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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는 존재들-204화 (20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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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 사격!! 사격!! "

" 그냥 후퇴하라! 후퇴!! 상대가 안 된다고!!"

" 후퇴!!"

병사들은 대형 감염체처럼 변한 재원이와 이미 변해서 나타난 정서를 향해서 소총으로 사격을 했지만 큰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사태를 듣고 나타난 박 중사가 병사들을 급하게 철수 시켰고 일대일 상황인 재원과 정서만 남아있었다.

" 흠. 여긴 피해가 클 수 있으니 다른 곳으로 가볼까?"

말을 끝낸 정서가 뒤를 돌아 도망치기 시작했고 그 뒤를 재원이가 무서운 속도로 쫓아가기 시작했다.

" 쿵! 쿵! 쿵!"

" 워! 생각보다 빠른데?"

구역 밖으로 나간 재원과 정서는 한적한 도로 위에서 맞붙었다.

" 퍼억!!"

정서의 강한 펀치가 재원의 얼굴을 때렸지만 고개만 살짝 돌아갔을 뿐 전혀 피해가 없었다.

" 어라?! 뭐?!"

약간 당황한 틈에 재원이가 발을 들어 정서의 복부를 강하게 찼고 수 십 미터를

굴러서야 건물에 가려 멈췄다.

" 젠장! 이 정도란 말야? 예상 밖인데?"

하지만 정서도 큰 피해는 없어보였다. 그런 모습을 본 재원이는 미쳐 날뛰었지만 이성적으로 상대하는 정서를 이기기는 힘들어보였다. 그렇다고 정서가 완벽하게 재원을 제압하기에도 어려워 보였다.

" 콰앙!!"

" 힘과 스피드는 나보다 좋은데.. 이성을 잃었다는게 문제군."

" 크아아아!!!"

" 제발 좀 괴성 좀 멈춰주면 안되냐?"

정서가 재원이를 상대하면서 중얼거렸다.

" 형님!!"

" 어? 재효구나? 조금 더 떨어지는게 좋을 거야. 이 녀석 완전히 이성을 잃어서

지금 눈에 뵈는게 없어."

재효가 멀리서 정서를 부르며 말을 했다. 체력적으로 기태보다 우위에 있는 재효가 정서와 재원이를 따라온 것이다.

" 쿠왕!!"

" 크어...크어..."

단 삼십분의 시간이지만 대등한 힘을 가진 두 존재가 붙었으니 체력소모가 엄청났다. 하지만 한 쪽은 효율적인 육체 컨트롤이 가능한 존재였고 한 쪽은

무식하게 힘만 쓰는 존재였다. 그러니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분리해니는 것은 재원 쪽이었다. 숨을 쉴 때마다 감염체처럼 소리를 내며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 이제 슬슬 원상태로 될 때가 됐는데.."

" 쿠웅.."

" 역시."

정서의 중얼거림이 끝나기도 전에 재원은 쓰러졌고 그런 재원을 들고 정서는 다시 배로 향했다.

" 다들 건강하네? 보기 좋구만."

" 형님 지금 그런 소리를 할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배 밖에서 우리를

겨누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재효가 손가락질 한 곳에는 탱크와 장갑차. 그리고 백 단위는 족히 넘을 숫자의 병사들이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 하하! 그래봐야 내 상대도 안 되는데 뭘."

" 그 약. 확실히 부작용이 뭔지 알 것 같네요."

은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밖에서 배에 있는 인원을 겨누고 있다는 불안감에 다들 표정이 좋지 못했다.

" 걱정마. 저들은 절대 우리를 쏘지 못 해."

기태의 말에 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 대령님 때문이지."

" 어라?"

어느새 배에 올라온 대령님을 기태가 가리키며 말했다.

" 대단하군. 그 집단에서는 벌써 자네와 같은 존재를 만들다니."

" 뭐 대령님도 대단하시네요. 저희를 따라 비슷한 약을 만들다니요."

" 칭찬으로 듣지."

두 사람은 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령님은 평소 다른 인원들이 보지 못한 표정으로 정서를 바라보며 이야기 했다.

" 무슨 생각으로 재원군에거 그 약물을 건내 줬지?"

