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지적 1인칭 시점-138화 (138/384)

EP.138 비스듬한 천장과 웃는 시체들의 산 - 마무리

지잔이 셰이의 손에 들렸다.

본래 시험을 치러야 하나, 웬일인지 지잔은 심상을 보여주는 대신 침묵했다. 대신 무게를 온전히 회귀자에게 맡긴 채 가만히 숨을 죽였다.

이유는 모르지만 호재다. 셰이는 지금 지잔을 들 수 있다.

“지잔…!”

승리를 직감한 셰이였으나, 지선은 그리 생각지 않은 모양이었다. 셰이의 손아귀에서 지잔을 낚아채려는 듯 손아귀를 뻗으며 돌진해왔다.

그러나 셰이는 긴장하지 않았다.

지선의 손에서, 지잔은 산을 기울이고 땅을 가를 거대한 힘이었다.

그와 동시에, 지선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카운터이기도 했다. 특성상 그녀 본신의 힘은 결코 지잔을 넘어설 수 없기에.

‘이게 내 손에 있다면, 필승이야!’

힘의 차이를 보여야 한다. 저 넘어지지 않는 자가 포기하고 단념할 수 있도록.

셰이는 지잔을 내밀며 외쳤다.

“지선! 멈춰!”

지선은 발구름으로 답했다.

발밑이 흔들린다. 충격이 다가오기 전 셰이는 다급히 지잔을 땅에 박아넣었다. 대지를 타고 흐르던 진동이 지잔에 삼켜졌다.

그러나, 그러느라 무방비가 되었다. 텅 빈 상체로 지선이 다가왔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건 천앵뿐.

‘이러면 어쩔 수 없어.’

셰이는 천앵을 쥔 채 자세를 낮췄다.

‘베어서 진정시키자.’

본래 셰이는 이 세상 최후의 용사였다. 하늘의 검과 땅의 검을 동시에 쓰는 웨폰마스터. 그녀의 기량이 다른 이들에 비해 압도적인 건 아니었으나, 두 검의 힘을 그녀만큼 끌어낼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지잔과 천앵을 겹친다. 새카맣고 묵직한 중검 위에 얇고 날카로운 세검이 얹어진다. 대척점에 있다 여겨질 정도로 다른 두 검은, 검집을 만난 검처럼 하나가 되었다.

무게 없는 검, 천앵의 본질은 드높은 창공. 공간을 압축하여 벼려낸 얇은 세검.

반동 없는 검, 지잔의 본질은 굳건한 태산. 땅을 그러쥐어 뭉친 두꺼운 몽둥이.

지금껏 천앵만 사용하였으나, 창공은 대지가 있어야 바로 세울 수 있으며 땅은 하늘에 의해 변화하고 흐르니.

지잔이 상대 손에 들어갔다면 모를까. 셰이의 손에 쥐어졌다면. 멸망 직전 인류 최강의 전력이던 그녀에게 두 자루의 검 모두가 들어왔다면.

비록 지치고 힘든 몸이라 할지라도.

승리는 결정되었다.

지잔을 검집으로 삼아 천앵을 겹치고.

압축된 공간을 단숨에 뿜어낸다.

반동 없는 검, 지잔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포대. 천앵의 웅혼한 힘을 온전히 앞쪽으로 쏘아냈다.

천지검곤. 오의.

지평선 쪼개기.

평생 닿지 않을 것만 같은 평행선도 영원에 달하면 결국 하나가 된다. 최소한, 그리 보인다.

저 아득히 머나먼 곳. 그곳에는 하늘도 땅도 맞닿아 평화로운 선을 그린다. 아름답고, 장엄한. 태초부터 존재했을 하나의 직선.

그것을, 세로로 쪼갠다.

공간이 비스듬히 잘려나갔다.

지선의 오른팔도, 칠흑 같은 어둠도, 묵직한 공기도, 탄탈로스조차도. 벼락처럼 솟구친 참격을 버티지 못했다.

귀가 먹먹해졌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무저갱에서 아득히 멀리서 덮쳐오는 소리가 난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천장이 쪼개지고, 그 틈으로 하늘이 비쳤다.

해가 갓 저문 듯,

그 틈으로 잠깐 보이는 보랏빛 하늘. 빛이 어둠으로 바뀌기 직전에만 보여주는 번지는 듯한 유채색.

