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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보충된 인원은 예전의 인원과 다른 인원이었고 박 중사는 예전의 인원이 어디로 갔는지 묻고 있었다.
" 예전 병사들은 어디로 갔지?"
" 그게.."
" 뭔가?"
" 죽었습니다."
" 죽어? 왜? 감염체의 공격도 없었는데?"
" 감염체의 공격은 있었습니다. 감염 비둘기도 공격은 있었습니다. 무전으로
전파된 내용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 흠.."
" 그리고 다른 구역에서 생존자들이 이탈해서 이상한 집단에 합류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대형 감염체와 같이 생활하는 구역인데 그 감염체가 다른
감염체의 공격으로부터 지켜준다고 해서 인원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병사가 말한 집단이 우리가 본 집단인 것 같았다. 세상이 이러니 이상한 집단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지만 집단에 우두머리들이 문제였다.
" 그 집단에서 자신들의 구역을 넓히려 다른 구역을 공격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이미 몇 구역은 그들의 관할이 되었습니다."
" 상부에서의 명령은?"
" 현재 감염 비둘기 제거 작업에도 버거운 상태입니다. 폭격 위주의 제거
작업을 하고 있어 인원 피해는 거의 없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 문제라고?"
병사의 말에 내가 물었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 왜 계속 안 좋은 소식만
들리는지 미칠 지경이었다.
" 네. 서울 말고 다른 지역에도 저희와 같은 형태의 구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죠?"
" 네."
" 원래 계획은 구역끼리 연합을 하여 살아남기로 했는데.. 남쪽 지방 구역에서
자립적인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 참여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 그래서 뭔가 문제가 생긴 상황입니까?"
" 네. 그 지역에 엄청난 양의 무기와 탄약이 있는 상황인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저희 보유량은 이제 2주도 버티기 힘듭니다."
" 하아.."
" 우리가 수송할 계획은 없나?"
박 중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 육로를 이용한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이미 수송기를 몇 번 날렸지만 이륙
직후 모두 추락했습니다."
" 미치겠군. 이 상황에 육로로 이동한다는 것은 자살 행위인데?"
" 그럼 계획은 있는 상황인가?"
" 네. 제가 알기로는 박 중사님과 일행분이 아마 그 작전에 참여할 것 같습니다."
" 뭐?"
박 중사는 그래도 군인이니 이해는 되지만 나와 일행들은 왜 참여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감시 대상이 아니었던가?
" 어째서 우리가 참여해야 하는.."
"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그냥 이리저리 들리는 소문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뭐 위에서 박 중사님 일행 분들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자실들의 계획에
동참하지 않으니 솔직히 골칫거리라고 생각하겠죠."
" 듣기는 별로 지만 맞는 말이니 할 말이 없네."
내 말에 박 중사가 쓴 웃음을 지으며 바라봤다.
" 우선 여분의 식량과 무기를 가져왔습니다. 박 중사님은 여기서 예전처럼
계속 생활하시면 되고 다른 분들도 배에서 계속 생활하시면 됩니다."
" 혹시 그 다른 집단... 도대체 집단이름이 없으니 전부 집단이라고 부르니
헷갈리니 이름이 없나요?"
" 있습니다. 감염체를 조종하고 저희를 공격하는 집단은 ...입니다."
" 클린?"
" 뭔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인데."
" 저희가 작명한 것은 아니고 보통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부르다보니."
" 그런데 왜 클린이지?"
" 지구상의 인류를 청소하겠다는 생각이겠지."
박 중사의 물음에 내가 대답을 했다. 정서 형님의 처음 계회가 다르게 그 쪽 집단도 파벌이 나뉘어 처음 계획과 다르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 그럼 다른 집단의 이름도 있습니까?"
" 아직은 그냥 이단자 집단이라고 부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 이단자?"
" 뭐 이상한 논리와 종교적인 내용을 주장한다고 해서.."
" 뭐.. 예상은 가네."
"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그들이 자리를 잡고 서서히 세력을 넓이고 있습니다.
여기도 크게 안전하지 않다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비워두기로 했었는데 여러분
들이 돌아왔으니 전력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돌아왔습니다."
" 식량은 충분합니까? 저희가 요새 잘.."
" 네. 한 달 같은 일주일 양을 들고 왔으니 마음껏 드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근처에서 토끼나 돼지. 소 들이 자주 나온다고 하니 잡아먹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 토끼야 이해가 되는데 소 돼지까지요?"
" 네.. 뭐 어떤 이유에서인지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 먹어도 큰 지장은 없는 상태인가요?"
" 네. 저희 부대에서도 종종 잡아 먹었는데요."
병사의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다시 배로 돌아가 지급 받은 식량과 무기를 정리하고 배에 채울 연료도 받아 넣었다. 이런 저런 준비 작업을 하다 보니 해가 지면서 어두워졌고 우리는 비교적 안심한 상태에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해가 쨍쨍하다 정오가 넘어가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밖으로 나가 뭔가를 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날씨였다. 이제는 감염 비둘기에 대한 폭격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는지 전처럼 많은 양을 쏟아 붓지는 않았다. 비오는 날에 낚시도 꽤 시간 때우기에 좋은 행위였기에 우리는 뱃머리에 나란히 앉아 낚싯대를 던졌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꽤 쏠쏠한 수확들이 올라왔다. 해류에도 뭔가 영향이 있었는지 예전에는 잡히지 않던 품종들이 보였다.
" 세상이 정말 완전히 뒤집히려나.."
" 그래도 먹을 수 있는 품종이 있는게 어디야?"
" 여자애들은 뭐해?"
