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약회사 회장님은 절대독마-74화 (7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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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 엘리트 흑악지룡(5) >

본격적으로 터진 천리장성 웨이브, 그런데 생각보다 잘 막아내고 있었다.

제국 전역에서 도착한 각성자 병력들, 그중 마스터만 해도 100명이 넘었다. 제국군 마스터가 거의 총동원됐다고 보면 된다.

거기에 황실 소속의 마스터까지.

그러나 천리장성 웨이브 본부는 침울한 분위기.

웨이브의 근원을 뿌리 뽑지 못하면 결국 이 전쟁은 패배하고 만다,

현재 본부에서 열린 주요 지휘관 회의의 주제도 바로 이것, 어떻게 흑악지룡을 상대할 것인가?

지휘관 회의에 황태자를 비롯한 황자, 황녀들도 참석했다.

대형 화면에 나타난 지도를 보며 브리핑하는 참모 장교.

“여기가 최종 라인입니다. 이 선을 넘으면 무조건 직접 상대해야 합니다.”

흑악지룡이 저 지점, 혹은 더 위에다 자리를 잡으면 북경 거점 도시까지 놈의 영역이 된다.

뉴서울에서 기차로 불과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비욘드 엘리트 마수를 둔다고? 절대 허용할 수 없다.

황태자 류진영이 책상을 쾅! 치며 말했다.

“그럼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요? 지금이라도 민간 각성자 강제 동원령을 내려야지, 예비역까지! 내가 폐하께 건의를 올리겠소.”

그러자 픽, 하고 비웃는 류진수 이황자.

“민간 각성자 강제 동원이라, 비욘드 엘리트 마수 잡겠다고 반란 유도할 일 있나?”

“너, 이 새끼가···,”

“머리가 있으면 생각 좀 하고 삽시다. 형님이라면 참전하시겠소? 그냥 도망가고 말지.”

“제국의 백성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다.”

“그건 형님 생각이고.”

“너,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냐?”

“못할 것도 없지.”

그 모습을 아무 말 없이 흥미로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황자와 황녀들.

반면 김송열 합참의장은 골치가 지끈지끈 아프다.

아직 회의가 시작도 안 했는데 형제 둘이 싸우는 꼴이라니.

결국 나서야 했다.

“두 분 말씀 다 옳습니다. 민간인 각성자들도 동원해야 하는 것도 옳고, 또한 동원하는 데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오로지 황제 폐하만이···,”

그때였다.

벌컥! 하고 열리는 회의실 문.

흑악지룡의 동태를 감시하는 병사였다.

황태자를 비롯한 황자와 황녀, 그리고 별들이 까마득하게 모인 회의실을 노크도 없이 문을 열어젖히고 나타났다.

“저, 저어,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뭐야? 급한 일이어야 할 거야. 아니면···,”

“주, 죽었습니다.”

“누가? 앞뒤 맥락도 없이.”

“···비, 비욘드 엘리트 마수 흑악지룡이요.”

순간 조용해진 회의실.

너무 황당무계해서 어이가 가출했기 때문이다.

“자네 정말 미쳤나?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정말인데요?”

“어허! 여기가 어디라고!”

“진짜 죽었습니다. 정찰기에서 보내온 영상으로 확인했습니다.”

“···.”

“···.”

“···.”

.

.

.

다시 침묵이 흘렀다.

갑자기?

“어, 어떻게?”

“그때 그 사람 기억나십니까?”

“누구···,”

“흑악지룡의 앞을 막아섰던 사람요.”

“아! 그 사람? ···죽지 않았나?”

“안 죽었습니다. 심지어 대형 마수 한 마리와 함께 나타나서 흑악지룡과 전투를 벌였습니다.”

또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왜 그때 보고 안 했나? 전투가 벌어졌으면 바로 달려왔어야지.”

“그, 그게 너무 순식간에 끝이 나서.”

“순식간이라니,”

“30초 걸렸습니다. 흑악지룡이 쓰러지는 데 걸린 시간이.”

동시에 회의실에서 터져 나오는 실소.

“푸훗! 나참! 믿을 뻔했네.”

“껄껄껄, 나도 그랬습니다.”

“아이고, 순간 혹했어. 그런데 저 새끼, 미친놈 아니야?”

“당장 후송 보냅시다. 정신에 문제 있는 놈에게 감시병 보직을 주다니.”

“후송이 아니라 영창을 보내야죠. 저거 의가사 제대하려고 미친 척하는 겁니다. 내가 저런 놈들 수도 없이 봐왔어요. ”

감시병이 발끈하면서 외쳤다.

