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화. 티가 나게 돼 있어 (3)
맹주님과 합류한 우리는 장강삼협 구간을 통과했고.
그곳에서 배를 갈아타고 장강의 물길을 따라 무창의 수군진으로 향했다.
호룩!
한데, 진에 다다를 즈음 돛대 위에 앉아있던 응용이가 반갑게 선착장을 향해 날아가는가 싶더니.
“파란 누더기 무복과 향란의 검은 무복! 언 형! 노삼 교수님과 창량 교수님이 마중을 나오셨나 본데요?!”
그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정말로 두 분 교수님이 보였다.
사천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마중을 나오신 모양이었는데.
선착장에 당도하고 보니, 창량 교수님 쪽은 정색을 하고 계셨다.
그 모습이 꼭 한소리를 하실 것 같아 나는 한발 먼저 입을 열었다.
“…그, 창량 교수님? 어디까지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이번 일은 제가 벌인 일이 아닙니다. 이미 벌어져 있던 일을 수습한 거죠.”
“누가 뭐라고 했느냐?”
그런 내 말에 창량 교수님이 답하자, 곁에 있던 노삼 교수님이 언성을 높이셨다.
“창량 네가 만날 쓴소리를 하니까 용운이가 지레 겁을 먹고 저러는 거 아니냐!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 네 새끼나 챙겨!”
“노 선배. 말씀 좀 가려 하십시오. 다 정무학관의 생도인데 네 새끼 내 새끼가 어디 있습니까?”
“알아서 잘하는 녀석한테 잔소리 좀 그만하라고 한 말이니, 세세하게 따지고 들지는 말고.”
“그리고 용운이 이 녀석이 제가 몇 마디 했다고 기가 죽고 겁을 먹을 녀석입니까?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두 교수님이 그렇게 언쟁하던 중, 듣고 있던 사부님께서는 담담한 어조로 동조하셨다.
- 이건 창량 말이 맞지.
‘?’
- 뭐.
우리는 그렇게 호북에 돌아왔고.
관도를 거슬러 정무학관에 이르렀다.
“정무학관의 총장이나 아미의 제자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무림인으로서 사천의 일에 용기를 보여준 여러분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멀리 외유를 다녀오면 보통 여독을 풀 시간을 주시는 경혜 사태셨지만.
“피곤할 줄은 압니다만, 다른 생도들은 제갈설지 부회장을 따라 총학생회실로 가고. 언용운 생도는 나와 함께 본관으로 가야겠습니다.”
“예.”
오늘은 곧바로 나를 본관으로 불러들이셨다.
‘일이 급하긴 하다.’
엄청난 인원이 단강구에 들이닥치고, 그중 백오륙십 명에 달하는 인원을 학관에 들여야 하는 학사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입관 시험이 시작되는 봄이 되려면 절기상으론 세 달여가 남았지만….’
일정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시일이 넉넉한 게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혜사태를 따라 본관의 소회의실에 당도하니, 학관의 운영위원회가 소집돼 있었는데.
‘재혁 숙부, 제갈민 교수님, 행정처장님.’
대학원생 선배가 내 앞에 차를 따라주자, 경혜사태께서 입을 여셨다.
“구파의 기둥인 아미와 청성 그리고 오대세가의 중추인 사천당가가 버티고 있는 땅에 대마두가 들어앉아 있었을 줄이야….”
한숨을 내쉬며 운을 뗀 경혜사태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셨다.
“심지어 재동 허가 같은 명문가가 잠식을 당했다면, 기실 천마신교의 마수가 어디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 입관시험을 준비해야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직접 상황을 보고 온 언용운 생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우선 대군사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옮기자면,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너듯 신중해야 하지만 대범히 추진할 일은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야 그렇지요.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가서야 안 되니까요. 빈니도 걱정이 된다는 거지 일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그렇게까지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제갈민 교수님을 응시했다.
“마교가 입관 시험에 그들의 끄나풀을 끼워 넣을 수야 있겠지요. 하나 당장에 시험장에서 참변을 일으키지는 못할 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제갈민 교수님?”
“뭐, 그랬다간 백도 무림이 총 결집을 할 테니, 천하 곳곳에서 손해를 많이 본 천마신교가 택하기는 힘든 선택이긴 하지.”
