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약회사 회장님은 절대독마-116화 (116/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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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

초기 각성자이자 마인인 모영강은 원래 중국 삼합회 범죄조직 우두머리 출신이었다.

마나 침범으로 망해버린 세계.

모영강에겐 오히려 기회였다.

국가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 그래서 마음껏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보다 약한 적합자와 각성자들을 잡아먹었다.

무서운 것도 없었다.

누가 자신을 막아?

같은 마인들을 끌어들여 조직을 만들고, 중국 전체를 지배할 계획까지 세웠다.

물론 최종 목표는 세계 정복.

그러다 어이없게도 중국이 망해버렸다.

핵무기를 터뜨려 마수 밀집지대를 없애버리겠다는 중국 공산당의 야심찬 구상은 실패로 돌아갔다.

비욘드 엘리트 마수의 출현.

중국은 마인마저 살 수 없는 세상으로 변해버렸다.

결국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나라를 잃은 중국인에겐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동쪽이냐, 아니면 서쪽이냐.

모영강의 선택은 서쪽.

인구가 많으니까.

그래서 수많은 피난민에 섞여 부하들과 함께 유럽 제국에 터를 잡았다.

천천히 기반을 다져나갔다.

유럽에 삼합회를 재건할 목적으로.

돈 되는 일이면 다 했다.

주로 청부 살인.

아직은 혼란한 유럽이라 일감이 매우 많았다.

간혹 일반인도 있었지만 주로 적합자와 각성자가 그 대상.

얼마나 좋은가?

돈도 벌고, 자신이 죽인 대상을 잡아먹어 힘도 키우고.

추적이 안 되는 딮웹을 통해 청부를 받았다.

세계 각국으로 출장도 나갔다.

가까운 아메리카 공화국에서 멀게는 삼한 제국까지.

사업은 쑥쑥 성장했다.

놈들을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블랙 마피아.

생겨난 지 몇 년도 되지 않는 신생 조직.

필연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조직 간의 전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처참하게 깨졌다.

블랙 마피아는 무서운 자들이었다.

특히 장로라고 불리는 자들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였고.

초기 각성 마인?

그들에 비하면 그저 쓰레기일 뿐.

결국 블랙 마피아의 지시에 따라 여러 잡일을 수행하는 하청조직으로 전락했다.

여기 삼한 제국에 온 이유도 바로 블랙 마피아의 장로, 에드워드의 지시 때문.

태홍 바이오 김태주 제거.

이미 놈에 대한 정보는 숙지했다.

‘독을 잘 다루고, 단검이나 암기를 이용한 원거리 공격, 몸놀림도 재빠르다···,’

미심쩍은 부분도 있었다.

놈은 각성자가 아니다.

각성자가 아님에도 강한 이유.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자신처럼 각성 문양을 가렸거나, 아니면 블랙 마피아 장로들처럼 각성과는 전혀 다른 인외의 힘을 지니고 있다거나.

그러나 놈이 어떤 경우에 해당하든 전혀 상관없다.

에드워드 장로도 함께 왔기 때문이다.

김태주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현재 무섭게 변화하고 있는 파주 신도시.

여기가 놈의 무덤이 될 것이다.

칙칙!

인이어를 통해 들려오는 조직원의 음성.

- 대상이 시내에 나타났습니다. 태홍 바이오 파주 지점장 정연희,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알았다. 계속 동태를 보고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다고 가렸지만 누가 모를까?

김태주에 대한 정보는 조금만 발품을 팔아도 쉽게 얻을 수 있다.

고양이와 함께 다닌다는 정보, 그리고 옆에 딱 붙은 정연희 지점장.

제국에선 나름 얼굴을 알리지 않겠다면서 언론이나 SNS를 통제하고 있지만 다 헛짓이다.

칙칙!

- 목표가 정연희와 헤어졌습니다. 현재 움직이지 않고 있고, 지금 칠까요? 저흰 준비됐습니다.

“아직, 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 놈이 인파에 숨어 도망치면 걸리적거릴 수 있어.”

될 수 있으면 조용한 곳에서.

잠시 후,

- 놈이 이동합니다.

“천천히 따라가.”

※ ※ ※

태주는 정연희와 미리 약속한 공사 현장으로 진입했다.

‘아무도 없구나.’

정연희가 잘 처리해준 모양.

뒤쪽에서 느껴지는 마기.

태주는 아직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난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갔다.

중간층 정도에 이르자,

“회장님.”

“야옹!”

“아무도 없죠? 우리 말고는.”

