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지적 1인칭 시점-41화 (41/384)

EP.41 개라도 예외는 없다

“티르칸쟈카 교육생!”

돌아가려는 흡혈귀를 불러 세웠다. 흡혈귀는 양산을 살짝 기울인 채, 고개만 돌려 나를 보았다.

“무어냐.”

“개가 짖은 것뿐이에요.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마음이 상해? 호오. 내 마음이 상했는지 아닌지는 둘째 치고. 네가 무엇을 도울 수 있다는 말이냐.”

어설프게 신경을 쓰느니 아예 기억을 덮어버리는 게 낫다. 쯧, 이거. 회귀자 커버하기 힘들구만.

냉큼 손을 뻗어 흡혈귀의 손을 잡았다. 작고 가늘어서 내 손바닥 안에 숨길 수도 있을 것만 같다. 흡혈귀가 흠칫하는 사이, 그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뭐하는 짓이냐?”

뭐하는 짓이긴. 손을 잡았지.

하지만 흡혈귀가 원하는 대답은 그게 아닐 것이다. 저 말은 무례하게도 숙녀의 손을 함부로 잡은 나에 대한 질책의 의미다. 지금 이 경우 숙녀의 숙이 숙성할 때의 숙이었지만.

어쨌든 여기서 변명하기보다는.

“손이 시원하네요.”

“시원하다?”

“네. 여름에 우연히 찾은 나무 그늘처럼, 딱 기분 좋아지는 온도에요. 오래 잡아도 상쾌할 것 같네요.”

조금은 느끼할 수 있는 대사. 흡혈귀가 잠시 말을 잃은 틈을 타 그 손을 잡아당겼다. 뿌리친다면 뿌리칠 수 있건만, 혼란스러운 마음은 영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내 손은 방향 잃은 마음의 이정표가 되었다. 흡혈귀는 힘없이 내 손에 딸려왔다.

한 손으로 흡혈귀를 끌어당긴 나는, 다른 손을 길게 뻗어 아지에게 내밀었다. 아지는 다시금 다가오는 흡혈귀를 경계하고 있다가 나를 보고는 고개를 들었다.

“야. 아지야.”

“으르… 멍.”

“짜식. 진정해라. 네가 소금이냐? 물에 좀 닿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뭐 그리 기분이 상했어.”

“멍?”

“기분 풀어! 손!”

“멍!”

아지는 즉각 손을 들어 올렸다. 나는 피식 웃으며 아지의 턱을 간질였다. 그러면서 슬금슬금, 흡혈귀의 손을 느릿하게 잡아당긴다. 아지의 손과 흡혈귀의 손이 점점 가까워졌다.

‘설마. 나와 개의 왕을 닿게 하려고? 유치한 생각.’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깨달은 흡혈귀가 멈칫거렸다.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닿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공격당할까 걱정되어서가 아니다. 아지는 오직 인간만 받아들이는 개의 왕. 그렇기에 흡혈귀는 지금까지 어떤 개에게도 반겨진 적 없다. 흡혈귀가 마을을 거닐면 개는 맹렬하게 짖거나 낑낑거리며 도망가거나 둘 중 하나였으니.

그렇기에, 흡혈귀와 개의 조우는 언제나 일방적인 거절로 끝이 났다.

“괜찮아요.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지그시 이끈다. 흡혈귀는 잠시 주저하다가, 내 마음대로 하라는 듯 힘을 뺐다. 아지야 뭐, 나를 거부하지 않았고.

점점 가까워지는 두 손을 잡아당겨, 서로 포갰다.

당연히, 닿았다고 극적인 무언가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흡혈귀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고, 아지가 딱히 이를 드러내지도 않았다.

흡혈귀가 눈물을 흘릴 수 없고, 아지가 인간에게 적의를 가질 수 없는 건 둘째 치고.

그냥 지금 벌어진 일은 그만큼 사소한 일이었을 뿐이다.

나는 흡혈귀에게 그 점을 지적했다.

“개가 짖거나 누구 손을 피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에요. 평범하게 낯선 사람이면 의심 많은 개는 일단 짖고 본다니까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개가 좀 무서워한다고 해서 그거 가지고 개의 왕이 나의 적이니 나는 인간이 아니니 너무 의미 부여하지 마시고.”