잠깐 난 틈으로 보였던 하늘은, 들썩이던 천장이 다시 내려앉으며 닫혔다.

“…하.”

지선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툭, 뒤늦은 소리가 시쳇더미에서 들려왔다.

천앵에 베인 지선의 오른팔이었다.

주인을 놔두고 데구르르 굴러간 오른팔이 마침 툭 튀어나온 시체에 걸려서 멈췄다.

깊게 숨을 내쉰 셰이는, 전신에 찾아오는 탈력감을 숨기며 말했다.

“저항하지 마, 지선. 가만히 있겠다 맹세하면, 벤 오른팔은 붙여줄게.”

사실 천앵에 남겨둔 여력도 없고, 꽂아 넣은 지잔을 다시 들어 올릴 힘조차 없지만.

원래 뻔뻔한 쪽이 이기는 싸움이다. 셰이는 평정을 가장하며 말했다.

“깔끔하게 베였으니 처치만 잘하면 그대로 붙일 수….”

“어째서…!”

지선은 비통한 얼굴로 외쳤다.

“어째서, 어째서 미래는 전부 너희들의 것이냐…!”

셰이는 입을 다물었다. 저 말은 성황청에게 건네는 게 분명했으나, 정작 셰이도 찔리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셰이가 오지 않았다면 지선이 지잔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황청에게 죄를 묻으러 홀로 진군했을 것이다.

그랬으니, 셰이는 그 미래를 없앴다.

예언이나 예지가 아닌 회귀라는 수단을 활용했지만, 이번 미래에서 셰이는 그녀의 미래를 빼앗아간 셈이다.

“한시라도 쉰 적이 없다! 내 목숨을 아끼지도 않았다…! 비록 타협하였을지언정, 정도를 어겨본 적 없다! 그럴진대, 그들은? 멋대로 대종사를 죽이고, 그 사실을 감추어서까지, 성세를 누리고, 올곧은 척…!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 발악할 뿐이었거늘…!”

‘어, 음. 그때 지선의 주장은 진짜였구나.’

솔직히 미안하고, 성황청이 너무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어쩌랴.

성황청이 마냥 투명한 단체는 아니다. 회귀 동안 크고 작게 그와 관련된 셰이조차도 아직 그들의 내면을 다 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그랬을지언정, 멸망을 막기 위한 의지는 같았기에, 셰이는 그들의 편을 들었다.

“미래를 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모든 게 허용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전쟁의 불씨가 되니까 그 죄조차 물어서는 안 된다고? 당치 않은 소리! 우리는, 그저 정해진 미래에 굴복해야 하는가…!”

피를 토하는 듯한 참혹한 절규였다. 회귀자는 적당히 그 심정에 공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후회하거나 슬퍼하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나 절규하든, 가만히 놔두었을 때 세상이 멸망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그렇게 감정을 쏟아낸 지선은 힘빠진 듯이 중얼거렸다.

“죽여라.”

그래서 회귀자는 얼굴을 찡그렸다.

“싫어. 너 죽으면 세상 개판이 나.”

“성황청이 타격을 입어서? 그것 때문에, 세상이 무너진다고? 정녕 그들이 이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네가! 네가 죽어서 개판이 난다고!”

회귀자가 짜증스럽게 외쳤다.

“너의 추종자나, 군국 시민이나. 흩어졌던 지모신도들이나! 네 복수를 하겠다든지, 아니면 더는 협력하지 못하겠다든지! 어째서 성황청은 그런 뜻 높은 사람을 처참하게 죽였냐고 따지기도 하고!”

괜히 지선의 죽음이 전쟁의 불씨가 된 게 아니다. 일단 그녀는 명목상이나마 군국 준장이었고, 군국민들의 영웅이기도 하였으며, 지모신교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존재였으니.

“제발, 죽을 거면 혼자 조용히 죽어! 너 같은 거물이 순교자처럼 죽으면, 그때부터는 이제 아무도 못 말리게 된다고!”

회귀자의 일갈에, 지선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이제는, 그러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나는 자격을 잃었으니. 대종사께서는 결국… 나를 인정하지 못하신 거겠지. 나는 그저… 우리가 있을 공간을….”

“딴 건 모르겠고. 너희가 있을 공간이라면 내가 멸망을 막은 뒤에 만들 테니까. 그때까지 목숨이나 붙여 둬.”

“큭큭….”

