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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의 왕 >
다민족 국가임에도 삼한제국은 한민족의 비율이 가장 높다.
그런 이유로 호랑이에 대한 기본적인 숭배 사상이 존재한다.
따라서 삼두백호도 그런 비슷한 대접을 받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헛소문이겠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들도 알게 모르게 퍼졌었다.
- 각성자들이 사냥 중에 삼두백호와 맞닥뜨렸는데 공격하지 않고 그냥 가더라.
- 마수 밀집지대에서 길을 잃었는데 삼두백호를 만나 따라가니 길이 나오더라.
- 우리 지역은 삼두백호가 보호하기 때문에 웨이브가 잘 안 일어난다.
하지만 황실에선 삼두백호를 확실하게 마수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러다 마수 숭배 사상이라도 생겨나면 곤란하기에.
행동으로 보여줘야 했다.
황제가 몸소 삼두백호 출몰지를 찾아다니며 사냥했다.
전설 속 백호와 마수 삼두백호는 전혀 다르다.
마수는 죽여야 한다.
많이도 잡았다.
거의 씨를 말렸다.
그중 상태가 좋은 놈의 가죽을 벗겨 황제의 용상에 깔고 앉았다.
이곳 지리산에도 삼두백호들이 있었다.
개체 수도 많았던 편.
태주도 삼두백호를 마주한 적은 없었다.
원인은 엘리트 삼두백호의 탄생 때문일 것이다.
원래는 서로 영역 다툼을 벌이며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금은 한 마리의 삼두백호가 자신의 경쟁자들을 먹어 치우고 엘리트로 진화한 듯했다.
‘일단 한번 만나보고.’
혼원무상독령공 7성 전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가까이 갈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태주는 표홀질풍보로 천왕봉 정상을 향해 질주했다.
쐐애애애액!
그 와중에도 들려오는 무전,
- 지리산 작전 종료 전군 철수 준비하라.
- 엘리트 삼두백호는 어떡합니까?
- 잡지 않는다. 지금 병력으론 역부족이다. 그리고 이만하면 작전 성공으로 봐도 무방하다.
‘안 잡아도 된다는 말인데···.’
타다다닥!
태주는 마침내 꼭대기에 올라섰다.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곳.
봉우리 꼭대기는 무척 좁다.
그리고 올라온 길을 제외하면 모두 절벽이었다.
중앙엔 천왕봉이라고 쓰인 돌비석 뒤쪽에 놈이 있었다.
지리산 마수의 왕.
크기?
놈의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뒤로 한껏 젖혀야 할 정도.
순백색의 털, 회색빛 줄무늬, 사람 몸통만큼이나 굵은 꼬리, 웬만한 자동차는 한 발로 찌그러뜨린 것 같은 두툼하고 큼지막한 앞발.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머리가 3개라는 것.
총 6개의 눈동자가 천왕봉 지척까지 올라온 태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리트 삼두백호는 가만히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겁 없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작디작은 인간을 관찰하고 있었다.
태주도 못 박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암기도 꺼내지 않고, 독기방사도 하지 않았다.
‘대단하네.’
크기는 둘째치고서라도 놈의 몸에 덮인 강기 보호막은 판금 갑옷처럼 두꺼웠다.
뭐, 그래도 자신 있다.
독기와 강기의 조합.
뭐가 두려울까?
‘엘리트 마나 결정체 암기가 있으면 더 쉬울 거야.’
그렇다면 독은?
독기방사로 독정(毒精)의 독을 다 쏟아내면 중독시킬 수 있다.
악전고투를 치러야 하겠지만.
지금 싸운다고 하면 쉽게 끝나진 않을 것 같다.
하루 종일 다퉈야 할지도.
아무튼 결론을 내보자면,
‘해볼 만해.’
그런데 희한한 점도 있었다.
여태껏 상대했던 마수와는 조금 다르다.
보통 마수들은 인간을 만나게 되면 먼저 공격부터 하고 보는데.
이놈은 가만히 자신을 주시하기만 할 뿐 이빨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리고 조금씩 느껴지는 기묘한 기운.
‘영성(靈性)인가?’
확실히 그런 것 같다.
마수보다는 영수에 가까운 놈이었다.
‘흐음, 원래 영수는 죽이는 게 아닌데.’
