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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궁 이후(1) >
황제와의 면담을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자 서필명 비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장님, 모셔드리겠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구례로 가실 거면 제가 역까지···,”
태주는 오늘 구례로 돌아갈 생각이긴 하지만 이왕 뉴서울 온 김에 몇 명 만나보고 가자.
“아뇨, 역 말고 리더스 클럽까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
“네, 당연하지요.”
그래서 리더스 클럽으로 왔다.
리무진이 클럽 정문에 도착하고 안에서 태주가 내리자,
“어?”
“헛!”
“빠, 빨리!”
갑자기 부산해지는 가드들.
태주는 리무진에서 내려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문이 열리자 저 끝에서 헐레벌떡 달려오는 이고르 바라노프.
“회, 회장님! 아, 아니 회원님!”
“오랜만입니다.”
“미리 연락을 주시지 그랬습니까? 입궁하셨다면서요?”
“벌써 소문이 퍼졌나요?”
“하하하, 말도 마십시오. 난리도 아닙니다.”
이상할 것도 없다.
입궁할 때부터 그렇게 시선을 끌어댔는데.
“구례로 가기 전에 얼굴이나 보려고 왔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이참에 며칠 쉬었다 가시지···.”
“하하, 할 일이 많아서요.”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하시죠. 이리로!”
태주는 이고르와 함께 다이아몬드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띵!
문이 열리고 안에서 내리는 사람들.
순간!
“···어?”
“아!”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뜬 백발의 노인.
“기, 김회장!”
“정회장님.”
백두 그룹 정욱철 회장이었다.
“이 사람아! 볼일을 마쳤으면 나한테 먼저 연락할 것이지.”
“안 그래도 하려고 했습니다.”
“허허, 같이 올라가세.”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은 지 꽤 오래됐지만 전용룸에 온건 이번이 두 번째.
심지어 처음 왔을 때 마인 세르게이를 잡느라 앉아있지도 못했다.
푹신한 소파에 앉은 세 사람.
태주와 정욱철, 이고르 바라노프.
“자자, 나도 소문 들었네. 입궁했다면서?”
“했죠.”
“황제 폐하와 만났나?”
“입궁의 목적이 그거였습니다만.”
정욱철은 태주의 눈치를 보더니 속삭이듯 물었다.
“어떠셨던가?”
“뭘요?”
“황제 폐하 말이네. 자네도 알고 있었을 테지만 떠도는 풍문이 있었어. 으음, 모, 몸이 좋지 않으시다고.”
이고르도 그게 궁금한 눈치.
모두 태주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떡할까?
금수호 비서관은 누가 황제의 건강 상태를 물으면 그냥 건재하다고 둘러대라고 했다.
그런데 그게 진짜 사실이 될 수도 있다.
황제가 선도를 먹었다면 말이다.
‘2개를 줬으니까 하나는 먹었겠지?’
가방은 분명 열어봤을 것이고, 향기를 맡았다면 참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진실을 말해도 된다.
금수호의 부탁도 어기지 않는 일이니까.
“건재하십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곧.
“으음, 진짜인가?”
“제가 왜 여기서 거짓말하겠습니까?”
“허어, 듣던 거와는 달라서 그러네. 폐하의 병환이 심각한 수준이란 소문, 거의 정설로 알고 있네만.”
이고르도 정욱철과 다를 바 없었다.
“정욱철 회원님 말씀이 맞습니다. 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클럽의 다른 회원님들도 이쪽저쪽에 선을 대는 상황이고요.”
둘 다 믿기 어렵다는 기색.
그럴 수밖에.
현재 벌어지고 황위 계승 투쟁의 불씨가 바로 황제의 병환이었다.
“아무튼 전 진실을 말했어요. 폐하께선 건강하십니다. 믿고 말고는 알아서 하시고.”
“···으음.”
“후우.”
고민은 길지 않았다.
제일 먼저 행동한 건 이고르 바라노프.
“우리 회원들에게 경고 정도는 해야겠습니다. 황제 폐하 와병설, 혹은 조기 사망설에 베팅한 사람들이 많아서, ···괜찮겠습니까?”
“알아서 하세요.”
“감사합니다. 대신 정보의 출처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백두 그룹 정욱철 회장도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들었다.
