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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최대한 남쪽으로 이동하기로 했으니 적당한 곳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 부산은 생존자 기지가 있는 곳입니다. 현재 그나마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부산은 치안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본부대 주변의 구역만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단자 집단이 그 쪽은 훨씬 많습니다. 오히려
이단자 집단이 부산을 지배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김해는 어때? 공항도 있으니 뭔가 보급도 원활할 것 같은데?"
" 김해는 예전 변종 감염체 공격으로 완전히 전멸 당했습니다."
" 어디 멀쩡한 곳이 한 곳도 없구나."
" 여수는 어때요? 여수에도 공항도 있고 바닷가도 있으니 식량 보급에도 크게
어려울 것도 없을 것 같은데?"
" 여수에도 소규모 생존자 구역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확한 정보는 없습니다."
" 그럼 여수로 가볼까?"
" 장소는 정해졌고.. 이동 경로는?"
" 최대한... 국도로 가야겠지? 괜히 고속도로로 갔다가 꼼짝도 못할 수 있으니."
" 그럼 이 길로 가시죠. 이제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 도로고 처음 감염체 사태
이후에도 이 길은 이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 병장의 말에 우리는 동의했고 길을 잘 아는 김 병장을 선두로 따라가기로 했다.
" 이제 출발을 언제 할까가 문제인데. 무전은 별 내용 없지?"
" 이상하리만큼 조용합니다."
" 혹시 주파수가 바뀐 것 아닐까요?"
손 병장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했고 바로 김 병장이 말을 했다.
" 나도 그럴 줄 알고 주파수를 바꿔봤는데 다른 채널도 조용해. 본부대가 전멸
한 것이 아니라면 무전을 피하는 것 같은데?"
" 이래저래 정보가 없으니 함부로 움직이기 곤란한 상황이네."
" 하지만 폭격 전에는 분명 무전이 있을 것입니다."
" 그 무전이 언제 올지 모르는 것이 문제야. 한 시간 전에 온다면 우린 진짜
죽을 수도 있다고."
" 적어도 하루 이틀 전에는 하지 않을까? 저들도 살아야 하는데?"
" 모르지. 진짜 재수 없어서 무전도 안하고 바로 폭격 할지도 모르고."
" 젠장. 여기서 최대한 오래 있어야 하는데."
“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 지금까지 편하게 지낸 걸 생각하고. 그리고 준비가 되면
바로 이동을 하자.“
우리는 대략적인 이동 경로를 세워 이동을 시작했다. 최대한 남쪽으로 가기로 했으니 고속도로보다 국도를 선택했고 돌아가는 상황이라 해도 가능한 안전한 도로를 이용해 움직여야했다. 차량이 무겁고 속도가 나는 것이 아니니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여 우리가 갈 수 있는 가장 끝인 남쪽에 도착했다.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이 있어 차량을 놓고 도보로 이동을 시작했다. 예전 처음 생활했던 생존자 기지처럼 생긴 곳이지만 규모도 무척이나 작았고 방어도 간이 판넬로 막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내부가 포화상태인지 외부에서 텐트나 임시적으로 거처를 마련해 지내는 인원도 보였다.
“ 괜히 지나가다 사냥감 되지 말고 돌아서 가자.”
“ 좋은 생각이야.”
판넬에 보이는 모양이 심상치 않아보였다. 왠지 모를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고
한 눈에 봐도 별로 좋은 집단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멀리서 망원경으로 생존 기지를 바라보던 일행 전부가 내 생각과 비슷 했다.
“ 저기... 근처에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왠지 모를 기분 나쁜 기운이 풍겨오는군요.”
“ 나도 동감이야. 다른 곳으로 지나가자.”
“ 지금은 너무 늦었어. 지도로 보면 여길 돌아가려면 우리가 왔던 길을 완전히
거꾸로 가서 가야하는데 그럼 해가 질 것 같은데? 괜히 밤에 움직이지 말고
지금은 여기에 있다 날이 밝으며 그 때 움직이자.“
“ 그래.”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었기에 우리는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혹시 몰라 촛불도 밝히지 않고 카라반 안에 꽁꽁 숨어 돌아갈 길을 찾았다.
“ 내일 아침 일찍 간다고 하면 정오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네.”
“ 별 일은 없겠지?”
“ 남쪽은 감염체가 어떤지 몰라서. 그래도 주변에 감염 비둘기는 얼마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여기까지 내려오면서 비둘기는 얼마 보지 못했다. 일반 감염체도 무리지어 다니는 녀석들은 아예 보지를 못했다. 생각보다 감염체의 숫자가 많이 줄었다는 증거인지 아니면 우리가 다닌 길이 한적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공격받은 적은 없어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
“ 정확히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근처에는 감염체가 없으니
저렇게 대놓고 밖에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맞아. 멀리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이 근처에는 감염체의 공격이 뜸하다는
증거겠지.“
“ 자자 다들 식사하세요!”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 도중 카라반 안으로 들어온 은혜가 말을 했다. 다른 카라반에서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자 기다리다 우리에게 와서 말을 한 것이다.
“ 잘 먹겠습니다.”
“ 많이 드십쇼.”
비록 차린 것은 조촐했지만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는 상황에 감사해야 했다.
다들 말없이 차려진 식사를 끝내고 각자 차량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우리는 다시 왔던 길을 돌아 한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규모로 본다면 예전에도 많이 살았던 곳은 아닐 것 같았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생존자의 숫자는 장난이 아니었다.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성수기의 해변을 보는 것 같은 풍경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손에 뭔가를 들고 열심히 줍거나 낚시를 하는 광경이 보였다. 그리고 해변 가득 텐트나 임시 거처를 마련한 모습도 눈에 보였다.
“ 여기에 온지 얼마 안되는 생존자 같은데?”
“ 우선 중턱에 자리를 잡고 움직이자. 어제부터 제대로 먹은게 없어서 배고파
죽겠다.“
“ 그래.”
기태의 말에 우리는 산 중턱 버려진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짓다가 공사가 중단된 건물로 뼈대만 있었지만 그래도 비바람을 피하는데 문제는 없어보였다.
주변의 나무로 건물을 위장하기로 하고 바삐 움직였다.
============================ 작품 후기 ============================
저장됐던 파일에 손상이 생겨 몇 편이 중간 내용이 날아갔습니다. 현재 편수도
그런 상황이라 내용이 조금 부실합니다. 다음 편과 이어지는것이 이상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