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축제로구나 (2)
가벼운 독에 대처하는 방법이 대단한 비밀은 아닐 터였으나, 어쨌든 비전을 내놓는 일이었고.
사천당가의 가법과는 맞지 않는 일이었다.
그 점을 모르지 않았기에, 나는 입을 열어 당가의 면에 금칠을 했다.
“당문의 사람들이 얼마나 호방하고 의리가 있으며 속정이 깊은지 저는 잘 압니다.”
그러자 자리하고 있던 사천당가 사람들이 저마다 얼굴을 붉히거나 헛기침을 했고.
“뭐, 뭐래.”
“거, 의리 하면 우리 당문이긴 하지.”
“흠흠.”
“흐흐흠.”
사부님께서는 혀를 내둘러 오셨다.
- …당씨 성을 쓰는 자들의 입꼬리가 비실거리는 것 좀 보라지. 이 녀석의 기름칠한 것 같은 혀에 정신을 못 차리는구만.
사부님의 말씀은 못 들은 것으로 하고.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저는 너무 속상합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의견을 말했다.
“지금까지 당가타가 걸어온 걸음과는 다른 걸음일지도 모르나, 축제를 개최하게 되면 분명 많은 사람이 당문의 진심을 알아주리라 생각합니다. 가주님. 부디 숙고해주십시오.”
그렇게 말을 마치자, 당호태가 대군사님을 향해 입을 열었다.
“대군사님이 떠올리셨던 생각은 뭐였습니까?”
“용운이가 떠올린 생각과 궤는 비슷했는데, 저 방법이 더 신선한 것 같네요. 젊은 생각은 못 따라간다니까요.”
“흠. 두 분 장로님은 이의 없으십니까?”
“저는 없지요.”
“이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게 의견을 수렴한 당호태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더니, 결정을 내렸다.
“진행시킵시다.”
그리고 나를 향해 물었다.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제가 생각하는 축제는 단순히 잔치를 베푸는 수준이 아닙니다. 성도가 떠나가라 할 규모의 축제를 여는 게 목표이니, 가주님께서는 축제를 열 계획을 관에 알려주시고 허락과 협조를 약속받아와 주십시오.”
“그야 어렵지 않지.”
“예. 장소는 성도의 대로에서 하는 게 좋겠습니다.”
“응? 당가타가 아니고?”
그 말에, 대군사님께서 입을 여셨다.
“당장에는 당가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으니, 당가타에서 여는 것보다 성도의 대로에서 여는 게 사람이 쉽게 모이겠네.”
“예. 꼭 축제가 아니라도 기본적으로 사람과 수레가 모이는 길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기존의 통행이 막히는 게 문제긴 한데. 내가 대안을 알려주고, 이 행사를 하는 것이 지부대인 본인에게도 유리하다는 것을 설명하면 아마 허락해줄 거야. 저도 돕겠습니다 가주님.”
정현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온 것은 이때였다.
“언 소협. 한데, 그렇게 사람들이 운집했을 때… 천독곡이나 마교에서 공격을 해오면 어찌 되는 것입니까?”
“당가의 전력들이 경계를 허술히 할 리도 없고, 우리가 막겠지. 그럼 진범이 나타난 꼴이니 자연히 사천당가는 혐의를 벗을 거고.”
그 말에 답하자, 대군사님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며 한마디를 더했다.
“용운이 말도 맞지만, 마교가 사천 땅을 탐내는 이유 중에 하나가 많은 호구(戶口)에서 나오는 생산력 때문일테니. 사람이 많이 모이면 되레 대놓고 악명을 쌓을 짓을 하지는 못할 거야.”
“원시천존. 그렇군요. 그런 일을 획책했다간, 되레 사천 사람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게 되겠습니다.”
정현이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대군사님은 피식 웃으며 나를 보셨다.
“그래서, 우리는 관의 협조만 구해주면 되는 거니?”
“예. 그렇게 장소와 일자가 확정이 나면, 저희가 축제를 연다는 것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소식지 망의 사천지부를 활용하면 되니 어려운 일은 아닐 겁니다.”
나는 예해수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예. 후배님.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한데 축제의 명칭은 무엇으로 하나요?”
“글줄로 관심 끄는 것은 선배님의 전공 아니십니까? 혹시 떠오른 명칭 없으십니까?”