" 무슨 생각은요. 단지 알아보고 싶었죠."

" 뭘 말인가?"

" 인간이 어디까지 진화가 가능한가를요."

" 진화?"

" 동물이던 식물이던 시간이 지나면 진화를 하죠. 환경에 맞게. 같은 동물이라도

사막에 사는 동물과 북극에 사는 동물의 외형이 다른 것처럼요. 하지만

인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동일하게 변해갔죠. 감염체 사태 이후 재원이와

같은 부류가 나온 이유는 아마도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자연의 선택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이대로라면 인류의 멸망은 뻔한 상황이니 최대한

빨리 진화를 했어야겠죠."

" 그래서 감염체를 만들고 변종 감염체를 개발한 것인가?"

" 반은 맞고 반은 틀리군요."

" 뭐가 말인가?"

" 감염체를 만든 장본인은 저희가 아니죠. 대령님도 알텐데요?"

" 네에?!"

" 대령님?!"

정서의 말에 기태와 재효가 놀라며 대령을 바라봤다.

" 무슨 소리죠?"

" 무슨 소리긴 감염체를 변형한 것은 맞아. 하지만 애초에 감염체라는 존재를

탄생시킨 장본인은 우리가 아니라는 거야."

" 저희가 알고 있는 내용은.."

" 잊어. 진실을 말해주지."

정서의 말에 다들 묵묵히 대령과 정서를 바라봤다.

" 원래 저 약물은 인간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를 발달시키기 위해 탄생한

약이야. 뭐 인간의 수명을 늘리고 그 수명 내내 건강하게 살기 위해

만들었는데 어딘가 잘못된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지. 그 결과를 덮으려 다른

약을 만들고 치료하고 다시 다른 약을 만들다 이 지경이 된거야."

" 하하...도대체.."

" 처음에는 공기를 통해 감염이 가능했지. 하지만 감염될 확률은 낮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도 변형이 되고 거기에 다른 약물이

합쳐지면서 이 지경이 됐지."

" 그럼 왜 변종 감염체를 만들었죠?"

기태의 질문에 정서가 바로 대답했다.

" 우리 집단은 이게 기회라고 생각했지. 세상을 다시 만들 수 있는.

하지만 우리 예상과 다르게 감염 속도는 엄청났고 다른 동물에도 감염이

되는 상황이 생겼지. 그래서 일반 감염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감염체를

만들기 위해 연구했고 어느 정도 성공도 했지. 하지만 생각지도 못 한

존재가 나타났지."

" 감염된 비둘기지."

대령이 가만히 듣고 있다 입을 열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대령도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 맞아요.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는데 성장 속도가 엄청났죠. 생존자건 감염체건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저 크기가 됐죠. 덕분에 우리는 재활용이 가능한

감염체를 만들었죠. 안 그랬으면 지금은 남아있는 생물체라고는 감염 비둘기가

전부였을테니."

" 그... 그 정도란 말입니까?"

" 비둘기들이 움직이는 생물체를 잡아먹는 본능이 생겨 어쩔 수가 없었어.

덕분에 우리 집단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니. 뭐 우리 집단도 이제

파벌싸움으로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비밀이고."

정서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인원들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 재원이의 변이는 심심치 않게 나타 날거야. 처음에는 나도 그랬으니.

어느 정도 변이를 조정할 수 있기 전까지는 피하는게 좋아. 한 번 변하면

완전히 미쳐버리니까."

" 네.."

은혜가 고개를 숙이며 말을 했다.

" 자자!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하지. 오늘은 여기까지야."

" 네?!"

" 뭐 다른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저기 대령님에게 물어봐. 아마 이제는

대부분 알고 있을 상황이니."

" 정보력이 대단하군."

" 뭐. 그 쪽도 만만치 않더군요."

" 그래서 이대로 온전하게 갈 생각은 아니겠지?"

" 하하! 여기서 어쩌실 생각이죠? 제가 굳이 변하지 않아도 저기 있는 인원을

피해 돌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굳이 죽이는게 더 쉬운

일이라는 것은 말씀 안드리죠."

