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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회장님은 절대독마-143화 (143/148)

< 전쟁 발발(3) >

제천대성.

한때 돌원숭이었다가, 미후왕이 되었다가, 오공이라는 이름도 받고, 근두운도 타고, 용왕에게서 여의봉을 갈취하고, 염라를 협박해 명부의 이름도 지워버렸으며, 천계로 올라가 깽판도 쳤고, 천도도 훔쳐먹고···,

멋모르고 날뛰던 시절이 있었다.

치기 어린 행동인 건 자신도 인정한다.

떠올리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

그렇다고 패악질만 저질렀나?

불경을 가져오기 위해 서역까지 다녀왔다.

투전승불(鬪戰勝佛)이라는 희한한 법명도 받았고.

그래서 지금은 여래계에서 지내고 있다.

여래계, 낙원이었다.

속세의 모든 고민과 근심이 사라진 곳.

아름다운 풍경에, 맑디맑은 공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한 기온, 푸르른 식물들과 온순한 동물들,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맞다.

지루했다.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낙원이 아니라 감옥이었다.

석가여래에게 속았다.

목숨을 걸고 서역에 다녀온 대가가 감금이라니,

더럽고 치사했다.

교활한 관음은 또 어떻고?

머리에 쓰는 긴고아(緊箍兒)를 벗겨주긴 했다.

그러나 실체 긴고아는 눈속임.

사실은 무형의 기운이었고, 무시무시한 암시였다.

긴고아를 쓰지 않아도 그 효과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 때문에 매번 탈출을 시도할 때마다 저항도 못 하고 관음에게 잡혔고.

벗어나는 방법은?

불법으로 만들어진 무형의 긴고아를 파괴할 강력한 힘이 필요했다.

천도가 그 해답이었다.

그래서 제천대성의 모든 관심은 오로지 천도에 있었다.

천도는 자신의 희망이자 삶의 목적이었다.

천도의 힘으로 이 빌어먹을 무형의 긴고아를 완전히 파괴한다.

그러고 나서 여래들이 섣불리 침범하지 못하는 인간계로 도망가서 자유를 되찾는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도원의 천도가 무르익었다.

주인은 개뿔!

먼저 먹는 놈이 임자지.

쐐애애애애액!

구름 한 조각이 도원을 향해 날아갔다.

그저 평범한 구름 같아 보이지만 그 안에 제천대성이 숨어있었다.

복숭아나무가 보였다.

그 한가운데 탐스럽게 열린 천도.

“오오···,”

감탄만 할 때가 아니다.

관음이 알아채기 전에 해치운다.

스르르륵!

구름이 사라지고 나타난 원숭이, 제천대성,

천도를 향해 저벅저벅 걸었다.

치직! 치지직! 치지지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무력하게 부서지는 결계.

채채채채챙!!!

결국 마지막 하나 남은 진법도 박살나고.

“흐흐흐,”

제천대성은 천도 앞으로 바짝 다가갔다.

하지만 바로 그때!

“망할 돌원숭이 놈아, 거기서 꼼짝마라!”

서왕모였다.

“으잉? 서왕모? 그 옷은 뭐야?”

“멈추라고 했다!”

“멈췄는데?”

말하는 도중에도 천도를 향해 손을 뻗는 제천대성.

“어디서 개수작이야!”

촤라라락!

“흐에?”

서왕모의 손에서 그물이 뿌려졌다.

천라건곤망(天羅乾坤網).

그물에 갇히면 누구도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서왕모의 보패.

하지만 제천대성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키키킥!”

스스스슷!

순식간에 작아지는 몸.

토톡! 토톡!

벼룩처럼 뛰어 천라건곤망의 그물 구멍으로 쏙 빠져나오더니, 머리털을 뽑아서 훅하고 불었다.

동시에 어느새 나타난 4명의 제천대성 분신이 각각 좌우에서 그녀를 구속해버렸다.

“왕모야, 매번 고맙다. 이렇게 천도를 훌륭하게 키워줘서.”

“이이익! 놔! 놔라!”

하지만 팔다리가 잡힌 왕모는 움직일 수 없었다.

“끼끼긱!”

“크켁!”

“에에에,”

“못 움직이지?”

분신술이 허상만 만들어내나?

절대 아니다.

본신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반 요괴 정도의 힘은 충분히 가진 분신들이었다.

제천대성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천도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천도를 잡고서,

“어차피 먹힐 거, 앙탈 부리지 마라.”

약간의 저항감이 있었지만···,

툭!

힘없이 가지에서 떨어져 제천대성의 손아귀로 들어온 천도.

기어코 손에 들어왔다.

이제 먹기만 하면 된다.

“내가 잘 먹어줄게.”

입으로 가져가려는데.

순간!

