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먼저 갈 곳이 어딘가? (1)
이 시기에 무림맹에 상주하는 사람 중에 남궁윤이 작은할아버지라 부르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백본회의 부회주 남궁욱.’
백본회는 무림맹의 합의체 의결 기구였다.
‘쉽게 말하면 미래의 국회나 의회? 음… 국제 연합의 안보리랑 비슷할 수도 있겠네?’
명문 대파로 분류되는 문파의 대표들로 이루어진 상원과 군소 방파들의 대표로 이루어진 하원이 회의를 통해 강호의 중대 사안을 중재하거나, 그 사안 속에서 무림맹의 취해야 할 역할을 결정하는 기관이었다.
대략 현 시점의 무림맹이 하나의 거대한 사람이라고 치면?
‘어디 보자.’
무림맹이라는 구역을 관장하고 집행부를 통솔하며 대외적인 행사에서 맹의 얼굴이 되는 무림맹주가 심장쯤 될 것이고.
천하 각지에서 날아오는 정보들을 해석하는 군사부는 우뇌.
백본회는 그 해석을 가져와 직접적인 결정을 내리는 곳이니 대략 좌뇌 정도라 하면 맞을 것이다.
‘나머지는 손과 발이고.’
그런 백본회의 회주는 무림맹주가 겸직을 하도록 되어있기는 한데, 무림맹주에게는 중립의 의무가 있기에 백본회의 실질적인 좌장은 부회주라 할 수 있었다.
‘저 노인이 남궁욱이 맞다면 백본회의 부회주라는 신분도 맞겠지.’
내가 그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은 지 얼마나 되었을까?
때마침 급히 따라온 시종이 버선발로 달려온 노인에게 신발을 깔아주며 그런 내 예상을 확인해 주었다.
“부회주님! 신을 신지 않고 오셨습니다!”
시종의 입에서 나온 소리에, 내 곁에 있던 하성이 녀석이 은근한 목소리로 내게 물음을 던졌다.
“무림맹에서 나왔는데 부회주라고 불리는 사람이면 그 백본회의 부회주님인 거죠?”
저 노인이 과연 호칭 뒤에 ‘님’자가 붙을 만한 인격자인가 하는 부분에서는 고개가 갸웃했는데, 은하연도 생각이 같았는지 무의식중에 작게 중얼거렸다.
“님은 무슨. 너구리면 몰라도.”
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남궁세가와 은휘상단은 근거지가 안휘성으로 같았다.
하성이 녀석이 남궁가의 천뢰검법과 심법을 익힌 것을 보면 교류가 없는 것은 아니고, 상계에서의 은휘상단의 입지가 군계일학이긴했다.
하나, 백본회에서의 지위는 하원에 속할 수밖에 없는데 서로간에 이권이 겹칠 때마다 남궁세가가 사사건건 거부권을 행사하니 감정이 고울 수가 없었겠지.
하나, 상인이라는 녀석이 입 밖으로 낼 소리는 아니었다.
‘내가 개입해서 그런가?’
원작의 은하연과는 확실히 성격이 좀 달라졌어.
아무튼 나는 검지를 입가로 가져갔다.
“쉿.”
그러자 은하연이 아차하며 입을 다물었다.
“…아.”
뭐, 내가 노파심에 단속을 했을 뿐.
딱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은하연의 목소리가 엄청 작기도 했고, 저쪽은 고손 간에 안부를 묻는다고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허허! 내 정신 좀 보게! 신을 안 신었구나. 윤아 이 할아비가 요즘 이리 정신이 없느니라!”
“진지는 잘 챙겨 드시고 계신 것이십니까?”
“오냐 오냐.”
그리고 사실 은하연의 표현이 딱 정확했다.
“그래. 저 아이들은 윤이 네 친구들이냐?”
지금만 해도 그랬다.
엄연히 학관 내에서 정해준 나라는 조장이 있다.
‘남궁욱은 그 사실을 모를 수가 없고.’
연례행사로 치러지는 행사이기도 했고, 견학 인원의 신원 조회와 양자 간의 일정 조율을 위해 전서와 사람이 몇 번을 오갔으니, 절대로 모를 수가 없다.
그러니까 저 남궁욱이라는 늙은 너구리는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윤이 네 친구들’이라는 말로 나머지를 싸잡고 남궁윤을 은근슬쩍 띄우는 짓을 한 것이었다.
‘캬. 저런 여우 같은 영감을 보았나.’
