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약회사 회장님은 절대독마-139화 (139/148)

< 평등 >

하역작업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크레인을 이용해 컨테이너들이 차곡차곡 하역장에 내려졌다.

물건을 계약한 바이어들이 안달이 났다.

저마다 계약서를 들고 태주에게 달려와서.

“컨테이너 100개분 계약서입니다. 회장님, 인수확인증 사인 빨리 부탁드립니다.”

“···통관절차는?”

“아! 그거 생략해도 된다고 통보받았습니다.”

아니, 그래도 검사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검증된 물품이니 이해는 하지만.

바이어들은 마음이 급했다.

한시라도 빨리 물건을 팔아야지.

컨테이너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간단한 확인을 거쳐 차량을 통해 아메리카 각지로 이동됐다.

거의 드링크제와 외상 치료제.

8대2 비율로 가져왔다.

생기불끈이 8, 새살쑥쑥이 2.

생기불끈은 일반인들이 간절히 고대했고, 새살쑥쑥은 주로 의료계에서 원했다.

새로운 주문도 쏟아졌다.

“다음 선적 물량으로 생기불끈 600만 병, 계약될까요?”

“처음 물량의 두 배네요? 본사와 직접 의논하세요.”

“···어떻게 구두 계약이라도,”

“한번 계약했으니 두 번째도 무리없이 진행될 겁니다.”

“아! 감사합니다.”

첫 계약자들.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이다.

혜택을 줘야지.

하지만 새로운 바이어들은 거래 뚫기가 매우 어려웠다.

“저, 남는 컨테이너 물량이 있습니까? 여분이 있으면 당장 사겠습니다. 거래 금액은 결정체로 드리죠.”

“이번에 들어온 컨테이너는 모두 팔렸어요.”

“그럼 다음 선적 물량을 미리 계약···,”

“글쎄요. 순서가 올지 모르겠네.”

“네?”

이들은 티제이호가 절대 태평양을 건너지 못한다고 판단했던 사람들, 그런데 인제 와서 물건을 사가겠다고?

“우리와 처음 계약했던 바이어들이 우선이라···, 본사에 연락해보시죠. 혹시라도 남으면 모르겠지만.”

그러나 남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초기 물량의 두 배씩 주문이 들어오는 판에.

하역작업은 저녁까지 진행됐다.

이윽고 밤이 되고, 선원들은 잠시 짬을 내어 NEW LA 시내로 놀러 나갔다.

열심히 배타고 와서 일했으니 밤엔 놀러 가는 게 맞지.

그러나 태주는 계속 배 위에 머물러 있었다.

딱히 어디 갈 데도 없고.

‘타고만 있어도 좋네.’

남자들의 다양한 버킷 리스트.

리스트에 가장 많이 포함되는 항목.

바로 자신의 배를 가지는 것.

대부분 요트 같은 걸 상상하지만 자신은 무려 컨테이너선 오너다.

‘나중에 요트도 만들어야지.’

순간!

태주의 기감에 무시할 수 없는 기운 몇 개가 느껴졌다.

그것도 배 바로 아래에서.

아무래도 각성자 같다.

‘···마스터인가?’

점점 가까워진다.

타닥, 타다다닥!

높은 배 위를 직접 뛰어서 올라와 선상에 착지한 후, 태주에게 걸어오는 3명의 마스터 등급 각성자들, 남자 2명에 여자 1명.

‘흐음.’

왜 왔지?

그중 한 명의 얼굴이 낯익다.

이름이 뭐더라?

누가 됐든 예의는 밥 말아 먹은 놈들.

“김태주 회장님, 한참 찾았습니다. 연락할 방법도 없고, 항구에서도 안 보이고, 그래서 배 위에 있나 싶어서 올라왔는데···,”

“누구시죠? 이 늦은 밤에, 정부 관계자는 아닐 테고,”

“구면이잖습니까? 백악관에서 인사를 나눈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글쎄요. 딱히 중요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먹어서.”

남자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인피니티 클랜의 트로이 매카시입니다.”

“아! 이제야 생각이 나네요. 죄송해요. 제 기억과 너무 달라서.”

“뭐가 다르단 말이죠?”

“그때는 예의가 바르셨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짜고짜 허락도 안 구하고 남의 배 위로 뛰어오르는 지금과는 사뭇 달라서.”

“···.”

