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주언가 망나니-265화 (265/444)

제265화. 귀인 (2)

현판식이 끝났다.

학관의 운영위원들과 맹주님을 비롯한 내빈들은 총장실로 향했다.

“위원님들과 내빈들께서는 빈니를 따르시지요.”

어른들을 배웅한 나는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생도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우리는 회의실로 갑시다.”

회의 참석자는 기본적으로 사대기숙사의 자치회장들이었으나, 은하연도 참석을 하기로 했다.

기실 회장과 부회장만 뽑아놨지 아직 출범조차 하지 않은 단체인지라 다른 간부들이 없어서, 그녀가 서기 역할을 맡아주기로 한 것이다.

‘겸사겸사 우리가 추진할 일 중에 하나를 설명을 해줘야 하기도 하고.’

아무튼.

참석자들이 모두 회의장에 들어와 착석을 마쳤을 때.

나는 좌중을 향해 입을 열었다.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왜 총학생회장이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자, 윤국관의 자치회장 윤성주 선배가 되물어왔다.

“총학생회를 설치하기로 결의하던 날 이야기 하지 않았나? 무림맹주님을 보고 정무학관에도 모두를 아우를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맞습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다만 그날 말하지 않았던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렇다면 후기지수끼리 나누고 싶은 이야기였겠군… 음.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도 같구만.”

내 말에 윤성주는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다.

하나, 운매관의 자치회장 호연찬은 그 정도로는 감이 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모르겠으니까. 성주 자네든 언 후배든 아무나 속 시원하게 말해보게.”

향란의 자치회장 매진악은 그런 호연찬을 향해 핀잔을 줬다.

“후배 취급하지 말게. 언 회장은 초대 총학생회장이야. 많은 것이 선례로 남을 걸세. 우리부터 깍듯이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하네.”

듣고 보니 맞는 말이긴 했다.

호연찬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수긍을 했다.

“알았네. 알았어. 회장님.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격식을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 괜찮습니다만. 매 회장님의 말씀이 정론이긴 하니 사과는 받겠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말은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나는 피식 웃으며 호연찬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그러자 그가 다시금 질문을 해왔다.

“하여, 하지 않았다는 그 말은 뭔가?”

“어른들은 분명 저희보다 경륜들이 있으십니다. 하나, 천마신교를 얕잡아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저함이 있으십니다. 그런 주저함은 현명한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하나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운을 뗀 나는 마교의 성채를 공략했던 일을 언급했다.

“후성을 예로 들겠습니다. 그건 말 그대로 코앞까지 닥친 위협이었습니다. 하나, 그런 위협 앞에서도 싸우지 않을 이유를 찾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러자 제갈설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를 더했다.

“확실히 그랬죠. 당시 후성 공략을 반대하시던 분들이 이유로 든 것이 정마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었는데, 정마대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알려드렸음에도 반대를 하셨으니까요.”

“하지만, 저희가 나서니 손을 보태주셨습니다. 걱정이 되어서든 부끄러워서든 이유야 어쨌든 힘을 보태 주셨습니다.”

내 말에 호연찬이 턱을 만졌다.

“그러니까 우리 후기지수들이 나서면 웃어른들도 나설 수밖에 없다… 그 이야기로구만?”

“예. 다만 그게 젊은 혈기를 이기지 못한 눈먼 행동을 낳거나, 객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윤성주가 입을 연 것은 이때였는데.

“눈먼 행동을 하지 않으려면 천마신교에 대해 알아야겠지. 마방연의 연구 자료들을 생도들이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군.”

“옳으신 말씀입니다. 이번 학기부터 학년별 강호생활백서 수업의 한 단락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자치회 차원의 노력도 따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엄선한 자료들을 각 자치회에 보내드릴 테니 생도들 스스로 관심도 갖고 토론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내가 답을 하자, 네 명의 자치회장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향란은 총학생회의 뜻에 적극 협조하겠네.”

“청죽도 협조하겠네.”

“나 역시 협조하지! 흠. 근데 우리 운매관 녀석들은 저희끼리 알아서 토론을 하고 그럴 녀석들은 아닌데?”

“자치회 차원에서 과제도 내고 토론장도 마련하고 하면 되겠지, 윤국도 적극 협조하겠네.”

그에 나는 씨익 웃으며 남은 말을 뱉었다.