그리고 고개를 돌려서 아지를 노려보았다. 아지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지 너도. 막 짖는 거 아니야. 떽! 이분이 어느 분인데!”

“멍?”

“너도 오래 살아 봐. 나이도 먼지랑 비슷해서 먹을수록 이곳저곳 다 붙어나거든? 슬프게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그런데 행동거지에 나이가 좀 묻어나온다고 그렇게 짖어대면 이분 마음이 어떻겠. 악! 또 왜 때려요!”

“건방짐에 대한 대가다. 무례한 녀석.”

흡혈귀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개의 왕보다, 셰이보다 네 녀석이 몇 배는 더 건방지다. 내가 고작 이러한 일로 심기가 불편해졌으리라 여기는 것부터 틀려먹었어.”

“심기가 불편하지 않으면 때리지를 말든가!”

“네놈은 말을 가리지 않는데 왜 내가 행동을 가려야 한다는 말이냐.”

이번에 흡혈귀는 손을 내밀었다. 고사리 같은 손이 내 이마에다가 딱밤을 날린다. 톡, 하고 이마에 무언가 닿았다.

전혀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차갑기만 할뿐.

흡혈귀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서 손을 뗐다.

“그리고 네가 그러든 말든, 나는 개의 왕 수발을 들어줄 생각 없다. 나만 곁에 있으면 개의 왕은 사정없이 날뛰겠지. 격렬하게 반항하는 짐승의 왕과 엎치락뒤치락하는 건 사양이야.”

“저도 딱히 티르칸쟈카 교육생한테 노동을 바라지는 않았는데요. 저 몰라요? 보셨다시피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예의범절은 기가 막히게 챙기거든요.”

“…?”

‘아하. 요즘 시대에는 내가 아는 예의범절이 다 사라졌나보구나. 이 녀석들이 특출나게 무례한 줄 알았거늘, 기실 시대가 바뀌었다면 그럴 수 있겠지.’

이건 무슨 말도 안 되는 오해야?

내가 무례하다고? 이상하네. 세상에서 나만큼 연공서열 잘 챙겨주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어쨌든 정리하자면 다들 입장은 이렇죠? 일단 나, 아지를 씻겨야 한다. 셰이 교육생, 자신을 제외한 더러운 남자가 아지를 씻기는 게 못마땅하다. 티르칸쟈카 교육생, 일은 너희가 해라. 끝?”

“멍! 나! 나, 씻기 싫어!”

“너는 닥치고 있어!”

“끼잉.”

“다들 잘 들으세요. 이건 모든 상황을 단숨에 해결할 비책입니다.”

나는 비장한 각오로 말했다.

“자, 우선. 저는 아지를 씻길 겁니다…. ‘일부분’만.”

“일부?”

의문을 품은 이들에게 내 계획을 설명했다.

“원래는 전신을 씻기고 싶었지만, 셰이 교육생이 이렇게 반대하니 어쩔 수 없죠. 대신 아지의 손발과 머리카락… 털이 있는 부분을 아주 빡빡 씻기겠습니다. 거기서 더 빠질 털이나 붙을 먼지도 없게.”

일단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아지의 털과 먼지를 제거하는 것. 그것만 보장되면, 나머지는 양보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아지의 전신을 어루만지고 싶은 셰이 교육생이 나머지를 닦습니다. 개인적인 욕망을 해소하는 것도 적당히 눈감아 주겠습니다. 알아서 씻기라고 하세요. 저는 셰이 교육생과는 달리 순수하게 위생과 청결이 목표라서, 적당히 물과 비누칠만 한다면 셰이 교육생이 아지를 가지고 뭘 하든 별로 상관은 안 해요. 좀 괘씸하기는 하지만.”

“음해하지 마! 나도 아지가지고 뭘 할 생각은 없어!”

회귀자의 항변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티르칸쟈카 교육생은 중립적인 시선에서 저와 셰이 교육생을 감독해주시기 바랍니다. 저야 뭐 그렇다 치지만, 머릿속에 마구니가 가득한 셰이 교육생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요.”

“그러니까 안 한대도!”

