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주언가 망나니-189화 (189/444)

제189화. 실마리 (3)

공손무결과의 휴일이 그렇게 끝난 뒤.

대군사 제갈혜가 지휘하는 무림맹의 조사단은 죽산 부근에 더는 숨겨진 안가가 있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일단 죽산 부근은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총장님.”

“그런가요?”

“예. 노획한 재화의 양과 지형, 그리고 일대의 크고 작은 마을을 샅샅이 수색한 결과 틀림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다만, 덮어놓고 다행이라 생각해선 안 될 것 같습니다. 방금의 결론은 그저 죽산 일대를 두고 내린 것일 뿐이니까요.”

“으흠. 다른 곳에 비슷한 소굴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군요?”

“노획한 물품도 그렇고 제거한 인력도 그렇고, 저쪽에 제법 큰 타격을 주긴 했을 겁니다. 하나, 우리는 마교의 전력을 알지 못하니 예단은 금물이겠지요.”

“알겠습니다.”

공손무결이고 제갈혜고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사람들이었다.

하여, 죽산이 정리되었다는 판단은 두 사람이 정무학관을 떠나겠다는 말과 일맥상통했는데.

“자, 그럼 저랑 맹주님은 일어나 볼까요?”

“그럽시다.”

몸을 일으킨 제갈혜가 마방연의 실장 자격으로 회의에 참여하고 있었던 내게 말을 걸었다.

“그전에. 언용운?”

“예?”

“반간계도 그렇고, 마방연이 정리해 놓은 자료도 훌륭하더라? 아, 연구 주제도 날카롭던데? 그냥 나랑 같이 대군사부로….”

한데 그런 제갈혜의 말에 몇몇 교수님의 눈매가 싸늘해졌다.

노삼은 시정잡배처럼 인상을 썼고.

경혜 사태는 멸마 사태라 불리던 시절로 돌아간 눈초리로 제갈혜를 바라보았다.

그에 앉아서 천 리를 본다는 여인은, 말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가는 것보다 아직 학관에 있는 게 좋겠지? 너랑 바둑 한판 둘 시간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 됐네. 나중에 보자?”

“예. 판돈 두둑이 모아두세요.”

“…진짜 두고 봐라.”

제갈혜는 그 말을 끝으로 회의장을 나갔고.

공손무결도 내 어깨를 두드려주고 나갔다.

“이따금 여유도 가져가면서 하게.”

그렇게 무림맹에서 왔던 사람들이 돌아갔고.

나는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했다.

* * *

이튿날.

‘강호생활백서’의 수업 시간.

마방연에 적을 두지 않은 동기생들이 저마다 주워들은 어제 일을 수군거리고 있었다.

“어제 죽산 인근에서 마교 놈들의 소굴이 발견됐다던데?”

“어, 나도 들었네. 무림맹주님이 언용운 저 친구랑 함께 찾아냈다지?”

“함께라는 표현은 과한 게 아닐까? 언용운 저 친구가 우리 동기생 중엔 가장 앞서 있기는 하지. 무길이 저 친구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상청검수들과 싸울 때는 내심 응원하기도 했어. 하지만 저 친구가 그 자리에서 뭘 했겠나?”

“맞아, 뒤에서 구경이나 했겠지.”

“아니면 마교 놈들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을지도 모르지. 애초에 우리 백도 무림에 패해서 꼬리를 말고 척박한 땅으로 도망을 친 놈들 아닌가?”

이런저런 소리가 오가던 그때.

강의실에 들어선 정극경 교수님이 생도 하나를 지목하며 입을 열었다.

“거기 있는 생도? 향란관의 사마랑 생도 아닙니까?”

“예? 아, 예!”

“마교. 그러니까 천마신교라 불리는 집단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던데, 큰일 날 소리를 하고 있군요. 무지하다 보면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긴 하지요.”

그런 정극경 교수의 음성에.

하성이 놈과 소릉이 녀석이 비소를 터트렸고.

“푸흡. 사마 씨 중에 무지하다는 소리를 들은 건 저놈이 처음 아닐까?”

“푸흐흡. 들리겠어요, 은 형.”

그에 사마랑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지만.

‘뭐? 한판 뜰까?’

내 눈초리에 냉큼 고개를 돌렸다.

그러는 사이 정극경 교수는 수업을 시작했다.

마방연의 연구 결과가 아직 정규 과목 개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 자료는 마방연에서 정리한 자료입니다.”