강호 무림에서 영수를 죽이면 천벌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여긴 지구, 그딴 건 믿지도 않지만,
또한 삼두백호는 지금까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 힘이면 당장 내려가 인간들의 군대를 홀로 쓸어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낮은 저음의 포효로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만 날렸다.
‘이거 고민되네.’
한편 엘리트 삼두백호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인간을 보고 있었다.
신기한 인간이다.
그동안 지리산 밀림에 드나드는 수많은 인간을 관찰해왔지만 이처럼 이상한 느낌을 주는 자는 처음.
육체 능력은 평범(?)했지만 영혼의 본질이 다르다.
격이 다르다고나 할까?
특히 저 인간의 양손에서 느껴지는 신성하고 경이로운 기운.
삼두백호의 머리 3개가 한꺼번에 갸웃갸웃거렸다.
대체 이 인간의 정체가 뭐지?
순간!
위이잉! 위이이이이이잉!
천왕봉 상공에 떠오른 드론 하나.
엘리트 삼두백호의 주위를 맴돌며 놈을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크르르.”
귀찮은 듯 희미한 울음을 내뱉더니,
스콰아아아앗!
거대한 꼬리가 마치 파리채처럼 드론을 위에서 밑으로 찍어눌렀다.
콰아아아아앙!
지진이라도 난 듯 들썩이는 천왕봉 꼭대기.
꼬리에 맞은 커다란 바위가 두 조각으로 쩍 갈라졌다.
‘···미친!’
저게 진짜 살아있는 생명체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피어오르는 먼지.
바위 조각이 허공으로 비산했다.
표지석도 부서져 큼지막한 돌조각이 태주를 향해 날아들었다.
손으로 탁탁 쳐서 걷어내고.
자신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
드론을 공격한 것뿐이지.
‘애매하네.’
먼저 공격한다면 모를까, 심지어 적대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괜히 죽이면 찝찝할 것 같은 예감.
‘인사나 하고.’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태주는 한 손을 들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멈칫! 하면서 뒤로 물러나는 엘리트 삼두백호.
뭘 저렇게 놀라.
손에 뭐가 있나?
아무튼···,
“다음에 보자.”
팟!
태주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 ※ ※
엘리트 삼두백호의 포효가 지리산 밀림에 깔리는 순간이었다.
소리는 천왕봉 정상에서 들렸다.
밀림에서 작전을 펼치던 모든 군인들이 꼼짝없이 얼어붙었다.
바지에 오줌을 지린 병사들도 있었다.
영향은 받은 건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마치 무소음 방음방에라도 들어온 듯 지리산 전체가 숨을 죽였다.
간간이 들리던 비행 마수의 울음도 멈췄다.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적막한 지리산.
오진형 중장이 얼이 빠져 반쯤 정신이 나간 사단장들에게 말했다.
“정신 차리고, 전군 철수 준비한다.”
“···바로 무전 날리겠습니다.”
엘리트 삼두백호가 나타난 이상 작전 중단은 불가피하다.
미사일이나 로켓 등 화력 무기도 가지고 왔지만 애써 무리해서 잡는 것보다 안전하게 빠지는 것이 현명한 판단.
그리고 지리산 엘리트 마수들은 충분히 잡았다.
최소 3년에서 4년간은 웨이브 걱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미련이 남은 듯 천왕봉만 바라보는 홍준태 소장에게 오진형이 말했다.
“준태야.”
“···네, 네?”
“정신 차리고 드론이나 날려봐. 가기 전에 그놈 낯짝 좀 보자.”
“아, 알겠습니다.”
드론 정찰은 지리산 밀림에선 거의 불가능했다.
빽빽한 밀림 때문에 하늘에 떠 봤자 밑을 볼 수 없었고, 고도를 낮추면 장애물들이 많아 조금 날다가 부딪혀 떨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예상 위치가 사방이 확 트인 저 꼭대기 천왕봉이고, 방금 내지른 놈의 포효로 비행 마수마저 날지 않고 숨어 있었다.
드론이 날아가면 놈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만 볼 게 아니라 지리산 군단 전체에 영상을 공유해. 가능하지?”
“네! 군용 스마트폰에 영상 네트워크가 이미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성 장교나 병사들도 알아야 한다.
저렇게 무시무시한 놈이 지리산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는 걸.
이런 게 실전 교육이지.
잠시 후.
위이이잉!
정찰용 드론이 출격했다.