“…아울러. 개인의 자유에 맡겼던 아침 수련을 필수화해야겠습니다. 이 또한 이의 없으시겠지요?”

“그래야지! 우리만 당할 순… 아니, 우리 청죽은 뭐 만날 하던 거라 새삼스러울 게 없지. 청죽은 적극 동의 하겠네!”

“…….”

“…….”

“…….”

경룡이 형은 반색했지만 다른 회장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동의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다음 안건은 여기 은하연 소저가 설명할 겁니다.”

나는 빠르게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뒤.

은하연을 향해 눈짓했다.

“청죽관의 총무부장 은하연입니다. 제가 말씀드릴 안건은 소식지에 관한 제안입니다.”

내 시선을 받은 은하연은 공손한 인사로 운을 떼더니.

“당초 청죽관의 사업으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소식지의 내용은 청죽관의 시선으로 작성되었고, 배달되는 지역은 각 성(省)의 굵은 도시들로 한정이 되었습니다.”

준비해온 전지를 흑판에 붙여가며 소식지 사업의 확대 방안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나, 사대기숙사의 생도 중 뜻있는 인재와 출신 문파들이 이 사업에 참여한다면 양질의 소식을 천하 깊숙한 곳까지 전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되며 이는 사마외도를 막는….”

은하연이 하는 이야기는 이미 청죽관과 마방연에서 검토한 안건이었다.

하여, 나는 저 이야기 대신 맹주님께서 전음으로 하셨던 말을 상기해보았다.

‘황실이라….’

세인들은 관과 무림의 관계를 두고 흔히 관무불가침이라 불렀다.

관과 무림은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겉보기엔 그래 보이지.’

원작에서도 황실은 주로 극의 바깥에 머물러있었다.

하나 맹주님이 하는 일을 직접 보고 은하연과 이런저런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실상은 그보다 복잡함을 알 수 있었다.

‘관의 말단 병졸과 강호의 말학은 서로 소 닭 보듯 지나가지만.’

세가와 문파 같이 덩어리를 이룬 무림과 관의 관계는 전혀 달랐다.

돈과 사람 권력이 얽혀있으니 완벽히 분리될 수는 없는 것이다.

관의 입장에선 무림인은 유력한 호족이자 칼 든 백성이었고.

무림 입장에서 관은 정면으로 대들었다간 멸문을 각오해야 할 상대였다.

물밑에서 여러 가지 어른들의 사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여 궁금했다.

‘누구를 소개해주시려는 거지?’

맹주님의 성정에, 그것도 선물이라는 말투셨으니.

보통 높은 사람은 아닐 터였다.

‘금군이나 동창에서 크게 한자리하시는 분이려나?’

*     *     *

총학생회실에서 회의를 마친 나는, 생긴 일감들을 제갈설지와 은하연에게 맡기고 홀로 생활관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생활관엔 무림맹주님께서 응용이와 놀고 계셨는데.

호루룩!

맹주님께서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북쪽 방위를 향해 삿대질하셨다.

“이제 와 생각이 든 건데, 각궁보 그 친구들도 아주 웃기는 친구들이야.”

“뭐가 말입니까?”

내가 되묻자 북쪽을 가리키던 맹주님의 검지가 응용이에게로 옮겨갔다.

“나한테는 이런 녀석 안 줬거든.”

“전서응은 선물 받으셨을 텐데요?”

“받기야 받았지, 그런데 이렇게 똘똘한 녀석은 아니었어.”

“그렇게 따지면 저한테도 딱히 준 건 아닙니다. 간택 받았다고 해야겠지요. 기르시는 매와 수리들이 잔뜩 있는 곳에 갔다가 인연을 맺게 된 거니까요.”

호룩!

그런 내 말에 응용이는 가슴을 쭉 내밀었고.

맹주님은 너털웃음을 터트리셨다.

“하하하. 이 녀석 좀 보게? 네가 골랐다는 것이냐?”

“일단 차 한 잔 드릴까요?”

“좋지. 초대 총학생회장이 우려낸 차 맛 좀 보자고.”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저는 색만 우러나면 대충 마시는 주의라서요.”

맹주님께 대접할 차를 우리며 물었다.

“후성은 어떻게 됐습니까?”