“음. 이런 경우엔 좀 직관적인 명칭이 좋다고 생각해요. 제일회 약독 축제라고 하면 어떨까요?”
“일회라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회 삼회도 있다는 느낌을 주니, 갑자기 열리는 축제라는 느낌을 희석해 주네요.”
나는 주변을 향해 물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십니까?”
내 물음에 대부분은 좋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는데, 독괴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약보다 독이 뒤에 오는 것만 빼면 괜찮은 것 같구만.”
“이놈아. 독약 축제라고 써 붙여 놓으면 누가 오겠냐? 생각을 좀 하고 말해라.”
그런 독괴를 향해 괴의가 타박을 하는 이때.
당옥기가 내게 말했다.
“그런데 언용운. 어쨌거나 우리 가문의 인식을 바꾸자고 하는 일이잖아 이게?”
“그렇지?”
“그럼 축제 이름에 사천당가가 들어가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오?”
“캭! 뭐야 그 너답지 않다는 눈빛은?!”
“기분 탓이다. 예해수 선배님. 옥기 의견 어떻습니까?”
“좀 노골적이긴 하지만 나쁘지는 않은 것 같네요. 그럼 제일회 사천당가 약독 축제, 이렇게 갈까요?”
나는 당호태 쪽으로 시선을 옮겼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축제의 명칭까지 결정이 난 순간이었다.
당준기가 나를 향해 입을 연 것은 이때였다.
“아까 쌓여있는 촉금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축제를 여는 데 드는 비용은 그걸로 충당하자는 이야긴가?”
“예.”
“장로님께서 상인들이 위약금을 내는 판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걸로 어떻게….”
“은휘상단은 그러지 않았다고도 하셨습니다. 여기 하성이가 보증을 서고, 작년 가격의 칠할 정도면 전량 매입을 해줄 겁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은하성이 급히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은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요?”
“그래 네가.”
“보증은 남한테 함부로 서면 안 된다고 배웠는데….”
그에 나는 큰 목소리로 답했다.
“얘가 큰일 날 소리를 하네. 당문이 남이야? 그래서 보증을 못 서겠다고?”
그에 당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은하성이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남이 아니니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옥기 누님이 저한테도 당가의 친구라고 하셨는걸요? 전혀 남이 아니죠. 섭니다! 보증! 아하하!”
그렇게 은하성이 급히 태세전환을 하자, 이 댁의 소가주 당윤기가 내게 물었다.
“칠 할이라. 너무 싼 거 아닌가?”
“시절이 시절인 만큼 그 정도 손해는 감수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손해를 감수할 생각이야 있네. 다만 양잠을 하고 비단을 짜는 데 들어간 품삯을 다 주고 나면, 축제를 넉넉히 열기엔 살짝 부족할 수도 있어서 말이야.”
“그건 성도의 다른 상인들도 참여하게 해서 해결하시죠.”
“다른 상인들?”
“예. 저희가 사람을 불러 모으면 그들도 이득을 분명히 볼 텐데, 어느 정도 대가를 치러야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인가?”
“대로변에 노점구역을 만들어서 자릿세 명목으로 축제를 여는 비용의 일부를 분담하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 * *
약독 축제를 여는 일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사천당가 가주가 나서고 대군사님의 입김까지 있자, 관의 협조 역시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었다.
“아흐레 뒤에 시작해서 열흘 동안 열기로 했다.”
“예. 은휘상단에서 촉금을 매입하는 일은 끝났고, 소식지는 이틀 안에 사천 전역에 나붙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데 딱 하나, 성도의 상인들이 노점구역에 입점하는 일이 지지부진 했는데.
축제를 열기 전날까지도 사할 정도밖에 입점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허허허. 우리 루는 조리공간이 넉넉히 확보돼야 하는 고급 요리만 취급하는지라. 그런 간이 점포를 맡기는 어렵겠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제값을 치르지 않고 꿀을 빨겠다는 대형 주루들의 심보가 고약했는데.
“허. 이 당호태가 얕잡아 보이긴 한 모양이구만.”
당호태는 그들을 괘씸해 하면서도 우리에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투로 말했다.
“비는 금액은 내 사재로 처리하면 되니. 너희는 신경 쓸 거 없다.”