엄청나게 비싼 물건이었다.
비행 마수의 공격도 견디고 따돌릴 수 있는 최첨단 기능의 드론.
오진형도 스마트폰 어플을 실행했다.
그러자 밑으로 보이는 빽빽한 지리산의 밀림.
역시 비싼 건 다르다.
출력되는 영상이 제법 선명했다.
잠시 후.
지리산 천왕봉 상공.
그리고 놈이 화면에 나타났다.
“허어!”
“헉!”
“무, 무슨!”
“크기가···, 마, 말도 안 되게.”
천왕봉 꼭대기에 앉아 마치 왕처럼 밀림을 내려다보고 있는 엘리트 삼두백호.
드론이 놈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아마 지리산 마수 방어 군단 소속이라면 모두가 보고 있을 것이다.
이 무시무시한 마수를.
그런데.
“응?”
“어?”
“뭐, 뭐지?”
“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보였다.
오진형이 다급한 목소리로 지시했다.
“드론 다시 움직여봐. 반대편으로, 어, 그래, 바로 거기.”
천왕봉 꼭대기엔 엘리트 삼두백호 한 마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코트를 입은 한 사람이 거기 서 있었다.
오진형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기, 김태주 회장?”
아니, 저 사람이 왜 영상에 나타나?
분명 김태주 회장이었다.
구준영, 박필성, 홍준태 등 각 사단장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포효 하나만으로도 자신들을 꼼짝할 수 없게 만든 놈이었다.
그런데 그 앞에 멀쩡하게 서 있어?
순간!
콰아아아아앙!
꼭대기에서 들리는 굉음.
동시에 화면이 픽 하고 암전됐다.
천왕봉 꼭대기에서 마치 화산 폭발이라도 일어난 것 돌덩이가 솟아올랐다.
툭툭, 투두두두두둑!
심지어 이곳까지.
오진형 중장은 서둘러 무전을 날렸다.
“김회장, 김태주 회장! 살아있나? 대답 좀 해!”
다시 한번.
“김태주! 태주야! 야야! 야야야!”
하지만 응답이 없다.
“이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 거의 틀림없을 것이다.
아무리 김태주가 강하다고 한들, 포효 한 번으로 부대 전체를 꼼짝 못 하게 하는 괴물을 어떻게 감당해?
“하아!”
믿고 싶진 않았다.
그가 누군데 그렇게 쉽게 죽어?
하지만 또 마음 한편으론···,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서 있는 오진형과 사단장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구하러 가야 하나?’
가면 개죽음일 텐데.
그래도 그동안 쌓은 정이 있다.
“자네들은 부대를 지휘해서 철수해. 난 가볼 데가 있어.”
오진형의 말에 사단장들이 깜짝 놀랐다.
“중장님! 설마?”
“안 됩니다. 가면 무조건 죽습니다.”
“김회장도 이미···,”
다급하게 말리는 사단장들.
“시신은 수습해와야 하지 않겠나. 멀쩡한 사람 끌어들여 죽게 했으니, 다 내 탓이야.”
오진형은 결심한 듯, 대검을 손에 들고 천왕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의에 찬 그의 모습.
김태주라는 전우를 구하기 위해.
아니, 시신이라도 데리고 오기 위해.
죽을 것이 뻔한 사지로 용감하게 걸어가는 저 숭고한 군인 정신.
그래서 다들 숙연한 분위기였다.
사단장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그때였다.
칙칙!
갑자기 전송된 무전.
- 엘리트 삼두백호도 별거 없네요. 그냥 큰 고양이 정도? 전 이만 퇴근합니다. 내일 뵐게요.
“어?”
“오!”
“···.”
김태주 회장의 목소리였다.
“···이런 씨발?”
오진형 중장은 머쓱한 나머지 욕을 내뱉고 말았다.
※ ※ ※
지리산 숙영지에서 철수 준비 중인 산청부대, 함양부대, 남원부대, 하던 일을 멈추고 군단장 특별 지시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지리산 마수 방어 군단 내부 네트워크에서 송출하는 실시간 정찰 영상이었다.
함양부대에 임시로 배속된 졸업 예정 사관생도들도 미리 깔아둔 어플을 실행해 영상을 시청했다.
현재 떠 오른 정찰 드론의 목적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는 있었다.
좀 전에 지리산 전역에 울린 끔찍한 마수의 포효.
