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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79화 (178/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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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우리는 섬 입구를 기준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수색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인원이 정찰조로 편성이 되어 가용할 수 있는 차량 전부를 이용하여 수색을 진행하였다.

" 흔적조차 없네."

" 도대체 전부 어디로 간 거야?"

" 다행히 발자국 정도는 남아있는데. 방향은 갈피를 잡을 수 없네."

" 빌어먹을. 전부 어디로 간 거야?!"

김 중사가 바닥의 돌을 걷어차며 거칠게 외쳤다. 눈에 보여도 불안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 더 불안했다. 조심스럽게 차량을 타고 이동을 하면서 감염체가 있을 법한 곳을 찾았지만 땅으로 꺼졌는지 하늘로 솟았는지 순식간에 사라진 상황이라 다들 초긴장상태로 수색을 했다.

" 배고파."

" 이걸로 대충 요기라도 하자."

" 아.. 또 전투식량..."

" 없는 것 보다야 나으니까 그냥 먹어."

차량에서 전투식량을 꺼내어 대충 요기를 하고 한적한 곳으로 가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섬 입구에서 꽤 멀리 나온 것 같은데 감염체의 흔적이 없으니 더 멀리 나가야 고민에 빠졌다.

" 더 나가야 하나?"

" 이 정도면 충분하게 나온 것 같은데."

" 그래도 혹시 모르니 더 나가보자."

나와 김 중사는 더 이상 나갈 생각이 없지만 박 중사는 뭐가 불안한지 더 나가길 바라는 것 같았다.

" 하지만 감염체가 움직여봐야 빨라야 보통 사람 걷는 속도보다 못한데 도대체

얼마나 빨리 움직인 걸까?"

" 수송트럭이라도 동원했나. 이해가 안 되네."

" 조금 더 나가보자."

" 그래."

박 중사의 고집에 우리는 자리를 정리하고 차를 몰고 조금 더 멀리까지 나가기 시작했다.

" 치직.. 박 중사님.. 어디십니까?!"

" 어.. 여기가..."

무전으로 우리를 찾는 무전이 들어왔고 박 중사는 무전으로 현재 우리 위치를 알려줬다.

" 치직..너무 멀리까지 가시지 말랍니다."

" 아.. 혹시 몰라서 수색 범위를 넓히려고.."

" 대령님께서 너무 멀리까지 가시지 말랍니다. 박 중사님 성격이라면 서울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제발 멀리 가지 말랍니다."

" 하하!"

" 대단하시네. 대령님."

" 어찌 알았다냐. 하하!"

우리는 무전에서 들린 내용을 듣고 한참을 웃었다. 박 중사도 멋쩍었는지 어색하게 웃고는 말을 했다.

" 쩝. 그럼 돌아갈까?"

" 솔직히 멀리까지 오긴 했다."

" 돌아갈까?"

" 기다려봐!"

" 응?!"

" 저기.. 저기 보여?!"

" 응?!"

김 중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산 중턱에 몰려 있는 감염체의 모습이 보였다. 꽤 높은 산 아래에는 감염체들이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몰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 저기 몰려있었군."

" 생각보다 숫자가 얼마 안 되는데?"

" 그런데 도대체 저기서 뭐하는 걸까?"

" 지원 병력인가? 아니면... 어라?"

" 왜?"

" 대형 감염체 무리인데?"

" 뭐?!"

망원경으로 자세히 보니 일반 감염체가 아닌 대형 감염체 무리가 몰려 있었다.

멀리서 보니 제대로 구별이 되지 않아 몰랐는데 저 숫자의 대형 감염체라면 서울은 몰라도 우리가 지내고 있는 섬으로 공격해 온다면 필패는 확실했다.

" 젠장.. 박 중사 어서 무전을.."

" 젠장!!"

" 치직...치직..."

" 무전기 상태가 왜 이래?"

" 빨리 빠져나가자."

" 기다려봐. 조금 더 지켜보자."

나는 빨리 빠져나가자는 일행을 말리고 잠시만 지켜보자고 했다. 무슨 계획을 꾸미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디선가 한 두 녀석씩 몰려들며 점점 숫자가 불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위치는 대충 서울과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섬의 중간위치다 보니 어느 쪽으로도 공격이 쉬운 위치였다.

" 빌어먹을. 덩치가 더 커진 것 같은데? 예전에는 그래봐야 성인 남자 두 명

정도 크기였는데 지금은 훨씬 더 큰데?"

" 뭔가 개량이 이뤄졌나보군."

" 소모전이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하나봐. 다음 카드를 준비하는 것을 보니까."

" 설마 숨겨 논 카드가 몇 개 더 있을까?"

" 아마도..."

" 어서 돌아가자. 가는 길에 대령님에게 무전을 하고."

" 저런 크기라면 우리가 가진 무기로는 힘들겠는데."

" 일반 소총이 효과가 있을까?"

" 우선 빨리 돌아가자."

내 말에 운전을 하던 김 중사가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고 차량은 우렁찬 소리를 내며 감염체에게 멀어지기 시작했다.

" 현재 감염체 위치가 이 곳인가?"

" 네. 대략적으로.."

" 흠.. 큰일이군.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을 수 없구만."

