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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서울에서 생존자 이동을 위한 인력이 도착을 했고 떠나려는 인원들은 서둘러 이동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얼핏 보면 모든 인원이 섬을 떠나는 것처럼 보였다.
" 여기 계셔도 괜찮겠습니까? 별다른 무기도 없고 방어벽도 부실한데?"
" 괜찮습니다. 저희는 이곳이 편합니다."
" 저쪽에 탄약과 무기. 식량이 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섬에 머무르는 생존자의 숫자가 너무 적고 이제는 이 섬도 요충지가 아니라서
많은 양은 아닙니다."
" 감사합니다. 저 정도라도 어디입니까."
" 네."
우리는 지원을 온 인원에게 간단한 항해술과 배를 운용할 방법을 배웠다. 짧은 시간이라 많은 것을 배우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아예 지식이 없는 것보다야 나았다.
" 어렵군요."
" 실제로는 더 어렵습니다. 바다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가능하다면 여기서만 지내기를 바랍니다. 괜히 무리하게 움직이다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것만큼 무서운 것도 없으니까요."
" 네. 알겠습니다."
인원들은 최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적었고 얼추 이동할 준비가 끝난 인원들이 배를 이용해 이동을 시작했다.
" 그럼.. 무사하십쇼."
" 조심히 가고."
" 부대장님 정말 남으실 생각입니까?"
" 걱정하지 말고 가게. 내 생각에는 차라리 이곳이 나을 것 같네."
" 하지만..."
" 걱정하지 말고 가라!"
" 네.."
부대장이 떠나는 부대원들과 인사하는 모습이 보였고 곧이어 생존자를 태운 배들이 출발했다.
" 그런데 저희는 어디서 생활하나요?"
" 그대로 선착장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고 방어선 구축도 어려울 것 같지 않으니."
" 생각보다 탄약이 많은데요? 이 정도나 줄 여유가 되나?"
" 어라? 여기 배급처가... 이상한..."
" 잘못 왔군."
" 어쩐지 박스가 많다더니."
" 와서 다시 가져가지 않겠죠?"
" 그전에 다 챙겨두자."
우리는 원래 다른 곳으로 가야하는 탄약을 가져와 정리를 했다. 이제는 더 이상 올 이유가 없는 섬이었기에 도로 와서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줬다 뺏는 것만큼 치사한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사람들이 떠난 섬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몇 시간 전까지 그래도 사람들의 소리라도 들렸지만 이제는 30명 남짓의 인원이 지내는 섬이라 바람소리와 파도소리만이 내 귀를 타고 들어왔다.
" 조용하네."
" 형. 정말 잘한 결정일까?"
재효가 내 옆에서 담배를 피며 말했다. 배에서 피면 비흡연자들이 무척이나 싫어했기에 우리는 선착장이나 뱃머리에서 피기로 했기에 흡연자들이 모이는 곳은 뻔했다.
" 솔직히 서울이 더 위험해. 알잖아?"
" 사람들이 더 무섭지. 분명이 이런저런 사고도 있을 수 있으니까."
" 그리고 넓이에 비해 생존자의 숫자가 너무 적어. 그 많은 지역을 전부 관리할
여력도 없을 것이고 거의 모든 인원이 방어하는데 급급할걸?"
" 맞습니다."
" 어? 부대장님?"
" 부대장님은 보셨나요?"
" 원래 소속이 감염체 제거 팀으로 있었습니다. 서울 내부에 치안 상황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넓은 지역에 치안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많고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생존구역도 있습니다."
" 그럼 그들은 어떻게 생활합니까?"
" 배급은 조금씩 이뤄지고 있지만..."
" 그렇군요."
" 그래서 더 가고 싶지 않습니다. 어디나 그러듯이 빈부 격차가 생길 수
밖에 없죠."
" 역시..."
" 뭐 차라리 재원씨 선택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차라리
섬이 더 마음 편할 수 있으니까요."
" 이제부터 계획을 잡아야죠?"
