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화. 소림이 걱정 되는구만 (6)
태사부님의 필체 같다는 사부님의 말씀.
나는 조심스레 책장을 잡고는 내용을 살펴보았다.
‘발 디딘 자리의 화톳불을 쬐느라 별의 밝음을 잊지 말라? 이건 깨달음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구결 같고. 다음 장에 맥락 없이 동그라미가 하나가 그려져 있는 건… 비우라는 이야길까요? 중간 장이 삭아 떨어져 나가서 잘 모르겠네요.’
그런 내 말에 사부님께서 입을 여셨다.
- 잘 모르겠다는 것 치고는 제대로 본 성싶구나.
‘제대로 봤다고요?’
- 오냐. 전자는 깨달음에 들되 방심하지 말라는 득성(得性)에 관한 이야기고, 덩그러니 놓인 원은 모든 것을 잊는다는 공(空)을 나타낸 것이겠지. 삭아 떨어진 장엔 아마 진정한 본성을 찾기 위해 별도 잊어야 한다는 구망(俱妄)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있었을 성싶다.
‘하여, 이 책이 정말 태사부님 되시는 만박두타의 흔적이란 말이십니까?’
- 그런 듯하구나. 적힌 이야기가 생전에 내게 하시던 말씀이기도 하고. 성정이 급하셔서 양손으로 붓을 잡고 밖에서 안으로 동시에 글을 써나가곤 하셨는데, 서책에 쓰인 글귀들이 그러하지 않으냐?
그러고 보니 서책에는 정말 그런 흔적들이 보였다.
나는 계속해 책장을 넘겼다.
구결이 적혀있던 초반과 달리 그 뒤로는 잡다한 이야기도 많이 적혀있었다.
‘소림의 소지승(掃地僧)들의 허드렛일은 헛심을 쓰게 하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나, 만두피를 네모 모양으로 하는 게 낭비가 적을 것 같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있네요.’
- 원래 그런 분이셨다. 한꺼번에 여러 생각을 하시는 터라, 한창 내게 무에 관한 생각을 전해주시다가도 밥덩이를 나눠준 객잔주인의 음식솜씨를 개선할 방도를 끄적이기도 하셨고. 어떤 마을에선 농로의 물길을 공평히 가르는 법을 떠올리기도 하셨지.
만박두타(萬博頭陀).
모르는 게 없는 떠돌이 승려라는 별호가 왜 붙었는지 알 것도 같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사부님께서는 재차 입을 여셨다.
- 뭐, 그러한 성정이 묻어나는 것도 그렇고. 글귀를 써넣은 방식과 서체도 그렇고… 거기 좌측 위에 적힌 글자는 아명인 듯하구나?
시선을 책장의 위쪽으로 옮기니, 정말로 황오(黃五)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아. 태사부님께서 황씨 성을 쓰셨습니까?’
- 사실 어느 집안의 자식이다는 말을 한 적은 없으시다.
‘그럼 아명이라는 말씀은?’
- 빈궁한 농가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나 소림에 맡겨진 뒤, 누렇게 뜬 얼굴로 놀림 받았다는 말씀을 들은 바 있느니라.
그런 사부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보니.
문득 원철이 이걸 어디서 구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스님은 이걸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내가 묻자, 원철은 이마를 긁적이며 답했다.
“짧지만 저도 사미승의 일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일전에 스승님께서 저더러 사고 한 번 친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어린 시절엔 궁금한 게 많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그랬지요.”
“그러다 찾으셨다는 겁니까?”
“사미승들의 숙소와 딸린 헛간 사이의 깊숙한 틈에서 발견한 것이라, 처음 찾았을 적엔 표면에 진흙이 말라붙어 있었습니다. 잘못 구운 기와인 줄만 알았지요.”
“흠. 스님이 발견하기 전에는 아무도 몰랐을 것 같다는 말씀이시군요?”
“예. 다른 누가 발견을 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찾은 이후로는 줄곧 제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사님들께도 안 보여드리셨다는 말씀입니까?”
“예.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소림의 문제점도 적혀있고 누구 보여드리기가 좀….”
“저어되어 홀로 보관하고 계셨군.”