이 수업은 강호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는 ‘강호생활백서’ 과목이었기에 미리 수업에 반영한 것이었는데.

“본격적으로 천마신교라는 집단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올해 신입생 중 마방연에 지원한 생도들이 모두 내 수업을 듣고 있으니 고생하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박수를 치도록 하죠.”

짝짝짝짝짝-

뭐만 하면 사람을 세워놓고 박수 치길 좋아하는 교수님의 기질이 여기서도 발동되었다.

그에 남궁윤이나 제갈설지, 하성이 녀석 같은 자아가 좀 독특한 녀석을 제외한 언동생들이 저마다 쥐구멍을 찾았는데.

“캭! 진짜 왜 저러는 거야, 저 교수님은!”

“확실히 부끄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수업 자료로 사용되는 것을 보니 뿌듯하지 않으십니까? 빈도는 뿌듯합니다.”

“…그건 그렇긴 하네.”

그러면서도 보람이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뭐, 아무튼.

오늘 수업 내용은 어제 내가 마주쳤던 상황과 정리한 자료로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나로서는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여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찝찝하단 말이지.’

무력대 한 개를 궤멸시키고 놈들의 거점에 있던 재화를 다 털어왔다.

‘대군사님도 제법 큰 타격을 줬을 거라고 했을 정도로 괜찮은 성과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분오열되어 있는 백도 무림과 달리, 마교 놈들은 교주를 중심으로 상명하복 체계가 공고하긴 했다.

하지만, 어쨌거나 대놓고 사업장을 펼칠 수도, 교인을 받을 수도 없는 놈들이니 제법 큰 손실을 입힌 것이었다.

‘근데 뭔가 놈들 특유의 끈적함이 없었단 말이지.’

뭐랄까?

깔끔하게 죽어주러 온 느낌이랄까?

‘그런 식으로 뒈지라는 명을 내리면 보통 사기가 떡락해서 투항하거나 너부터 뒈져 보라면서 반기를 드는 게 정상이지만.’

마교 놈들은 그런 명도 시키면 따르는 눈 돌아간 닭대가리 같은 놈들이었다.

‘우선 꺼진 불도 다시 보고, 등잔 밑도 이 잡듯 살펴봐야겠어.’

그러면서 동반되어야 할 것은 주인공 세대를 성장시키는 일이었다.

‘얘들도 하루쯤 쉬게 해줘야겠다.’

내 의식의 흐름이 여기까지 흐른 그때.

마침 정극경 교수님이 수업의 종료를 알려왔다.

“금일 수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언동생들은 잠깐 남아.”

한데, 남으라는 언동생들 외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인원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제갈설지였는데.

“용운 님? 무슨 일이 있나요?”

“그런 건 아니고, 하루쯤은 연구실 문을 닫고 정말로 쉬어볼까 싶어서.”

그러자 은하연이 튀어나올 것 같은 눈으로 입을 열었다.

“쉬, 쉬자고요?”

“쉬자고.”

“정말로요? 쉬자고 해놓고 발목에 쇳덩이 같은 거 감는 거 아니고 정말로요?”

‘은 소저는 왜 사람 말을 못 믿을까요? 상인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가? 참 서글픈 일입니다.’

- 너 때문이잖느냐! 너 때문!

들려오는 사부님의 음성을 외면한 나는 불신이 깊은 은하연을 위해 친절히 계획을 들려주었다.

“정말로. 계곡에 가서 발도 좀 담그고, 통돼지도 한 마리 구워 먹으면 어떨까 하는데? 연구회의 식구들끼리 모여서 밥한끼 하자는 느낌으로 회식(會食)이라고 하면 되겠군.”

그런 내 말에 정현은 화색을 하고 나왔다.

“회식이라! 참으로 뜻깊은 행사일 것 같습니다. 언 소협과 저 그리고 은 소협과 우 소협이 입관 시험에서 만났을 적에 음식을 나눠 먹기에 식구다, 라는 이야기를 나눴지 않습니까. 그때를 회상해보면….”

은하성과 당옥기는 팔짱을 끼고 나섰다.

“쓰흡. 용운 형님이 안 하던 짓을 하신다?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던데. 옥기 누님, 형님 진맥 좀 해보십쇼.”

“쟤는 항상 괜찮은 애야. 문제는 우리지. 언용운이 뭘 하자고 하고 정현이 반기는 이 상황. 조금 무섭지 않아?”

