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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188화 (187/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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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작전 시작 전 하루의 휴식이지만 우리의 생활은 변한 것이 없었다. 잔잔한 한강에서 낚시를 하거나 한강 변의 땅에 소소한 먹을거리를 심으며 시간을 보냈다. 생각보다 서울은 빠르게 회복을 해가고 있었다. 주요 지역에는 전기 공급이 가능했고 생존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수도시설까지 점검이 완료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꽤 안정적인 치안이 유지되고 있었고 예전 경찰이 하던 업무를 진행하는 부대도 있었다. 물론 예전과 다르게 꽤나 강압적인 제재가 가능한 군인이라는 것이 다르기 했지만 말이다.

" 생각보다 안정된 상황이네."

" 응. 예상보다 빠르게 예전 상태를 회복하고 있네."

" 응. 몇 번을 경험했더니 뭔가 변하는 모습을 보이네."

" 저들도.. 다른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는 걸지도."

" ..... "

기태의 말에 다들 말이 없어졌다. 여자들은 강변 흙이 괜찮은 곳을 찾아 뭔가를 계속해서 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주변에 핑크는 뭐가 좋은지 계속해서 촐랑거리며 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완연한 여름의 기온으로 변했기에 다들 옷차림이 가벼웠다. 주변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수색하여 옷을 챙겨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 안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 겨울옷을 잘라서 입고 있어야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보다 엄격한 룰이 몇 개 존재했고 절대 지켜야만 하는 것이 있었다.

" 대단하군. 일몰 후에 돌아다니다간 총에 맞아도 할 말이 없네?"

" 워우.."

" 서울에서 나가는 행위는 자유지만 들어오는 것은 힘드네? 강북지역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안 막는다고 하지 않았나?"

" 막지는 않아. 단지 현재 구역에서 벗어난 후에 다시 들어오려면 만 이틀을

대기소에서 보내야해.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복귀가 가능하고."

" 그리고 몇 가지가 더 있네."

" 뭐 사적으로 무기를 소지할 수 있지만 양은 한정되어 있고 일주일에 하루는

지정된 주거지역에서 인원수를 확인해야 한다고? 이건 무슨 소리야?"

" 일종의 점호 비슷한 거야. 워낙 인원변동이 심하고 혹시나 감염체로 변하는

생존자가 없는지 확인을 하는 작업이고 보급되는 식량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하는 작업인데 솔직히 큰 의미는 없지."

" 식량 지급 방법과 감염체 공격 시 대피 구역 등.. 생각보다 자세하게

나와 있네?"

" 이미 여러 번 무너진 경험이 있으니."

기태가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고 그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재효가 말을 했다.

" 식량 지급은 매주 월요일이고 수색을 나간 인원이 아니라면 다른 날짜에

수급이 절대 불가능하니 잘 지켜야겠네요."

" 그래도 우리는 안전할 것 같다. 감염체가 밀고 들어와도 배 위로 올라오기는

힘들 것 같으니."

" 변종 감염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 흠... 도대체 왜 갑자기 사라진 걸까."

" 사라지지 않았어. 단지 예전만큼 보이는 숫자와 횟수가 줄었을 뿐."

" 하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이군."

박 중사와 김 중사는 지속적으로 부대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우리보다 아는 정보가 많았다. 우선 예전과 다른 것은 일반 생존자가 합류한다고 해도 지급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군에 소속되어 작전을 돕거나 수색부대에 소속되어 수색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구역에 들어와서 살아야하는 집과 식량을 알아서 구해서 살아야 했다.

" 이래서 강북지역의 생존자들이 넘어오지 않았군."

" 너무한데? 기본적인 식량조차 지급해주지 않으니."

" 당연하지. 괜히 감염되는 확률만 높여줄 수 있으니."