“예. 사실 보관이라고 말하기도 뭐합니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있다가 요전에 무림맹에서 스승님의 말씀을 듣는데, 어째선지 뇌리에 이 서책이 떠올랐습니다. 하여 이렇게 괴룡께 보여드리는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원철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괴룡의 무학과… 연이 있는 서적이 맞는 겁니까?”
괜히 둘러댈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원철은 내 사문이 파천검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녀석이었고.
이 서책을 처음 발견한 녀석이기도 하니, 솔직하게 답하고 책을 넘겨받는 게 좋을 듯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런 것 같습니다.”
“아, 다행입니다!”
내 답에 원색은 반색했다.
하나, 곧이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아니구나. 전혀 다행이 아닙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조심히 관리했어야 하는 건데….”
“어차피 저는 이 서책의 존재 여부 자체를 몰랐습니다. 이렇게 먼저 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 말씀을 해주시니 송구한 마음이 한결 가시는 기분입니다.”
“아무튼. 이 서책은 제가 가져도 되겠습니까?”
“예. 당연히 그러셔도 됩니다.”
원철에게서 확답을 받은 나는 사부님과 함께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며 눈에 담았다.
사락- 사락-
그러기를 한참.
마지막 장이 넘어가자, 사부님께서 그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입을 여셨다.
- 오랜만에 스승님의 모습을 뵌 듯한 기분이 드는구나. 새삼 공부를 한 느낌이기도 하고. 파천의 무학을 조금 더 고민해볼 계기가 되겠다.
그런 사부님을 향해 무슨 말을 전할까 고민했는데.
마땅히 드릴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워낙에 오래된 책이라 소실된 낱장이야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제자가 잘 보관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여, 나는 손에 쥔 서책을 잘 보존하겠다는 말을 돌려드렸는데.
- 그럴 필요 없다. 이 자리에서 불살라 버리거라.
사부님께서는 뜻밖에도 서책을 태우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의 진의가 잘 이해되지 않아서 나는 물었다.
‘…예? 내용이야 다 외우긴 했는데. 태사부님의 흔적 아닙니까?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씀이신지 제자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내가 련금이 그 녀석에게 몇 마디 지껄인 것을 계기로 천마신교가 세상에 태어났다.
‘…아. 후인들이 서책의 내용을 곡해할 것을 걱정하시는 겁니까?’
- 후인도 후인이지만 용운이 너도 경계하거라. 스승님이 소림에 계실 적은 이래저래 덜 여문 시기다. 본인조차 뜻도 모르고 끄적이신 것도 있을 것이야.
‘…그렇네요. 저도 곡해할 수 있겠네요. 무슨 당부이신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 저 서책을 신줏단지처럼 모신다고 스승님이 돌아오시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괜한 집착할 필요 없다. 그저 그 흔적을 잠시나마 마주한 것으로 되었고, 공부가 된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그리고?’
- 용운이 네가 소림을 찾아와 성취를 얻은 때, 이 흔적을 찾게 된 것인 만큼. 네 손으로 저 서책을 살라 태사부님을 위로해 드리면 나로서는 뜻깊을 성싶구나.
사부님의 생각을 전해 들은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 뒤.
책을 쥔 왼손에 내력을 밀어 올려 불꽃을 일으켰다.
화르르륵-
피어오른 삼매진화(三昧眞火)에 의해, 낡은 서책은 한 줌의 재와 한 줄기 연기가 되었다.
그렇게 연기가 하늘에 닿는 것을 확인한 나는 손에 남아있던 재를 털어버린 뒤.
챙겨왔던 술병의 마개를 뽑았다.
뽁!
그리고 첫 잔은 태사부님을 기리며 허공에.
촥!
두 번째 잔은 회한에 계신 사부님께.
꼴꼴꼴꼴-
그리고 세 번째 잔은 내 입으로 가져가려다,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원철에게 말을 걸었다.
“한잔하시겠습니까?”
“아. 공량 사숙께서 한잔의 곡차는 괜찮다 하셨지만….”
“싫으면 마시고.”
“아닙니다. 싫은 게 아니라. 소림의 제자가 곡차를 나눠 받아도 되는 자리인가 고민이 되어 그런 겁니다. 서책을 태우시는 게, 제가 보관을 잘못한 탓인가 싶기도….”