소릉이는 녀석들의 곁에서 소근거렸다.

“…회식이라는 단어도 조금 폭력적일지도요?”

그런 녀석들을 향해 나는 미간을 좁히며 입을 열었다.

“아 때려치워! 쉬게 해준다고 해도 난리야! 싫으면 가지 마! 다 때려치워! 은 소저는 청죽관 출납장부 좀 가져오고, 당옥기 너는 어제 내가 가져온 영초 그거 청죽관 연구실에 가져다 놨는데….”

그러자 여기저기서 내 소맷자락을 잡으며 참석 의사를 표해왔는데.

“저는 싫다고 안 했어요! 진짜냐고만 물었죠.”

“나도 싫다고는 안 했어! 누가 싫대? 와, 신난다!”

그 너머에서 엄청 느리게 책을 챙기고 있는 남궁세가의 공자님이 보였다.

‘저 새끼는 뭔 책 보따리를 하루 종일 싸?’

뭐, 아무튼.

나는 참석 의사를 밝힌 언동생들을 시켜, 회식 계획을 마방연에도 공지했다.

한데, 산행과 달리 이번에는 정말로 휴식을 위한 행사이니 참석 여부는 개인의 의사에 맡긴다는 단서를 공언하자.

“…정말로 불이익이나 보충 수련 같은 것이 없다면 나는 잠을 조금 더 자고 싶네.”

“언 실장, 나는 사면이 벽으로 막힌 공간에서 밥을 먹지 않으면 체하는 지병이 있다네.”

언동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구생이 불참 선언을 해온 가운데.

“제갈 소저랑 궁윤이만 왔네.”

용명이 녀석이 내가 의사를 물어보라던 객식구 두 사람을 데리고 도착했다.

“형님! 장호 이 친구랑 소천이 형 데려왔습니다.”

“용운 형이 어디 가자는 소리가 쎄하긴 하지만. 맛있는 거 준다는 말에 속아봅니다.”

“천장호, 미리 말하지만 살코기는 내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학관에 재학 중인 주인공 세대만 모인 꼴이 되었다.

‘인원이 이러면 이럴 게 아니라 담천약수를 나눠 줘야겠다.’

나는 이미 효험을 봐서 더 먹어봐야 달큰한 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에 주인공 세대에게 나눠주려 했는데, 지금 주면 될 것 같았다.

“여기들 있어봐. 뭐 좀 챙겨 나와야겠다.”

* * *

언용운은 정말로 하루 쉬기로 작정한 모양이었는지, 일행을 이끌고 목 좋은 계곡을 찾았다.

촤아아아아아-

그렇게 찾은 계곡에서 생도들은 과일도 먹고, 낚시도 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생도들도 풀어져서 쉬게 되었는데.

딱 한 사람.

남궁윤은 괜히 통돼지 구이를 맡겠다고 나섰다가 언용운에게 핀잔을 듣고 있었다.

“궁윤이 너는 통돼지 구이도 못 하냐? 쥐고 있는 작대기 이리 내봐. 한쪽만 타지 않게 돌려가면서, 이렇게 잡내를 없애주는 양념을 바르라고! 이게 어려워? 너 다른 생각 했지?”

하기는 했다.

무림맹주님과 이곳에 왔다가 마인들의 뒤를 쫓게 됐다는 언용운의 말에, 강호생활백서 수업을 상기하며 자신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생각했다.

“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이쪽에 흙이랑 재가 다 묻었잖아! 이거는 궁윤이 네가 책임지고 다 먹어라!”

나름대로 자진하여 궂은일을 맡아 보겠다고 자원한 것이었고, 천하 걱정을 하다가 그리된 것이었는데.

남궁윤 본인의 용돈으로도 이런 돼지쯤 열 마리도 사서 댈 수 있는데.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남궁윤의 심중에 일말의 서운함이 지나갔다.

한데, 통돼지 구이를 다 먹고나자.

그런 서운함이 무색하게 언용운이 웬 병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담천약수다. 내가 호법 서줄 테니까 준비된 녀석부터 먹고 운기조식해.”

대저 영약이라는 것은 부자지간에도 잘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한데, 언용운은 이것을 전혀 아깝지 않다는 듯 나눠주었다.

“아니, 쉬자고 하신 것으로 모자라 이런 것까지 베푸신다고요? 정말 아프신 것 아닙니까 형님?”

“하성아.”

“예?”

“닥치든지, 싫으면 내놓든지 하나만 해라.”