강압적인 지시와 명령. 그리고 규칙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유지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실제로 초반에는 통금시간을 어겨 감염체로 오인하여 사살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정말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식량 지급일인 월요일이 지나면 남에게 식량을 얻어야 하는데 식량이 넉넉하게 지급되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을 겨우 버틸 수 있는 양이기에 빌리는 것도 무리였다.

" 싸이렌 소리에 따라 상황 피난 방법이 다르군."

" 응. 마치 민방위 훈련 같지?"

생각보다 알아야 하는 내용이 많았기에 박 중사의 설명에 다들 집중하며 들었다. 월요일 식량 배급 일을 제외하면 집안에서 나가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상황이었다.

" 자자. 그럼 다들 쉬어."

" 내일 보자."

김 중사와 박 중사는 자신들의 숙소로 돌아갔고 넓고 넓은 배에서 우리 6명만이 남게 되었다.

" 강력한 제재로 안전한 상황을 유지 한다라."

" 무서운데요. 정말 잘못하면 총 맞아도 할 말이 없네요."

" 자기는 절대 배에서 나가지마."

" 알겠어요. 너무 걱정마요."

내 말에 은혜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다들 한 마디씩 던졌다.

" 와.. 형 나를 그렇게 걱정해봐."

" 대단하다.. 저런 면도 있구나."

" 변한 게 없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를 잘 아는 기태의 말에 난 그냥 웃었다. 아직 일몰까지는 시간이 있었지만 괜히 나갔다 눈먼 총에 맞고 싶지 않아 다들 배에서 있기로 했다.

" 현재 우리 무기와 식량 상황은?"

" 무기는 소총 탄약이랑.. 유탄 백여 발. 수류탄이.. 사십 여개가 있어.

크레모아가 열 개인가 남았고. 식량 상황은 어때?"

무기를 담당하는 기태의 설명이 끝나고 식량을 담당하는 재효에게 물었다.

" 현재 지급 받는 식량을 제외하면 하루 두 끼를 기준으로 약 2개월을 버틸

양이 남았어요."

" 생각보다 많군. 무기는 적지만."

" 이 정도가 적다고? 이 정도 양이면 소규모 감염체 몇 번을 막을 수 있는

양이라고."

" 생각보다라고 했는데?"

" 도대체 얼마나 생각한 거야?"

" 괜찮을까요? 인원별로 소유할 수 있는 무기 양이 정해졌다고 했잖아요?"

" 실제로 와서 이 배를 전부 뒤지려면 엄청난 시간이나 엄청난 인원이 필요한데

박 중사도 이야기 했듯이 형식적이라고 했으니 너무 걱정 하지마."

" 자자.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니 다들 들어가서 쉬도록 하자."

" 그래."

기태의 말에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

" 크아아!! 시원하다!"

" 와.. 김나는 것 봐.. 화상 입은 것 아니에요?"

내가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샤워실에는 김이 모락모락 세어 나오고 있었다.

" 도대체 얼마나 뜨거운 물에서 샤워를 하는 거에요?"

" 그냥.."

" 정말 대단해요."

샤워실에서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면서 은혜를 보니 침대에 반쯤 누워 책을 보고 있었다. 제목을 봐서는 내용이 전혀 짐작되지 않는 영어로 된 책이었다.

" 그런 책.. 정말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 뭐..."

내 말에 살짝 미소 짓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참아왔던 것이 슬슬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 풀썩!"

내가 뛰어올라 은혜 옆자리로 누웠고 이불속에서부터 손을 이용하여 서서히 은혜의 상체로 향하기 시작했다. 은혜도 크게 거부감을 보이지 않자 난 바로 고지를 향해 손을 뻗었고 아무런 방해물이 없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

" 하아...."

얼굴이 붉게 변하며 책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빠지는지 책을 떨어뜨렸다.

난 떨어진 책을 침대 밑으로 던지고는 은혜를 눕혀 얇은 티를 상체 위로 올리고 은혜의 크나큰 그곳을 입속에 넣었다.

" 아흑!"

