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약회사 회장님은 절대독마-148화 (148/148)

< 유럽 대전쟁의 시작 >

모스크바 한가운데에서 핵이 터졌다.

유럽 제국 정보국 M-19가 그 사실을 인지했고, 국장 오거스트는 알렉스 카이사르 황제에게 보고했다.

“그래?”

“더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흐음,”

중국 멸망 이후.

핵무기 사용은 절대 금기였다.

그런데 모스크바에서 핵이 터졌다.

군대를 밀어 넣어도 전혀 모자라지 않았다.

그러나 알렉스 카이사르는 뭔가 부족한 듯한 표정.

살짝 실망스럽다.

언데드를 일으킬 것이면 모스크바가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지.

게다가 핵은 또 뭔가?

네크로맨서답지 않게.

“모든 준비를 다 마쳤습니다. 명령만 내리시지요.”

알렉스는 주저하고 있었다.

지금 전쟁을 일으켜도 상관없다.

하지만 고작 모스크바에 국한된 언데드 무리와 핵폭발만으로 ‘무대’를 만들기엔 충분치 않다.

다른 세상의 같은 영혼인 트릴리안 랜서는 황제이기 전에 영웅이었다.

마왕의 침략으로 혼란에 빠진 대륙민을 구원하면서 전 세계를 통일한 단일 제국을 건설했다.

자신도 영웅이 되어야 한다.

세상을 위협하는 악마를 물리치고, 인류를 구원해 세계 평화를 이룩하는 메시아.

그리하여 지구 통일 제국의 정당한 지배자로서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고.

영웅은 시련을 극복함으로써 만들어지는 법.

그렇지만 고작 언데드 몇 마리와 핵폭발 한 번이 과연 납득할 만한 시련이라 부를 수 있을까?

‘드렉 카락스, 이정도밖에 안 되나? 실망이군.’

그런데.

지이잉!

오거스트의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림음.

확인해보니.

“···어.”

“무슨 일이냐?”

“핵이 또 터졌습니다.”

“위치는?”

오거스트가 황제의 집무실 벽에 걸린 지도에서 한 지역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추정되는 장소는, 여기옵니다.”

“거기라면···, 오!”

눈을 반짝 빛내는 알렉스 카이사르 황제.

드렉 카락스가 무엇을 하려는지 단번에 알아챘다.

그렇지.

네크로맨서라면 저 정도는 해줘야지.

마침내 판이 깔렸다.

“오거스트.”

“네!”

“전군 출진을 명령한다.”

“네! 알겠습니다. 폐하께 영광을!”

영웅이 탄생할 무대가 완성되었다.

드렉 카락스는 그 밑거름이 되어줄 터.

놈이 아무리 힘을 키웠어도 소용없다.

소드카이저, 그건 자신이 가진 힘의 일부분일 뿐.

알렉스 카이사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군대였다.

자신의 명령 하나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첨단의 현대 화기로 무장한 지상군과 공군.

언데드?

사르르, 녹여버리면 그만이다.

※ ※ ※

쿠쿠쿠쿠쿠쿵!

드렉 카락스는 카르멘이 금제에 걸려 사망한 걸 확인하자마자 주저 없이 단추를 눌렀다.

‘문제없이 잘 터졌군.’

폭발은 실험일 뿐이다.

그저 잘 터지는지 확인하는 절차.

더불어 흑마기의 힘을 강화하는 것.

전쟁 기념관에 숨어있던 블랙 마피아 3명의 장로들은 핵폭발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장로들이 사망하자 계약에 의해 종속됐던 그들의 영혼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와 흑마기의 양분이 되어줬다.

‘좋아.’

모두 8클래스에 올랐던 노예들이라 마기의 양이 쏠쏠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니 가던 길을 변경해야지.

원래는 알렉스 카이사르의 유럽 제국군까지 끌어들여 의식을 완성하려 했지만···, 새판을 짜는 것도 괜찮은 방법.

드렉 카락스가 숨어있던 곳은 모스크바 동쪽의 마수 밀집지대 근처였다.

이곳의 마수 밀집지대는 모스크바 왕국보다 면적이 더 크다.

드렉 카락스는 아공간 가방에서 흑마법으로 제련된 언데드들을 꺼냈다.

모두 10기의 데스나이트.

또 다른 아공간 가방에선 전술 핵탄두를 꺼냈다.

모스크바 내전 과정에서 입수한 것만 무려 6개.

그중 하나를 터뜨렸으니 남아있는 핵탄두는 5개.

핵탄두 하나당 두 명의 데스나이트가 붙었다.