“뭐 어쩔 수 있나요. 셰이 교육생에 따르면, 의지가 어떻든 내면이 어떻든 할 것 없이 남자가 여자의 몸에 손을 댄 순간 바로 음심이 생겨나는 모양이니. 저는 선량해지고 싶으니 포기할게요. 대신 이 기회를 셰이 교육생에게 넘기죠.”

“자꾸 모함하지 마! 나는!”

연달아 놀림받은 게 분했는지, 회귀자가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나는 남자가 좋다는 말이야!”

뭐, 그러겠지. 여자니까.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흡혈귀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무…무어라? 남자가, 남자를?”

나름 제자로 생각하고 있던 이의 충격적인 커밍아웃에, 흡혈귀는 눈을 부릅떴다. 어찌나 놀랐는지, 흡혈귀는 고혈압도 없으면서 본능적으로 뒷목을 잡았다.

잠깐 비틀거린 흡혈귀는 손을 내저었다.

“괘, 괜찮다. 세상은 넓고, 시대는 또 바뀌었으니. 그럴 수 있겠지.”

“아, 아니. 잠깐만. 티르칸쟈카. 이건.”

“이해한다. 이해는 하는데…. 잠깐, 떨어져 주겠느냐?”

드디어 흡혈귀에게 손절당해버린 회귀자는 멍청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씩씩거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자기가 자폭한 건데 왜 나를 원수처럼 노려보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내 제안을 거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멍! 멍멍! 나! 나, 안 씻을래!”

내 제안을 거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3:0. 만장일치로 통과.

아지가 뭐라 자꾸 짖었으나, 개에게는 투표권이 없다. 꼬우면 신분증 발급받고 법 바꾸고 오던가. 물론 개 신분증을 신분증이랍시고 들고 오면 바로 된장행이다.

대중의 지지를 얻은 나는 즉시 아지 씻기기에 착수했다.

“끼잉, 끼잉….”

아지는 온힘을 다해 팔을 쭉 뻗고는 보기도 싫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할 수만 있다면 물과 비누거품 투성이가 된 자기 손을 떼어내려는 기색이었다. 그러든 말든 나는 단호하게 아지의 손에 물을 끼얹고 빨랫비누로 쫙쫙 긁었다. 그럴 때마다 아지는 악몽이라도 꾸는 듯, 눈을 꾹 감고는 낑낑댔다.

“어후. 이 땟국물 봐. 지금까지 이런 손으로 다녔을 걸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네.”

황금빛 털이 섞인 새카만 물이 배수구로 흘러가 사라진다. 이 더러운 물조차 받아주시는 대지모신께 무한히 감사할 따름이다.

아지는 개다. 인간의 껍데기를 입고 있지만 그 몸에 깃든 건 개의 특성이다. 전신에서는 땀이 한 방울도 나지 않지만, 정작 손바닥 발바닥에는 땀샘이 있어 마구 달리면 금방 축축해진다. 거기에 땀과 털과 먼지가 엉겨붙어서 뭐라 형용하지 못한 꼴이었다.

나는 아지의 말랑말랑한 손바닥을 거의 긁어내다시피 했다. 아지가 간지러운 듯 꼼지락거려도 억지로 열어젖혀서 닦는다. 목욕보다는 세탁이나 세척에 가까운 행위. 구슬땀이 흘렀지만, 이 탄탈로스의 위생을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말 한마디 없이 온갖 더러운 것을 닦아내는 모습은 실로 거룩할 정도다. 이 나를 불순하다며 몰아간 회귀자는 이걸 보고 반성하겠지. 음욕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순수하게 청결을 위해서 내지르는 무심한 손길….

“…외설스럽구나.”

“네?”

잠깐. 내가 뭘 들은 거지?

고개를 들어보니, 흡혈귀는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 한 손으로 눈가를 가리고 있었다.

“신음하는 아녀자의 손을 그리 음란하게 더듬다니. 남사스럽단 말이다. 그게 외설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깜빡했다. 흡혈귀는 12세기 전 윤리의식을 가진 꼰대라는 것을. 이 흡혈귀에게는 남녀가 손을 잡는 것도 외설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다!

“아니. 손을 잡는 게 왜 외설인지는 둘째 치고. 얘는 개인데요?”

“그러니까 내가 힘을 써서 너를 벌하는 대신 그냥 보고만 있는 것 아니겠느냐. 하나, 아무리 그래도 외설은 외설인 것…. 망측해라. 셰이가 허튼 걱정을 한 것만은 아니었구나.”

