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화. 길 (2)
담용주.
북해빙궁 사절단의 부단주이자, 빙궁주의 둘째 아들.
내가 가장 먼저 접했던 새외의 인물이 그였다.
‘위기 종목의 준결승 상대로 마주쳤으니까.’
하지만, 그저 서로 간에 호의만 확인했을 뿐.
이후로 터놓고 어떤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대국장에서 만날 때만 해도 무언가 도모하고 싶은 일이 있어 보였는데….’
그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내가 각궁보와 적룡궁 사람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사람 사귀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여, 내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소식을 들은 다른 후기지수들이 먼저 찾아왔을 때도.
담용주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나도 따로 그를 찾아가지는 않았다.
그를 만난 직후에 윤영 숙부에게서 들었던 말 때문이었다.
‘빙궁에서 입지가 좁다 하셨지.’
숙부께서는 그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이윤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었다.
하나, 원작을 읽은 내겐 그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들렸다.
‘원작에서 등장했던 북해빙궁의 인물 중에 궁주의 자식이라 묘사된 사람은 소궁주인 담경주 뿐.’
담용주라는 인물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북해빙궁의 사람이 감히 빙궁주의 용혈임을 참칭할 리는 없는 일.
‘지금은 버젓이 대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원작의 시점에는 등장하지 않고, 당장에 입지가 좁다.
답은 간단했다.
‘담용주는 형에게 숙청을 당한다.’
나름의 확신을 가진 가정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고작해야 대국 한번 나눴을 뿐인 사이였던 만큼 괜한 참견을 하고 싶지 않았고.
예정에 없던 접촉을 해서 그가 숙청당할 계기를 제공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여,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저쪽에서 찾아왔네.’
담용주의 바둑 솜씨는 상당했다.
그건 형세를 판단하는 눈이 있다는 것이니,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를 찾아왔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무언가 승부수를 띄워보려고 한다는 이야기일 테지.
나는 담용주를 향해 말했다.
“담 형이 아니시오?”
“괴룡! 거기 계셨구려?”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서. 올라오시겠소?”
담용주는 내가 걸터앉아 있는 회랑의 지붕 위로 훌쩍 뛰어 올라와 입을 열었다.
“검에 술을 치신다는 의식을 하고 계셨나 보구려.”
“…그런 자잘한 이야기까지 빙궁에 알려진 거요?”
“하하. 그런 것은 아니오. 왜 일전에 괴룡의 업적을 찾아보다 흠모하게 되었다 하지 않았소? 그런 와중에 듣게 된 이야기요. 아, 그보다… 최우수 후기지수에 선정되신 거 진심으로 축하드리오.”
“고맙소. 한데, 그 이야기를 하려고 굳이 이렇게까지 찾아오실 이유는 없으실 텐데?”
“…….”
“물론, 일전에 약속했던 대국을 해보자고 온 것도 아닐 것이고…. 내 생각엔 달리할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 슬슬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하하. 역시 괴룡이시오.”
담용주는 머쓱한 표정으로 웃는가 싶더니, 마른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실은 도움을 청하고자 왔소.”
“도움?”
내 되물음에 담용주는 북해빙궁의 상황부터 말했다.
“대외적으론 아버님께서 격무에 지치시어 빙궁의 정무를 잠시 형님께 일임하셨다 알려져 있는데, 실상은 주화입마에 드셨소. 용태도 좋지 않으시고.”
“…그런 이야기를 아무한테나 해도 되는 거요?”
“아무한테나는 아니오. 누구한테도 말한 적 없는 이야기고. 내가 보고 들은 언용운이라는 사람을 믿고 꺼낸 말이오.”
“일단 계속해 보시오.”
“하여, 빙궁의 정국은 소궁주이신 형님께서 주도하고 계시는데. 내가 형님께 밉보인 게 좀 많소.”
“오래 뵌 건 아니지만, 누구한테 쉽게 밉보일 성정으로 보이시지는 않소만?”
“근래 좀 소원해졌긴 하지만, 본디 형님과 나는 사이가 좋았소. 그렇다 보니 내가 군신 관계가 되었음을 망각하고 주제넘게 쓴소리를 했다가 그리되었소.”