한 명은 핵탄두를 들쳐메고, 다른 한 명은 옆에서 호위하고.

이동하다 엘리트 마수를 만나면 핵탄두를 지켜야 하니까.

“가라!”

재빠른 속도로 마수 밀집지대 안으로 흩어지는 데스나이트들.

넓게 퍼졌다.

소형 전술 핵탄두라 위력이 그닥 별로.

그래서 배치를 잘해야 한다.

마수 밀집지대 전체에 골고루 영향을 줄 수 있게끔.

드렉 카락스는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그리고 자리가 제대로 잡혔는지 확인한 후,

쿠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핵탄두 5기가 마수 밀집지대에서 한꺼번에 터졌다.

피어오른 버섯구름이 5개.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드렉 카락스는 플라이 마법으로 하늘을 날아 폐허가 되어버린 마수 밀집지대 위에서 지팡이를 들었다.

스스스스스슷!

핵폭발로 생긴 방사능이 드렉 카락스에게 흡수되었다.

이 또한 에너지.

흑마기가 방사능을 먹어 치웠다.

그리고.

“일어나라!”

네크로맨서의 정점.

마신과의 계약을 통해 불멸의 반신, 데우스 리치로 변한 드렉 카락스.

그의 지시에 따라 죽었던 마수들이 일어났다.

일반 마수들은 물론, 엘리트 마수와 비행 마수들까지.

죽진 않았어도 핵폭발에 휘말려 부상 당한 놈들도 언데드로 변했다.

멀쩡하게 살아남은 놈들 또한 드렉 카락스의 종복이 된 마수의 공격에 죽어 언데드가 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뿌득, 우드득, 으득!

오랜 세월 동안 인간에 의해 토벌되어 묻혔던 수많은 마수도 새로운 몸을 얻어 땅에서 솟아 나왔다.

한마디로 마수 밀집지대 전체 마수가 다 언데드화.

그 수만 해도 수십만.

“가자.”

쿵! 쿵! 쿵!

수십만 마리의 언데드 마수 군단이 진군을 시작했다.

데우스 리치, 드렉 카락스는 만족하지 않았다.

망해버린 도시 외곽의 공동묘지에 이르러자,

“일어나라!”

손짓 한 번에 무덤을 뚫고 기어 나오는 인간 시체들.

군세가 점점 늘어났다.

온통 언데드였다.

※ ※ ※

태주는 핵폭발이 일어난 후, 모스크바 왕국 밖으로 멀찍이 피해 있었다.

만리비검을 탄 채, 허공에 둥둥 떠 있는 태주와 삼백이.

‘치졸한 새끼들.’

명색이 흑마법사 아닌가.

제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으니까 냅다 핵을 터뜨려?

“니아앙!”

삼백이도 화가 난 듯했다.

드렉 카락스라는 네크로맨서가 벌인 일이 틀림없다.

‘난감하네.’

핵은 좀 꺼림칙하다.

게다가 자살 폭탄 테러를 아무렇지도 않게 실행하는 언데드.

핵무기 하나 등에 지고 악착같이 달려들면?

‘그래도 그냥 둘 순 없지.’

그때였다.

쿠쿠쿵, 쿠쿠쿠쿠쿠쿠쿠쿵, 쿵쿵쿵!

저 멀리서 들리는 폭음.

‘또?’

그리고 피어오르는 버섯구름들.

‘···.’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일단 피하고 보자.

만리비검을 움직여 좀 더 멀리.

저것들은 흑마법사인가?

아니면 핵폭발 성애자인가?

‘이건 뭐 가까이 가서 조사할 수도 없고.’

자고로 미친놈들은 상대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삼백이도 같은 생각인가 보다.

“니아아아아···,”

“집에 가자고?”

“니앙!”

“조금만 기다려. 나도 생각 중이야.”

고민이 길어졌다.

솔직히 핵폭발이 연달아 터진 판에 계속 추적을 진행하기도 부담스럽긴 하다.

삼한 제국 정부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태주는 무한공간에 넣어둔 스마트폰을 꺼냈다.

지인들이 건 부재중 전화가 엄청났다.

그중에 황제의 직통전화도 있었다.

번호를 눌러서.

“여보세요.”

- 제기랄! 이제야 연락이 되는군.

전화 걸자마자 욕이야?

“전원을 꺼놔서 못 받았습니다.”

- 거기 모스크바지?

“어? 어떻게 아셨어요?”

- 자네가 갈 곳이 거기밖에 더 있겠나? 아무튼 핵이 터졌는데도 살아남았나 보군.