“여기 녹화본도 있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십시오.”

감시병은 뚜벅뚜벅 걸어가더니 모니터에 저장장치를 꽂고 메뉴를 조작했다.

곧이어 영상이 흘러나왔다.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북상 중인 비욘드 엘리트 흑악지룡.

순간!

화면이 하얗게 변하면서 거대한 마수가 허공에서 떨어져 내렸다.

새하얀 털에 머리가 3개 달린 마수.

“어?”

“사, 삼두백호?”

“저놈이 저길 왜···,”

“엄청 거대한 놈이군.”

“···지리산 엘리트 삼두백호보다 훨씬 큽니다.”

“그럼 비욘드?”

“그, 글쎄요.”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삼두백호는 허공에서 떨어지는 속도 그대로, 흑악지룡의 몸을 짓이겨 버렸다.

사람들이 모두 앞으로 우르르 달려와 모니터 앞에 섰다.

진짜?

혹시 CG가 아니야?

그리고 삼두백호 뒤를 이어 낙하하는 한 명의 인간.

마치 광선검처럼 빛나는 검으로 흑악지룡의 철갑 피부를 마구마구 찌르고 갈랐다.

놈은 인간과 백호의 공격에 저항도 제대로 못 했다.

“허어,”

“아···,”

“으음.”

“대, 대체 무슨?”

“미, 미친!”

“···맙소사!”

“이거 영화의 한 장면 아니지?”

말대로 딱 30초 걸렸다.

정체불명의 남자와 삼두백호는 뒤로 빠졌고, 공격을 당한 흑악지룡은 이동을 멈추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 그때 그 인간 맞습니까?”

“흐릿하지만 이목구비를 보면···,”

“입고 있던 옷도 비슷해요, 군데군데 찢어지고 헤졌지만.”

잠시 꿈틀꿈틀하던 흑악지룡.

이내 축 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스슷!

화면에서 삭제되듯 사라지는 마수와 인간.

“음? 어, 어디갔지?”

“···귀신인가?”

“그럴 리가, 투명화 스킬이겠지.”

“삼두백호도 사라졌잖소.”

“투명화 마법 아이템일 수도.”

아무튼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흑악지룡은 죽은 게 분명하다.

회의실의 참석자들은 모두 혼란스럽다는 표정.

눈으로 보고 있어도 믿을 수가 없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기뻐해야 하는 건 분명하지만···, 얼떨떨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오직 오진형 중장만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간의 심증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김태주 회장이 분명해.’

얼굴과 체형이 다르다는 건 안다.

그러나 오진형은 지리산 마수 토벌 작전 당시 태주와 함께 싸워온 사람.

어떻게 모를 수 있나?

저 특유의 몸놀림, 빠르기, 움직일 때마다 나오는 버릇.

‘평범하지 않다는 건 이미 그전에 알고 있었지만,’

무려 비욘드 마수까지 잡아냈다.

심지어 지리산에 있어야 할 저 엘리트 삼두백호까지 대동하고.

‘얼굴과 체형을 바꿨다는 의미는···,’

무슨 이유인지는 말 모르겠지만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존중해줘야지.’

그래서 오진형은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

※ ※ ※

태주는 잠잠해진 흑악지룡에게 섣불리 다가가지 않았다.

삼두백호도 고양이로 변신하지 않고 놈을 계속 경계하고 있었고.

곧 죽을 것이다.

온갖 독이란 독은 다 집어넣었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는 태주.

‘지금도 보고 있나?’

아마 그럴 것이다.

초고도 정찰기가 계속 흑악지룡 주위를 선회하면서 감시하는 중이니까.

따라서 놈과 싸우는 장면도 찍혔을 터.

태주는 역용술과 축골공을 완전히 믿지는 않는다.

눈썰미 좋은 사람은 의심할 수도 있다.

세상에 완벽한 비밀이란 게 있을까?

언젠가는 비욘드 엘리트 마수를 죽인 사람의 정체가 자신이란 사실이 밝혀지겠지.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진 해본다.

역용과 축골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김태주, 마스터에 필적하는 제약회사 사장.

딱 거기까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황위 계승 싸움 때문이다.

어느 한쪽을 편들면 나머지는 모두 자신의 적이 되는 질척한 암투의 장.

근처에도 가지 않기로 맹세했다.

강호 무림에서도 권력 다툼은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었다.

절대독마 당군악도 지긋지긋하게 겪었다.

그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사업이나 하면서 편하게 살고 싶다.

잠시 기다리다 보니 흑악지룡의 생명 반응이 완전히 멈췄다.

‘죽었구나.’

