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주언가 망나니-252화 (252/444)

제252화. 결정 (1)

담경주를 처치하고 나자, 심신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는지 탈력감이 몰려들었는데.

“하.”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마교의 술사들을 다 잡아 죽이지 못한 모양이었다.

여전히 움직이는 강시들을 밀어내기 위한 싸움들이 보였다.

‘지금 쓰러질 수는 없다.’

그랬다간 해골 병사들이 모두 무너져 내릴 터였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회한을 지팡이 삼아 몸을 지탱했다.

그러고 나니 나도 모르게 한마디가 나왔다.

“언 동생, 이 녀석들은 괜찮은지 모르겠네….”

그런 내 말에 사부님께서 답하셨다.

- 용운이 네 녀석이 특출나긴 하지만, 네 동생을 자처하는 녀석들도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함부로 죽기라도 했다간 죽은 것도 억울한데, 저승에서 끌려 나와 또 잔소리를 들어야 할 텐데 그거 생각하면 절대로 못 죽지.

‘……?’

- 뭐.

‘……?’

- 그나저나 선미(船尾) 쪽은 그래도 승기를 잡긴 한 모양이로구나.

‘그런 것 같습니다.’

마교의 고수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죽거나 다친 자가 있는 모양인지, 빙궁의 무복을 입고 널브러진 이들이 보였지만.

어쨌거나 본디 여섯이었던 마교의 고수 중 딱 둘만이 남아있었다.

“천마재림!”

“만마앙복!!”

남은 둘은 마교 특유의 구호를 외치며 동귀어진의 수를 펼쳤다.

쌔애애액!

쌔애애애애액!!

하나, 빙궁의 무인들이 육참골단의 각오로 용감하게 몸을 던졌고.

“소궁주님과 팽교수님을 지켜라!”

그들의 용기에, 재혁 숙부의 칼과 외부경 어른의 손속이 더해지며 마교의 고수들은 불귀의 객이 되었다.

“컥!”

“커흑!”

그렇게 마교의 여섯 고수가 정리되자.

재혁 숙부와 담용주가 내 쪽을 향해 뛰어왔다.

“용운아! 괜찮으냐?”

“괴룡! 괜찮소?!”

먼저 내 안부를 물어온 두 사람.

내가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이어서 각자 궁금한 것을 물었다.

“연옥란인가 하는 마녀는?”

“난리 통에 형님의 모습을 본 것 같은데 내가 잘못 본 것이오?”

나는 두 질문에 순서대로 답했다.

“연옥란은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담경주는….”

담용주에게는 뭐라 더 말을 하기보다, 턱짓으로 시신을 가리켰다.

“…이게 형님이시라고?”

저런 모습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것인지, 아니면 본인이 알던 담경주와 모습이 달라 그런 것인지.

담용주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담용주를 향해 말했다.

“우리가 찾은 마공. 흡음백골공을 담경주도 익혔던 것 같소.”

“…그러셨을 것이오. 그러니까 빙궁의 무학과 접목하면 흠이 없어질 거라고 말씀하셨겠지.”

“본인 입으로 혈강시를 흡수했다 했는데, 서서히 이지(理智)가 흐려지더니 저렇게 강시 같은 모습이 되었소.”

“…나도 처음 봤을 때는 그 마공에서 비롯될 해악이 쉬이 짐작이 가지 않았는데, 이 마공을 북해의 무인 전체가 익혔다면 그날로 북해빙궁이 마인들이 부리는 종이 되었겠구려.”

“마교는 그런 놈들이오.”

“…….”

담용주는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본인의 겉옷을 벗어 담경주의 시신에 덮어주었다.

그사이 나는 재혁숙부를 향해 전음을 보냈다.

[숙부. 저기 선수 끄트머리 쪽으로 가려 하는 데 힘이 좀 달려서 말입니다. 부축을 좀 해주시겠습니까?]

[그야 어렵지 않지. 한데 선수는 왜?]

[도망친 연옥란을 쫓을 수 있는 수작을 하나 부려놨습니다.]

[엥? 그걸 왜 전음으로 말을 하느냐? 그런 수를 부려놨으면 지금 당장 채비해서 쫓아야지!]

[숙부도, 담형도 딱 그렇게 나올까 봐서요.]

“큼.”

내 말에 헛기침하는 재혁 숙부.