트로이 매카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시건방진 원숭이 주제에,’

만찬장에서 나름 예의를 갖춰 대해줬더니,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기어오른다.

‘역시 잘 대해주면 안 되는 거였어.’

김태주가 왜 이렇게 오만한지는 잘 알고 있다.

MRC 개발에, 태평양 횡단에, 그리고 각성자가 아님에도 마스터보다 강하다는 놈의 무력···.

문양도 없는 놈이 각성자보다 강해?

솔직히 말이 될까?

각성자가 아닌데도 마스터를 이겨?

‘사기꾼 새끼,’

김태주는 각성자가 틀림없다.

그럼 얼굴 각성 문양은?

숨기는 방법은 꽤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것이 폴리모프 아이템.

지금도 김태주는 손가락에 반지를 착용하고 있다.

그것도 2개씩이나.

트로이 매카시는 굳은 표정을 풀었다.

지금은 비즈니스가 우선.

“그 부분은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연락이 되지 않아서, 두 번 다시 무례할 일이 없을 겁니다.”

지이잉!

태주의 손가락 황천계 판관의 구리반지가 진동했다.

거짓말이었다.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거나, 또 무례를 저지르겠다거나.

“···네, 받아들이죠. 그런데 무슨 일로?”

“제안할 것이 있어서요.”

“제안이라면?”

“데이비드 모건 잘 아시죠? 저의 오랜 친구 중 한 명입니다.”

이건 진짜였다.

그러고 보니 트로이 매카시가 백악관 만찬장에 왜 나타났는지 알만했다.

“그래서요?”

“제 친구 사정을 봐주십사 하고요. 데이비드도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거짓말.

“뭘 봐달라는 건지···,”

“화이백 지분 인수하시죠.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게 더 빠르고 좋지 않습니까? 제가 적당한 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중재하겠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

“이미 마음이 떠났습니다. 그리고 수출이 더 편하기도 하고.”

“흐음, 후회하실 텐데.”

“안 합니다.”

비릿하게 미소 지으며 트로이 매카시가 말을 이었다.

“보통 삼한 제국이나 유럽 제국 국민들이 착각하는 게 한 가지가 있습니다.”

“착각?”

“삼한 제국은 민간보다 군부의 힘이 강하죠? 하지만 여긴 그 반대입니다. 민간의 힘이 훨씬 강해요. 백악관 믿다가는 큰코다칠 수도.”

태주도 아는 사실.

이곳 각성자들은 대부분 민간 길드나 클랜으로 들어간다.

마스터도 민간에 많다.

아메리카 군대 소속의 각성자들은 소수, 그래서 무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굳이 자신들의 강함을 내세운다는 말은?

“무력 행사라도 하겠다는 말입니까?”

“하하하, 그렇게 노골적일 리가요. 다만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겁니다.”

“사고라.”

“뭐, 약품을 실은 컨테이너 수송 차량이 사라진다거나, 아니면 마수의 습격으로 화물을 통째로 도둑맞는다거나.”

“···마수?”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는 트로이 매카시.

태주도 고개를 들었다.

‘응?’

달빛에 비쳐 그 거대한 몸체를 드러낸 마수 한 마리.

저 높은 상공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타이탄 이글입니다. 우리 인피니티 길드의 상징이죠. 제 뒤에 있는 애나의 친구이기도 하고요. 컨테이너 하나쯤은 발톱으로 움켜잡고 날아오를 수 있는 놈입니다.”

테이밍 스킬 각성자같다.

타이탄 이글은 아메리카에서 가장 흔한 비행 마수.

겉으로 보면 펫인지 마수인지 알 방법도 없고.

“그러니까 내가 화이백을 인수하지 않으면 사업을 방해하시겠다?”

트로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딴청을 피웠다.

“내가요?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그렇지, 마이클?”

“맞아. 트로이, 단순한 충고였을 뿐이야.”

그런데도 김태주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다.

저 자신감은 대체 어디에서 올까?

트로이는 추측한 바가 있다.

‘독이겠지.’

그것 말고는 없다.

각성자가 아닌 척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면서 독을 살포하는 비열한 전투 방식.

하지만 대비를 해왔다.

자신도 수많은 독을 가진 마수들을 상대해왔다.

그 과정에서 중독도 당해봤고.

먼저 엘리트 마나 결정체와 변종 그리즐리 웅담으로 만든 종합 해독제.