스스스스스스스스···,

무언가 기분 나쁜 소리가 하늘 위에서 들렸다.

“음?”

뭐지?

고개를 들어보니,

“헉!”

까맣다.

수만 개의 직육면체 철 주괴가 온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스팟!

어느새 나타난 신선 한 명.

당군악이었다.

“비루한 원숭이 새끼야! 널 짓이겨 주겠다.”

하늘에 떠 있던, 셀 수도 없이 많은 철 주괴가 순식간에 뾰족하게 변하더니,

콰콰콰콰콰콰콰!

빛살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이크!”

하나하나가 무겁고 뾰족한 철 덩어리였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게 다가 아니었다.

신선의 손바닥에서도 철 주괴가 튀어나왔다.

“제기랄!”

파바박!

파박!

황급하게 데구르르, 구르는 제천대성,

만만히 볼 게 아니다.

하나하나가 엄청난 기운을 담고 있었다.

맞서면 위험하다.

하지만,

‘안 맞으면 그만이지.’

스슷, 스스스슷.

몸에서 털이 떨어졌다.

그것들은 모두 원숭이로 변했다.

무한으로 증식됐다.

최초로 분열한 털이 분신이 되고, 그 분신의 털이 또 분열해 다른 분신이 되고, 다시 분열하고, 증식하고,

파바바바박!

분신들이 쏟아지는 뾰족 철주괴를 몸으로 막았다.

맞는 족족 사라졌다.

그래도 없어지는 것보다 늘어나는 원숭이가 많았다.

그리하여 잠시 후.

도원과 도화궁은 온통 원숭이들로 뒤덮였다.

※ ※ ※

1층 멀티플렉스로 내려갔던 하선고는 주선과 만났다.

“주정뱅이.”

“···으응?”

“여기 스피커 방송 설비 있다며?”

“흐음, 있지.”

선계 월드를 운영하면서 안내 방송을 위해 설치한 것.

“마이크 좀 줘봐.”

“왜?”

“잔말 말고 가지고 와!”

주선이 서랍에서 마이크를 꺼내주자,

“여기 대고 말하면 돼?”

“너무 가까이 대진 말고,”

“알았어.”

하선고가 방송을 시작했다.

찌잉!

“아아! 마이크 시험 중, 흠흠, 잘 들려? 아무튼 다들 주목해라.”

선계월드에 설치된 스피커가 크게 울렸다.

“현재 원숭이 한 마리가 천도를 도둑질하려고 도원에 왔다. 태주 대협에게 약속된 그 천도 말이야.”

갑자기 조용해진 선계.

오직 하선고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원숭이 한 마리야 독선과 서왕모만으로 처리할 수 있겠지만···, 돌원숭이에겐 조력자들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앞으로 있을 거야. 혼자가 아니란 말이지. 잘못하면 태주 대협에게 갈 천도를 빼앗길 수도, 서둘지 않으면 늦어.”

옆에서 가만히 듣던 태백 선인,

안색이 급변했다.

선반에서 도수 90도짜리 보드카 한 병을 꺼내 단숨에 들이켜고는.

“크억!”

취하면 취할수록 강해지는 그.

“원숭이라, 잡아서 안주로 먹으면 되겠군.”

주선은 밖으로 나와 주차된 독선의 컨퍼터블 오픈카에 올라탔다.

목적지는 도원.

그러나 하선고가 그냥 내버려 둘 리 없었다.

“비켜! 주정뱅이 새끼야! 드라마 안 봤어? 어딜 음주운전 하려고.”

“네가 운전하겠다고? 하선고, 넌 무면허잖아.”

“독선은 면허가 있어서 타고 다니냐?”

“···.”

“잔말 말고 옆에 앉아!”

부아아앙!

하선고와 주선이 탄 스포츠카가 도원으로 질주했다.

구미호로 변한 미호 선자도 밖으로 나와서.

‘원숭이 놈이 우리 도화궁을 침범해?’

네발로 달려 스포츠카를 빠르게 쫓아갔다.

다다다다다닥!

다른 신선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갈홍 선인은 판관필을 꺼내들고 학사건을 이마에 질끈 묶었다.

“오늘이 원숭이 제삿날이 될 거요.”

귀곡 선인은 술법 책을 들고 온갖 기문진이 그려진 장포를 입었다.

“갑시다. 원숭이 가죽 벗기러.”

뿐인가?

거의 모든 신선이 자신만의 보패를 들고 도원으로 향했다.

단주 선인은 두툼한 부적 책을 손에 들고, 대목 선인은 나무를 자르는 톱을, 철장은 망치, 화선은 제 키만큼이나 큰 붓을 어깨에 멨다.

삼봉 선인, 매화 선인, 곤륜 선인도 마찬가지.