역시 담용주는 본인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원래는 사이가 좋았다.’
누군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겠군.
담용주의 말에 떠오르는 것이 몇 가지 있었지만, 우선은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게 옳을 듯싶었다.
“망명을 하면 어떻소? 무림맹주님께 말씀을 드리면 받아 주실 거요. 담 형이 빙궁에서 지은 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림맹과 빙궁이 적대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하나, 담용주는 고개를 저었다.
“중원은 풍족한 땅이지.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소. 하나, 그래도 나는 북해가 좋소. 그곳이 내 고향이니까.”
“…정리하면, 형님에게 용서 혹은 인정을 받고 싶으신 모양인데. 내 생각이 맞소?”
그제야 끄덕여지는 담용주의 고개.
나는 미간을 좁혔다.
누구와도 나누지 않는 게 옥좌라 했다.
심지어 이간질을 하는 사람도 있는 거 같은데.
담용주에게 야망이 전혀 없다 하더라도 쉬운 길은 아닐 듯했다.
“어려운 길을 가시려 하는구려. 너무 과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눈엣가시로 보일 거고. 쓸모가 전혀 없어도 그렇게 보일 것이오.”
“역시 괴룡이오. 맞소. 나로서는 어려운 길이오. 하나, 내가 괴룡에게 드리는 부탁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닐 거요.”
“정확히 어떤 부탁인지 들어나 봅시다.”
“괴룡과 정무학관의 후기지수들을 북해빙궁에 초청하고 싶소.”
그렇게 운을 뗀 담용주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발 없는 말은 금세 천 리를 가니. 괴룡이 천하제일 후기지수로 우뚝 섰음이 빙궁에도 수일 내로 전해질 것이오. 그런 괴룡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보인다면 형님께서 내 쓸모를 인정해 주실 것 같소.”
일리가 있긴 했다.
맹주님이나 비슷한 급의 인사가 담용주의 초청으로 빙궁에 방문한다면, 외부에서 뒷배를 데려온 것으로 보이며 도리어 역효과를 낼 것이다.
‘격이 소궁주보다 높으니까.’
반면, 나는 어쨌거나 후기지수였다.
그러면서 천하제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으니.
소궁주의 면을 세워 주며 담용주의 쓸모를 보여주기엔, 더할 나위 없는 손님이었다.
다만 그렇기에, 나로서는 생각이 조금 필요한 이야기였다.
“흠.”
나는 팔짱을 끼고 고민에 들어갔고.
사부님께서는 질문을 해오셨다.
- 어찌할 요량이냐?
‘마교 놈들이 숨어 있을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 초원과 북해 일대이니 한번 살펴보고 싶긴 합니다.’
- 하나 위험하기도 하지.
‘그렇죠. 한데 새외 깊숙이 중원인이 들어갈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빙궁에는 빙백당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 빙백당?
‘빙궁의 성지인데, 거기서 운기를 하면 체질이 맞는 사람은 체내의 독기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 대환단을 오롯이 흡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구나?
나뿐 아니라 다른 언동생들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울러 담용주라는 패를 살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나, 이 자리에서 당장 결정할 문제도,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겠소. 학관의 허락이 필요한 문제이기도 하고.”
“무슨 말인지 알겠소. 일정에 여유가 좀 있으니 너무 늦지 않게만 답을 주시면 좋겠소.”
* * *
대화를 마친 나와 담용주는 따로 연회장으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렇게 돌아온 내 자리엔, 각궁보의 소보주 야율위와 남해 적룡궁의 후기지수들이 끼어 있었다.
“어? 언 형 오셨네요!”
“용운이! 자네 왔구만! 자자, 내 술 한잔 받게!”
“캬악! 이 아저씨가? 쟤 환자에요! 술 먹으면 안 된다고요!”
“아저ㅆ….”
나는 자연스럽게 무리에 끼며 말했다.
“아저씨. 숙부. 가족 같다는 뜻이지요. 아무튼 야율 형. 옥기 얘가 이래 봬도 청죽관의 의원님이시라 저 말은 지켜야겠네요.”