“나야, 오늘 제안 들어온 거 있지? 그거 백지화시켜. ···하라면 해! 내가 책임지면 되잖아.”
전화를 끊고 나서 태주에게.
“사실 오늘 이황자 측에서 접근해왔네.”
“왜요?”
“원래 이황자 스폰서가 미리내 그룹이거든. 그런데 관계를 끊을 계획이라더군.”
“흠.”
“이황자도 무서운 사람이야. 이기언이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미리내 그룹 사정이 어려워지자 저렇게 냉혹하게 나오는 걸 보면···, 결국 팽당한 거지.”
무슨 사정인지 짐작 간다.
“미리내 그룹에게 줬던 특혜를 우리에게 넘겨줄 테니, 이황자 세력과 백두 그룹 간의 파트너쉽 계약을 맺자고 권유해왔어.”
“그래서 맺었어요?”
“검토해보겠다고 했었네. 방금 그걸 백지화시켰고.”
“잘하셨어요.”
“퇴짜 맞았으니 다시 미리내와 손잡을 거야. 뭐, 우리 사업은 조금 어려워지겠지만.”
“그건 걱정하지 마시고.”
아직은 황제 와병설이나 조기 사망설이 우세할 것이다.
그 출처가 황궁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황제와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흘러나왔다.
황후, 또는 황자, 황녀.
그래서 황제가 건재하다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태주 말고는.
리더스 클럽 이고르가 경고 메시지를 돌리고 있지만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
‘뭐, 알아서 하겠지.’
그때였다.
찌르르르,
‘왔구나.’
태주는 소파에 일어나 말했다.
“저 잠시 화장실 좀.”
화장실로 걸어가면서 무한공간을 열었다.
일단 보낸 물건부터 확인하자.
‘와! 대박!’
수북하게 쌓여있는 귀한 선도들.
공유창고가 또 커졌는지 150개 이상 들어있었다.
전에 온 것들과 다 합치면 300개 가까이.
이제부터는 하루에 한 개씩 먹어도 되겠다.
‘이번엔 편지가 없네.’
쓸 시간이 없었겠지.
열리는 시간이 극히 짧으니까.
태주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면서 공유창고에서 선도를 빼내고 준비한 물건들로 채워 넣었다.
당군악을 위해 항상 준비된 답례품들.
비욘드 엘리트 마나 결정체도 넣었다.
염치없지만 독선에게 결정체 가공을 부탁하려는 목적, 신령비도를 만든 선인도 있다고 했으니.
그리고 미리 써 놓은 장문의 편지도 함께 넣었다.
마지막 영혼 연결로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보내준 물건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현재 혼원무상독령공의 성취는 어느 정도인지.
‘실제로 만나봤으면 좋겠는데.’
당군악이 지구로 오든, 자신이 선계로 가든 말이다.
‘···그건 불가능하겠지?’
태주는 다시 돌아와 정욱철 회장, 이고르 바라노프와 밤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한적한 곳으로 가서 만리비검을 꺼냈다.
올라올 때는 기차로 왔지만 내려갈 때는 날아서 가보자.
※ ※ ※
궁정 비서관 금수호는 포자 독 낙타 고라니 스테이크가 올려진 트레이를 끌고 황제가 거처하고 계시는 병실로 들어갔다.
진상품 복숭아를 혼자서 다 먹은 얄미운 주군이지만 식사는 챙겨줘야지.
스르륵, 바깥 문을 통과해, 지이잉, 안쪽 문까지 열고 들어가서,
“폐하! 식사를 준비···, 헉!”
깜짝 놀라는 금수호.
황제가 침상에서 내려와 두 발로 서 있었다.
“마, 맙소사! 대체 이게 무슨?”
“호들갑 떨지 말라. 겨우 말뚝 하나 치웠을 뿐이다.”
“어, 어떻게?”
“무엇 때문일 것 같나?”
“···설마?”
“맞네. 김회장이 준 복숭아 덕분이지.”
금수호는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마인에게 당한 후, 몇 년 동안을 꼼짝없이 병실에서만 누워지내던 황제 폐하였다.
그런데 고작 복숭아 2개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김회장에게 몇 개 더 달라고 해볼까요?”
“쯧쯧, 그 귀한 걸 또? 짐을 염치없는 군주로 만들 셈인가? 그렇지 않아도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 고민이 태산 같은데,”
“그래도 눈 딱 감고···.”