“예. 마교의 끄나풀이 응시생 중에 섞여 있다면, 아마 학관에 잠입을 시키는 게 목적일 텐데. 그럼 굴리다 보면 티가 나게 돼 있습니다.”
그러자 경혜사태가 내 말을 되뇌셨다.
“…굴리다 보면?”
“곤륜의 심율 선배님 때를 한번 떠올려 주십시오.”
“아?”
“그런 의미에서 입관 시험을 진행할 때, 저한테 재량권을 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히 어떤 재량을 말하는 건가요?”
“시험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최종 선별 단계에서 마방연의 실장으로서 응시생에 대한 소견을 더할 수 있는 권한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흐음. 이번 입관시험에선, 상징적인 의미로 언용운 생도가 무위 관문의 병급 시험관을 맡아주기를 바랐는데… 이거야 다른 생도도 합당한 무위만 갖추면 할 수 있는 거긴 하지요. 다른 위원님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경혜사태의 되물음에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창량 교수님이셨다.
“시험장을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야 허락을 해도 무방합니다. 하나, 언용운 생도가 최종 선별 단계에서 소견을 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예. 총장님. 우선 언용운 생도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님을 못 박아 두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도가 악용될 수가 있습니다. 응시생들이 미리 줄을 대려 할 수가 있습니다. 합격자들과 언용운 생도에게 오명이 미칠 수가 있습니다.”
노삼 교수님은 그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셨으나.
“탈락한 녀석들이 언용운이가 당락자를 결정했다 뭐 그런 헛소리를 하고 다닐 수도 있기야 하겠구만.”
곧 창량 교수님의 뜻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셨다.
“하나 용운이 이 녀석이 그런 것을 신경 쓸 녀석도 아니고. 시국이 시국인 만큼 필요한 조치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어서 재혁 숙부도 고개를 끄덕이셨는데.
“용운이보다 마교를 오래 쫓고 싸워온 사람이 없습니다.”
“정무의 정신이 흐려진단….”
창량 교수님이 재차 입을 연 이때, 제갈민 교수님께서 손바닥을 내보이며 말씀하셨다.
“창량 교수님 진정하십시오. 언용운 생도도 교수님이 우려하시는 부분을 고려하여 소견을 ‘더 할’ 권한을 달라 한 것 같습니다. 아닌가?”
“맞습니다.”
“결국 최종 판단은 운영위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제도가 마련조차 되지 않았으니, 올해에 한해선 미리 알고 줄을 댈 자들은 없습니다. 탈락한 응시생 입장에선 말씀하신 불만을 품을 법도 합니다만… 애초에 학관은 시험내용을 조금씩 바꿔왔습니다. 최초 등급부여 관문에서 마방연의 소견을 더한다는 동의서를 보여주고 수결하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행정처장님?”
“그렇게 되면 시험 전에 고지가 된 것이니 절차상으로 합격자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오이다.”
경혜사태께서 다시 입을 연 건 이때였다.
“의견들이 모인 것 같군요. 하면, 이번 입관시험에는 마방연의 소견을 더하도록 합시다.”
* * *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들은 나는 총학생회실로 향했다.
총학생회실에는 사천행에 함께하지 않은 언동생들이 돌아와 있었는데, 그중 용명이가 몸을 일으키며 나를 맞았다.
“형님!”
“어. 왔냐.”
“예. 그런 큰일에 휘말릴 줄 알았으면 저도 따라갈 걸 그랬습니다.”
“그렇게 됐다. 어머니 아버지는 잘 계시지?”
“제가 있을 적엔 그랬는데, 사천의 소식을 들으시면 놀라시긴 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놀랐는걸요.”
“멀쩡하다는 소식도 같이 들어갈 테니 괜찮으시겠지. 그나저나 몸이 좀 단단해진 것 같긴 하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말을 하며 곁에 있는 팽소천을 응시했다.
“소천이 형도 단단해진 것 같네.”
“언젠가 용운이 네가 바람이 들어찬 것 같다던 왼쪽 근육들이 드디어 꽉 들어찬 느낌이 든다. 보여줄까?”
“아니.”
“나만 보긴 아까운데….”
