우선이라 큰 위험이 되는 작전이나 전투는

피할 생각입니다.“

“ 생존자라...”

“ 네?”

“ 정말 생존자가 많다고 생각하시고 수색을 하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이미 감염체 사태가 일어나고 겨울도 지나 여름이 왔는데.. 과연 군대의

도움이나 다른 도움 없이 살아남은 인원이 얼마나 될지..“

“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한 명의 생존자가 아쉬운 상황입니다.

다시 서울을 되찾고 안전한 구역을 만들려면 우선 일손이 필요한 상황이니

말입니다.“

“ 네.”

“ 현재 다른 지역의 정찰병이 전해준 정보에 의하면 감염체들이 다시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이곳도 지금처럼 안전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 누군가 이곳으로 모이려고 명령을 했나보군.”

“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 뭐.. 아직 서로 모르는 상황이니 저희가 알고 있는 정보를 천천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대장님도 저희에게 알고 계신 정보를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당연합니다. 이제 서로 의지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인데 뭔가 숨기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하는 성격이었다. 우리는 섬 입구의 방어를 위해 바리케이드와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다시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제법 방어진지처럼 변한 것을 보고 다들 흐믓한 미소를 보였다.

“ 이제 저녁을 먹을 시간이네?”

“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 어서 움직이자.”

“ 그래도 보급품이 들어왔으니 오늘은 좀 먹어볼까?”

“ 오랜만에 쌀을 먹나?!!”

다들 밥이 그리웠는지 들뜬 표정으로 식당으로 이동했고 이미 한 상 거하게 차려진 모습을 보고 무섭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 천천히! 천천히! 양은 많으니 걱정 마십쇼!”

취사병도 지원이 나왔는지 군복을 입고 식사를 준비하는 인원도 보였다. 크게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여러 방면에 재주가 있는 인원들이 있는지 아니면 지금까지 살아남으며 배운 것인지 다방면에 소질이 많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작업을 같이 진행하면서 빠르게 친해졌는지 식사를 하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뭔가 사람이 사는 곳 같았다. 한 곳에는 미란이와 은혜가 있는 테이블에 합석을 하려고 노리는 인원들도 보여 상당히 거슬렸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 인기가 좋구나. 가서 안 말려?”

“ 뭐. 오르지 못 할 나무 처다나 보라고 하지.”

“ 쎈데?”

“ 참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데 뭘.”

“ 요새 사이가 별로야?”

“ 그건 아닌데. 지금 가서 앉으면 괜히 내가 불안해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 그놈의 자신감.”

“ 몰라..”

난 식판에 음식을 담고 빈 좌석에 박 중사와 앉았다. 말없이 박 중사와 식사를 진행하다 누군가 옆에 앉는 것이 보여 고개를 돌리니 은혜가 와서 앉는 모습이 보였다.

“ 응?”

“ 처량하게 여기서 둘이 밥 먹고 있어요? 같이 먹지.”

“ 난 씨끄러운 거 별로 안좋아해서..”

“ 풋..”

조금 전 광경을 내가 본 것을 알았는지 밥을 먹다 말고 내 옆에 와서 앉았던 것이었다. 잠시 후 미란이와 기태도 우리 좌석으로 왔고 재효도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 말을 안해도 다들 모이는 구만..”

“ 그래도 밥은 같이 먹어야 제맛이지!”

“ 참네..”

“ 얼마 만에 먹어보는 쌀밥이야..”

다들 오랜만에 차려진 제대로 된 식사를 즐겼고 식사가 끝나고도 한 동안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 그나저나 이 식량들.. 어디서 구한걸까?”

“ 미리 저장해둔 것이겠지. 사태 전에 쌀이 엄청 남아 돌았다고 했으니. 보관만

잘 했다면 먹는데 지장이 없겠지.“

“ 대부분 배에서 생활하며 지냈다고 했으니 그 안에다 저장했겠지.”

“ 누가 지휘자인지 몰라도 사태 후에 바로 배를 끌고 나가서 생활하다니..

어떻게 보면 탁월한 선택인가?“

“ 예측을 했겠지. 이렇게 되리라는..”

“ 하아..”

“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하지 말고 이제 기운들 내자! 무기도 충분하고 식량도

충분하니! 이제 감염체를 제거하고 우리 살 곳을 되찾아야지!“

“ 그래! 빌어먹을 것들! 이제 우리가 사냥을 하자!”

다들 무기와 식량을 보고 기운이 넘쳤고 이제는 감염체가 온다고 해도 정말 엄청난 숫자가 아니라면 여기를 떠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다음 날 대형 발전기가 섬에 도착했고 기동대원들은 우선 대형 유람선이나 큰 선박에서 기름을 빼오는 작업을 했다. 유람선만 해도 엄청난 양의 연료를 싣고 다니니 한 동안 발전기를 돌리는데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 쿠우우우웅!!!”

“ 생각보다 소음이 심한데?”

“ 그래도 섬 밖에서 들릴 정도는 아닌데?”

연식이 오래 되서 그런지 방음처리를 했다고 하지만 소음이 장난이 아니었다. 빈 창고로 보이는 곳에 설치를 하고 통풍이 될 수 있게 작업을 했지만 그래도 근 거리에서 숙소를 잡고 지낼 정도는 아니었다.

“ 선을 더 끌어와야겠다. 이 근처에서 살 수나 있겠어?”

“ 선이 길어지면 저항이 심해서 낭비인데..”

“ 저런 소리 들으면서 사느니...”

“ 이래저래 문제군.”

“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나으니 어서 움직이자.”

우리는 조금 더 방음작업을 해서 소음을 줄여보려고 했지만 결국 소음을 줄이는데 실패 했고 어쩔 수 없이 멀리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어느 덧... 스토리가 후반을 향해 달려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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