“미친.”

이러다간 손깍지를 끼는 것도 몸 겹치는 거라 하겠다. 나는 무시하고 아지 세탁에 집중했다.

씻기는 동안, 비누를 묻힌 내 손가락이 아지의 두툼한 털이나 손가락 틈을 파고들 때마다

“어허.”

“으음.”

“쯧.”

하는 탄식을 들어야 했다.

비참하다. 나는 그저 깨끗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개 손발이나 닦아주고 있으면서 외설이라니. 진짜 외설을 했다면 억울하지도 않아.

집안일 못한다고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당해도 이보다는 덜 서글플 것 같다.

“비정상인 가운데에 있으면 정상인이 비정상이라더니….”

나는 아지 손을 씻기며 한탄했고.

왠지 모르지만 회귀자와 흡혈귀 역시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복장이 터지겠다.

‘저 남자. 아지와 티르칸쟈카를 대하는 게 능숙해.’

비누거품을 양손양발에 가득 묻힌 채, 이제 머리를 감는 개의 왕. 목을 뒤로 넘기고 수건으로 이마를 덮었음에도 행여나 물이 튈까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있다. 흡혈귀는 자기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망측해라 같은 말이나 하고 있었다.

회귀자는 그들을 가만히 보며 생각을 잠겼다.

‘아지나 티르칸쟈카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미워하지 않아. 둘은 인간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하는 이들이니. 그런데.’

하지만 이전 회차.

흡혈귀는 피의 군세를 이끌고 성황청을 향해 진군했다가 패배할 운명이었다…. 회귀자는 한 박자 먼저 나서서 흡혈귀들의 궐기를 무로 돌리고 그들을 우군으로 삼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해묵은 원한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아지는 발톱과 이빨로 인간을 물어뜯는 괴물이 되었다. 최후를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전장 어딘가에서 죽었을 터. 회귀자는 그때 수많은 짐승을, 수인을, 그리고 이 계획을 획책한 배후를 베었다.

지금의 그녀들과 비교해보면,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변화.

‘이전 회차에 이들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거지? 아니.’

회귀자의 눈이 아지를 씻기는 남자를 향했다. 교관이라기에는 언행이 가볍고, 강자라기에는 뭔가 애매하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인물.

느닷없이 탄탈로스에 나타난 외부인이자,

탄탈로스가 붕괴할 때, 그 자리에 없었던 유일한 존재.

‘저 남자는.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미래를 모르기에 확신을 가질 수 없다. 회귀자는 과거를 쫓았으나, 그녀가 여기 들어온 순간부터 역사가 바뀌어버렸다.

‘원래 모든 변수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저 남자가 예상보다 강했어. 대신 계획을 바꾸어 저 남자가 하는 일을 꾸준히 지켜보려고 했는데…. 내가 이미 간섭해서, 이게 정사인지 아닌지 몰라. 너무 크게 틀어져 버렸어. 남은 건 회귀 전에 있던 단서로 짜 맞추는 일뿐인데.’

회귀자의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물탱크가 있는 옥상, 탄탈로스에서 가장 높은 곳.

이 아래쪽에 아직도 숨죽이고 있을 그를 짚기 위해.

‘탄탈로스 안에서 이 모든 일을 지켜보았던 목격자…. 불사자. 그는 언제 눈을 뜰까? 그가 눈 뜨는 시기와 증언을 짜 맞추면 좀 알 수 있을지도.’

물을 연달아 끼얹으니 아지의 몸에서 비누거품이 사라진다. 윤기나는 황갈색 털이 어두운 빛 아래서도 빛을 발한다. 대충 닦아내자 아지가 도리질을 친다. 털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사방팔방으로 튀고, 물벼락을 맞은 남자가 화를 낸다.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광경이다. 흡혈귀도 안정적이고, 아지는 건강하다. 이러한 일상이 쭉 계속된다면, 과거 종말의 조각이었던 이들은 이 평화로운 모습 그대로 탄탈로스를 걸어 나갈 것이었다….

그럴 리 없지만, 그렇게 되면 좋을 텐데.

회귀자는 상념에서 벗어났다.

그와 동시에, 그 기억을 엿보고 있던 나의 눈도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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