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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전식(2) >
강호 무림에서도 절세 고수들의 기도는 제각각.
도가(道家), 불가(佛家)처럼 경지에 오를수록 기세를 안으로 집어넣어 평범함에 가까워지는 고수들이 있는가 하면,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기세를 발산하는 패도(覇道)의 고수들도 있다.
삼한의 황제, 류태현의 경우는 후자.
태연하게 걸어간다거나, 무심하게 고개를 돌린다거나, 지그시 바라본다거나, 이런 일상적인 행동에서도 기세가 줄줄 흘러나왔다.
마나를 끌어올리지도 않았다.
스킬을 발현하지도 않았다.
살기나 피어를 발산하지도 않았다.
그냥 존재만으로도 주변을 지배해버린다.
카리스마 그 자체.
병실에서 콜록거리던 환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패황, 패도의 황제.
그랜드마스터 류태현.
60년 동안 제국을 통치해온 절대 군주.
태주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비슷한 무위의 고수들을 찾는다면 누가 있을까?
천마에 비하면 손색이 있다.
그러나 팽가의 가주 팽도중보다는 훨씬 강하다.
구파의 장문인 급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자신과 비교하면 어떨까?
9성의 혼원무상독령공, 살짝 부족하다.
능히 일전을 치르려면 10성 대성 혼원무상독령공이라야 비빌 수 있을 정도.
황제는 태주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연단 위로 올라갔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황태자를 향해.
“공신 명단 내놓거라.”
“여, 여기 이, 있사옵니다.”
황제는 명단을 들고 연단 단상 앞에 섰다.
침묵이 흐르는 행사장.
이쪽저쪽에서 사람들의 침 넘기는 소리만 들려왔다.
행사장에 모인 장성과 기업인, 그리고 고위 관료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승전식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후가 문제였다.
황제가 자신의 건재함을 만천하에 드러낸 이상, 제국은 어떤 식으로든 그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명단을 살펴보던 황제는 허탈하게 웃었다.
“허허,”
그러더니,
쫘아아악!
손에 든 종이를 찢어버렸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야. 제국의 정의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군.”
황제는 황태자를 싸늘하게 노려봤다.
“진영아.”
“···네네, 폐하.”
“공신 명단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어. 논공행상의 중요성을 진정 모르고 한 짓이냐? 정작 들어가야 할 사람은 빼버리고, 아니면 4급이나 5급에 처박아놓고.”
“죄, 죄송하옵니다.”
“멍청한 군주가 얼마나 빠르게 국가를 말아먹는지 새삼 깨달았다. 황제정을 공화정으로 바꾸고 싶은 심정이야.”
황태자 류진영도 마스터.
하지만 황제의 기세에 눌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대고 있었다.
“이것뿐이 아니다. 네 잘못을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입만 아프다. 행동은 가볍기 그지없고, 이기심만 가득하며, 자신의 주변만 챙기는 널, 과연 누가 삼한의 황태자라고 생각할까?”
“어···.”
“책임을 지거라.”
황제가 선고를 내렸다.
“오늘부로 황자 류진영의 삼한제국 황태자 자격을 박탈한다.”
깜짝 놀란 최황후가 벌떡 일어났다.
“폐하!!!”
“왜? 불만 있소?”
“당연하지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리고 당신은 책임이 없나요?”
“내 책임을 알기에 이렇게 하는 것이오.”
“···.”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황태자의 표정.
반면 다른 황후와 황녀들은 속으로 환호를 지르며 표정 관리만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피식 웃는 황제.
“다들 참으로 아둔하구나. 너희들이라고 그냥 넘어갈 줄 알았느냐? 다른 황자와 황녀들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황궁에서 나오는 모든 지원을 끊겠다.”
순식간에 변하는 표정들.
지원을 끊겠다는 말은···,
“궁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너무 편하게 살았지? 이제부터 너희들은 모두 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쫓겨난다는 의미였다.
“제국의 세금이 아깝다. 스스로 벌어서 살아라. 일자리라도 알아보는 게 좋을 거야. 민간 길드를 들어가든, 군에 입대하든, 너희들 진로는 스스로 개척하라.”
이것도 어떤 의미에서 자격 박탈이나 마찬가지.