" ...... "

정서의 말에 대령이 말이 없었다. 대령은 무전을 들어 밖에 있는 인원에게 무전을 했다.

" 전원 대기. 외부로 나가는 인원을 막지 말아라."

" 확인."

" 확인."

무전으로 대답을 듣고 대령은 재원을 바라보며 이야기 했다.

" 답은... 재원 군을 통해서 알아야겠군."

" 이미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서 힘들 것입니다. 지금 있는 자료로 만족

하시죠."

" 알겠네. 하지만 다음 번에 만난다면 절대 그냥 보내지 않겠네."

" 재원이를 제압할 정도의 능력과 병력이 된다면 시도하시죠."

능글맞게 웃으며 정서는 유유히 걸어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원이가 정신을 차렸다.

" 괜찮아요? 몸은 어때요?"

" 온 몸이 쑤시고 아픈 것 외에는 괜찮아. 그리고 배가 엄청 고파."

" 상처는 없네요."

재원이가 정신을 차리자 은혜가 제일 먼저 가서 상태를 확인했고 다행히 큰 상처나 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 끄응... 침대로 가면 안 될까? 몸이 너무 무거워."

내 말에 은혜가 부축을 했고 방으로 돌아가 정서 형님과 대령님의 대화를 기태가 나에게 설명을 해줬다.

" 이제 와서 진실을 알아봐야 무슨 소용이야. 이미 엎질러서 흥건하게 젖고

말라버린 물인데."

" 너 요새 성격이 왔다 갔다 한다?"

" 약의 부작용인가?"

" 여하튼 좀 쉬어."

" 고맙다."

은혜의 부축을 받으며 침대에 누웠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 어라?"

정신을 차리니 시간이 많이 흘렀고 은혜는 내가 먹을 죽을 준비해뒀다.

" 고마워."

" 고맙긴요. 몸은 좀 어때요?"

" 많이 괜찮아."

" 박 중사 오빠가 기다리고 있어요. 방으로 오라고 할까요?"

" 그래주면 고맙고."

내 말에 은혜는 방에서 나갔고 잠시 후 박 중사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

" 몸은 어때?"

" 괜찮아."

" 애기는 들었다. 엄청난 짓을 했더라?"

" 참네."

" 덕분에 완전히 본부대에서 알아버렸고 넌 특별 관리 대상이 됐다. 배 앞에

이제는 배로 늘어난 인력이 너를 감시할 계획이야."

" 도대체 날 왜 감시 하는거야?"

내가 약간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제 와서 나를 감시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 다시 날뛰면 구역이 완전히 무너질까 그런거 아닐까요?"

은혜의 말에 내가 반박했다.

" 아니. 그랬으면 나를 다른 곳으로 쫓아냈을걸?"

" 그럼..?"

" 연구 대상이 필요하니까. 내 신체 상태를 조사하면 지금 대령님이 가진

인원보다 월등한 존재를 만들 수 있으니까."

" 가장 타당하네요."

" 김 중사는 그런 상황을 알고 적극적으로 협조했을 것이고."

" 알았냐?"

" 그냥 눈치로."

우리와 다르게 김 중사는 크게 발전된 상황이 아니었다. 오히려 일반 사람과 비슷한 상황이라 아마 질투심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 누군가 달콤한 제안을 했을 것이고.

" 그럼 언제 이 감시가 풀리는 거야?"

" 안 풀려. "

" 쳇."

" 밖을 봐라. 전 보다 훨씬 많은 인원에 화력도 강해졌는데 철수할 생각이

있을 것 같냐?"

" 하아.."

" 하지만 생필품이나 식량은 충분히 챙겨준다고 했으니 너무 그렇지 마."

" 그것도 위로냐?"

내 말에 박 중사가 살짝 웃었다.

" 우선 몸부터 회복하고. 시간나면 틈틈이 올게."

" 그래."

박 중사는 다시 나갔고 창밖으로 보이는 박 중사의 모습이 사라지자 우리를 감시하는 인원들이 다시 자리를 잡고 감시를 시작하는 모습이 보였다.

" 빌어먹을."

은혜가 듣지 못하게 작게 말을 하고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 작품 후기 ============================

예약 아이템 사용.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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