" 우리가 잡은 고기랑 지급 받은 식량을 가지고 요리를 한다나? 꽤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고 잠시지만 그래도 여유로움을 즐겨야지."
" 하긴.. 잠깐 우리도 나갔다 올까? 조금 멀리 나간다면 구할 수 있는게
있지 않을까?"
내 말에 박 중사가 미끼를 끼우며 말했다.
" 포기해. 서울은 이미 시간이 오래 지났어. 차라리 관광지나 휴양지를
뒤지는 편이 좋을걸?"
" 그런가?"
" 서울에는 이미 탈탈 털리고도 남았을 시간이야. 지금까지 우리가
운이 좋았지만 그 운도 다한 것 같네."
" 난감하네.."
" 시간은 이미 일 년 가까이 흘렀어. 그리고 서울이 이렇게 안정권에 들어간
지도 꽤 되는데 그 동안 생존자들이 전부 뒤졌겠지."
" 그럼 이런 구역이 없는 지역은 조금은 낫다는 말이군."
" 응. 하지만 육로로 이동하면서 지내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자살 행위야."
" 그런데.. 지방에서 아니면 생존자들이 많이 없는 지역에서 감염 비둘기가
나타났다는 정보가 있어?"
" 응?"
" 아니. 내 생각에는 저 비둘기들 입장에서 본다면 서울은 포기할 수 없는
먹이 명당이잖아? 저 녀석들도 먹어야 사는데 사람이 없는 지방에서 굳이
저것들이 둥지를 틀고 지낼 이유가 있을까? 육로가 위험하다는 것은 순전히
감염체 때문일 것 같고."
" 흠.. 일리가 있네."
" 위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으니 여기서 한 녀석이라도 더 죽이려고 노력
하겠지."
" 으샷!!"
대화중에 기태가 꽤 씨알이 큰 고기를 낚았고 아이스 박스에 들어간 녀석은 몇 번 푸덕거리더니 힘을 잃었는지 그 소리가 작아졌다.
" 오늘 수확이 좋네. 비도 오는데."
" 그렇게? 예상외야."
" 박 중사님."
" 응?"
박 중사와 같이 생활하는 병사가 배에 올라와 박 중사를 찾았다.
"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 벌써? 위에 지금 미친 듯이 바쁠텐데 빠르기도 하네."
" 박 중사님과 일행 분들은 계속 여기서 지내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단지
지금 이 구역이 감염 비둘기와 이단자 집단의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될
예상 지역이라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방어 임무에 편성되었습니다."
" 그런데 이런 허접한 무기로 어떻게 한답니까?"
" 추가 무기는 며칠 뒤에 지급이 될 예정입니다. 인원도 더 충원되고 지금 있는
숙소도 이 배 옆으로 이동될 예정입니다."
" 배에서 생활하시는 건가요?"
" 네. 이래저래 이점도 있고 이동도 편하니까요. 무엇보다 여러분처럼 낚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 하긴.."
" 그리고 물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보니. 식수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씻는데 무리가 없는 수질상태이니까요."
" 알겠습니다."
" 혹시 배가.. 군함이나 뭐 이런 건가요?"
내가 군인들이 배를 가져 온다는 말에 물었다.
" 아닙니다. 그냥 한강에서 있던 유람선인데 이런 저런 무기를 장착한
것이 전부입니다. 왜 그러신지..?"
" 아.. 아닙니다. 혹시 군함이라면 다른 집단에 위협이 될 것 같아서 좋을 것
이란 생각에.."
" 저희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현재 이곳까지 운행이 가능한 크기의 배가
없습니다."
" 안타깝네요."
" 그래도 무기는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이죠."
" 그럼 근처에서 같이 살게 됐으니 이웃사촌이네."
" 그렇군요."
" 쿠웅!!!"
" 방금 천둥이었어? 아니면 미사일이야?"
" 둘 다..인 것 같습니다."
박 중사의 말에 병사가 대답을 했다. 곧이어 엄청난 양의 미사일이 하늘을 가르며 지나갔고 폭발하는 불꽃이 배에서 보일 정도였다.
" 엄청난데.. 도대체 얼마나 쏟아 붓는 거야? 그리고 저 정도 양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네."
" 소문으로는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인천 쪽에 화물선이 들어오는
것을 봤다는 사람도 있고요."
" 경험상 허황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 대가로 뭘 줬을까?"
" 뭐라도 줬으니 지원해 주겠지. 그냥 공짜로 줄 리가 있나."
" 하긴.. 땅이나 뭐 그런 건가?"
" 땅을 가져봐야 뭐한다고.."
" 일본 때문이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 네?"
" 응?"
병사의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일본이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지?
" 일본은 이미 전멸입니다. 섬 지형에 인구 밀집도도 높고 초반 감염 속도가
엄청나서 생존자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통제가
되고 있는 저희가 차지하면 좋을 것이 없으니 미국에서 손을 쓴 것이겠죠."
" 하긴."
" 하지만 다시 예전처럼 돌아간다는 보장도 없는데 너무 앞서간 것 같은데."
내 말에 병사가 대답을 했다.
" 솔직히 몇 달 전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제 감염 속도도 많이 줄었고 생존 요령이 생겨서 인지 대대적인 전투가 아닌
이상 피해를 입는 경우는 많이 줄었습니다."
" 그럼 다행이지만.. 점점 적이 늘어나는 상황에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네요."
" 자자! 다들 기운 빠지는 소리는 그만하고! 고생했으니 들어가 쉬자고!"
" 네. 알겠습니다."
병사는 전달할 말을 하고는 본래 숙소로 돌아갔고 우리는 우리가 잡은 물고기를 요리하는 시간 동안 기다린 후 오랜만에 거창한 식사를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