“큼. 연회가 열리면 남은 술잔을 거나하게 나누기로 했는데, 정작 자네가 술을 마시지 못하니 이것 참 섭섭하구만!”
“섭섭하다는 말씀을 하시면 제가 섭섭합니다. 오늘만 날입니까? 형 동생을 하기로 했으니 형님이 저를 보러 올 수도, 제가 형님을 보러 갈 수도 있는 건데요.”
“그건 또 그런가?”
“예. 그렇습니다. 자자, 한잔 받으십쇼. 아. 그 잔 말고 이 사발로 받으세요.”
“사발로?”
“제 몫까지 받으셔야죠.”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
나와 술잔을 나누지 못해 섭섭해하는 야율위는 달래주었고.
“그나저나 그 나이에 그 정도의 성취라니. 저희 적룡궁의 궁인들은 괴룡의 무위에 진심으로 탄복했습니다.”
소궁주급 인사가 오지 않긴 했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성적을 받아든 적룡궁 사람들에게는 면을 세워 주었다.
“그래 봤자입니다. 거친 파도 위에서라면 적룡궁 무인들의 삼초지적이나 되겠습니까?”
“하하하. 금칠이 너무 과하신데요?”
“자자, 적룡궁 분들도 한 잔씩 받으세요.”
“나도 말 위에서는 자신 있네!”
“암요. 그런 의미에서 한잔 더 받으세요.”
그들을 시작으로 다른 후기지수들도 한 번씩 왔다 갔고.
무림맹주님이 모셔온 명숙들과도 안면을 틀 수 있었다.
그렇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은 흘렀고.
어느새 하룻밤이 꼴딱 지나갔다.
밤사이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곳은, 얼굴만 비추고 초장에 연회장을 빠져나간 소림뿐이었다.
소림의 심사가 뒤틀리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술판에 기름진 음식이 가득한 곳이라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피한 것이었는데.
다음날 정오.
소림이 숭산을 향해 떠나가는 자리에서.
“살펴 가십시오, 대사님.”
“예, 총장님. 그럼 소림은 이만 돌아가 보겠소이다.”
들어설 때와는 달리 가장 마지막 열에 서 있던 원철과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괴룡 시주. 많은 것을 배우고 즐거이 어울리다 갑니다.”
“…즐거우셨습니까?”
“예? 아, 예. …한데 왜 표정이 갑자기 그러십니까?”
“기분 탓입니다.”
“그, 그렇습니까?”
“예. 살펴 가십시오. 또 볼일이 있겠지요.”
“예,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소림을 배웅하고 나니.
정진대회에 참여했던 손님들이 하나둘 학관을 떠나기 시작했는데.
원체 호방한 성격들이라 짧은 시간에 많이 친해진 각궁보의 전사들도 갈 길을 서둘렀다.
“우리도 가보겠네.”
“예.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에 제가 초원을 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잘 부탁드립니다.”
“오.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자네라면 언제든 환영일세!”
물론 방파의 사정에 따라 며칠 더 정무학관에 체류하기로 한 곳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북해빙궁이 그랬다.
“언용운 생도는 빈니랑 잠시 본관으로 갈까요?”
“예, 총장님.”
총장님을 따라가자, 그곳에는 맹주님을 비롯해 여러 교수님이 논의하기 위해 앉아 계셨다.
미리 언질을 해두었던 담용주의 제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모여계신 것이었다.
다들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내가 자리에 앉기 무섭게 맹주님께서 입을 여셨다.
“학관의 일이니 저는 일단 말을 아끼고 있겠습니다.”
이어서 말을 한 사람은 윤국관의 제갈민 교수님이었다.
“북해빙궁과의 교류는 필요한 일입니다. 얼마 전을 떠올려 보십시오. 산서가 엉망이 되고 모용세가가 골을 내자, 북해의 산물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애초에 총장님도 맹주님도 빙궁의 소궁주가 참석지 않음을 아쉬워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기는 했지요.”
“다음 대를 맡길 아이들과 빙궁의 소궁주와의 교류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아이들 무위가 상승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애초에 빙궁과는 교환학생도 오고 가는 사이 아닙니까?”
그런 제갈민의 말에 경혜 사태께서는 찻잔을 매만지며 고민하시는 듯했다.