" 네. 우선 다들 모여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람이 많아야 좋은 의견이 나오니
배로 들어갈까요?"
" 네."
부대장의 말에 우리는 배로 들어갔고 곧이어 모인 인원들 앞에서 부대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설명을 시작했다.
"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은 외부에서 저희가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모르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섬이나 육지 입구에 괜히 초소나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육안으로만 초소에서 근무를
서고 간간히 섬을 나가서 필요한 물품이 있나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솔직히 저희가 여기서 생활한다고 감염체 집단이 모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숫자가 적으니 오히려 공격해올 가능성은 적겠지요."
" 무기는 오히려 충분합니다. 저희도 따로 챙겨놨던 것이 있고 서울에서 올 때
가끔씩 챙겨온 양이 있어서."
" 저희도 따로 챙겨둔 것이 있어 무기는 여유가 있군요."
" 식량도 여자 분들이 갯벌과 낚시를 한다면 쏠쏠하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럼 보초는 따로 필요가 없겠군요."
" 선착장에서 망원경을 이용하면 육지 입구가 보이니 이쪽에서만 근무를
선다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 그럼... 이제 남은 것은..."
" 남은 것은?"
" 남는 시간에 뭘 할까요?"
" 네?"
" 뭐 감염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숫자가 현재 서울 근처에 있거나
서울로 몰려가고 있고 저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박 중사의 말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남은 인원도 얼마 안 되니 매일
잡아야하는 물고기나 조개류의 양도 줄어들었으니 분명 남는 시간이 있을 것이니 말이다.
" 우선 선착장을 꾸미고 남는 시간에 픽업트럭을 끌고 멀리까지 나가더라도
생필품이나 연료를 구해오죠."
" 다행이 발전기는 놓고 간 것도 있고 현재 배에 적재된 연료도 있고."
" 네. 그럼 바로 움직일까요?"
"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남았으니.."
" 비가 올 것 같은데 내일 움직일까?"
" 어랏?"
아침에 사람들이 이동할 때까지만 해도 날씨고 좋았는데 지금은 먹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다.
" 그래도 나가보도록 하죠. 비가 오면 바로 철수를 하고."
" 어디 가볼 생각이라도.."
부대장이 말을 하는 모습이 어디 일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말을 해서 내가 물었다.
" 서울 근교보다 남쪽으로 내려가서 수색을 해보려고 합니다. 피난할 당시에도
극과 극으로 움직인 생존자들이 많았기에 중간 지점에 온전한 곳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이제와 건질 것이 있을까요?"
" 하다못해 속옷이나 겉옷이라도 건져야합니다. 신발이나 뭐라도.."
" 자질구레한 물품이 없어요. 그릇도 부족하고."
" 응? 그럼 지금까지 어떻게 버틴거야?"
" 오늘 아침 생존자 이동할 때 전부 들고 갔어요."
" 우리 쓸 물건은?"
" 그게.. 저희가 식당 담당이 아니라서. 솔직히 이렇게 전부 들고 갈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 하하.. 매몰차네."
" 그 사람들은 몰랐잖아. 우리가 여기 남는 다는 것을."
" 아..."
" 우선 급하니까 섬에 남은 것이 있는 물품이 있는지 확인하고 나랑 재효와
부대장님이 먼저 출발하죠."
" 알겠습니다."
" 무기와 탄약은 최소한으로 챙기고. 가능한 전투는 피하자."
" 응."
재효와 내가 무기를 챙길 사이 부대장이 차량을 끌고 왔다.
" 이동하시죠."
" 알겠습니다."
"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돌아가서면서 잠이라도 주무시죠."
" 뭐 걸려봐야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부대장이 운전을 하면서 말했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보며 말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달리며 부대장이 목표로 한 지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부대장의 생각과 다르게 도시는 꽤 많이 파손된 상태였다.
" 생각보다 피해가 심한데요?"
" 어디 폭격이라도 당한 것 같은데?"