“네, 모두 다 피신했는지 확인 끝냈어요.”

태주의 눈치를 보며 슬쩍 물어오는 정연희.

“마인 때문인가요?”

“맞습니다. 지금 절 쫓아오는 중이고.”

“그렇다면 저도 여기 있을게요.”

마인의 기세를 보니 한 놈 빼고는 그저 그렇다.

강한 놈은 자신이 맡고 나머진 일이삼백이와 정연희가 상대해도 충분할 터.

“그러세요.”

“야앙!”

순간!

타탁! 탁탁탁! 탁탁!

공사 현장 벽면을 통해 뛰어 올라오는 다양한 인종의 마인들, 모두 10명이었다.

태주가 그중 가장 강해 보이는 놈을 향해 물었다.

외모가 동아시아계열, 잘하면 말이 통할 수도.

“다 왔어?”

“···놀라지 않는 걸 보니 우리가 쫓아왔다는 걸 알고 있었군.”

다행히도 말이 통한다.

초기 각성자일 듯.

가장 강하니까.

바룬 밀농장의 부회주, 그놈처럼.

“내 이름은 잘 알 테고, 넌?”

모영강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시간을 끌어보려는 수작인가? 하지만 우린 방심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그래? 난 방심하고 있는데.”

“···뭐?”

“방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치? 삼백아?”

“니아아아···,”

삼백이도 그런가 보다.

다소곳이 앉아 하품이나 쩍쩍하고 있으니.

그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모영강.

“다 죽여버려! 고양이도, 저년도.”

순간!

쁘드드득! 뿌득, 우드드득!

10명의 마인이 동시에 마수화를 시전했다.

“크륵! 심장을 먹어 치워 주마.”

그때였다.

“아!”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정연희.

마수화를 보고 놀란 건 아닐 텐데.

태주와 이야기를 하던 마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너···,”

서둘러 스마트폰을 꺼내 확인했다.

그녀의 얼굴에서 화색이 돌았다.

반가운 사람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드디어 만났어.”

“크르르? 날 아나? 처음 보는데?”

“너무나 잘 알지. 넌 삼한 제국이 처음은 아닐 거야.”

“키륵, 십수 년 전에 오긴 했다만.”

정연희는 스마트폰을 모영강에게 던지며 대라신검을 꺼내 들었다.

휘익!

탁!

그걸 받은 모영강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크륵? 이거, 나군.”

“그래, 너야.”

“아하!”

뭔가 기억난다는 듯, 놈의 샛노란 짐승의 눈이 반짝였다.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나. 기업가였던가, 맞아. 내가 죽였지.”

“내 아버지였어.”

“딸이라, 그럼 넌 애비의 원수를 만난 거군. 낄낄, 이거야말로 소설 같은 전개로구나.”

정연희는 모영강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태주에게 말했다.

“저놈은 내 거에요.”

“···어음, 괜찮겠어요?”

“제발! 내가 하게 해주세요.”

“···.”

어쩔 수 없다.

그녀와 이미 계약했다.

넘겨줘야지.

“알았어요.”

대신,

“나머진 내가···,”

스슷!

태주의 손에서 나타난 유엽비도.

“처리하죠.”

동시에 굉음과 함께 눈부신 광채가 번뜩였다.

츠피릿! 츠핏! 츠피피피피피핏!

꾸불꾸불,

그러나 눈으로 좇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현란한 빛이 번쩍인다.

허공에 이리저리 그어진 선.

푸푹! 푸푸푹! 푸푸푸푸푸푸푹!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다.

빛줄기가 빼곡하게 수놓아졌다.

“···어어?”

모영강은 뭐가 날아다니는지 보지도 못했다.

대신,

털썩, 털썩, 털썩···,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저 마수 상태로, 무력하게 쓰러지는 부하들의 모습만 눈에 들어왔을 뿐.

모영강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왜···,’

다들 쓰러졌지?

‘주, 죽었어?’

시체로 변한 수하들.

몸엔 각각 수십 개씩의 상흔이 보였다.

하나가 아닌 수십 개.

반쯤 넋이 나간 모영강.

‘대, 대체?’

9명이 쓰러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초였다.

그 짧은 시간에 바느질하듯 꿰뚫어버렸다.

‘설령 장로라고 해도 이 정도는···.’

태주는 유엽비도를 다시 수거했다.

독령의 씨앗,

비록 만천화우만큼은 아니지만 비도 몇 자루는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했다.

그리고 정연희에게,

“1대1로 싸워보세요. 옆에서 보고 있을···,”

그때였다.