“제갈 교수님의 말씀이 여러모로 맞기는 합니다. 하나, 시절이 시절이다 보니… 고민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자 노삼 교수님께서 입을 여셨다.
“애들 안전이 걱정이면 산서 때처럼 제가 따라가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향랑관의 창량 교수님이 딱딱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노 교수님은 절대 안 됩니다.”
“왜?”
“용운이 녀석이 하자는 대로 다 하시는 분 아닙니까?”
“거, 다하지는 않아! 엄연히 내가 교수고 저 녀석이 생도인데!”
“그럼 용운이가 한 청을 거절한 사례를 하나만 대보십시오.”
“…….”
창량 교수님의 말에 노삼 교수님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그런 사례가 없었는지 조용해지셨다.
그사이 창량 교수님은 총장님을 보며 재차 입을 여셨다.
“차라리 제가 따라가겠습니다. 법도와 예의를 지키며 아이들을 보호하도록 하지요.”
엥?
그건 내가 안 돼.
창량과의 외유?
생각만으로도 숨이 턱 막힌다.
이 위기를 어찌 풀어야 하나 고민이 되는 이때.
재혁 숙부가 입을 열었다.
“창량 교수님께서 가시면 아이들 인솔이야 걱정이 없을 것이나, 교수님께서는 새외의 습속은 잘 모르시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
“하북이 새외 사람들이 드나드는 창구 중 하나라 저는 익숙합니다. 알고 있는 빙궁 사람도 좀 있고요. 아무래도 제가 적임인 것 같습니다.”
빙궁행 사절단의 인솔자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 * *
인솔자가 결정되자마자 다른 준비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행로를 정했고.
서류 작업들이 이루어졌으며.
들고 갈 선물이 준비됐다.
그렇게 이틀여가 지나는 동안 사절단에 합류시킬 참가자도 정해졌다.
참가자는 마방연의 일학년 생도들이었다.
청죽관에선 나, 정현, 은하연, 은하성, 우소릉.
향란관은 당옥기와 남궁윤.
윤국관은 제갈설지.
그리고 운매관 삼인방.
재학생 중엔 총 열한 명의 인원이 모인 셈이었는데.
하남에서 무림맹주의 제자 자격으로 팽소진이 합류를 하기로 했다.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예!”
여행의 시작은 순조롭기 그지없었다.
무림맹주님께서 하남의 끄트머리까지 동행해주신 덕분에 북해빙궁 사절단과의 북상은 빠르게 이루어졌고.
“다들 안녕? 돼지 너는 볼 때마다 커지는 것 같다?”
“누님. 괜히 어색하니까 저를 물고 늘어지시는 것 같은데. 저 바보 아닙니다.”
“허. 팽소천. 많이 컸다 너?”
“원래부터 누님보다 컸는데요.”
산서에서는 윤영 숙부와 태원상단의 도움을 받아 한결 수월하게 여정을 계속할 수 있었다.
“아버님께서 좋아지셨다 하나 바깥바람을 맞으실 정도는 아니시고. 너희도 길이 멀고 바빠 이가장에 들르지 못하는 게 아쉽구나.”
“그렇네요. 돌아오는 길에 꼭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거라. 몸조심하고.”
“옙.”
태원 근방을 지나면서도 외조부를 뵙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돌아오는 길에 묵기로 하며 아쉬움을 덜어냈다.
그렇게 우리는 산 넘고 물을 건너 산서까지 통과했고.
마침내 만리장성마저 통과했다.
“…후. 이제 여기서부터 새외인데.”
꽤 먼 길을 북상해 마침내 이르게 된 초원.
우리는 북해로 들어가는 길목이라 할 수 있는 각궁보에서 말을 바꾸고 방한복 같은 북해용 물자를 조달할 예정이었다.
한데, 우리를 마중 나오기로 한 익숙한 얼굴들이….
“어? 용운 형님! 저거 야율 형님네 깃발 아닙니까?”
“각궁보(角弓堡). 맞네.”
“…근데 웬 놈들한테 쫓기고 있는데요?”
습격을 당하고 있었다.
“일단 돕는다! 마방연 발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