한데, 팽소천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천장호의 턱선이 좀 둥글어진 것 같았다.
“…천장호 너는 살이 찐 거 같은데?”
“개봉 동냥밥이 맛이 좋다 보니. 살짝….”
“살짝이 아닌데? 너는 지금 당장 무당산 해검지 찍고 와.”
“아니. 개방의 무공은 살이 좀 쪄도 괜찮습니다. 해당사항 없어요. 노삼 교수님만 봐도 배가 태산처럼….”
“그래. 다녀오면 대련도 해주마. 해당 사항 있나 없나 봐줄게. 십.”
“아니! 아니이이!”
“구. 동작 봐라? 팔.”
“옘벼어엉!”
그렇게 천장호가 뛰쳐나가고 나니, 문득 장선이 생각이 났다.
“제갈 소저. 선이는 어떻게 됐소? 단강제일객잔에 있나?”
“정 교수님이랑 해남에 가서 아직 안 돌아왔어요. 교수님은 이번 입관시험 감독관에서 빠지기로 하셔서 선님이 정확히 언제 돌아올지는 알 수가 없네요?”
“그렇군. 용길이 저건 일머리 좀 트였소?”
“간단한 일이나 서류정리는 마방연 식으로 하실 수 있게 되셨어요.”
“그럼 용길이는 지금 당장 행정처 가서 응시생 명단 좀 받아와.”
“모용….”
“너도 무당산 갈래?”
“행정처로 가마.”
“자, 나는 용길이가 명단 들고 오면 그거 좀 볼 테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찢어져서 몇 명은 은 소저 일 돕고, 몇 명은 제갈 소저 일 도와.”
행정처로 떠난 모용길은 얼마 되지 않아 갑을병정으로 분류된 책들을 가져와 내 옆에 내려놓았고.
나는 그중 하나를 집어 들어 기억에 있는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책장을 넘긴 지 한참.
마지막 책을 덮었을 때.
내 머릿속엔 원작에서 학관에 잠입했던 이름 두 개가 떠다니고 있었다.
공동의 상우청.
백리세가의 백리겸.
‘다섯이었는데 둘이 됐네. 그만큼 마교가 쪼그라들었다는 건가?’
* * *
수련과 총학생회장으로서의 직무.
그 두 마리 토끼를 쫓는데 전념하는 사이.
해가 바뀌었고, 입관시험이 성큼 다가왔다.
하나, 그 전에 치러야 할 다른 학사 일정이 하나 있었으니.
『졸업을 축하합니다.』
다름 아닌 사학년이었던 생도들의 졸업식이었다.
협을 행하고 무를 닦는 일에 끝은 없다는 것이 백도 무림인들의 지론인지라, 입학식에 비해 큰 행사는 아니었으나.
“…정무학관의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명심하고. 자리한 후배들과 새로이 후배가 될 후기지수들에게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빈니 역시 금일 졸업하는 모든 생도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인접한 지역의 명숙들과 학관에 남은 생도들, 그리고 정무학관을 찾아온 내빈들이 가득한 가운데.
졸업생들은 경혜 사태에게 비단 족자로 된 졸업장을 받았다.
그렇게 수여식이 끝나면 단체로 초상을 그리는 것이 전통이었다.
“예해수 생도. 준비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나요?!”
“예! 반 시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하면, 졸업생들은 찾아주신 친지들과 잠시 회포를 푸시다 모이라 하면 다시 모이세요.”
하여, 그를 위한 단상과 화공들이 준비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이때.
내빈들은 졸업생들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넸는데.
청죽관의 졸업생들 중엔 만면에 웃음을 띤 사람들이 특히 많았다.
“우리는 가네! 후배 여러분들은 계속 수고들 하시게!”
“드디어! 언 부회장… 아니 이젠 회장이라고 해야 하지 참?! 아무튼 그도 화생방도 안녕이군! 삼 년의 학관 생활보다 지난 일 년이 훨씬 길게 느껴졌어!”
“언 후배 덕분에 이를 갈기도 하고, 눈물을 흘려보기도 하고, 참 많은 것을 배웠지… 하나, 그 화생방이 끝난다는 것만큼은 기쁘기 그지없군! 하하하!”