* * *
보통 저렇게 할아버지 되는 남궁욱이 저렇게 운을 떼면, 손자 쪽에서 ‘예. 제 동기들입니다.’하고 소개를 하는 절차가 따르는 법이다.
하나 오는 여정에서 이래저래 기가 죽은 남궁윤은 ‘친구.’라는 관계에 자신과 우리가 부합하는지를 확신할 수 없는지.
“…친구?”
혼잣말만 하고 말았다.
그에 남궁욱의 입이 재빠르게 열렸다.
“소개가 늦었구나. 나는 여기 윤이의 작은할아버지 되는 사람으로 강호를 누빌 적에는 뇌전검 소리를 들었던 늙은이다. 지금은 분에 넘치게도 백본회의 부회주 자리를 맡고 있지, 이런. 늙은이의 허명을 너무 길게 늘어 놓았구만. 자, 자 다들 들어오거라. 먼 길을 오느라 고단했을 터인데 내 차 한잔내어주마.”
사람 좋은 할아버지 같은 얼굴.
뇌전검이라는 명성과 남궁세가 가주의 친동생이라는 혈통 그리고 백본회의 부회주라는 직함.
어수룩한 사람이었으면 홀린 듯이 저 영감의 뜻대로 무림맹의 문턱을 넘었으리라.
하나, 나는 어수룩한 사람이 아니었다.
“무림 말학 언용운이 백본회의 부회주님을 뵙습니다.”
“아. 자네가 그 언용운이라는 친구였구먼?”
“말학의 이름을 알은체를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다만….”
“할 말이 남은 것 같은데 해 보거라.”
“예. 학관에서 출발하기 전에 숙지한 의전(儀典) 예에 따르면 도착시에 맹의 본관 앞에서 맹주께 최초 인원 보고를 드리는 것으로 견학 일정을 시작하라 되어 있었습니다. 하여 베풀어주신 배려는 우선은 마음만 감사히 받고자 합니다.”
거리낄 것은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나는 무림 말학 언용운이 아니라 무림맹을 찾은 정무학관의 사절이라고 보는 게 맞았다.
하니 정무학관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었고 개인 간의 나이나 배분이 우선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건 저 영감 같은 여우의 계략이기도 하니까.’
원작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견학조의 조장을 수행하고 있던 사람은 정현이었다.
‘원작의 정현은 성정대로 나와 비슷하게 남궁욱의 호의를 거절하지.’
한데 뒤에 밝혀진 남궁욱의 속내에 따르면, 안으로 들라는 저 작은 행동은 여러 심계가 깔린 계략이었다.
‘그래도 나한테는 안 통해.’
원작도 몇 번이나 정주행을 했던 나였고, 인간관계에도 이골이 난 나였다.
그런 내가 뱉어낸 빈틈이 없는 대답에 일순 말문이 막힌 듯한 남궁욱이었는데.
이런 쪽으로는 문외한이셨던 허리춤의 사부님께서 의문이 드시는 모양인지 ‘흠.’ 소리를 내시며 생각을 전해오셨다.
- 뭔, 문턱 하나 넘는 걸로 말이 그렇게나 오가느냐? 보니까 백본회인지 백어회인지 부회주쯤 되면 꽤나 높은 자리 같은데, 저 치가 허락하면 된 게 아니냐?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 영감을 따라 들어가면 첫째로 무림맹주를 건너뛰게 되는 꼴이 됩니다. 사부님으로 예를 들면 그 시종으로 두셨던….’
- 련금이?
‘예. 사부님과 볼일이 있어 온 사람이 사부님께 먼저 인사를 올리지 않고 사부님 방에서 혁련금이랑 웃고 떠들고 있는 꼴이 된달까요?’
- 그건 열받긴 하겠구나. 허, 별거 아닌 행동에 참으로 고약한 심보를 숨겨 놓았도다.
뭐, 팽무혁의 농담에도 하하 웃는 무림맹주 공손무결이 그깟 일로 꽁할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예의를 모른다부터 시작해서 온갖 안 좋은 말이 다 따라붙게 되는 것이었다.
‘근데 원작의 남궁욱은 계략을 관철시키기 위해 몇 번을 더 꼬시는데?’
대략적인 논조는….
‘맹주는 바쁜 사람이라 전달이 늦을 수도 있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기별이 올 것이고, 절차나 규정을 엄하게 따지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그런 것으로 서운해할 사람이 아니다. 정도였나?’
한데 여기서 원작과는 좀 다른 일이 일어났다.
‘아, 물론 애초에 정현이 아니라 내가 나선 상황 자체가 좀 다른 일이긴 한가?’
뭐, 아무튼.