“아뇨.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저 작자들의 가게에 파리 날리는 꼴을 봐야 제 속이 시원하겠어요.”
“당문의 인식을 바꾸자고 하는 일인데 실력을 보이자는 이야기는 아닐 테고… 뭘 어쩌려고?”
그런 당호태에게 나는 한 가지 의견을 말했다.
“저희가 점포 하나를 운영해보겠습니다.”
“너희가?”
“예. 저희가 운영하는 점포와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한데, 본인들의 가게에는 파리가 달리면 아마 태도가 바뀔 겁니다. 그때 가서 기존에 들어오신 분들의 세 배, 아니 한 다섯 배씩 받죠.”
“허. 그놈 참. 자신은 있고?”
“저 언용운입니다.”
그렇게 나와 언동생들은 점포 하나를 운영하기로 했다.
어려울 것은 없었다.
술과 식자재는 당가타에서 무한정으로 가져다 쓰면 됐고.
축제에서 파는 요리는 기실 기본만 해도 중간은 가는 법이었으니까.
“제군들. 갑작스레 우리가 장사를 하게 됐지만 당황할 필요 없다. 셈이 밝은 하성이가 전대 매고.”
“예!”
“나머지는 요리하고 나르고 하면 돼. 그게 다야. 요리도 별거 없어. 내가 어젯밤에 직접 만들어서 당가타의 숙수님들에게 인정까지 받은 이 양념을 고기나 닭발에 입혀서….”
화륵-
화륵-
“이렇게 불맛만 입혀서 술이랑 나가면 돼. 쉽쥬?”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일을 어려워하는 녀석도 있었으니.
다름 아닌 남궁윤이었다.
화르르르르륵!!!
“저건 뭔… 야! 남궁윤!”
“…….”
“절정 고수라는 놈이 냄비질을 못해서 이걸 태워 먹네! 하여간에 명문세가에서 자란 녀석들이란!”
“…본인도 명문세가 출신이면서.”
“뭐라고?”
“…아니다.”
“안이고 밖이고 너는 안 되겠다.”
남궁윤을 불 옆에서 끌고 나온 나는 즉석에서 판자 두 개를 뜯어 어깨걸이를 단 다음 남궁윤의 목에 씌웠다.
“…뭐 하는 거냐?”
“시끄러워.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
“…….”
그리고 판자 위에 문구를 써넣었다.
『정무학관 생도들이 운영하는 집.
당옥기 당준기.
사천당가 직계 자녀들과 정무학관의 생도들이 볶은 음식과 나르는 술을 맛볼 수 있음!』
언동생들이 우르르 모여들어 그 문구를 확인했다.
그중 당옥기는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더니.
“왜 우리 이름만 적어? 아무리 사천이라도 언용운 네 이름이 더 잘 먹힐 거 같은데?”
한마디를 더 적어 넣었다.
『천하제일 후기지수 괴룡 언용운도 있음!』
그러자 예해수 선배가 당옥기를 향해 말했다.
“정현 후배님도 나름 유명해지지 않았나요?”
“그러네.”
『무당의 검룡 정현도 있음!』
“그만 추가해. 궁윤이 너는 이거 걸고 나가서 호객행위나 해!”
그렇게 남궁윤을 천막 밖으로 내보냈지만, 어차피 당장에 손님은 없었다.
하여, 다 같이 호객행위를 하러 나간 남궁윤을 지켜보고 있는데.
은하성이 입을 열었다.
“궁윤이 형이 호객행위를 잘하실까요?”
“저것도 못 하면 진짜….”
“쓸모가 없지. 밥 굶겨야 해. 엄마한테 말해서 오늘부터 쟤 젓가락은 놓지 말라고 할 거야.”
“언 형! 당 누님! 남궁 형 쪽으로 누가 오시는데요?”
나는 조용히 지켜보자고 검지를 입으로 가져갔다.
남궁윤에게 다가온 사람들은 축제라는 말에 나들이를 나온 한 무리의 기녀들이었는데.
“어머나. 성도에선 못 보던 미남이신데. 어디서 오신 공자님이십니까?”
“…나, 남궁윤이라 하오. 이 집 요리가 생각 외로 맛이 있으니. 호, 혹시 시간이 있으시다면 드셔보시길 권하오.”