“귀한 복숭아 2개면 충분하네. 마기 말뚝이 많이 약해졌어. 다 치워버리는 건 시간 문제야.”
“아아아아!”
감격한 표정의 금수호.
“황후님들에게 당장 알리겠습니다.”
“아니, 알리지 말게. 아이들에게도, 그냥 가만히 있어. 승전식장에서 보이면 돼.”
왜 그러는지 짐작이 간다.
“흐음, 폐하다우시군요.”
“뭐가?”
“황후님들을 비롯해 황태자, 황자, 황녀님들이 기절초풍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 아닙니까?”
“껄껄껄, 역시 수호, 자넨 내 마음을 잘 알아. 일종의 충격요법이라고나 할까.”
황제는 금수호가 가지고 온 트레이 앞으로 걸어가 잘 구워진 고라니 스테이크를 칼로 자르며 말했다.
“아무리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지만···, 그래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거네. 마누라들도 문제가 있고, 이참에 집안 단속이나 해야겠어.”
“네네, 뭐, 가화만사성에 수신제가하셔야죠.”
“그래서 말인데,”
“하명하십시오.”
“승전식 일정을 좀 늦춰보게. 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 슬쩍 흘리고.”
그리고 그날.
제국 궁정 비서실에서 각 기관으로 공문이 날아갔다.
언론에도 보도자료가 뿌려졌다.
<제국 황실 정부, 천리장성 전쟁 승리 공신 명단 발표 연기.>
<승전식 날짜 또한 연기될 것으로 전망.>
<연기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아.>
<행사 연기도 연기지만, 황제 폐하의 승전식 참석 여부도 불투명.>
<연이은 폐하의 공식 행사 불참,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익명의 궁정 비서실 관계자에 따르면 황제 폐하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있는 걸로 알려져.>
온갖 소문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날이 갈수록 더 했다.
황태자를 비롯한 황자, 황녀들은 아버지 병환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접견을 요청했지만 모조리 거부당했다.
황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며칠이 지나자 황제 와병설은 완벽한 정설로 굳어지고 말았다.
※ ※ ※
선계(仙界).
당군악의 천막 극장에 모인 10여 명의 선인들.
검선(劍仙)도 무사히 풀려나 합류했다.
뇌옥에 오래 갇혀서인지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아무리 급해도 좀 씻고 올 것이지.
“이보오, 독선! 두부 없소?”
“두부는 무슨!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군.”
“흐흐흐, 겨우 몇 편 봤다고.”
주선 태백 선인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 당군악에게 물었다.
“참! 드라마에서 나오는 그 녹색병 술은 언제 마실 수 있는 거요?”
“···아, 소주 말이군. 그건 너무 싸구려 술이라 태주가 안 보낼 텐데.”
“비싸고 싼 게 어디 있소? 저쪽 세상 술이면 다 귀하지. 태주씨에게 맥주도 같이 보내라고 편지를 써보시오, 소맥이나 말아보게.”
“공짜로?”
“선도 200개짜리 신선주면?”
“콜!”
“나도 콜! 당장 술 단지 가져오겠소이다.”
검선도 할 말이 있는 듯 은근하게 말했다.
“우리 언제까지 이 초라한 천막 안에서 놀 생각이요?”
“천막이 어때서?”
“아니, 드라마 보니까 지구의 인간들은 죄다 번듯한 건물에서 영화를 보더만, 선계에도 멀티플렉스를 만들지 말란 법이 없지.”
“···멀티플렉스?”
“그렇소, 판관의 저울추로 족쇄가 풀린 마당에, 거리낄 것이 뭐가 있을까?”
당군악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검선의 말이 맞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그 커다란 건축물을 어떻게 지으려고? 인력과 장비도 마땅치 않은데.”
그러자 비릿하게 웃음 짓는 검선.
“인력이야 밖에서 무릎 꿇고 있는 배신자들 써먹으면 되고, 장비야 술법으로 대체하면 되고.”
“아하!”
“쟤들도 알고 보면 불쌍한 놈들 아니겠소? 건물 건축에 동원해서 일 잘하면 용서해줍시다.”
당군악도 동의했다.
이러나저러나 같은 선인들.
조만간 용서해주려는 마음도 있었다.