살짝 큰 비음을 내며 눈을 감는 것을 보고 열심히 혀를 굴려 큰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열매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은혜의 심장소리가 점점 빠르고 크게 들리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열이 올랐다 싶어 본격적인 행위를 시작했다.

" 살살..."

" 응... 힘들면 말해요."

뜨겁게 달아오른 우리는 서서히 속도를 올렸고 은혜도 최대한 소리를 죽이려 노력했지만 한계에 도달했는지 이제는 제법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하아...하악...하아.."

방안에는 은혜의 소리와 맨살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렸다. 워낙 좋은 침대라서 그런지 꽤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우리였지만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크흑!!"

" 아하..."

한계에 도달한 나와 은혜는 이미 땀이 흥건한 상태였다. 반쯤 넋을 놓고 있는 은혜를 안아주고는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약속된 시간이 되어 우리는 박 중사와 김 중사가 지내는 숙소 앞에 모였다. 숙소 앞에는 개조가 된 버스와 우리가 사용할 무기들이 있었다.

" 부대장은?"

" 이제 곧 올 텐데.."

" 지금까지 어딨다가 지금에서야?"

" 몰러. 말도 안 해주던데? 아마도 대령님과 같이 있었겠지."

" 뭔가 다른 계획을 했겠지."

" 그런데 왜 차량이 한 대야?"

" 선두 차량으로 쓸 차량은?"

" 우선은.. 저 차량이 전부입니다."

" 말도 안 돼."

일반 고속버스 외관에 철판을 덧대었고 창문은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었다. 문이 앞쪽에 하나만 설치되어 있었고 특이하게 천정에 통로를 만들어 지붕으로 올라 갈 수 있게 만들었다. 높지 않은 난간이 설치되어 있었고 방향 마다 기관총을 설치 할 수 있는 고정대가 장착되어 있었다. 버스 내부에도 기관총이 설치되는 곳이 있었고 한쪽에는 약간의 식량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 겨우 이 정도야?"

" 장갑차라도 바란 거냐?"

" 그런데 왜 선두 차량으로 쓸 차량이 없는 거야?"

" 현재 차량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남은 차량도 얼마 없고. 그나마 고속버스나

일반 버스차량이 많아서 작전에 사용되고 있어."

" 이 차량.. 믿을 만한 차량인가?"

" 사용횟수는 얼마 안 됩니다. 연비도 제법 좋은 편이고요."

버스를 인수해주는 남자가 말을 했다. 나는 인수받은 버스 내부를 천천히 살폈다.

구조는 단순했다. 의자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제거를 했고 이동에 편리하게 내부를 바꾼 모습이었다. 외부에는 감염체의 공격에 방어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일반 감염체에 국한될 것 같았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나을 거란 생각에 간단한 작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출발하기로 했다.

" 작전은 간단합니다. 이 지역 부근을 수색하여 그 집단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

하지면 됩니다. 문제는 이 지역에는 다른 지역보다 감염체의 움직임이 많고

숫자도 상당한 편입니다."

" 흠.. 흔적이라고 한다면?"

" 부대장이 자세한 설명은 들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만."

설명을 끝낸 차량 인수자는 다른 차량을 타고 돌아갔고 우리는 여분의 연료를 챙기고 길을 나섰다.

" 생각보다 차량이 조용하군."

" 소음이 컸다면 감염체가 몰려드니 방음에 신경을 썼겠지."

" 내부도 이정도면 지낼만 하네."

" 목표 지점까지는 얼마나 걸릴 것 같아?"

" 글쎄... 다리를 건너는데는 한 시간이면 되는데... 그 곳 상황을 모르니 얼마나

걸릴지는 가봐야 알겠지."

창밖에 보이는 풍경은 생각보다 처참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도로였지만 군데군데 사람의 뼈로 보이는 것들이 널려져 있었고 건물은 온전한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많은 상점들이 약탈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런 도시의 모습을 보며 버스는 천천히 목표 지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비가 많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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