‘음?’

태주의 기감에 잡힌 끈적한 마기 덩어리.

‘한 놈 더 있었네.’

그런데 냄새가 사뭇 다르다.

마기는 분명하지만 시스템 각성 마인도 아니고, 천마의 마기도 아닌, 완전 새로운 유형의 마기 냄새.

‘또 새로운 놈?’

위치는 옥상.

‘가봐야겠군.’

태주는 정연희에게 말했다.

“혼자서 해봐요. 괜찮겠죠?”

“네! 얼마든지요.”

일백이에겐.

“너 여기 있어. 연희씨 위험하면···, 알지?”

“냐앙!”

“그래, 너만 믿는다.”

스팟!

태주는 밖으로 빠져나가 옥상으로 올라갔다.

남은 두 사람, 한 마리의 고양이.

정연희는 대라신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넌 오늘 여기서 죽을 거야.”

모영강은 전신의 털을 바짝 세우며 포효했다.

“크르르륵!”

이게 웬 호재인가.

자신도 꼼짝없이 죽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블랙 마피아의 장로가 왔다.

장로는 김태주를, 자신은 이 건방진 년을.

“네 애비처럼 심장을 뽑아 먹어 치워 주지.”

“해봐.”

동시에,

츠리릿!

일검에 마귀를 물러나게 한다는 복마검법 제 일초, 격검축마(擊劍警魔)가 모영강을 향해 섬전처럼 쏘아졌다.

채앵!

마인 모영강의 강기 서린 손톱과 검후 정연희의 대라신검이 강하게 부딪혔다.

※ ※ ※

타닥! 타다닥!

태주는 건물 벽면을 밟고 옥상에 올라섰다.

그러자 보이는 한 남자.

붉은 머리에 푸른 눈, 핏줄이 보이는 하얀색 피부.

‘각성 문양이 없어. 숨긴 것도 아니야.’

심상치 않은 놈이다.

저 마기는 대체 어떤 종류일까?

‘물어볼까?’

몸과 몸의 대화로.

“네가 김태주···,”

태주의 손에서 나온 탈명비도가 빛살처럼 날았다.

츠핏!

“헉!”

화들짝 놀라는 블랙 마피아 장로 에드워드.

“다크 배리어.”

불길한 검정 빛깔의 반투명 보호막이 에드워드의 몸에서 피어올랐다.

째앵!

찌지직!

한방으로 금이 간 보호막.

에드워드도 반격했다.

“다크 스피어!”

쓔웅!

검정색 마나 줄기가 태주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비폭(飛瀑).

푸아아악!

정면에서 터지는 철환에 막혀 터지는 마기의 창.

“아아.”

“으음.”

태주에겐 처음 보는 스킬이다.

입으로 소리 내어 스킬을 발현하는 것도 우습고.

아니, 애초에 스킬이 아닐 수도.

에드워드는 표정이 심각해졌다.

작은 단검의 공격에 7클래스 흑마법의 다크 배리어가 금이 갔다.

마나 블레이드도 그냥 튕겨내는 보호막이.

“대체 뭐냐?”

이놈하고도 말이 통한다.

잘됐다.

몇 가지 물어봐야지.

“넌 누구지? 마인은 아니고,”

“내 이름을 묻겠다고?”

“왜? 물으면 안 돼?”

“여기서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

에드워드가 무심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태주를 가리켰다.

“데모닉 바인더.”

우웅!

스스스스스스,

태주의 발밑에서 피어오르는 마기의 줄기.

‘어라?’

스멀스멀, 하체를 타고 오르더니 온몸을 꽁꽁 묶었다.

“감히 날 먼저 공격해?”

“···.”

“네놈의 머리를 구석구석 헤집어주겠다.”

태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접하면 접할수록 신기하다.

여태까지 놈이 발현한 기술,

‘마법은 확실한데,’

마기를 쓰니까 흑마법?

‘뭐, 강호 무림이란 다중 우주가 존재한다면, 판타지 다중 우주도 존재하지 말란 법이 없지.’

그렇다면 저놈은 영혼 연결자, 혹은 그 일당일 것이다.

그럼 좀비도 소환하고, 데쓰 나이트도 막 나오고 그러나?

‘재밌겠네.’

그런데 영혼 연결자치고는 많이 약하다.

천마보다 더.

지구의 천마와 비교해서도.

‘한번 놀아보자.’

금방 죽을지도 모르니까 살살.

태주는 독정을 회전시켰다.