지선은 비틀거리며 몸을 돌렸다. 잘려나간 어깻죽지를 기공으로 다잡으며, 시체의 산을 느릿하게 거슬러 올랐다.

“오른팔 가져가야지! 붙여준다니까!”

“거기 두어라.”

지선은 시선조차 주지 않고 말했다.

“내가 나아간 길이며, 이뤄낸 것이다. 되돌아가지 않겠다. 허물지 않겠다. 나는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하여간, 고집은….”

“그리고….”

지선이 힘빠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대종사께서는 너에게 힘을 맡기셨으니, 네가 그 의무를 이어받아라, 대전사.”

“그러니까 대전사 아니래도.”

지선은 대꾸하지 않고 비척거리며 시체의 산을 올랐다. 그 모습은 꼭 고난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고행자 같았다.

셰이가 지선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였다.

쿠르릉. 머리 위에서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셰이는 급히 고개를 들었다. 비스듬한 천장, 탄탈로스의 대지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혹시 무너지나?’

셰이가 긴장한 채 지잔의 손잡이를 꽉 쥐었을 때.

저쪽 균열에서 티르칸쟈카가 콘크리트 땅을 헤치고는 튀어나왔다. 시체의 산 아래 착지한 티르칸쟈카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외쳤다.

“휴! 휴는?”

다행히 천장이 무너지는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셰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까 봤을 때는 멀쩡했어.”

“다행이구나…! 어디 있느냐?”

“아까 산 정상에서 이 지잔을 던졌어, 지금 안 보이는 걸 보니 뒤로 넘어졌나 본데. 그 자식, 도대체 뭐하던 놈이야….”

천앵을 튕겨낸 것? 우연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은신술을 간파한 것? 심리전으로 그게 되었다고 치자.

“애초에 뭔가 이상해. 네 심장을 고친 것… 그리고 이 유품, 지잔의 봉인을 푼 것. 지잔의 시험을 치른 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그 녀석이 건넨 지잔은.”

이전 회차, 셰이는 지잔을 잡고 그 심상 속에서 시험을 치렀다. 30만 명의 생매장이 이루어지는 순간, 눈앞에 주어진 지잔. 거기서 이루어진 선택.

셰이가 택한 방법은 간단했다.

지잔을 뽑아 들고는 패왕을 습격했다.

심상 속이지만 패왕은 만인지적. 무슨 짓을 해도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회귀자는 수련이라 생각하며 성공할 때까지 패왕에게 도전했고.

결국, 심상이 준비한 패왕의 강함이 다 소모되고 나서야. 더 내세울 게 없던 지잔은 마지못해 힘을 빌려주었다. 내재한 대지술의 권능을 쓸 수는 없었지만, ‘무기’로서는 완벽한 성능을 보였다.

셰이는 그 성능에 충분히 만족했으나….

“지금 느껴지는 이 힘은, 대지술이야.”

지금, 셰이는 확신했다. 지잔의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이게 어떻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도사는? 어떻게 되었느냐?”

“일단은 무력화시켰어. 저기, 정상에 무릎을 꿇고 있네….”

구르르릉.

다시 머리 위에서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이 그들의 어깨를 때렸다. 셰이는 입을 탁 다물고 천장을 올려보았다.

“저기, 티르칸쟈카. 아무래도 천장이 조금 이상한데…. 왠지, 아까보다 더 기운 것 같지 않.”

우르릉.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균열이 땅끝을 향해 질주하는 말처럼 내달린다. 우르릉, 쿠릉. 천둥 비슷한 소리가 울리며 천장에 벼락 모양의 상흔이 새겨졌다. 부스러진 콘크리트가 빗방울처럼 쏟아지고, 무너진 잔해가 우박처럼 떨어진다.

천장이 무너지고 있다.

하긴, 지선이 아낌없이 끌어다 쓰고, 티르칸쟈카가 저 안을 헤집고, 최후에 셰이가 쓴 기술이 대지를 쪼갰다. 이 난리를 피웠는데 멀쩡한 게 더 이상하다.

셰이가 급히 외쳤다.

“티르칸쟈카! 떨어지는 잔해를 잡아줘!”

“이 모든 대지를 그림자로 지탱하는 건 무리다! 휴, 어디 있느냐? 어서 내 곁으로…!”