“꺄르르르. 무슨 호객이 그래요? 누님들 하면서 소매부터 끌어야죠.”
“그러니까! 아하하. 생각 외로 맛이 있다는 말은 또 뭐람?!”
저걸 호객행위에 재능이 있다고 해야 할지 없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시선을 끌기는 하는 느낌이었는데.
“잠깐만! 남궁윤이면?! 천하제일 후기지수 남궁윤이요?”
“…그 별호는 다른 사람한테 옮겨갔지만 아마 생각하시는 남궁윤이 내가 맞기는 할 것이오.”
“맞다고요? 남궁가의 공자님이 왜 성도까지 와서 호객을?”
“…….”
“얘들아! 여기 공자님이 걸고 계신 판자의 문구 좀 봐봐. 언용운 공자님도 있다는데?!”
“정말이네?! 남궁 공자님 얼굴 본다고 이걸 못 봤네!”
이윽고 손님들이 우리 천막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자, 손님 들어온다! 위치로! 이거 전투다? 오늘 준비해온 물량 다 못 팔면 밥 없을 줄 알아!”
* * *
우리가 운영하는 점포는 말 그대로 인기 폭발이었다.
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를 한참.
“여기 청죽 닭발 볶음 추가요!”
“지금 가요오!”
당가의 사람들이 일손을 도우려고 우리 쪽으로 넘어왔는데.
그들 중에는 소가주 당윤기가 끼어있었다.
“허허허. 오면서 무슨 줄이 이렇게 늘어서 있나 했는데, 다 여기 손님이었구만.”
“예. 소가주님. 다른 곳은 어떻습니까?”
“다 좋네. 나가지 않던 노점 자리는 웃돈을 주고받아 가겠다는 사람들끼리 경쟁이 붙었고, 무료 진료소와 약독 체험방도 반응이 좋아.”
“잘됐네요.”
“그러게 말이야. 당가타 사람들은 ‘진즉에 이런 자리를 만들 것을 그랬어.’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네. 걸출한 후배가 나와서 대파산맥 너머까지 위명이 자자하더니, 실제로 보니 남다름이 있군.”
“과찬이십니다. 아,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소가주님.”
“딱딱하게 소가주님 소가주님 하지 말고 형님이라고 하게.”
“예. 형님.”
원하는 대로 형님 소리를 돌려주자, 당윤기는 흡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 뭐가 궁금한가?”
“재동의 허가랑은 원래 어떤 관계입니까?”
“흠. 가문의 위세와 실력은 우리 쪽이 비교도 안 되게 크긴 하지만. 그 가문이나 우리 가문이나 촉금을 만들어 파니, 기본적으로는 경쟁하는 사이이고 그 집안은 문사 집안이라 조정에 출사한 이들이 많긴 하다네.”
“딱히 사이가 나쁜 느낌은 아닌 것으로 들리네요?”
“기본적으론 무가와 문가이니 사이가 나쁘고 자시고 할 일이 없지. 아, 그 댁 막내 도련님이 병약한 체질이라 우리 의원들이 봐준 적이 있긴 하군.”
당윤기의 말을 들으니, 머릿속에서 뭔가 그림이 맞춰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 그림이 확실해지려면 허가장에 한번 가봐야 할 것 같았다.
“옥기랑 하성이가 지금 안에 일을 총괄하고 있는데, 형님도 안에 가서 도와주시면 됩니다. 저는 어디 좀 다녀온다고 전해 주시고요.”
“…어, 알았네.”
그렇게 말을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한 나는 앞치마를 벗고 점포 밖에서 판자를 맨 채 서성이고 있는 남궁윤을 불렀다.
“남궁윤!”
그러자 사부님께서 물어오셨다.
- 허가장에 가보려는 것 같은데 소릉이가 아니고 궁윤이를 찾느냐?
‘궁윤이랑 저랑 가면 문전박대는 못 하지 않겠습니까?’
- 은밀히 가려는 게 아니로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 집 분위기를 살펴보려면 이번에는 대놓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사이 다가온 남궁윤이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바쁜데 왜 부르나.”
“바쁘기는? 전봇대처럼 서 있기만 했으면서.”
“전봇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제 입소문이 나서 너 없어도 손님들 온다.”
“…….”
“그러니까. 너는 지금 나랑 어디 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