“아 그래서 받을 겁니까, 말 겁니까. 팔 떨어집니다.”
“주시면 받겠습니다!”
* * *
사부님 그리고 원철과 술 한 병을 비우고, 연회장으로 돌아가고자 문고리를 잡자.
내가 나오기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듯 왁자한 음성들이 들려왔다.
“허허. 아니 정말로 그렇게까지 했단 말입니까?”
“아, 그렇다니까요?”
“각심 스님.”
“예. 남궁 소협.”
“잔이 비셨는데 한잔 더 하시겠습니까?”
“천하의 비룡검이 권해주시는 술이니 딱 한 잔만 더 받겠습니다.”
“지난 정진대회에서 보여주신 달마십삼검은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하하하. 남궁세가의 검이야말로 천하 일절을 논하는 검 아닙니까? 여기 정현 도장도 계시고요.”
“원시천존. 그런 말씀은 쑥스럽습니다.”
하하 호호하는 분위기가 된 회장의 분위기에.
원철은 나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저희가 나갔다 온 사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 느낌입니다.”
“그러게요? 뭔가 의기투합을 이룬 듯한 느낌인데….”
그 말에 답하며 나는 안에서 오가는 대화에 귀를 기울였는데.
“아미타불. 그럼 다시금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어찌 괴룡 밑에서 지내셨습니까?”
“빈승도 동감입니다. 그리고 그 괴룡이라는 별호도 제가 볼 땐 적모악귀나 독종 같은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예해수 시주. 소식지에 그런 면모도 좀 실으십시오.”
소림의 제자들이 내 별호 이야기를 하며 몸서리치는 듯싶더니, 은하성이 거드름을 피우듯 입을 열었고.
“후후. 고작 며칠 용운 형님을 겪은 주제로 잘도 그런 말씀들을 하시는군요. 안 그렇습니까 옥기 누님?”
당옥기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암 그렇지. 그렇고말고. 스님들이 겪은 건 언용운이라는 인간의 손톱 정도밖에 안 될 텐데, 그거 좀 굴렀다고 우는소리를 하시네….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 진짜 가소롭네요.”
“허. 손톱 정도라면… 쭉 말씀하신 일화들 외에 다른 지독한 면모가 더 있다는 겁니까?”
“다 말하자면 끝도 없죠. 다 떠나서 우리는 스님들이 받은 수련? 매일 해요. 그러면서 걔가 시키는 일도 하고 있어요. 아, 하연이라고 있는데. 알아요? 천금매소라고 불리는데.”
“천금매소! 강남상왕의 따님 아니십니까?”
“알다마다요. 근래엔 소검후라 불리시지 않습니까? 정진 대회 때도 멀찍이서 뵈었습니다.”
“그래. 걔가 진짜 예쁜 앤데, 언용운 밑에서 시달린다고 눈 밑이…. 웅묘(熊猫)라고 아세요? 사천에 사는 곰인데.”
덕분에 우리는 소림의 제자들과 언동생들이 무엇을 계기로 의기투합을 했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아미타불. 이걸 의기투합이라고 해도 될지. 아니, 확실히 의기투합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땀 안 흘리셔도 됩니다. 이래저래 뜻깊은 날인 만큼 넘어갈 생각이니까요.”
사부님께서는 그런 내 말에 콧방귀를 뀌셨다.
- 하이고. 뭐만 하면,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소리를 하는 녀석이 잘도 넘어가겠다.
‘넘어가는 거지. 잊지는 않죠. 이것들이 자기 일은 다 해놓고 저런 성토를 한 건지 두고 볼 겁니다.’
- 지독하다. 지독해.
그렇게 정무학관 생도들과 소림의 제자들이 의기투합의 첫 단추를 꿴 연회의 밤이 지나갔고.
이튿날 동이 막 터 오르기도 전인 새벽.
협심승 공량대사가 나를 찾아왔다.
“시주. 주무시오?”
“아닙니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던 참이었습니다. 한데, 바랑을 매고 계신 것을 보니 어제 떠난다고 하시던 말씀이 정말이었나 보군요?”
“맞소이다. 사형들께는 다 인사를 드렸고… 떠나기 전에 생명의 은인 얼굴은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아 찾았소.”
“은인이라뇨.”