“어? 어떻게 아셨어요?”

- 대규모 지진파가 감지됐네. 시베리아 개척부대에서도 관측했고.

“아하, 맞아요. 핵폭발입니다. 한 대여섯 발 정도?”

- 지금 당장 돌아오게. 자네가 낄 판이 아니야. 현재 유럽 제국군이 모스크바로 이동 중이야. 곧 폭격이 시작될 걸세.

“흐음.”

- 알렉스 카이사르가 전군 총동원령을 내렸어. 괜히 옆에 있다가 눈먼 폭탄 맞지 말고.

그럴까?

사실 남의 나라 전쟁이다.

또한 군대도 출동했고.

이런 상황에서 계속 남아있으면 그냥 오지랖일 뿐.

“일단 고민해볼게요.”

- 빨리 와. 나도 그렇지만 수호도 걱정이 태산이야. 뿐인가? 백서연 사장도, 정연희 지점장도···,

“여, 여보세요? 잘 안 들립니다. 핵폭발 때문인···,”

뚝.

태주는 말이 더 길어지기 전에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순간!

찌르르르.

‘오!’

그 와중에 선계에서 배송 신호가 떴다.

공유창고를 열어보니.

‘응?’

왜 이렇게 썰렁해?

들어있는 건 오직 복숭아 하나.

어쨌든 옮기고 보자.

오늘 보낼 건 잡다한 물건을 비롯해 선계 인트라넷 설치 장비 2차분, 이것까지 설치되면 선계에 무선 인터넷 환경이 완성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음 배송에 전용 스마트폰을 보내면 끝.

동훈이가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쇼핑몰 어플과 즉시 결제용 페이, 그리고 멀티 플레이 게임이라든지, 지구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어플들.

더불어 제작 툴과 관리 프로그램도 노트북 컴퓨터에 깔아 함께 보낼 예정.

‘이제 확인해볼까?’

겨우 복숭아 하나다.

하지만 모양이 심상치 않았다.

겉보기에도 윤기가 잘잘 흐르는 빛깔.

최특상급 선도라도 되나.

‘편지도 있네.’

당군악이 직접 써서 보낸 모양.

태주는 편지를 먼저 읽었다.

동시에 읽자마자 복숭아의 정체를 깨달았다.

“···천도?”

동그래지는 눈.

“세, 세상에! 이걸 왜 나한테···,”

천도라니.

태주도 알고 있다.

서왕모가 관리하는, 선계 최고의 보물이 바로 천도 아닌가?

‘혹시 착오가 생겼나.’

이를테면 배송 실수 말이다.

오지 말아야 할 게 온 건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돌려줘야 한다.

태주는 마저 편지를 읽었다.

그러나 실수가 아니었다.

자신에게 온 것이 맞다.

심지어.

‘···머, 먹으라고?’

그랬다.

먹고 강해지란다.

복용 방법까지 적어뒀다.

아니, 선도로도 충분한데 천도까지?

너무 퍼주는 거 아닌가.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다시 돌려줄 수도 없고.’

어쩌겠나.

먹어야지.

※ ※ ※

멀티플렉스 상영관.

제천대성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가 지금 보고 있는 영상물은 움직이는 그림, 애니메이션.

‘다중 우주라더니,’

다른 세상의 손오공 이야기.

비록 제멋대로 내용이 왜곡되어 있었지만 자신의 이야기에서 차용한 것이 분명했다.

이름도 손오공, 근두운도 있고, 여의봉도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많다.

특히 여의주 일곱 개를 모아 용 새끼에게 소원을 비는 장면.

뭐가 아쉬워서 용 따위에게.

동해 용왕도 자신에게 쩔쩔매는 판에.

그리고 필살기 중 하나인 장풍.

자신도 할 수 있지만 잘 쓰지도 않는 기술.

힘 모을 때까지 적이 기다려주는 것도 우습다.

나중엔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이야기 흐름이 산으로 올라갔다.

아니, 우주로 올라간다는 표현이 맞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드는 한 가지는···,

‘변신이라.’

본신의 능력을 몇 배로 뻥튀기할 수 있는 기술.

기를 끌어올리면 몸에서 빛이 일어나 머리카락이 솟구친다.

자신도 못 할 건 없지.

먼저 기를 모으고, 밖으로 발산한 후, 빛으로 변환하면···,

화르르르륵!

제천대성의 몸이 찬란한 백염으로 불타올랐다.

하지만,

“하, 씨발, 누구야?”

“어떤 새끼가 극장에서 불을 피워?”