간 기능과 신장 기능을 대폭 향상시켜 몸에 들어오는 독이 무엇이든 해독시킨다.

그리고 최고급 영약.

마나를 증폭시켜 독이 들어오자마자 태워버린다.

배에 오르기 전 이미 먹고 왔다.

슬슬 약효가 돌 때가 됐고.

또한 마스터만 3명.

동시에 그리고 하늘 위에서 지시만 기다리고 있는 엘리트 펫 타이탄 이글.

트로이는 자신이 없었다.

질 자신이 말이다.

한편 태주도 피식 웃었다.

‘놀고 있네.’

솔직히 재미있다.

이런 경우는 진짜 오랜만.

아메리카라서 그런가?

삼한 제국이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

그래서,

“그럼 미리 싹을 제거하면 되겠네.”

“···뭐?”

“너희들만 없어지면 사고 같은 것도 일어나지 않을 거잖아.”

“하! ···누구든 처맞기 전엔 다 계획이 있는 법이지. 어디 계속 그런 소릴 지껄일 수 있는지 보자.”

트로이는 계속 눈을 김태주에게 고정한 채 말했다.

“잡아! 몇 군데 부러뜨려도 돼. 죽이지는 말고.”

트로이는 각성하기 전 복서였다.

그래서 각성한 이후 그가 습득한 스킬도 복싱 관련한 것, 강기도 주먹에 맺혔다.

엘리트 아이템, 피스트 건틀릿도 착용했다.

“턱을 부숴 씹지도 못하게 만들어주마.”

파파팟! 파팟! 팟!

순식간에 뻗어지는 원투 스트레이트와 라이트, 레프트훅과 어퍼컷.

복싱 특유의 정교한 연계 스킬이었다.

강기의 주먹은 모든 걸 부쉈다.

각성자든, 마수든.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허전하다.

맞는 느낌이 없다.

‘어디 갔어?’

태주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환영미리보.

실로 오랜만에 펼쳐보는 보법.

“헛!”

트로이 매카시는 흠칫, 놀랐다.

어디로 갔지?

놈의 움직임을 놓쳤다고?

그리고 눈앞을 가득 채운 커다란 손바닥.

‘어···,’

태주의 손바닥이 트로이의 콧대를 강타했다.

빠각!

주저앉은 콧대.

뭉글뭉글 흘러나오는 코피.

당황함이 앞섰다.

고통은 뒤에 밀려왔다.

‘이럴 리가 없는데···,’

무투계 각성자로선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던 자신이었다.

‘왜 맞았지?’

퍼억!

손바닥이 턱에 적중했다.

하늘이 돈다.

땅도 함께 돌았다.

“트로이!!!”

인피니티 클랜의 또 다른 마스터.

마이클이 어느새 꺼낸 긴 창을 두 손에 들고 태주의 목젖을 빠르게 찔러왔다.

“죽어!!!”

츠팟!

덥석!

“헉!”

어느새 창날을 한 손으로 잡아버린 태주.

창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너, 넌?”

편하게 창을 앞으로 잡아당기니 무기력하게 끌려오는 마이클,

“어어?”

퍼억!

태주의 주먹이 역시 마이클의 코에 그대로 명중했다.

빠각!

“아악!”

테이밍 각성자 애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도와줘!”

하늘에 떠 있는 엘리트 펫, 타이탄 이글을 불렀지만···,

“끼아아아악!”

근처에서만 빙글빙글 돌고 있는 타이탄 이글.

배 가까이 다가오지도 못하고 있었다.

‘···못 내려와?’

타이탄 이글이 무서움을 느끼고 있다.

왜지?

‘설마···,’

그리고,

츠팟!

놈이 자신의 앞으로 다가왔다.

애나도 마스터지만 전투 능력은 트로이나 마이클보다 못하다.

“자, 잠깐! 난 여자···,”

빠각!

“꺄악!”

태주는 망설이지 않았다.

여자는 무슨!

각성자에 남자 여자 구분이 어디 있어?

잘못했으면 평등하게 처맞는 거지.

그러나 죽일 생각은 없었다.

다들 마스터 아닌가?

기분 나쁘다고 싹 다 죽이면 마수는 누가 잡아?

퍽퍽퍽퍽!

매타작이 이어졌다.

퍼벅! 퍼버버벅! 퍽퍽!

자비 없는 폭력.

급기야.

“데, 데이비드 모건이야, 데이비드 모건! 그, 그놈이 시켰다고.”