황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한 황자, 황녀에게 쥐새끼처럼 빌붙어왔던 소위 후원자들도 마찬가지다. 너희들이 받았던 특혜를 모두 반납하라.”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의 안색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들은 거의 다 황자 황녀들의 후원 세력들.
“세무조사부터 시작해서 경찰국 조사까지, 잘못이 있다면 절대 넘어가지 않겠다. 부당하다고? 어디 수작질해 보아라. 진짜 부당한 것이 뭔지 똑똑히 보여주지.”
그들은 저항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황제가 누군데?
대기업이라도 하루아침에 망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많았고,
그리고 염황후에게 눈길을 돌리는 황제.
갑자기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염황후는 황제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이보게, 염황후.”
“폐, 폐하!”
“그대는 삼한의 원칙이 그토록 우스웠던가?”
“···무슨 말씀을?”
“혼다 카즈오, 그놈에게 뭘 약속했나?”
염황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오, 오해이시옵니다.”
“반역자와 손을 잡고도 무사할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아!”
황제의 입에서 반역자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이건 일종의 심판이고 낙인이었다.
“그동안 일부 일본계 제국민들을 불쌍한 마음으로 대하여 왔다. 땅을 잃은 슬픔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헌데 이번엔 선을 넘었더군. 짐이 직접 신하에게 하사한 파주 영지를 빼앗으려 들어? 이게 반란이 아니면 뭔가?”
염황후는 부들부들 떨었다.
하루아침에 반란자가 된 셈이니.
“그대를 별궁에 유폐할 것이다. 적어도 10년 동안은 누구와도 만나지 말라.”
“···폐, 폐하! 자, 자비를 베푸옵소서.”
“이것이 그대에게 베푸는 최선의 자비다.”
황제는 염황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삼황자 류진표에게.
“진표야.”
“···네, 마, 말씀하소서.”
“참으로 실망스럽구나. 너에게 황자 지위를 빼면 대체 뭐가 남을까?”
“아아아···.”
“황가의 족보에 네 이름을 계속 남기고 싶으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삼황자 류진표는 반쯤 넋이 나갔다.
호적에서 팔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나마 있던 희망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런 말을 들은 황자에게 누가 손을 뻗어올까?
“토, 통촉하여주시옵소서,”
황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며 금수호에게 말했다.
“파주 영지 김웅방을 들라 하라.”
“네.”
금수호가 손짓을 하자 김웅방 준장이 열린 행사장 문을 통해 들어와, 황제가 선 연단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고생이 많았다. 그대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다 내 불찰이야.”
“아닙니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파주 영지를 반납하겠다는 소신은 변함이 없는가?”
“이미 결심했습니다.”
“그렇군. 그럼 뭘 원하는가?”
“소신을 변방으로 보내주십시오. 지휘관 보직을 맡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제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고 싶습니다.”
“백의종군이라···, 좋다. 그대의 선택을 존중하겠다.”
“감사합니다.”
태주는 놀라지 않았다.
아버지의 선택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어릴 적부터 봐왔다.
영지를 운영하느라 평생을 다 바쳤던 아버지.
그러나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파주 영지가 족쇄가 되어 그의 발목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겪은 비극의 원인도 영지 때문.
그래서 족쇄를 벗어던지고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선택하는 것도 어찌 보면 현명한 결정.
‘떠나기 전에 선물이라도 해드려야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황제의 칼춤은 계속됐다.
특히 염황후, 삼황자와 결탁했던 일본계 세력들에 대한 심판은 무자비했다.
이것도 슬슬 지겨워지려던 찰나.
“태홍 바이오 김태주 회장은 연단으로 올라오라.”
오라면 가야지.
“이제 승전식다운 행사를 진행해 보겠다.”
황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말투로 입을 열었다.
매우 부드러웠다.
“천리장성 웨이브에 그대가 발명한 신약이 없었다면 전쟁에서 패했을지도 모른다. 비록 기업가로서 이익을 취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도 그로 인해 수많은 제국 병사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그 전에 모기독 해독제와 지리산 마수 방어군단과의 협력을 통해 지리산 마수 대토벌 작전을 성공시켜 웨이브 위험의 싹을 잘라냈다.”