원작에선 정현이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관망만 하고 있었던 제갈설지가 이 시점에 대뜸 입을 열었다.
“윤 님? 용운 님의 말씀대로 맹주께 정식으로 인원 보고를 드리기 전까지의 저희는 학관의 대표로 이 자리에 와 있는 겁니다. 고손 간의 회포를 다 푸셨으면 이만 대열로 복귀하시지요?”
음?
원작에서 한 바 없는 제갈설지의 돌발 행동에, 나는 나보다 많은 유형의 무림인을 겪어 봤을 사부님의 생각을 묻고자 생각을 던졌다.
‘제갈설지가 갑자기 왜 저러는 것 같습니까 사부님?’
그에 사부님께서는 자신은 알겠다는 듯 말을 전해 오셨다.
- 용운이 네 녀석을 저 남궁가의 늙은이가 얕잡는 꼴이 싫은 게 아닐까? 내심으로 인정한 상대를 뭣도 모르는 영감탱이가 깎아내리면 이따금 부아가 치밀곤 하느니라, 그 상대에게 진 본인도 낮아지는 꼴이 되니 말이다. 설지 저것이 승부욕이 대단한 녀석이 아니냐?
뭐, 아무튼.
그런 제갈설지의 음성에 남궁윤이 흠칫하며 대열로 돌아왔다.
그에 남궁욱은 나와 제갈설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허허. 이것 참 늙은이를 멋쩍게 하는구나. 그래 다른 생도들도 뜻이 같은가?”
이는 내 통솔력을 시험해 보려는 수작이었는데.
낙양까지 오는 여정에서 따랐던 내 지휘에 다들 만족했는지.
“빈도 또한 여기 언 소협과 같은 생각입니다. 시작이 반이라 하였는데, 어찌 제 한 몸 조금 더 쉬고자 견학 일정의 시작을 허투루 하겠습니까. 염려는 감사드리나. 언 소협의 지휘 덕에 안전하고 여유 있게 당도하였는지라 사실 곤하지도 않습니다.”
원작에서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와 똑같은 말을 한 정현을 시작으로 명예 동생인 당옥기를 포함한 다른 언 동생들과 청죽관 생도들은 물론이고.
“저 또한 같은 뜻입니다. 남궁 부회주님의 배려에는 감사하나 잠시 예 있겠습니다.”
“예! 저도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팽소진과 팽소천
“이 거지 놈도 이하동문입니다.”
천장호.
그리고 남궁윤….
“…….”
…은 뭐,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다들 자리를 지켜줘서 나로서는 오히려 잘된 일이 되었다.
그리고 이 순간.
멀찍이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기라도 했던 모양인지.
무림맹주 공손무결이 딱하고 나타났다.
“맹주님 납십니다!”
* * *
무림맹의 남문 앞에서 견학 인원이 무탈하게 도착하였고, 잠시 소속을 무림맹을 옮겨옴을 증명하기 위한 보고식이 시작됐다.
“그럼 견학생도 대표의 인원 보고가 있겠습니다.”
무림맹이라는 곳이 워낙에 바쁜 곳이다 보니, 참석한 맹의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았다.
맹주 직속 부서로 공손무결과 함께 도착한 밀직원(密直院)의 원장과 직속 타격대의 대주와 제일각의 각원들.
그리고 일이 바쁜 대군사를 대신하여 참석해 식의 진행을 맡은 군사부의 서기라는 양반.
그리고 일찍이 와 있던 백본회의 부회주 남궁욱과 뒤늦게 자리를 채운 상원 대표와 하원 대표.
“저 언용운은 금년 정무학관 신입 생도의 무림맹 견학 일정에 생도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기에, 정무학관을 대표하여 무림 맹주님께 보고드립니다.”
“보고하게.”
“언용운 외 열아홉. 총원 스물. 열외 없이. 현재 인원 스물. 모두 무탈하게 당도하였습니다.”
“오느라 고생들 많았네.”
그리고 절차 자체도 간단했다.
하나 재미난 구경거리를 찾아 나온 백성들은 많았다.
“그래서 그 소문이 파다한 당금수석 언용운이 누군데?”
“이 사람아 언용운 외 몇 명 하면 그 말을 하는 본인이 언용운 아닌가! 저기 맨 앞에 있는 훤칠하게 생긴 소영웅이 언용운이겠지!”
“허, 천하제일 후기지수가 그렇게 훤칠하다더니 인제 보니 언용운도 그에 못지않은데?”