혼원무상독령공 9성에 올라온 후, 새로 얻은 능력.

독소 배양 및 조합.

독기가 아주 조금이라도 몸속으로 들어가면 바이러스처럼 무한 증식한다.

동시에 놈에게 가장 효과적인 독이 알아서 서로 결합해 장기와 내부 세포들을 공격한다.

저 커다란 흑악지룡의 몸체도 순식간에 독으로 가득 찼을 터.

벌써 놈의 몸이 급속하게 썩어가고 있었다.

사실 진정한 실력만으로 이놈을 잡은 것은 아니다.

‘운이 좋았지.’

호신부를 비롯한 각종 부적, 검선의 검 등 선계의 보패, 그리고 한 단계 성장한 삼두백호, 결정적으로 느려터진 흑악지룡의 약점.

이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

만약 스피드가 빠른 비욘드 엘리트 마수였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슬슬 수확해볼까?

놈의 몸 전체를 해체해서 가져가는 건 무리고···, 엑기스만 빼가자.

태주는 옆에서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은 채 본체로 머무는 삼두백호를 바라봤다.

무한공간을 열어 거대한 한쪽 다리에 투명부 한 장을 붙여주고.

스르륵!

“크렁?”

자신의 모습이 사라지자 살짝 놀라는 삼두백호.

“이제 고양이로 돌아가도 돼.”

피시시시시···,

거대한 기운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이리 와.”

“야옹!”

투명한 무언가가 품 안으로 폴짝 뛰어 올라와 안겼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도 붙이고.

스르륵!

태주는 놈에게 가까이 다가가 몸체에 손을 대고 가만히 기를 흘려보냈다.

강렬한 마나의 기운이 느껴진다.

‘다행히 있었네.’

만리비검으로 놈의 시체를 깊숙이 가르니,

‘···와!’

심장 부근에 박혀있는 비욘드 엘리트 마수의 마나 결정체.

엄청나게 크다.

오색찬란한 빛깔의 향연.

‘이거 무한공간 들어갈까?’

직경 1m 넘으면 안 들어갈지도 모르는데, 살짝 넘는 것 같기도 하고.

‘해보면 되지.’

스슷!

순식간에 사라지는 비욘드 결정체.

‘들어갔네.’

이거면 됐다.

다른 부산물은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걸로 뭘 하지?

아마도 사상 최초의 비욘드 마나 결정체일 것이다.

다룰 수 있는 사람이나 있을까?

지구상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곳이라면?

‘이제 돌아가자.’

슬슬 마수들이 보인다.

영역을 지배하는 폭군이 사라졌으니

투명화 부적은 1시간 동안 지속된다.

효과가 끝나기 전에 한 장 더 붙이면 되겠고.

※ ※ ※

삼한제국의 황제 류태현.

황제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황제는 단 한 사람이니까.

구별할 필요가 없다.

황제는 몇 년 전부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황명은 금수호 비서관만을 통해 전달할 뿐.

황궁의 비처.

각종 최첨단 의료시설이 완비된 침실에서 금수호 비서관은 황제를 알현했다.

“왔는가?”

“옥체는 좀 어떠하신지.”

“매일 똑같지. 다를 게 있나?”

황제는 죽어가고 있었다.

노화로 인한 것은 아니다.

그는 경지를 넘어선 1세대 마스터.

200년을 살아왔고, 앞으로 더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 황궁을 침입한 마인과의 전투에서 그만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었고.

독(毒)도 아니고, 질병도 아니고.

그의 생명을 좀먹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마나였다.

정체불명의 마인 마스터가 남긴 음산한 마나.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 도무지 없어지지 않고 있었다.

“쿨럭, 쿨럭, 어디 좀 보세.”

“네, 여기 있사옵니다.”

북경 천리장성 방어본부에서 방금 전송된 따끈따끈한 영상 하나.

황제는 태블릿을 받아 유심히 영상을 시청했다.

구간별로 멈추기도 하고, 확대해서 보기도 하고.

“누군 것 같나?”

“짐작 가는 사람이 있기는 하온데.”

“말해보게.”

“김태주 회장 같습니다. 뭐, 얼굴이 다르긴 하지만···, 걸음걸이, 뒷모습, 팔을 휘두르는 행동, 서 있는 자세, 이런 게 자꾸만 그를 연상케 합니다.”

“용모와 체형을 바꾸는 마법 아이템이야 흔하지.”

금수호도 동의했다.

“아무튼 다행이야. 고맙군, 쿨럭! 이, 이렇게 제국의 걱정거리를 처리해줘서.”