“제천대성이잖아? 애니메이션 보고 따라 한 거겠지.”

“지랄을 한다, 지랄을 해. 아주 풍년이 났구나.”

“누군 따라 하지 못해서 이러는 줄 아나.”

“어휴, 단순무식한 원숭이 새끼.”

사방에서 욕이 날라왔다.

황급하게 기를 거둬들이는 제천대성.

‘평소라면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것들이···,’

그냥 확! 엎어버리고 싶지만,

“원래 저놈들 종특이 따라 하는 거 아니오.”

“저러다 선계까지 쪼개버리겠네.”

“그전에 대가리가 터질걸?”

“저 새끼에겐 혹성탈출 같은 영화는 보여주지 맙시다. 그거 보고 딴짓할라.”

선계와 황천계가 똘똘 뭉쳐 씹어댔다.

“저 원숭이와 같이 영화관에 있다는 것도 기분 나쁘오.”

“게다가 공짜로 쳐보고 있잖소.”

“조금만 참자고, 곧 있으면 독선이 여래계로 보낼 거라 들었소.”

“빨리 보냈으면 좋겠군.”

흠칫,

표정이 굳어지는 제천대성.

욕먹는 게 뭐라고.

다만,

‘여기서 곧 쫓겨나?’

절대 안 된다.

그 지긋지긋한 여래계에 가서 뭘 한다고?

단 며칠 있었는데도 여기가 너무 좋았다.

영상물 몇 편 봤을 뿐인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선계는 별천지나 다름없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탈출할 생각도 안 했을 터.

‘무조건 눌러앉아야 해.’

그러기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문제.

후회스럽다.

시간을 다시 돌리고 싶을 정도로.

용서를 받아야 한다.

넙죽 엎드리는 수밖에 없다.

‘독선을 만나보자.’

제천대성은 상영관을 나와 멀티플렉스 1층으로 내려갔다.

신선들이 가득했다.

“뭐야? 원숭이네.”

“어휴, 관음은 뭐 하나 몰라, 저 새끼 안 잡아가고.”

“저저, 얼굴 뺀질거리는 것 보소. 요즘 아주 살판이 났지?”

“저놈에겐 바나나 우유 한 개도 주지 마시오.”

쏟아지는 비난, 그러나 애써 참았다.

무조건 감당해내야 한다.

여기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멀티플렉스 밖으로 나가 선계 월드에 도착하니 독선이 보였다.

슬며시 다가가서.

“···독선.”

“뭐요?”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당군악.

‘이놈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 간 걸 생각하면···.’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지.

어차피 여래계로 다시 쫓아낼 예정.

상위 계의 유명한 사고뭉치 아닌가.

여래계에서도 감당하지 못해 자신에게 떠넘긴 놈이고.

물론 처음엔 선계에 받아들일까도 생각했었다.

실제로 그러려고 데리고 왔고.

인력도 부족한 판에 긴고아로 통제해서 일을 시킬 목적으로.

하지만 신선들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보기만 해도 마음에 안 든다고.

굳이 원숭이 힘을 빌릴 필요가 있냐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상영관에 박아두고 쫓아낼 기회만 보고 있었는데,

“내, 내가 잘못했소. 내가 원숭이라 무식해서 인간의 도리를 배우지 못한 탓이오.”

“···.”

“죽을 죄를 졌소. 그러니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간청하오.”

조금 놀랐다.

이놈이 보통 놈인가?

미후왕, 제천대성, 투전승불.

이게 다 저 원숭이를 부르는 칭호.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나오다니.

“제발 쫓아내지만 말아 주시오. 여래계로 갔다간 거기서 말라 죽을지도 모르오.”

어떡하나.

이렇게 선빵을 치고 나오니 매몰차게 외면할 순 없는 노릇이고.

한 번 더 기회를 줘볼까?

어쨌거나 천도도 무사히 배송했으니까.

“···그럼 일단 더 두고 보겠소. 절대 사고 치지 마시오. 만일 또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면 그땐 해맑이 부탁이고 뭐고, 국물도 없소.”

“오! 감사하오.”

제천대성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용서는 받았고, 이제 남은 건 선계에 일원으로 녹아드는 것.

“말로만 반성하지 않겠소.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소이다.”

“행동?”

“선계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데···, 뭐든 시켜만 주시오. 다하겠소.”

“흐음.”

당군악은 곰곰이 생각했다.

좋다.

진짜 반성했는지 빡빡 굴려서 확인해보자.

< 유럽 대전쟁의 시작 > 끝

ⓒ 꾸찌꾸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