“사, 살려주세···,”

“제바알, 다, 다시는···, 안 그럴···,”

모두 다 진실.

뉘우친 것도 같지만,

하지만 확실하게 각인시켜 줘야 한다.

너그럽게 넘어갔다가는 나중에 복수한답시고 또 덤벼들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이놈들 말고 죽일 놈은 따로 있다.

※ ※ ※

하선고는 등선 전 인간계에서 검선과 동시대 인물이었다.

하지만 검선의 배분이 훨씬 높았다.

즉 인간이었을 땐 검선에게 말도 함부로 건네지 못했다.

혹자는 하선고가 검선의 제자라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등선한 이상 속세의 인연은 전부 사라진다.

동등하고 독립된 신선으로서 다 같이 평등하다.

남녀 구분조차 없다.

독선 당군악도 그랬다.

강호 무림의 인연을 중시했다면 삼봉 선인이나 매화 선인, 곤륜 선인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을 터.

하선고는 검선에게서 선계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독선이 등선한 후, 무한공간이라는 기상천외한 선술로서 다른 세상과 선계의 물건을 함께 공유해왔던 이야기.

하선고는 그저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믿지 못할 이야기, 하지만 눈으로 똑똑히 보이는 데야.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도 잠만 처자고 있었다고?’

여태까지 잠을 잔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이렇게 재미있는 변화를 인지하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신용패라는 물건을 발급받으면 된다는 거지?”

“그렇소.”

“그 이벤트인가 뭐 시긴가 하는 걸로 나도 15만 선도 코인을 쓸 수 있고?”

“뭐, 그대도 신선이니까.”

“당장 가자. 동빈아!”

“···.”

검선을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하선, 내 전부터 누누이 말했지만, 서로 존대를···,”

“뭐래? 너도 까.”

이런 망할 년이.

좋다.

“알았다. 따라와.”

“오오! 역시 상남자 검선!”

하선고는 검선을 따라 멀티플렉스로 들어갔다.

입구에 걸린 대형 걸개.

[선계월드 개장 및 태주 대협 태평양 무사 횡단 기원, 전 품목 50% 세일!]

“저건 뭐야? 세일?”

“물건을 반값으로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아하!”

1층부터 북적북적한다.

벽면에 걸린 초상화 한 점.

“저 양반이 김태주?”

“그렇다.”

“잘 생겼네.”

검선은 귀곡 선인에게 다가가 자신의 용건부터 먼저 밝혔다.

“스?”

“안!”

“언?”

“담.”

“확?”

“···담담?”

풀어보자면 주문한 스포츠카는? 안 왔다, 언제 오냐? 아마도 다음. 확실하냐? 안 오면 다음다음 배송, 이런 얘기들.

그러고 나서,

“귀곡, 새 신용패 하나 발급해주시오.”

“누구? ···뭐요? 이 거지는? 황천계 죄수요?”

“잘 보면 누군지 알 거요.”

“응? 잘 보라니, 땟국물이 좔좔 흐르는···, 어?”

하선고가 산발한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활짝 웃었다.

“나야, 귀곡아, 오랜만이다?”

“···거지보다 더한 게 왔군.”

“너무 뭐라고 하지 마. 내가 니들에게 피해준 거 있어?”

그녀의 말이 맞긴 맞다.

말버릇 고약하고 성질 더러운 미친년이라는 걸 빼면 같은 신선.

“어쨌든 너도 자격이 있으니, 자, 여기, 신용패 받아라.”

“고마워, 귀곡아!”

자, 그럼 다음 과정은?

“쇼핑몰부터 갈 거냐?”

“아니, 드라마부터 볼 거야.”

“좋은 생각이다. 선계의 변화는 지구 문물에 기반한 것이니, 제대로 즐기려면 먼저 알아야지.”

“그래서 말인데···,”

생긋 웃는 하선고.

“지구 드라마 중에 쌍년 하나 제대로 조지는 이야기 없어?”

“왜 없겠나? 흘러넘치지.”

“계단 올라가면 영상 상영관이 있다. 거기로 가라.”

“알았어, 동빈아, 그럼 이따가 봐!”

“그냥 혼자 놀아. 난 찾지 말고.”

지구라,

과연 어떤 세상일까?

아무튼 이제 잠은 다 잤다.

< 평등 > 끝

ⓒ 꾸찌꾸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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