“만약 그가 맞다 해도 본신의 실력으론 어림도 없었을 겁니다. 삼두백호의 도움도 받았고, 비욘드 엘리트 마수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수단도 있는 것 같고, 게다가 이 검(劍), 범상치 않습니다.”

“그게 어때서? 아이템이든 뭐든 다 능력에 속하는 거네.”

황제는 금수호에게 태블릿을 돌려주며 말했다.

“어쨌거나 이자가 김태주 회장이라 치고, 그가 정체를 숨겼다는 건 드러나고 싶지 않다는 건가?”

“맞습니다. 제가 만나봤을 때도 명예욕은 크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숨겨주게. 우리가 따라줘야지.”

“한번 떠보고는 싶은데···.”

“그거야 자네가 알아서 하고, 이 영상은 전부 삭제해. 전에 지리산 천왕봉 영상도 함께.”

금수호는 오랜만에 편안한 황제의 표정을 보고 있었다.

걱정거리를 덜어서 그런 것일까?

“그나저나 뭐라도 줘야 하는데···,”

“전처럼 엘리트 무기 하사라도?”

“김태주 회장이 든 그 검만큼 만들 수 있나?”

“그건 불가능하지요.”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던 황제.

“하는 수 없군. 구례라도 넘겨줄 수밖에.”

“네? 영지 하사 말입니까? 김회장은 군에 뜻이 없습니다.”

“칙령을 내리면 돼. 구례 종신 시장이면 어떤가? 직위 계승 권한도 주고.”

“그, 그게 영지와 뭐가 다릅니까?”

“이름이 다르지.”

“···그러네요.”

금수호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의 공로가 너무 크다.

그가 만든 약만으로도 논공행상의 명분을 만들기에 충분하니까.

“귀한 인재야. 그렇지 않아도 유럽 제국과 아메리카 공화국에서 눈독을 들인다는 소문이 있는데, 빼앗기면 어떡하나?”

“절대 안 되죠.”

※ ※ ※

선계.

독선 당군악은 태주가 보내온 게임기를 처음 선보일 때 고민이 많았다.

과연 신선들이 좋아할까?

그래서 영화 상영을 멈추고 게임기를 연결했을 때도 반신반의했다.

반응이 시원찮으면 안 하면 되는 것이고.

그런데 생각 외로 좋아한다.

옆에서 보는 것도 좋아한다.

훈수를 두는 것도 좋아한다.

한판에 선도 한 개.

줄을 섰다.

첫 번째로 소개한 건 콧수염 난 인간이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거북이를 밟고 버섯을 먹어 힘을 키우는 게임.

“어허! 거기서 뛰어야지, 무슨 배짱으로 그냥 지나가나?”

“거, 조용히 안 하시오? 답답하면 직접 해보던가?”

“안 그래도 차례를 기다리는 중이오.”

“···에잉! 당신 때문에 죽었잖소?”

“쯧쯧, 핑계하고는, 빨리 자리나 비키시오.”

“몰라! 안 비켜!”

두 번째는 두 명이 겨루는 대전 게임도.

“이익! 선인이 이렇게 얍삽해도 되나?”

“얍삽은 무슨! 이기면 되지.”

“한판 뜰까?”

“오냐! 천막 뒤로 따라와!”

그중에서도 발군은 검선(劍仙).

복숭아 하나로 벌써 두시간째 놀고 있었다.

“이보오, 독선! 검선 좀 어떻게 해보시오. 도통 자리를 비켜주지 않으니.”

“맞소. 기다리는 선인들을 보시오.”

당군악은 할 수 없이 검선에게 선도 3개를 쥐여 주며 게임을 중단시켰다.

게임을 선보인 건 잘한 결정이었다.

선인들이 게임에 빠지니 컨텐츠 소모도 줄어들었고, 선도 수입도 쏠쏠하고.

그렇게 평화로운 선계였다.

선계 허공에서 커다란 저울추가 떨어지기 전까지,

쐐애애애액!

콰쾅!

판관의 저울추.

신선들을 관리하는 태상노군의 보패.

극장 내부 모든 술법의 효과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 해괴한 것들은 다 뭔가? 자네들은 대체 정신이 있는 건가, 없는 건가?”

태상노군이 나타났다.

“정신이 없는 거죠. 도원을 털어먹는 자들이 제정신이겠어요?”

서왕모도 나타났다.

‘아!’

당군악은 눈을 질끈 감았다.

‘올 것이 왔구나.’

장사 망하게 생겼다.

< 비욘드 엘리트 흑악지룡(5) > 끝

ⓒ 꾸찌꾸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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