“그뿐인가? 홀로 구례의 3인조 마인을 처단하고, 뉴서울에 출현한 마인을 생포했으며, 제정원과 함께 합빈 교도소 마인도 잡아 제국의 안녕에 기여했다.”
듣고 보니 한 일이 엄청 많다.
“그리하여 삼한제국 황제의 권한으로 그대에게 구례 종신 시장직을 수여하도록 하겠노라.”
종신 시장.
전에 없었던 새로운 직위.
미리 알고 있던 내용이라 놀라진 않았지만.
“그리고 공석이 된 파주 영주의 직위도 함께 부여한다.”
“···네?”
갑자기?
“비록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는 하나 원래 파주의 적법한 계승자는 김태주 회장, 그대였다. 부디 부친이 못다 한 일을 이어받아 파주 영지를 발전시켜 주기를 희망한다.”
이건 아니잖아?
태주는 눈빛으로 황제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런 태주의 눈을 슬쩍 피해버리는 황제.
“···흠흠, 더, 더불어 훈장과 함께 소정의 부상도 수여하겠다. 금수호 비서관!”
“네, 폐하!”
미리 준비했는지 훈장과 상품이 든 상자를 가지고 올라오는 금수호.
황제는 먼저 훈장을 들어 태주의 가슴에 달아줬다.
그러자 얼굴을 황제에게 가까이 가져가 속삭이는 태주.
‘폐하? 파주 영지 말은 못 들었습니다만.’
‘거참, 좀 넘어가세. 남들은 땅을 못 받아서 환장하는데.’
‘부담되니까 하는 소리지 않습니까?’
‘전에도 이야기했듯 사람만 잘 쓰면 돼.’
‘그게 그렇게 쉽습니까?’
‘해보게. 생각보다 쉬워. 힘든 일이 있으면 수호가 도와줄 거야.’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금수호 비서관도 목소리를 낮추며 끼어들었다.
‘이참에 절 파주 영지 행정관으로 임명해주시지요, 폐하.’
‘···응?’
‘솔직히 김회장이 두 군데 영지를 한꺼번에 경영하기 벅차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옆에서 도와주면···,’
‘흐흐흐, 내가 자네 속셈을 모를 줄 알아? 옆에서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고?’
‘하아! 왜 제가 잘되는 꼴을 못 보십니까?’
그 콩고물이 뭐겠나?
선도와 신선주지.
그래서 황제는,
‘서필명 비서관 어떤가? 일 처리에 있어서는 수호보다 훨씬 나아.’
‘흐음,’
‘5년 동안 파주로 파견 보내주지.’
생각해보니 괜찮은 것 같다.
‘그럼 뭐, 받아들이겠습니다.’
‘좋아!’
그리고 태주의 손에 쥐여준 상자.
무기는 아닌 것 같다.
무척 가볍다.
‘이건?’
‘아공간 마법 가방이네. 자네가 가지고 싶어 했잖아.’
‘오!’
마침 잘 됐다.
그렇지 않아도 사려고 했던 물건.
무한공간이 있는데 이게 왜 필요하냐고?
사실 아공간 마법 가방과 비교해 신선의 법술 중 하나인 무한공간은 모든 면에서 월등히 뛰어나다.
공간의 크기는 말할 것도 없고, 수납의 편리함, 넣을 수 있는 물건의 크기, 고정되어 있지 않고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도.
그러나 당군악에게 물건을 보내기 시작한 이후부터 항상 해온 생각.
공유창고가 너무 작았다.
기다리다 보면 커진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공간이 모자랐다.
그런데 아공간 가방이 있다면?
잡다한 물건을 가득 채운 가방이 공유창고 안에 들어간다면?
그럼 더 많은 물건을 보낼 수 있다.
빨리 실험해봐야지.
제발 가능하길.
그런데 승전식은 언제 끝나?
※ ※ ※
선계(仙界).
신선들이 시청하는 드라마 중에는 지구에서도 300년이 지난 것들이 다수 있었다.
작금의 지구 문명은 과거 찬란했던 문명을 복원하거나 되살리면서 발전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300년 전 드라마와 현재 지구의 문물은 큰 차이가 없다.
TV도 마찬가지.