“아니! 나를 도와줘. 이 천장을 날려버리게! 이 땅덩이가 떨어지게 두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셰이는 곧장 디딤구름을 만든 뒤 땅을 박차 그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지잔을 양손으로 든 뒤, 머리 위로 들어 점차 가라앉는 천장에 갖다 댔다.

“그 검으로 천장을 들어 올릴 셈이냐? 무리다!”

“아니, 돼!”

“…된다니? 어떻게?”

“이 지잔은 엄청난 무게를 지닌 검이야! 비록 이렇게 생겼지만, 탄탈로스와 비견될 정도로 무거울걸!”

“그런데 너는 어떻게 들고 있느냐?”

셰이는 권능에 대해 설명하는 무익한 짓을 하지 않았다.

“그게 이 지잔이 좋은 이유래!”

“요새는 별 신기한 검도 있구나….”

티르칸쟈카가 신기한 듯이 중얼거렸다. 사실 티르칸쟈카 탄생 100여년 전에 만들어진 유품이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 사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자아. 대지술을 쓸 수 있는 지금. 이 땅 통째로 들어 올리겠어! 지금이라면 가능해…!”

흘긋 살피니, 저 멀리 나비와 아지가 짖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라쉬와 칼리스, 나비와 아지는 반대쪽 벽에 바짝 붙어있어서 잔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했다.

“큰 덩이는 내가 치울게. 작은 것들만 부탁해!”

“오냐!”

비스듬한 천장이 내려앉으며, 테두리에 있던 조명 대부분이 깨지고, 긁히고, 부서졌다. 빛이 점차 사라졌다.

그에 비례하여 사방에서 수많은 흑기사들이 몸을 일으켰다. 그들의 곁으로 어둠이 몰려들더니, 하나같이 거대한 모습으로 변했다.

그림자는 빛의 위치에 따라 크기를 달리한다. 몸의 세 배 되는 그림자를 뒤덮은 거대 흑기사들이 명령에 따라 떨어지는 잔해를 받아냈다. 사람 머리만한 콘크리트 조각이 그림자에 닿자 물에 잠긴 듯 느려졌다.

“좋아, 간다!”

건곤류, 땅기둥.

그렇게 검을 휘두르려던 셰이는, 문득 팔을 멈췄다.

분명 지잔의 무게는 태산과 같을 텐데, 태산에게도 탄탈로스의 무게는 유의미한 모양이었다. 회귀자의 손에 까마득한 무게가 실렸다.

지잔이 나아가지 않았다.

“으읏…!”

탈진한 몸이 격렬하게 저항했다. 부족한 기력이 비명을 토했다.

그래도 회귀자는 이를 악물고는 힘을 끌어냈다.

몸이 잘 움직이지 않지만, 회귀자의 기공은 이럴 때 힘을 발휘한다.

몸에 동작을 새겨서, 억지로라도 움직이게 하는 기공, 천반경.

천반경, 공격식. 세로 베기.

“이이이잇!”

회귀자가 검을 휘둘렀고, 그 의지에 지잔이 호응했다.

탄탈로스를 이루는 땅은 축복받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것. 대지술이 새겨진 결과이니.

그것이 콘크리트임에도 지선이 손쉽게 대지술을 쓸 수 있었던 이유.

따라서, 지잔을 든 이는 이 탄탈로스를 움직일 수 있다.

대종사의 마지막 남은 한 줄기 의지가 메아리쳤다. 그 직후.

투우우우웅.

따지자면, 그건 손가락을 튕겨 강철로 된 문을 튕겨내는 듯한 묘기. 평범하게는 절대 불가능할 일.

하지만 이 땅의 특수성과, 지잔의 힘. 그리고 탄탈로스의 설계.

그 모든 게 맞물린 덕에, 셰이의 시도는 성공했다. 셰이는 지잔을 휘둘러 탄탈로스를 ‘날려버렸다.’

비스듬한 천장이 점점 멀어진다. 테두리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던 조명이, 이 대지가 위로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반짝이는 조명이 점차 작아졌다.

지형지물이 한 인간의 힘에 의해 솟아났다. 비스듬한 천장이 멀어지며, 잠깐 평형을 되찾았다가, 이번엔 반대쪽으로 기우뚱거린다.

그렇게 점차 뒤집어지던 탄탈로스의 대지는 이윽고 점차 넘어가기 시작했다. 거의 다 부서진 인공적인 조명이 빛무리를 흩뿌리며 사라지고.

그 틈으로 하늘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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