“사실이잖소? 뭐, 사형들이 입을 모아 시주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하니 공석에서는 자제하겠지만. 허허허. 아무튼 얼굴이나 한 번 더 보자고 들렸소.”
“아, 그럼 제가 배웅을 해드리겠습니다.”
“방장 사형께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나흘 정도 더 있으면서 소림의 제자들을 데리고 막바지 수련을 할 거라던데? 바쁘지 않소?”
“그 정도 여유는 있습니다.”
“안 그래도 되는데… 정 그러면 중턱에 세워져 있는 문까지만 나와주시오.”
그렇게 배웅하는 길에서, 공량대사는 나를 향한 덕담을 해주었다.
“천하가 참으로 어수선한데 괴룡 시주 같은 될성부른 떡잎이 꽃을 피웠으니 듬직하기 그지없소.”
“민망한 말씀이시네요.”
“연꽃처럼 진흙탕에서 꽃을 피워낸 괴룡에게 이런 말이 가당키나 한지 모르겠지만. 건승과 정진을 기대하겠소.”
“옙.”
“음. 다 왔구려. 이쯤에서 헤어집시다. 이 늙은 중은 싸돌아다니길 좋아하니, 꼭 소림이 아니라도 언제고 또 볼일이 있겠지. 건강하시오.”
“대사님도 보중하십시오.”
그렇게, 대사를 배웅하고 객관으로 돌아와 보니.
공덕대사가 다른 언동생들을 앉혀놓고 차를 나눠 마시고 있는 게 보였다.
‘언동생들을 무간동에 들여보내도 될지 살펴보는 모양이네.’
씩 웃은 나는 호각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계율원의 종을 울려 독수리들을 소집했다.
대앵-
대앵-
떠나는 날까지.
할 일은 해야지.
* * *
내가 독수리들을 마지막까지 조련하며 나흘을 보내는 동안.
언동생들은 두 대사로부터 문답 및 지도 대련을 받으며 무간동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는지 심사를 받았다.
“노납과 방장 사형의 판단으론 정현과 남궁윤. 두 사람은 무간동의 시련과 유혹을 돌파할 실력과 심지가 있는 듯하구려.”
“오. 그렇습니까?”
“괴룡 시주만큼의 성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나. 각자의 벽과 마주하고 있는 모양새였으니… 극복해낸다면 성취가 있을 것이고. 혹여 심마에 든다고 하더라도 털고 일어날 준비가 된 듯하오.”
그 심사를 통과한 사람은 정현과 남궁윤 두 사람이었다.
그 사실을 공덕대사로부터 전해 들은 나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학관에는 이야기해놓을 테니, 너희 둘은 소림의 가르침을 겪어보고 와라.”
“음. 소림의 고승 두 분이 번갈아 묘한 문답을 물어 오셨는데, 혹 그것과 관계가 있는 것입니까?”
“언용운 네 눈동자가 깊어진 것과도?”
“글쎄? 너희들의 질문에는 ‘글쎄.’라는 답밖에는 못 주겠다. 스스로들 부딪혀봐. 먼저 학관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으마.”
그렇게 정현과 남궁윤에게 공덕대사의 말을 전한 나는 다른 언동생들을 데리고 소림을 나섰다.
그런 우리를 배웅하기 위해.
공효 공덕 두 대사를 필두로 소림의 제자들이 나와주었는데.
“괴룡. 방장의 자격으로 쓴 서찰이오. 이 서찰과 소림의 각오를 경혜 사태께 잘 전달해주시오.”
“예. 대사님.”
그중 공효대사의 말에 포권을 취하고 나니, 원철이 입을 열었다.
“괴, 괴룡!”
“왜요?”
“그, 여러모로 죄송했습니다!”
그런 원철의 뒤로 소림의 현판이 보였다.
소림.
그 이름은 여전히 내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이름이었지만.
과거의 인연은 작게나마 매듭을 지었다.
이젠 다가올 위난을 준비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나가야 했다.
나는 쭈뼛거리며 내 표정을 살피고 있는 원철을 향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정현이랑 남궁윤. 저거 두 명 남겨놓고 가니까. 번갈아 가면서 밥 같이 먹으면 되겠네요.”
“예? 아! 아아! 예!”
“또 봅시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