“그럴 수밖에, 저 친구 어머니가 산서금붕의 따님으로 당시 천하 삼미 소리를 듣던 이영영 소저 아닌가!”
“아이, 자네 이야기 듣는 사이 식이 다 끝났구만. 소무후 제갈설지랑 천금매소 은하연도 보고 싶었는데! 아무튼 젊은 용봉들이여, 품은 뜻들을 활짝 펼치십시오!!”
“펼치십시오!”
뭐, 아무튼.
식을 끝낸 우리는 환호하는 백성들을 뒤로하고 무림맹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 와중에 어느새 남궁윤 곁에 착 붙은 남궁욱이 하는 말이 우연치 않게 나와 사부님의 귀에 들려왔다.
“윤아. 용기 잃지 말 거라. 춘계 기숙사 대항전이라고 해 봐야 향란은 전통을 중시하니 네가 참가한 경기가 고작 한 경기 아니었더냐? 그마저도 저 언용운이라는 녀석은 너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였고.”
“…….”
“어허. 인석이 기가 왜 이리 죽었누. 이번 견학조의 인원에 청죽관 생도들이 많고 저 언용운이라는 녀석이 그 청죽을 우승시켜서 다른 후기지수들에게 인기가 좀 있는 모양인데, 여기 맹의 사람들은 누가 옥이고 누가 석인지 객관적으로 볼 것이다. 잠시 뒤에 그 결과가 나올 것이야.”
그에 사부님께서 내게 질문을 던져오셨다.
- 제자야 저 남궁가의 늙다리가 하는 말이 무엇이냐? 옥과 석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게?
‘흠. 아마도 방문표 전달식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 방문표?
견학지의 동의를 구하면 일정을 늘릴 수 있기는 하나, 기본적인 견학 일정은 오며 가며 소요되는 시각을 빼면 딱 일곱 날.
정말 뭐라도 하나 배우거나 체험해서 얻어가려면 한 부서당 하루씩은 잡아야 하는데, 무림맹의 부서는 일곱 개는 그냥 넘어 버리니 일정상 모든 부서를 다 견학할 수가 없다.
‘해서 기본적으론 생도가 견학을 하고 싶은 곳에 신청을 넣는데.’
- 저쪽에서 방문해 달라고 표를 주기도 한다?
‘예. 정무학관에서 가려 뽑혀 무림맹에 견학을 올 정도면 상당한 고급 인력이니, 부서 쪽에서도 우리 부서는 꼭 한번 들러달라 그런 취지로 표를 줍니다. 한데 이게 남발을 하면 생도들이 부담을 가질 수가 있어서 각 부서당 딱 한 개의 표만 전달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걸로….’
- 많이 받으면 그만큼 탐이 나는 인재라는 소리가 되겠구나.
‘예.’
그때였다.
사부님께 그렇게 방문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때.
배에 맹(盟) 자가 쓰인 것은 동일하나 차고 있는 완장에 적힌 글자들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상아패를 하나씩 들고 이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험험. 바쁜 와중에 짬 내느라 고생들이 많네.”
그에 남궁욱이 헛기침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래 이 중 몇은 우리 윤이에게 볼일이 있어 왔겠지? 우리 손주가 손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몇 개는 내가 대신 받아주겠네.”
하나 남궁욱의 몸짓은 완전히 헛다리였고.
“아, 회주님. 죄송합니다만 저희 백호대는 언용운 생도에게 볼일이 있어 왔습니다.”
“약왕당도 언용운 생도를 찾아왔습니다.”
“주작, 현무, 청룡 자네들은?”
“…저희도.”
김칫국이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내 손위에 소복하게 방문표가 쌓여갔는데, 어째선지 언 동생들은 제 놈들이 으쓱한 표정을 지었고.
“설마 직속 타격대 자네들마저? 명태성 각주 자네도 언용운이를 찾아왔나? 아니지?”
“마저라는 표현이 좀 그런 게 저희 부서는 기실 정무학관의 입관 시험 전부터 언용운 생도에게 침을 발라 뒀습니다.”
그에 혈압이 오르는지 남궁욱이 휘청했지만, 명태성은 그런 남궁욱의 팔을 잠시 붙들어 주기만 한 뒤.
곧바로 몸을 돌려 내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일세.”
“아. 예 명 각주님.”
“여기, 우리 부서의 방문표일세. 제일 먼저 와줄 거지?”
“죄송한데 먼저 들를 곳이 있습니다.”
“허. 우리가 밀리다니 먼저 갈 곳이 어딘가?”
어디긴 어디야.
젖과 꿀이 흐르는 약왕당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