바짓가랑이와 펄럭이는 도포 소매를 끈으로 묶어 정리하면서.

“준비됐소?”

“진작 끝났지.”

“오랜만에 몸을 풀어보겠군.”

“일단 원숭이 다리 하나 자르고 시작합시다”

팟! 팟! 팟!

도원으로 달려가는 무림계 대표 신선들.

검선은 할리 바이크를 타고 가다가 하선고의 목소리를 들었다.

“···뭐?”

푸다다다닥! 푸륵, 푸드득.

도로 위에서 오토바이를 멈추고,

“간뎅이가 부었구나.”

등에 메고 있던 검을 공중에 띄워 올라탄 후,

“검을 꼬챙이 삼아 꿰어서 불에 구워주지.”

쐐애애애액!

도원을 향해 쾌속 비행했다.

다른 계의 존재들도 방송을 들었다.

미니 전동카로 선계 도로를 달리던 해맑 선녀는.

“옴마? 원숭이님이?”

제천대성,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이야기는 꽤 많이 들었다.

인간계에서도, 천계에서도.

“근데 나쁜 짓이에오오.”

주인 있는 물건을 훔치다니.

“가서 말려야지.”

부웅.

해맑 선인의 전동카도 도로를 달렸다.

그리고,

멀티플렉스 쇼핑몰에서 물건을 고르던 강림차사 또한.

“호오! 그렇단 말이지?”

지금 쇼핑할 때가 아니다.

급하게 내려와 보니 텅 비어있는 선계.

아마 전부 도원으로 달려간 모양.

‘흐흐, 흥미진진하겠군.’

신선들과 원숭이가 일대 결전을 펼친다.

다시 없을 구경거리.

지구의 히어로 영화보다 저 재미있고 박진감이 넘칠 터.

‘구경이나 가볼까?’

※ ※ ※

태주에게 배송할 목적으로 무한공간 안에 보관했던 흑암철 주괴 5만여 개, 그걸 뾰족하게 만들어 펼치는 독선 당군악의 만천화우.

암기로 사용할 수 있는 건 더 있다.

무한공간에 든 모든 쇠붙이를 총동원했다.

요리용 가위, 과도, 손톱깎이, 족집게, 스테이플러 심, 샤프 펜슬···.

후두두두두두둑!

독령을 통해 조종되는 금속의 물체들.

다른 것들은 건들지도 않았다.

오직 원숭이와 그 분신들에게만 정확하게 날아갔다.

피피피피핏!

푸푸푸푸푹!

분신이 만들어지자마자 소멸한다.

그러나 당군악의 목적은 진짜 제천대성.

눈으로 좇으면 놓친다.

모든 분신이 천도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에 진짜는 단 하나.

‘저놈이군.’

기가 느껴졌다.

놈이 천도를 먹게끔 놔두면 안 된다.

콰르르르르르!

암기가 급류처럼 제천대성으로 쏘아졌다.

제천대성은 당황했다.

반격은커녕 피하기에만 급급했다.

‘대체 저 자식은 언제 등선한 놈이야?’

선계의 최강자라면 검선.

다른 신선들이야 분신으로도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

그러나 저놈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수십만 개의 물체를 저리 능숙하게 다뤄?

피피핏! 츠피릿!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머리와 가슴으로 날아드는 철괴와 물건들.

“아이고!”

정신이 없었다.

오히려 검선보다 더 까다로운 놈.

도무지 천도를 섭취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안 되겠네.’

이러다 관음이라도 달려오면 천도 탈취는 무조건 실패.

‘혼자선 어려워.’

그도 한 수가 있었다.

만일을 대비해 세워둔 계획 말이다.

※ ※ ※

요마계.

불사의 요괴들을 가두고 있는 감옥.

제천대성이 따로 빼둔 분신 하나가 정신없이 요마계로 달려갔다.

그곳의 지배자를 만날 목적이었다.

바로 혼세마왕.

요마계 지하 깊숙한 동굴로 들어가 그를 만났다.

“뭐야? 돌원숭이? ···허나 분신이군. 왜 요마계로 왔지?”

혼세마왕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제천대성의 분신에게 물었다.

“천도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또? 너 미쳤구나. 이러다 긴고아로 대가리 터지면 어쩌려고? 뭐, 어쨌거나 알아서 처먹으면 되지, 왜 날?”

“방해자가 많아서, 그래서 제안할 것이 있다. 날 도와줘.”

“흐흐흐, 웃기지 마라. 내가 그리 어리숙해 보였나? 무슨 흉계를 꾸미는지는 모르겠다만···,”

“천도의 반을 주지. 그 정도면 너도 요마계를 탈출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야.”

“···.”

혼세마왕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진짜 천도를 확보했다고?”

“본체가 가지고 있어. 하지만 신선놈 때문에.”