“추가적인 공세는 없었다. 위치 자체가 좋아서 무림맹과 북해빙궁 각궁보 세 곳이 여력을 조금씩 투입해서 일대를 경략(經略)할 예정이다.”

“그렇군요.”

“그나저나 기특한 생각을 했어.”

“총학생회를 설치한 것 말씀이십니까?”

내 물음에 맹주님은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래.”

“각자 최선을 다해보자는 맹주님의 말씀에서 기인한 생각이니, 그리 금칠을 하시면 말학이 부끄럽습니다.”

“금칠은 무슨, 대군사님께서도 과정을 쓱 훑어보시더니 혀를 내두르시던데? 나보다 낫다면서 말이야.”

“과정이라시면?”

“대군사님은 대자보를 활용해서 생도들 사이에 여론부터 만든 것을 두고 한 말이겠지, 근데 나는 뒤가 좋았다. 우직하게 공략을 실천한 것 말이야. 다른 후기지수들도 지지를 보낸 것도 그렇고, 정말이지 무림의 미래가 밝아. 그게 용운이 네 마성이겠지.”

“…뭔 마성까지 나오나요.”

“아참. 향란관과도 화해를 했다지?”

“…뭐, 화해라고 하면 화해겠네요.”

“용케도 참았군. 나는 당준기 생도가 들고나온 전략을 보고 이거 이빨 나간 놈 좀 나왔겠다고 했는데. 그 예상이 완전히 틀렸어. 성정이 좀 죽은 건가?”

“…사람을 뭐로 보시는 겁니까?”

그때, 사부님께서 한마디를 해오셨다.

- 제대로 본 것 아니냐?

‘?’

- ?

무엇을 제대로 보았다는 것인지 사부님과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었지만… 마침 차가 우러난 참이었다.

나는 사부님께 따져 묻는 대신 차를 따라 맹주님께 드렸다.

후릅-

“맛이….”

“좋죠?”

“없군.”

“…….”

“정말로 없어. 그래 이런 거라도 못해야지. 사람이 너무 완벽할 수는 없지.”

“…그럼 맛없는 차 이리 주시죠.”

“흐흐. 따뜻하니 쥐고는 있겠네.”

“한데, 전음으로 하신 말씀은 뭡니까? 황실의 사람을 주시겠다니요?”

“정확히는 소개해 주겠다는 거다. 황족 중에 나와 인연이 있으신 분이 있거든. 북경에 갔다가 분봉지로 내려가는 길에 한번 보자고 하시던데. 용운이 너만 괜찮다면 함께 알현해보면 어떨까 한다.”

“맹주님쯤 되시는 분이 알현한다 하시고… 황족에 분봉지면?”

“초왕(楚王) 전하이시다.”

“…….”

초왕이면 당금 천자가 가장 아끼는 동생이었다.

금군이나 동창에서 한자리하시는 분이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더 높은 분이었다.

맹주님께서는 내 표정이 복잡해진 것을 알아채셨는지 바로 입을 여셨다.

“부담되나? 정수불범하수, 관무불가침 같은 말이 있지만 황족과의 인맥이 생겨서 나쁠 것은 없다.”

나쁠 게 없는 정도가 아니다.

한평생 말이나 붙여볼까 싶은 인맥이 생기는 거였다.

“나 같은 사람을 벗이라 부르시는 분이니 초왕 전하께서는 권위 의식에 차 계신 분도 아니고. 장차 용운이 네가 백도 무림을 이끌게 된다면 언제고….”

내가 거절을 할까 봐 계속해서 설득을 시도하시는 맹주님.

나는 차분하게 답했다.

“부담되거나 싫은 게 아닙니다.”

“…그럼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지?”

“전하를 알현하는 자리에, 몇 명 더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     *     *

상계에서 머문 기간이 제법 되다 보니, 관과의 인연이 제법 되는 은하연 정도는 데려가는 게 이래저래 좋아 보였고.

당장에 초왕 앞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꺼내 본 것이었는데.

맹주님께서는 흔쾌히 알아보겠다는 답을 주셨다.

자칫 불경죄로 비출 수도 있을 텐데, 알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맹주님과 초왕의 인연이 보통 인연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게 며칠 후.

맹주님께서 주신 답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연락을 취해봤는데, 되레 저쪽에서 용운이 너 말고 몇몇 생도를 함께 볼 수 있겠냐는 요청이 있었다.”