“닥치겠습니다!”

언동생이라는 놈들에게 주는 것이야 그러려니 했다.

처음부터 언용운을 따랐던 놈들이고, 여러 일을 도맡아 하며 많은 공을 세웠으니까.

“이건 궁윤이 네 거다.”

하나, 그 정도로 연을 쌓지 않은 자신에게도 영약을 주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궁윤이 아니라 남궁…. 그래,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이걸 나한테 왜 주는 거냐?”

“먹기 싫으면 말던가.”

진심으로 빼앗아 가겠다는 태도에, 남궁윤은 얼른 병을 뒤로 숨겼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언용운은 알고 있는 것이다. 천하는 홀로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오만했던 자신과는 달랐다.

이 녀석은 사사로운 원한은 안중에도 없었다.

자신과는 그릇이 달랐다.

매사에 천하를 보며, 동생들과 같이 지켜내고자 하는 생각을 하는 녀석이었다.

‘어쩌면 떨어진 고기를 기어코 먹으라고 했던 것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떨어진 고기를 먹으라고 했던 일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았다.

‘민초들은 그 같은 고기조차 쉬이 먹을 수 없음을 알라는 뜻이었나?’

사실 그냥 언용운이 지독했을 뿐이지만.

이미 남궁윤의 머릿속엔 ‘동생’이 되어 천하를 지키는 모습이 들어찬 뒤였다.

그리고 그건 과몰입에 천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제갈설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용운 님은 천하는 혼자 지킬 수 없음을 생각하시는 건가? 혹은 할거주의로 물들어 당파를 가르느라 정신이 없는 어른들의 방식으론 안 된다는 생각이실 수도 있겠네.’

아무튼 제갈설지의 손에도 언동생들의 손에 쥐어진 병과 같은 게 쥐어졌다.

‘용운 님과의 첫 만남이 내 오만함으로 인해 좀 어긋나긴 했지만, 드디어 인정을 받은 기분이야.’

그 점이 못내 뿌듯했다.

하나 그러면서도 얻지 못한 한 가지가 아쉬웠다.

‘말할까?’

제갈설지는 어떤 생각이 떠올라도 정작 입을 다물곤 하는 남궁윤과 달리 떠오른 생각은 어지간하면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다.

“용운 님!”

“?”

“그 언동생이라는 거 말인데요. 저번에 안가를 찾았을 때도 그렇고, 아까 수업 마치고도 그렇고. 뭐만 하면 찾으시잖아요?”

“청죽관의 간부들을 지칭하는 말이라 입에 붙다 보니 먼저 튀어나오긴 하는 것 같소만, 그건 왜?”

“정의와 범위가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건데요?”

“무슨 정의씩이나? 범위는 굳이 따지면 저기 하성이부터 여기 당옥기까지인가?”

“옥기는 향란관 생도인데요?”

“아, 그랬지 참.”

“아무튼. 산서에서 저도 그거 하고 싶다고 했었잖아요?!”

“당시에 천장호가 깝죽거리니까 농으로 한 말 아니었소?”

“진심이었는데요?”

“…눈 좀 그렇게 뜨지 마시오. 그렇게 일이 하고 싶다면, 소저도 하시오. 언동생.”

그렇게 제갈설지가 언동생이라는 범주에 쏙 들어간 이때.

남궁윤도 가만히 손을 들었다.

“…응? 너도 넣어 달라고?”

“가능하다면.”

그에 기존의 언동생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검지를 관자놀이에 대고 돌렸다.

* * *

마방연의 회식을 주도했다가 언동생이 두 명 늘어난 뒤로 보름 정도가 흘렀다.

그에 일 학기 학사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기말고사가 성큼 다가오게 되었다.

‘기말고사가 끝나면 방학인가.’

하나 방학에는 또 청죽관의 재건축 사업이 예정되어 있어서, 나와 은하연의 책상에는 여전히 서류가 산재해 있었는데.

이래저래 돈을 아낄 구멍을 마지막으로 검토해보기 위해 출납장부를 살피는 내 눈에 어색한 부분이 걸렸다.

“검의 수선비가 너무 싼데?”

- 저렴한 수선비는 일전에 하연이 녀석과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 아니더냐?

맞다.

일전에 이 건으로 은하연과 대화를 나눈 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모용세가가 이상한 짓거리를 해서 빙정과 한철 값이 올랐는데, 겨우 이거밖에 안 올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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