" 여기에 도대체 왜..."
" 자세히 보면 포격이 아니고 그냥 파손된 것이 많은데? 소총탄 흔적인데.."
" 뭔 탄흔이 이렇게 많다냐?"
" 여기서 전투가 이뤄진 적이 있습니까?"
" 저도 자세히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천천히 움직이죠."
" 약탈 흔적이라기보다 전투의 흔적에 가까운데?"
" 길바닥에 쓰러진 시신들.. 감염체였나봐?"
" 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을 보니.. 초기에 전투가 이뤄졌었나 봅니다."
" 외관은 엉망인데 내부는 멀쩡한 상가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이동하시죠."
" 네."
꽤 큰 번화가였기에 우리가 필요한 물품이 마련된 가게보다 술집이나 유흥주점이 더 많은 거리였다.
" 좀 벗어야나 할 것 같습니다. 유흥가 같은데요?"
" 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최대한 천천히 이동하겠습니다."
" 워우.. 형 저기 봐!"
재효가 가리킨 방향에는 타고 남은 좀비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꽤 오래전에 태운 것인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상태로 보였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차량에서 내려 주변을 살피고는 감염체 시체 산으로 이동을 했다.
" 신체가 완전히 부스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사태 초반에 한 것 같은데요?"
" 근처에 왜 이렇게 탄흔이 많아.."
" 여긴 뭔가 초반에 대응을 했나봐 형."
"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초반에 대응을 하고 주민들을 빨리 피난시킨 것
같습니다. 다행이 온전한 상점들이 꽤 보이네요."
" 형! 여기 편의점 창고에는 아직 캔 음식이 남았어!"
" 그래??!"
주변을 뒤지던 재효가 편의점에서 소리쳤고 나와 부대장은 가방을 들고 편의점으로 뛰어갔고 내가 주변을 살필 동안 부대장과 재효가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가방에 쓸어 담았다. 우리는 조금 더 이동을 하여 동네 의류 매장을 찾았고 그나마 입을 수 있는 옷들도 챙겼다.
" 기대도 안했는데 생각보다 쓸만한 것이 많네요."
" 다행히 속옷 가게도 멀쩡해서 챙겼어!"
" 감염체 중간에 몇 녀석 보였지만 소리 없이 처리했어."
" 그래? 그래도 감염체가 남았네?"
" 다른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습니까?"
" 네. 생존자의 흔적도 최근에 감염체가 이동한 흔적도 없습니다."
" 신기하네?"
" 아무래도 생존자가 없다보니 감염체도 있을 이유가 없겠지. 감염체 입장에서는
먹을 것도 없는 곳이니."
" 우리에게는 다행이네. 저기 마트도 상태가 멀쩡한 것 같은데?"
" 접근이 어려운 지역도 아닌데 생각보다 상태가 온전하군요."
" 감염체 이동 경로 중간에 걸쳐진 지역이니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컸겠죠."
" 그래서 생존자들도 여기서 지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나 봐요."
우리는 주변을 살피며 상점들을 뒤졌고 다음에는 눈앞에 보이는 큰 마트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고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생존자들이 움직이는 모습과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지만 지금은 누가 살고 있는 섬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할까요?"
" 응?"
내 옆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홍 소령에게 말을 했다.
" 무슨 말이야?"
" 우리도 언젠가는 탄약이 떨어질 것이고 이렇게 마트에서 물건을 구해오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해서요."
" 너 답지 않은 말인데."
" 하아.. 답답해서요."
" 지금까지 잘 버텨왔잖아.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고."
나는 답답함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을 꺼냈지만 홍 소령님은 말을 이어갈 생각이 없어보였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거의 반년만에 돌아왔네요. 뭐 연중이라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기라기보다 드디어 시간이 나서 쓰게 됐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계절이 바뀌고 바뀌었네요. 일일 연재는 힘든 상황이라 적어도 주 당 2회 정도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기다려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날이 점점 더워지는 여름이니 다들 건강 관리에 힘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