“저쪽에서 찍었다고요? 명단이 어떻게 됩니까?”

“용운이 너, 은하연, 은하성, 우소릉, 정현, 당옥기 생도. 이렇게 여섯.”

“청죽관의 일학년 생도들이군요.”

“…당옥기 생도는 향란관 아니냐?”

어쨌거나 은하연이 명단 안에 포함되었고 전원이 언동생들이어서 잘된 일이다 싶었는데.

당사자들에게 소식을 전해주자, 부담을 느낀 모양인지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중 가장 긴장한 건 우소릉이었다.

녀석은 학관을 나선 순간부터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단강구에서 배를 타고 북상하는 내내 덜덜 떨다, 접선 장소인 하남의 고즈넉한 장원 앞에 이르러서는 쓸데없는 질문을 해왔다.

“…그렇게 지체가 높으신 분이 남궁 형도 제갈 누님도 아니고 왜 저를 보자고 하시는 걸까요? 서, 설마 돌아가신 제 아버님의 일로 벌 받는 거 아니겠죠?”

그런 우소릉을 향해 은하성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 맞네. 우동생이 잡혀가나 보네. 그동안 즐거웠… 꽥!”

제 딴에는 장난이었던 모양이었는데.

우소릉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하길래 나는 은하성의 머리통을 갈겼다.

“맞아도 싸지. 꼴좋다.”

당옥기는 은하성을 향해 손가락질했고.

정현과 은하연은 우소릉을 향해 말했다.

“초왕 전하께서는 인품이 훌륭하시고 무림인도 후대하시기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우 소협의 아버님은 백성들을 좀먹는 여타 도둑과는 다른 분이셨습니다. 그 죄를 우 소협께 물을 리가 만무합니다.”

“정현 도장의 말이 맞아요. 딱 이렇게만 부른 걸 보면 저희 청죽관에 볼일이 있으신 게 아닐까요?”

장원의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사내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이때였는데.

“비켜! 비키거라!”

“마, 마마! 이러시면 안 됩니다!”

“빨리 문을 열 거라!”

이윽고 문이 열리더니, 예닐곱 살 정도로 보이는, 볼살이 오동통한 사내아이가 밖으로 나왔다.

맹주님께서는 그렇게 나온 사내아이를 확인하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으셨다.

“왕자마마를 뵙습니다!”

어쩐지 귀티가 흐르더라.

나와 언동생들도 급히 공손무결을 따라 입을 열었다.

“왕자마마를 뵙습니다!”

우리가 예를 표하자, 왕자도 다급히 입을 열었다.

“다, 다들 일어나세요!”

한데, 어째서인지 꼬마 왕자의 목소리에는 수줍은 기색이 묻어있었다.

그 이유는 몸을 일으키자마자 알 수 있었다.

- 어째 왕자가 입고 있는 복장이 청죽관의 무복과 똑같구나?

‘…어. 그러게요?’

누가 만들어 줬는지, 왕자는 가슴팍에 청죽 두 글자가 새겨져 있는 파란 무복을 입고 있었다.

손에 들린 서책도 심상치 않았다.

- 근데 손에 들린 저 서책은 무어냐? 제목에 괴룡협행록이라고 쓰여있는데?

‘…예해수 선배가 써서 날린 소식지를 엮은 책이 요즘 나돈다던데 그건가 봅니다.’

이제야 초왕부에서 왜 우리 여섯을 찍었는지 알 것 같았다.

예해수 선배가 만든 소식지는 청죽관의 언동생들 위주로 작성된 것이었다.

‘그 책을 보고 꼬마 왕자님이 청죽관을 선망하게 된 모양입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와 언동생들을 응시하던 꼬마 왕자가, 장원을 문턱을 넘으며 입을 연 것은 이때였는데.

“귀, 귀하가 괴룡 언용운 대협이시죠? 실례가 아니라면 이 서책에 수결을 받을 수 있을까요?”

“대협이라는 말은 받들기 부끄럽습니다만, 제가 언용운은 맞습….”

그보다 빠르게 장원의 문턱을 넘은 초왕부의 장수 하나가 창을 가로로 뻗어, 우리 앞을 막아섰다.

“왕자마마.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런 자들에게 어찌 그리 함부로 다가가십니까.”

이런 자라니?

거, 말씀이 좀 심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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