지도를 보며 대령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주변에 모여 있는 부대원과 부대장의 표정도 좋지 못했다. 더군다나 일반 감염체도 아닌 지금까지 보지 못 한 감염체의 등장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 현재 서울에서는 그 감염체가 온다고 해도 딱히 방어할 방법이 없다고하네."

" 하긴. 지금 있는 일반 감염체도 버거운 상황인데 대형 감염체까지 상대할

여력이 없겠죠."

" 혹시 해상에서 지원 사격은 없습니까? 그 때 말씀으로는 배에서 지냈다고

들었는데."

" 해상에서 지원사격을 하려고 했지만 현재 감염체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힘들 겁니다. 제대로 된 좌표를 불러주기에는 장비도 부족하고."

" 하긴. 첨단 장비에 익숙한 사람들이니 그런 기계가 없다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힘들겠죠. 잘못하면 생존자도 피해를 받을 수 있으니까."

" 아날로그 시절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절실하겠군요."

" 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찾기에는..."

" 서울에서는 별다른 무전은 없습니까?"

" 현재 방어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일반 감염체가 더 이상

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 하아.."

" 이제 소모전을 불필요하다고 느낀 모양입니다."

" 일반 감염체는 끝이고 대형 감염체와 이제껏 보지 못한 감염체가 나타날

확률이 높군요."

" 저희에게 온다고 해도... 별다른 방법은 없군요..."

" 만약 대형 감염체가 온다고하면.. 도로를 폭파시키도록."

" 네?!"

" 대령님!"

" 우리 화력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도로를 폭파시켜버리게.

바닷물이 한번 왔다 가면 갯벌화 되겠지."

"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나갈 방법도 없는데.."

" 죽는 것 보다 낫지 않은가? 괜히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것보다야 낫다고

보네."

" 알겠습니다."

" 최대한 섬의 안전이 우선이네. 여기서 영영 못나가는 상황이 생긴다 해도

다른 쪽으로는 감염체가 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니 좋게 생가하게나."

" 네."

" 수고했네. 다음 정찰조에게 위치를 알려주고 인수인계를 하고 쉬게나."

" 네."

" 부대장은 나와 이야기 좀 하게 다른 인원들은 가보게나."

대령님은 부대장과 따로 할 이야기가 있는지 우리보고 자리를 피해달라고 말씀을 하셨다.

" 두 분이 무슨 이야기를 하실려나."

" 뭐 부대의 장들이 이야기할게 있나보지."

" 궁금하지도 않아?"

" 궁금하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도 없고 그래봐야 지금 상황에서 뭐 다른 수가

나올 것 같지도 않고. 그래봐야 섬이 고립된다면 그 다음 수를 이야기 하시는

거겠지."

" 하..."

" 슬슬...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는구나."

" 슬슬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게 느껴지는데.."

" 샤워라도 하고 싶다. 뜨거운 물에 목욕이라도..."

" 물이라도 끓어줄까?"

" 보일러 작동이 안 돼?"

" 연료를 아껴야지. 드럼통 남는 것에 물 끓일테니까 가져가."

" 응."

" 많이 끓어줘. 다들 하고 싶어 할테니까."

" 그래그래.."

배가 정착되어 있는 곳으로 가서 드럼통 몇 개를 가져와 고정대를 설치하고 물을 길어와 끓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물을 끓이는 모습을 보고 다른 배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드럼통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 다들... 갑자기 왜 이러지?"

" 몰라.."

주변에는 이미 열 개에 가까운 드럼통이 설치가 되어 물이 끓으면서 나는 수중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을 불렀다.

" 다 끓었으니 옮기세요!"

" 네!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그 많던 물을 순식간에 바닥을 보였다.

다음 날.

" 현재 서울로 대규모 감염체의 이동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 일반 감염체가 아닙니다! 대령 감염체와 지금까지 보지 못한 감염체라고

합니다!"

" 몇몇 무리는 저희 섬으로 이동하고 있답니다!"

" 전원 방어 준비!"

" 방어 준비!"

드디어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 섬 입구에 부비트랩 설치가 완료 됐습니다! 현재 섬까지 도착 예정 시간은

약 10시간 남짓 될 것 같습니다."

" 숫자는?"

" 대형 감염체와 일반 감염체가 섞여서 다가오고 있고 숫자는 파악이 힘들다고

합니다."

" 젠장."

" 전투를 할 수 있는 모든 인원을 투입하고 철조망이나 바리케이드를 도로

중간에 설치해서 가능한 이동 속도를 줄이도록."

" 일반인의 대피가 완료 되었습니다."

" 무기와 탄약은?"

" 현재 거의 전량을 배급하고 남은 양은 초소에 보관중입니다. 무기는 남은

것이 없고 탄약과 수류탄. 유탄이 전부입니다."

" 막을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나?"

대령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나와 부대장에게 물었다.

" 없다고... 보시는게 좋겠죠."

" 저도.. 처음은 어떻게 막는다고 해도 두 번째로 온다면 힘들 것 같습니다."

" 현재 서울의 1방벽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 아군 근접 피해를 무시하고 해상에서 사격한다고 합니다!"

" 이제 와서 해봐야."

" 이제 7시간 남았습니다.

" 다들 준비하지."

" 알겠습니다."

대령님도 무기를 챙겨들고 초소를 나갔고 우리도 무기를 챙겨 들고는 육지 입구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새 몸이 좋지 않아 계속 일찍 잠이 들어서..

몸이 정상화(?)가 되면 꾸준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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