위이이잉!

독정에서 흘러나오는 강렬한 독기.

우지끈!

그러자 자신을 속박하고 있던 마기의 줄기가 힘없이 끊어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후두두두둑!

무한공간에서 쏟아져 나와,

스웅, 스웅, 스웅···,

태주의 주위에서 둥실 떠오르는 각종 암기들.

“조금 따끔할 거야.”

“···어어, 이, 이럴 수가?”

에드워드의 표정이 당혹스럽게 변해갔다.

허공에 떠 있는 무기도 그렇지만 놈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데모닉 바인더가 저리 쉽게?’

마스터라도 절대 끊을 수 없는데···,

순간!

츠핏! 츠피피피피피피피핏!

“헉!”

공기를 찢으며 날아드는 투사체.

무서운 기세로 마기의 보호막을 향해 돌진해왔다.

“제기랄! ···다, 다크 배리어!”

암기가 보호막을 사정없이 두드렸다.

타다다다다탁!

드럴 때마다 생겨나는 보호막의 균열.

찌직! 찌지직! 찌지직!

“다크 배리어! 다크 배리어 다크 배리어···,”

서둘려 겹겹으로 배리어를 발현했지만,

“이, 이런!”

산산조각은 순식간이었다.

째쟁! 째재쟁! 째재재재쨍!

“다, 다크 배리···,”

투사체는 폭풍처럼 날아왔다.

모든 걸 부숴버리는 칼날의 폭풍.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한 자루의 유엽비도가,

스핏!

장로 에드워드의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크억! ”

마나 거부증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조합한,

모기 독보다 훨씬 진보한,

마나 제거 합성 독이 진득하게 발린 암기였다.

※ ※ ※

선계.

천인들도 돌아가고 신선들만 남은 멀티플렉스.

최상층 당군악의 거처에서 비밀 회동이 열렸다.

믿을 수 있는 신선들만 따로 모았다.

태상노군은 보냈다.

같은 편으로 보기엔 아직 미심쩍은 신선이니까.

“종리, 천도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소?”

천선 종리 선인은 도원 관리를 못 했다는 이유로 거처 연금형을 받고 얼마 전에 풀려났다.

그래서 서왕모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야 도화궁 안뜰에 있지.”

“들어가는 방법은?”

“못 들어가오. 전에 원숭이 새끼가 훔쳐먹은 이후로 방비가 만만치 않아서.”

“흐음.”

선계의 최고 보물인 천도.

당연히 가까이 가기도 힘들겠지.

“결국 서왕모가 문을 열어줘야 하는데···,”

“뻔뻔하게 나가볼까?”

“어떻게?”

“뭐, 그냥 한 번만 달라고.”

“···.”

그게 되겠나.

그러자 주선이 묘책을 내놨다.

“미인계, 아니 미선계 어떻소?”

“미선계?”

“서왕모를 꼬셔서 일단 도화궁 안에만 들어가는 거요.”

들어가면 방법이 있다.

안뜰에서 따오면 되니까.

“좋은 생각이군. 어쨌거나 서왕모도 여자이니.”

“보통 외모로는 어림도 없소. 잘생기고 품격이 넘치는 신선이어야 하오.”

그러자 발끈하는 검선.

“지금 나보고 서왕모를 유혹하란 말인가?”

“···우리가 언제?”

“아니, 잘생기고 품격있는 신선이라면 나 말고는 없지 않소! 아니 되오, 난 평생 검과 인연을 맺기로 맹세한 몸이오.”

같잖다는 표정의 신선들.

“···.”

“···참나.”

“아무리 뻔뻔해도 분수가 있는 법인데.”

“대체 어디서 오는 자신감이지?”

“성형외과 가서도 견적이 안 나올 얼굴에.”

“자기가 마른오징어라는 건 모르나?”

갈홍 선인도 계책을 내어놓았다.

“그 원숭이 새끼 불러오면? 여래계에 있지만 아직도 사고 치는 버릇은 그대로라던데.”

“에잉, 멀티플렉스에 와서도 말썽을 피울 거요.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 다 태울 것도 아니고,”

“맞소, 원숭이 역할은 검선이 하면 되지. 생긴 것도 원숭인데.”

“···.”

당군악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말을 이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선도가 아닌 천도요. 위험부담이 너무 커서···, 시간을 두고 고민해봅시다. 집단 지성의 힘이면 묘책이 나올 터이니.”

반드시 태주에게 천도를 넘겨줘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 끝

ⓒ 꾸찌꾸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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