“흐음,”

절반의 천도라,

비록 온전한 한 개가 아니더라도 그 정도면 요마계를 탈출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실패하면?

빌어먹을 신선들이나 서왕모가 가만히 있을까?

“빨리 말해. 시간이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가,

“좋다! 하지만 여기서 나갈 순 없어. 네가 요마계로 와, 그러면 도와주지.”

“약속한 건가? 나중에 뒤통수치면 죽을 줄 알아.”

“크크크,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나? 혼세마왕이다. 입에서 나온 말은 무조건 지켜.”

“알았어. 기다려라.”

분신과 혼세마왕의 합의 사항은 즉시 본체, 제천대성에게 전달됐다.

이로써 요마계 참전 결정.

※ ※ ※

1차 탈출지가 정해졌다.

‘좋아! 이제 요마계로 도망가면 돼!’

혼세마왕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요마계의 모든 요괴가 혼세마왕의 명령을 들을 테니까.

제천대성은 한 번 더 몸을 털었다.

우수수수수수···,

무수하게 쏟아지는 분신들.

“끼기기기긱!”

“케켁!”

“끄아아악!”

“꾸익.”

.

.

.

분신들이 벼룩 떼처럼 당군악에게 달려들었다.

쐐애애액!

기회를 틈타 근두운을 소환해 요마계로 날아가는 제천대성.

츠피릿!

그 뒤를 집요하게 쫓아가는 철 주괴.

솔직히 제천대성은 혼세마왕에게 천도 절반을 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요마계 요괴들을 끌어들여 시간을 번 뒤에 혼자서 꿀꺽해야지.

도망치다가 틈이 생기면 바로 먹어도 되고,

쐐애애애애액!

구름 덩어리가 날았다.

근두운이 단숨에 도원을 벗어났다.

‘···지금 먹을까?’

그러나!

“근두운이다!”

“저저저, 염치없는 원숭이 새끼!”

“씨발 놈아, 거기 안 서?”

“구름 먼저 치라고!”

피피피핏!

파팟!

콰앙!

“이런 젠장!”

신선들이다.

어떻게 한꺼번에 몰려왔지?

츠핏!

갑자기 날아온 검이 자신의 어깨를 가르고 지나갔다.

“으윽!”

검선도 왔다.

이기어검, 근두운을 바짝 쫓아오는 놈의 검.

또 한번 몸을 털어서 분신을 만들고.

그럼에도 무서운 속도로 자신에게 돌진해오는 신선들.

쐐애애애액!

정신이 하나도 없다.

과거 천군들과 싸울 때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그것도 그렇지만,

‘얘들 왜 이리 난리야?’

원래 신선들은 게으른 족속이다.

철저히 개인적이고,

이렇게 합심해서 달려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이 새끼들 약이라도 처먹었나?’

하지만 이제 다 왔다.

저 앞에 요마계의 경계가 보인다.

그때였다.

“안돼요오오! 원숭이님, 도둑질은 나쁜 거예요오오.”

머리에 커다란 꽃을 달고, 선녀복을 입은 채, 해맑은 표정으로 자신의 앞으로 훨훨 날아오는 선녀 하나.

“복숭아 저한테 주세요오! 제가 주인에게 돌려···,”

미친년인가?

“비켜!”

제천대성의 근두운이 해맑 선녀의 몸을 치고 그대로 달아났다.

“아이코!”

꽃잎처럼 추락하는 해맑.

“뺑소니다아아아!!!”

대전투를 구경할 목적으로 지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던 강림차사.

그런데 해맑이 근두운에 치여 떨어지자 기겁하며 달려왔다.

“해맑, 안 돼!!!”

강림은 빠르게 슬라이딩해서 가까스로 해맑을 받아냈다.

“괘, 괜찮으시오?”

“넹! 안 아파요. 고맙습니다아아.”

“이리 오시오,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 테니.”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오. 천도는 내가 해결하겠소,”

급하게 안전한 곳으로 해맑을 옮긴 후, 놈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끝까지 확인했다.

방향은 요마계.

“씨발, 천한 원숭이 새끼가···,”

천인을 건드려?

그것도 해맑을?

강림은 황천계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지이잉.

대왕에게 일러야지.

그가 얼마나 해맑을 아끼는지 원숭이 놈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염라뿐인가?

판관, 차사, 저승사자, 각 지옥 관리자, 아마 황천계 전체가 들고일어나겠지.

“넌 뒈졌어.”

※ ※ ※

태주는 여전히 태평양 한가운데 있었다.

자신에게 천도를 무사히 넘겨주기 위해 신선들이 이렇게나 고생하는데도 말이다.

알 리가 있나?

자신을 위한 천도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데.

< 전쟁 발발(3) > 끝

ⓒ 꾸찌꾸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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