나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뭔가 함정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바로 쫓아선 안 됩니다. 만반의 준비를 해서 쫓아야 합니다.]

[함정?]

[예. 저를 유인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연옥란쯤 되는 여자를 지키는 자들이 여섯밖에 안 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어디 매복을 해뒀을 겁니다.]

내 말에 재혁 숙부는 고개를 갸웃했다.

[흠. 근데 만반의 준비라는 것은 보통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네가 부려놓았다는 수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것이냐?]

[예. 우선 저희가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연옥란이 파놓은 함정은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마인들이라도 북해의 추위 속에서 몇 날 며칠 매복을 하고 있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흠. 그건 그렇구나.]

[그리고 제가 부려놓은 술법은 딱히 시간에 구애를 받지는 않습니다.]

[하기야. 뭔 수가 있으니 네가 이런 말을 했겠지. 일단 알았다.]

재혁 숙부의 부축을 받아 도착한 선수.

나는 지니고 다니던 괴황지에 내 피와 섞인 연옥란의 피를 묻힌 뒤, 품속에 챙겨 넣었는데.

그러고 나니 빙혈산 어귀에서 언 동생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둘, 넷, 여섯, 여덟, 열, 열하나. 다들 무사하네.”

북해빙궁 역사상 가장 기괴했을 밤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     *     *

우리는 빙궁의 무인들과 힘을 합쳐 빙혈산 곳곳에 숨은 마교의 술사들을 찾아냈다.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강시를 부리는 방울을 놓치지 않던 놈들이었고.

모두가 이미 혀가 잘려있는 상태였기에 놈들에게서 무언가 더 얻어 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촤악!!

촤아아악!!

하여, 보이는 족족 죽였고.

그렇게 움직이는 강시가 없게 되었을 때.

나는 하늘에 걸어둔 흑마법진을 거둬들였다.

그러자, 조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탈력감이 찾아왔다.

“…나는 좀 쉬어야겠다.”

“언 소협!”

“정현. 하성이한테 옮았냐? 왜 호들갑을 떨고 그래, 그냥 피곤한 거야. 잠깐 자고 일어나면 돼. 뭣하면 당옥기한테 진맥….”

그 뒤로 잠을 좀 잤다.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눈을 뜬 장소는 침상 위였다.

내 주변에는 내가 깨어나길 기다린 것인지, 언동생들이 주변에 널브러져 자고 있었다.

곤한 얼굴로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녀석들.

필시 이번 전투에서도 힘들었을 거로 생각하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나, 약한 소리를 해서는 안 됐다.

마교의 위협을 다시금 확인한 지금.

필요한 것은 당근이 아닌 채찍이었으니까.

나는 함께 널브러져 자고 있는 언동생들을 깨웠다.

“기상!”

내 목소리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우소릉 이었다.

“…언 형? 일어나셨어요?”

“보시다시피. 지금 시간이 얼마나 지났냐?”

“…어. 불침번을 두 번 돌렸으니까 삼 일째네요.”

“허. 그동안 다들 이러고 자고 있었단 말이야? 왜?”

그 말에 답을 한 것은 은하연이었다.

“그야 다들 피곤해서….”

“피곤? 뭘 했다고?”

“마라강시를….”

“그깟 강시 하나를 해치우고 이틀이나 쉬었다는 거요? 분위기를 보니까 그럼 무려 이틀이나 수련을 안 했다는 건가?!”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던 언동생들은 이제야 내가 무엇을 문제 삼고 있는지를 깨달았는지 저마다 경악했다.

“…용운이 쟤 지금 우리 좀 쉬었다고 저렇게 길길이 날뛰는 거야?”

“그런 것 같은데요 소진 누님.”

“정확히는 수련을 쉬었다고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길길이 날뛴다는 말보다는 저희의 몸이 굳었을 것을 걱정하신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미쳤나 봐! 언용명! 네가 뭐라고 좀 해봐. 마라강시가 어떻게 그깟 강시야!”

“…제가 어찌 형님의 말씀에 토를 달겠습니까.”

“캭!! 이러다 우리 다 죽어!”

“…따라오는 게 아니었어. 따라오는 게.”

그중 제갈설지가 급히 입을 열었다.

“제가 똑똑히 기억하는데, 분명 용운 님이 본인 입으로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닐 거라고 하셨어요.”