그런 선배님들의 말에.
사천행에 함께했던 남궁윤이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질문을 해왔다.
“…근데 저기 저 선배님들은 무림맹에 들어가신다고 하지 않았나?”
그 말에 우소릉이 고개를 끄덕였고.
“맞아요.”
“정무학관 졸업보다 화생방 졸업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대군사님이 무림맹에도 화생방 도입할 거라고 하셨지 않나?”
이어진 질문엔 당옥기가 답했다.
“맞아. 그래서 사천쌍괴 할아범들이 산서랑 하북 들리기 전에, 무림맹부터 들리기로 했잖아. 그거 자문해준다고. 맹에선 마라호초탄보다 더 독한 걸 쓰실 거라던데.”
그에 사천행에 함께하지 않은 언동생들의 입에서 동시에 ‘저런.’ 소리가 새어 나왔다.
“내버려 두죠. 한창 기분 좋은 꿈을 꾸고 계신 것 같은데.”
“원시천존. 아직 날은 쌀쌀하지만. 곧 봄이니, 그야말로 일장춘몽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나는 그런 언동생들을 남겨 놓고 졸업생들 틈으로 들어갔다.
“아무튼 여기들 있어. 나는 졸업하는 자치회장 선배들한테 인사 좀 하고 오마. 경룡이 형 함께 가시겠습니까?”
“그러세.”
윤국의 전 자치회장은 대학원에 가기로 했다.
하여, 졸업해 학관을 떠나는 자치회장은 운매관의 호연찬, 향란관의 매진악.
재학 중 매호대전 소리를 듣던 두 사람이었다.
“호연찬 선배님은 무림맹으로 가기로 하셨다지요?”
“어, 대학원 같은 곳은 체질에 안 맞아. 나름 학관 생활을 걸판지게 하다 가는 것 같은데. 자네랑 한판 제대로 붙어보지를 못한 게 아쉽구만.”
“지금이라도?”
“그럴까?”
“농담이었는데 원하신다면 초상 그리는 게 끝나고 대련장으로 가시죠.”
“나도 농담이었네. 내키는 대로 학관 생활을 해왔지만, 그 정도로 경우가 없진 않아.”
“오.”
“뭔가 그 ‘오’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의외라고 생각하는 거지? 단순무식한 호연찬이가 이런 농담을 할 줄 아나 뭐 그런 거 아냐?”
“그 정도는 아닙니다.”
“크하하. 맞는 말인데 왜? 나도 그렇지만 기실 운매관 녀석들의 기질이 대개 그래. 물불을 안 가리고 일단 뛰어들고 보는 녀석들이 많지.”
“그렇긴 하죠.”
“신임 자치회장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자네가 총학생회장으로서 이끌어 줄 테니 떠나는 내 발걸음이 무겁지 않군. 운매관 녀석들을 잘 부탁하네.”
“예.”
“진 회장도 수고해.”
“예. 선배님.”
그렇게 호연찬과 인사를 나눈 나는 향란관의 매진악 회장에게 향했다.
“선배님 졸업 축하드립니다.”
“축하는 무슨. 고생길이 훤하다네.”
“축하도 축하지만 한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당부?”
매진악의 사문인 점창파는 남만의 목구멍인 운남이 근거지였다.
“북해빙궁과 각궁보가 그리고 사천이 노려졌던 것을 보면 운남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어느 때보다 점창의 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일개 제자일 뿐이나, 그 말만큼은 유념하겠네.”
그렇게 한가지 당부를 하고 나니.
경룡이 형이 마른 웃음을 지으며 매진악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매 선배와는 그야말로 미운 정과 고운 정이 다 든 것 같습니다. 떠나시는 길에 미운 정을 논할 순 없으니,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
나는 그런 경룡이 형의 말을 가로막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경룡이 형. 인사를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응?”
“매진악 선배님. 방금 당부는 당부고. 별개로 다른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입을 연 나는 우두둑 주먹을 풀며 매진악을 응시했다.
“제가 상당히 기억력이 좋습니다. 특히나 열 받았던 기억은 어지간해선 잊지를 않죠.”
“???”
“졸업빵은 치르고 가셔야죠.”
이날만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