엘리트 삼두백호의 가공할 피어.
누구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그저 소리만 들렸는데도 온몸이 덜덜 떨려왔다.
그 와중에 김태천은 그만 바지에 살짝 오줌을 지렸다.
그래서 모른 척 쪼그려 앉아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
사관생도 모두가 긴장한 표정으로 함께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아마 교육 목적에서 그놈의 정체를 보여주려 하는 듯.
드디어 화면에 엘리트 삼두백호가 나타났다.
“와!”
“미친!”
“이걸 어떻게 잡아?”
“핵폭탄 맞아도 살겠네.”
“역사 시간에 안 배웠어? 중국이 그러다 망했잖아.”
그러자 천왕봉 꼭대기를 빙 돌아가면서 비추는 영상.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멀리 있어서 얼굴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사람이네?”
“잘못 본 거···, 어? 진짜구나.”
“누구야? 엘리트 삼두백호 앞에서 멀쩡하게 서 있잖아.”
“군복을 입지 않았으니까 그럼···.”
“민간인?”
“최소 마스터라는 말인데.”
순간 신음처럼 터져 나온 김태평의 음성.
“김태주···,”
그 말을 듣고 생도들은 깜짝 놀랐다.
“진짜?”
“이 사람이 김태주 회장이라고?”
“저 새끼가 말했잖아. 김태주 회장 얼굴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일 텐데.”
“야! 김태천! 확실해? 김태주 회장님이야?”
김태천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어, 마, 맞는 것 같아.”
그리고,
픽!
화면이 끊기더니.
콰아아아아앙!
커다란 폭음이 천왕봉에서 들렸다.
그리고 마치 화산 폭발처럼 꼭대기에서 먼지가 피어올랐다.
“헉!”
“마, 맙소사.”
“이게···,”
침묵이 흘렀다.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당황해서 말이 안 나오는 듯 했다.
단 두 사람만 빼고.
김태천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주, 죽었나? 지, 진짜 죽었어?”
“그런 것 같은데?”
김태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둘의 표정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드러나 있었다.
“죽었구나! 흐흐흐. 그럴 줄 알았다. 하하하!”
그러다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김태평.
“태, 태천아. 조용···,”
“형도 봤잖아, 분수도 모르고 엘리트 삼두백호 앞에서 알짱대다가 뒈진 거야.”
“쉿! 좀 조용히 해.”
“왜? 난 속이 다 시원한데.”
바로 그 순간!
퍼억!
어디선가에서 날아온 군홧발이 김태천의 얼굴에 작열했다.
“미친 패륜아 새끼야! 아무리 배가 다르다지만 형이 잘못됐을지도 모르는데 웃어? 너도 오늘 죽어봐라. 으르릉 소리만 듣고 오줌이나 지리는 새끼가!”
정연희였다.
퍽퍽퍽!
김태천의 머리가 사정없이 땅에 틀어박혔다.
그런 정연희를 말리는 김태평,
“이러지 마! 왜 이래? 분노조절 장애야?”
“뭐? 좋아, 잘 됐다. 마침 너도 잘 걸렸다.”
휘잇!
“헉!”
정연희는 김태평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처박았다.
쾅!
“아악!”
“너도 웃었지? 이 음습한 새끼야!”
퍼억! 퍽! 퍽! 퍽!
이어지는 발길질.
“아악!”
“사, 살려줘.”
“엄마에게 가서 나한테 맞았다고 일러. 내 이름 똑바로 대고!”
퍽! 퍼억! 퍽퍽!
그러나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생도들을 관리하는 도민수 소령도.
두 형제가 맞는 모습이 시원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매우 바빴다.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 사실관계를 확인하느라 말이다.
그러다가 직속상관에게서 들은 이야기.
“아! ···퇴근하겠다고 연락이 왔단 말입니까? 다행입니다. 전 잘못되신 줄 알고. 네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멸마!”
도민수는 전화를 끊었다.
그럼 그렇지.
김태주 회장이 누군데!
그나저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정연희 생도를 말릴까?
조금 고민하다가 도민수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려버렸다.
불미스러운 폭행 사건이지만 뒤처리는 금수저 정연희가 알아서 할 것이고,
이로써 지리산 마수 대토벌 작전은 끝이 났다.
마무리도 적당했다.
< 지리산의 왕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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