“그건 결코 어려운 상대도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오.”

“……?”

“모두 연무장으로 집합하시오!”

조용히 있던 남궁윤과 팽소천이 손을 든 것은 이때였다.

“나는 수련을 거르지 않았다.”

“나도. 근손실 나니까.”

나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궁윤이. 동료 버려?”

“…동료를 버린 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거다.”

“그래! 했으니까 했다고 한 거지!”

“연대 책임이야! 연무장에 집합해!”

그렇게 무려 이틀이나 중단되었던 아침 수련을 실시했다.

‘마음이 아프지만… 이게 우리 애들을 위한 길이니까.’

-…그런 것치고는 웃고 있는데?

*     *     *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고 찾아온 다음 날 아침.

재혁숙부가 언동생들과 아침 수련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찾아왔다.

“이제 기력들은 회복한 거 같은데, 출발하는 것이냐?”

“아직입니다.”

“아직이라고?”

“숙부. 제가 말한 만반의 준비는 단순히 저희가 기력을 회복하는 게 아닙니다. 북해빙궁과 응용이가 소식을 전했을 각궁보의 움직임까지 포함한 겁니다. 그런데 아직 응용이도 안 돌아왔지 않습니까?”

“흠.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근데 그러면 연옥란이라는 마녀는 이미 멀리 내빼지 않겠느냐?”

그런 팽재혁의 말에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보십쇼. 이만한 강시 군단을 꾸리고 북해빙궁을 통째로 집어삼킬 계획을 추진해왔다면, 무당 산맥에서 발견했던 안가(安家)와 비동의 두 배는 되는 거점이 있을 겁니다. 제가 노리는 것은 그곳입니다.”

“아?”

“그만한 크기의 거점을 하루아침에 옮길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랬다간 그 자체로 눈에 띌 테니까요. 무엇보다도 저희 쪽에 뒤를 밟을 수법이 있으리라는 것은 꿈에도 모를 테니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마교의 벌이 꽤 무겁습니다. 경 노야도 분명히 살아서 빠져나갔는데, 죽어서 돌아왔습니다. 빙궁을 날려 먹었는데, 거점까지 털리고 나면 연옥란도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재혁 숙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방을 나갔다.

그런지가 한참.

해 질 녘이 되었을 때, 담용주가 보내온 사람이 북해빙궁의 장례식에 우리를 초대하기 위해 객관을 찾아왔다.

“소궁주님께서 중원의 벗들께 장례식에 참석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에 언동생들과 깨끗한 예복으로 갈아입고 빙혈산 어귀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가니.

“중원의 벗들이 오셨습니다!”

멀찍이서도 들려오던 풍악 소리가 뚝 끊기더니.

담용주를 필두로 한 북해빙궁의 백관들이 우리를 향해 포권을 취해왔다.

“북해의 은인들을 뵙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답례를 돌려주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자, 저마다 몸을 돌린 백관들이 다시금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잔해!”

“한잔은 무슨 이렇게 좋은 날에 동이째로 주게나!”

담용주가 내 쪽으로 다가온 것은 그때였다.

“중원의 장례와는 좀 다를 것이오.”

“들은 바는 있는데, 실제로 보니 장례식이라기보다는 축제 같군.”

“북해 사람들은 당장 슬프더라도 내일이면 또다시 혹한의 대지로 나아가야 하오. 오래 슬퍼할 겨를이 없지. 하여, 내세에 좋은 세상만 있다고 믿고, 그곳에 계시는 선조들이 남은 이들을 굽어살펴주실 거라 믿소. 그렇기에 장례를 치르는 날에 슬퍼해선 안 된다오. 자, 그럼 따라들 오시오.”

담용주는 우리를 이끌고 빙백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깍듯이 소매를 붙들어 읍을 해 보이더니.

“북해를. 빙궁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사각형 모양의 목함을 우리를 향해 내밀었다.

열어보니 그 안에는 서리를 뭉쳐 만든 것 같은 새하얀 환단이 줄지어 들어 있었다.

“빙백환? 이걸 이렇게나 많이 주시겠다는 거요?”

“열 개뿐이오만…. 그게 북해빙궁이 현재 보유 중인 빙백환의 전부요. 인원에 맞춰 드리지 못하여 유감이오.”

“…충분한 양이오. 이쪽에서는 그저 감사를 드려야겠지.”