무려 85인치 크기의 초고화질 대형 TV가 선계에 첫선을 보였다.
대목 선인이 부리나케 받침대 3개를 제작해왔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당군악이 TV를 설치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선인들.
“크고 아름다운 TV구나.”
“벽에 걸어야 하는데, 천막이라는 게 아쉬워.”
“빨리 건물을 만듭시다.”
“맞소. 처음부터 거창하게 지을 필요 없지 않소. 천막보다 좋으면 되지.”
“의자도 너무 불편해. 솜이라도 깔아서 푹신하게 만들어야지.”
받침대에 TV를 올리고, 전원을 연결하고, 또 태주가 보내온 작은 스마트폰에 케이블도 연결하면서, 외부 입력 방식도 설정하고.
핏!
화면이 커졌다.
“됐다!”
“이제 볼 수 있는 건가?”
“일단 아무거나 틀어봅시다.”
스마트폰에는 85인치에 걸맞게 4K UHD를 지원하는 영상들이 저장되어 있었다.
용량이 커서 컨텐츠 숫자는 몇 개 되지 않았고.
당군악은 저장된 영상 중 아무거나 실행했다.
그러자 시작되는 영화.
“오오오오!”
“이렇게나 선명하다니.”
“빔프로젝터와는 비교도 안 되는군.”
“과연 초고화질이라 불릴 만하오.”
“그런데 저 위에 숫자는 뭐요? 18? 제목인가?”
영상이 시작되었다.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나왔다.
“얼굴의 점까지 다 보이네.”
“진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 같구나.”
“저 안에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해도 믿겠소.”
오랜만에 보는 영화였다.
장르는 범죄 관련 수사물.
스피커바도 좋은 건지 소리도 웅장했다.
형사들이 마약을 밀매하는 조직을 수사하고 소탕하는 것이 주된 내용.
선인들은 중간중간 탄성도 지르고, 스토리에 대해 열띤 토론도 해가며 영화에 집중했다.
한편 당군악은 TV를 틀어놓고 잠시 혼자서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 보낸 물건은 선도를 비롯해 검선의 복마검법 시연 장면이 담긴 태블릿과 비욘드 엘리트 마나 결정체를 재료로 철장 선인이 종류별로 만든 암기들.
그러다 보니 공유창고를 다 채우지도 못했다.
저쪽에선 항상 꽉꽉 채워서 주는데.
좀 더 많이 주고 싶다.
언제 한번 선계 나들이나 갔다 와야지.
영수가 사는 환수계와 요괴가 사는 요마계도.
갓 등선한 터라 이 넓은 선계를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했다.
‘그나저나 철없는 선인들에게 실망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더없이 욕망에 충실한 선인들.
하긴 이곳에서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을 지내 온 그들이다.
마음 한편으로는 그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얼마나 무료하고 따분한 삶이었을까?
지구에선 흔하디흔한 영화에도 저렇게 열광하는 걸 보면.
그런데?
‘···응?’
순간적으로 신선들이 조용해졌다.
숨죽인 채로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대체 무슨 장면이 나왔길래.
“헉!”
85인치 4K UHD TV로 보이는 살색의 향연.
벌거벗은 남자와 여자, 야릇한 신음.
설명하기에도 낯 뜨거운 장면이 화면 가득 펼쳐지고 있었다.
“미친!”
당군악은 서둘러 리모컨을 들었다.
픽!
하고 꺼지는 화면.
“누, 누구야!”
“독선, 당신이오?”
“···왜 꺼?”
당군악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민망하니까 이 장면은 건너뜁시다.”
그러자 쏟아지는 불만.
“참나! 이걸 못 봐? 내 나이가 몇인데?”
“저 장면이 스토리 상 얼마나 중요한 흐름인지 알고나 하는 짓이오?”
“감독이 저 장면을 왜 넣었겠소?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지.”
“우리 이래 봬도 신선이야! 저걸 보고 흔들릴 것 같소?”
“쯧쯧, 겉만 보지 말고 전체 맥락을 이해해야지.”
“독선! 실망이오. 영화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결국 다시 틀 수밖에 없었다.
< 승전식(2) > 끝
ⓒ 꾸찌꾸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