‘일단 태주에게 물어보고.’
그때였다.
찌르르르.
“떴다!”
당군악의 외침에,
“헉!”
“왔구나!”
“떴다, 떴어!”
10여 명의 선인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먼저 침착하게 공유창고 안에 든 물건들을 옮겼다.
그리고 서왕모가 준 최상품 선도와 상품 선도를 차곡차곡 안에 넣고, 주선이 가지고 온 고급 신선주 단지도 받아서 넣고.
그러고 나서 편지를 읽어보려던 참이었는데.
‘편지가 너무 길군.’
이거 다 읽다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겠다.
태주에게 보낼 편지나 써넣자.
당군악은 만년필과 종이를 꺼냈다.
언제나 귀한 물건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 선계에 멀티플렉스를 만들 작정인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내용, 신선주 만든 선인이 소맥을 먹고 싶어 한다는 내용 등등.
빠르게 작성해서 공유창고 안에 넣으니 곧바로 빛이 사라졌다.
‘휴우, 아슬아슬했군.’
그러고 나서 당군악은 태주의 편지를 읽었다.
길게 쓰인 편지였지만 꼼꼼하게 읽었다.
‘하아!’
잡다한 일상이 쓰여있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눈물이 절로 나온다.
다른 세상의 내가 이렇게 고생하며 살고 있다니.
‘마인···,’
똑같진 않다해도 저쪽 세상의 빌어먹을 마교 종자들.
‘게다가 비욘드 엘리트 마수라니.’
대체 어떤 요괴길래, 9성의 혼원무상독령공으로도 힘들단 말인가?
부적의 힘을 이용해 가까스로 잡았다지만.
‘지구도 마냥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었어.’
스슷!
당군악은 태주가 보내온 비욘드 엘리트 마수의 마나 결정체를 꺼냈다.
‘이게 그놈 몸에서 나온 거였군.’
신선들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음?”
“어?”
“···이건?”
“여, 여의주 같은데.”
“아니야, 여의주치고는 기운이 작고 혼탁해.”
“용이 씹다 뱉은 건가?”
당군악은 철장 선인에게 물었다.
“철장, 이걸로 무기를 제련해 줄 수 있겠소? 선도는 넉넉하게 쳐주리다.”
“안 될 건 없지만 너무 잡스러운 기운이 많아서.”
그러자 옆에서 나서는 귀곡 선인.
“정화하면 되지. 내가 정화해주겠소.”
“그럼 만들어보겠소.”
검선에게도 물었다.
“검선.”
“말씀하시오.”
“그대가 아는 검술 중에 인간들이 배울 만한 것이 있소?”
“왜? 저쪽의 그대가 익힐 거요?”
“아니오. 태주의 수하들이 배울 예정이라, 절대독마가 그깟 검술 배워봐야 뭐하겠소?”
“에잉! 누가 독선과 같은 영혼 아니랄까 봐 검술을 너무 경시해.”
검선은 못마땅하다는 눈치였지만,
“있소, 없소?”
“아주 많지. 검법서 하나 써 드리리까?”
“그럴 필요는 없고, 찍어서 보내면 되오.”
“찍는다니?”
설명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낫겠다.
당군악은 무한공간에서 태블릿 하나를 꺼냈다.
“응? 그건 우리가 영화 볼 때 사용하는 건데.”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소이다.”
그리고 카메라 어플을 실행해 짧은 동영상 하나를 찍어 보여주니.
“오오오오오!”
“대, 대단하군.”
“미쳤구나, 미쳤어!”
“···과연 지구는 어떤 세상일까?”
순간!
뭔가 떠오른 듯한 검선의 표정.
“가만! 혹시 내가 검을 펼치는 모습을 이걸로 찍는단 말이오?”
“정확하오.”
“그럼 내 모습을 다른 세상의 인간이 볼 수 있고?”
“이 태블릿을 통째로 보내면 볼 수 있을 거요.”
“허어.”
갑자기!
검선이 팟! 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팟!
다시 나타났다.
고풍스러운 도복을 입고, 지저분한 수염도 말끔하게 정리하고, 단정하게 머리를 묶은 체, 번뜩이는 보검을 손에 들고 나타난 검선.
“난 준비 됐소.”
실로 완벽한 신선의 풍모였다.
< 입궁 이후(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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