우리 인원은 열셋.

하나, 재혁 숙부와 소천이 형은 팽가의 심법상 어차피 한빙한 기운이 담긴 북해의 영약과 인연이 없었고.

나는 담창규 어르신에게 직접 넘겨받은 기운이 있어서 저걸 먹어봐야 아무런 효능이 없었다.

그러니 열 개면 딱 맞았다.

“북해의 사람들이 전부 마인들의 종이 될 뻔한 것을 구해주셨는데. 시간만 주어지면 만들 수 있는 그깟 영약이 무에 그리 대수겠소. 사양치 말고 받아주시오.”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언동생들에게 빙백환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이 자리에서 다들 먹고 흡수해. 안 먹는 사람 셋이 호법 서줄 테니까.”

그러자 소천이 형을 제외한 언동생들이 하나같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양보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 자리에서 담창규 어르신을 다시 거론하기도 뭐해서, 나는 그냥 인상을 썼다.

“토 달지 말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너희가 강해져야 내가 덜 힘들어.”

그러자 언동생들 중 몇몇이 알 수 없는 소리를 해왔다.

“…솔직하지 못하시기는.”

“그러니까. 꼭 저런다니까?”

*     *     *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는 사이, 언동생들은 빙백환을 흡수해냈다.

저마다 시간 차가 있었지만, 탈이 난 녀석은 없었는데.

그런지 얼마 되지 않아 응용이가 돌아왔다.

호루룩!

녀석의 발에는 각궁보주가 써 보낸 서신이 있었다.

서신에는 내게 전해 받은 소식을 무림맹에 알렸으며, 소보주 야율위와 각궁보의 정예 전사를 가려 뽑아 급히 보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담 형. 이것 좀 보시오.”

나는 그 서신을 담용주에게 보여주었고.

이어서 내 계획을 말했다.

“…그때 그런 조치를 해놓았소. 이제 여기 적힌 각궁보의 전사들과 함께 그곳을 치러갈 생각인데 어떻게 함께 하시겠소?”

“당연한 말씀을! 빙궁의 전력(全力)을 동원할 것이오!”

“…그렇게 몰려가면 사전에 발각이 되지. 얼마 전 별동대의 규모로 가려 뽑아 주시오.”

그렇게 빙궁의 별동대가 편성됐고.

초원까지 환송해준다는 명목하에 따라나선 빙궁의 사람들과 함께 우리는 북해빙궁을 나섰다.

그렇게 남하를 시작한 우리는 약속한 지점에서 야율위와 초원의 전사들과 접선했다.

“용운 형제!”

“쉿. 야율 형은 다 좋은데 목소리가 너무 크십니다.”

“반가운 마음이 앞서서 그만. 아, 이건 우리가 올라오는 중에 도착한 전서(傳書)일세.”

“…무림맹에서 시찰단을 파견한다고 돼 있군요?”

“그렇다네.”

나는 잠시 무림맹의 시찰단과 합류를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는데.

제갈설지가 내 고민을 눈치채고 말했다.

“무림맹 쪽과 합류를 생각하시는 건가요?”

“고민 중이오.”

“누가 온다고는 안 쓰여있죠?”

“그렇소.”

“역시, 그래서 고민중 이셨군요. 구파(舊派) 쪽 어른이 섞여 있으면 저희 뜻에 동의해줄지 미지수니까요. 근데 지금 인원만으로도 어지간한 규모의 거점은 충분히 쑥대밭으로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우리끼리 움직여 봅시다. 응용아 이리 좀 와봐.”

호룩!

그리고 응용이의 하얀 이마에 내피를 바른 뒤.

사락.

연옥란의 피를 묻혀 만든 부적을 불살라, 피의 주인이 있는 곳이 지나간 곳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지혈(指血)의 술을 시전했다.

“지금부터 응용이가 안내할 겁니다.”

그리고 응용이 녀석의 안내에 따라 서진을 계속했는데.

응용이가 날기를 멈추고 내 어깨에 다시 내려앉은 시점에.

호룩!

설산에 켜켜이 둘러싸여 아래에선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성채를 마주하게 되었다.

“!”

물론, 작다는 것은 성채치고 그렇다는 것이었다.

“…저 정도 규모면 지금 준비로는 부족하겠는데? 무림맹 쪽과 합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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