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6화. 수학여행 (2)
낮에는 전교생을 이끌고 단내나는 수련을 함과 동시에 학관의 강의를 듣고.
일과가 끝나면 전교생을 남해안으로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밑 준비를 했다.
그러니,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말이 딱 들어맞게 하루하루가 흘러갔는데.
그덕에 수학여행을 떠날 밑 준비가 거의 다 마무리되어갈 무렵.
은하연이 주위를 환기하며 입을 열었다.
“수학여행을 출발할 준비가 팔 할 정도는 끝났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 혹시라도 빼먹은 게 있을 수 있으니, 같이 좀 살펴보죠.”
지금 총학생회실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세간에서 이른바 ‘괴룡세대’라고 불리는 최측근 언동생들 뿐이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든 상관없는 녀석들 뿐이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드르르륵-
그러자, 은하연은 중원 전도가 그려진 지도를 끌고 오더니.
서류들을 한 아름 들고 와, 지도의 좌우로 붙이기 시작했다.
“생도들의 편제는 각 조의 조장과 부조장까지 정하며 끝났고, 제대별로 손발을 맞추는 작업은 언 공자와 사감 교수님들이 혹독하게 훈련 시키고 있으니 통과… 가는 길에 소비할 건량과 식대, 거마비의 계산도 끝났네요.”
그런 은하연을 향해 나는 물음을 던졌다.
“아, 그런데 물자들을 싣고 갈 마차를 관리할 인원은? 그거 아직 안 정한 것 같은데?”
“예. 운영위원회에서 결정이 나야 하는 문제라서요.”
“음. 생도들이 맡자는 결정이 나면 문제 될 게 없나?”
“아니어도 괜찮아요. 생도들이 맡지 않는다면, 적당한 표국이나 문파를 수배하면 되겠죠? 여기 이 서류를 보시면 예산은 통상 표행비에 이 할 정도를 높게 잡아 빼뒀어요.”
“…정무학관의 일거리는 통상비용보다 낮게 받아 가는 풍토를 고려하면 넉넉하겠군. 알겠소.”
그렇게 궁금증을 해소한 나는 다른 언동생들한테 말했다.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선 안 되니까. 너희도 듣다가 의문이 든다 싶으면, 뭐가 됐든 눈치 보지 말고 질문해. 은 소저는 계속하시오.”
“예.”
은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언동생들도 드문드문 질문을 던졌는데.
그러길 한참.
“…마지막으로, 동해와 남해가 맞닿는 위치에 있는 저희 보타문. 그리고 남해로 나가는 통로에 자리한 해남파. 이번 작전의 동서 양극단이라 할 수 있는 두 문파도 정무학관의 수학여행에 협조하겠다는 확답이 왔네요.”
은하연이 손에 남아있던 마지막 서류를 털어 버렸을 때.
천장호가 볼을 긁으며 입을 열었다.
“근데 보타문과 해남파가 협조하겠다고 확답을 준 거 말입니다.”
“예. 천 소협.”
“단순히 정무학관 생도들이 유람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 중요한 순간에 협조 안 하고 사람 복장 터지게 염병을 부릴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런 천장호의 말에, 은하성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고.
“에이, 보타문 쪽은 모용린 교수님이 인솔하실 거고, 해남파는 정극경 교수님이 가실 건데 그렇게 되려고? 백본회 부회주… 종남의 너구리 같은 영감탱이면 몰라도.”
이어서 언용명도 한마디를 더했고.
“…그리고 사문이야기는 조심해야지. 장호 이 친구야. 은 소저의 사문이 보타문 아닌가?”
남궁윤과 팽소천도 한마디씩을 했다.
“맞다. 타인의 사문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땐 조심해야 한다. 남해안의 군소문파들이 우리를 만나러 왔다가 그런 태도에 실망할 수도 있다.”
“으이구. 하여간에 천장호.”
“…아니. 난 그냥 용운 형이 뭐든 싸한 거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말하라고 해서 말한 거지. 주둥이는 평생 빌어먹던 거라 원래 그렇고. 아무튼 실언했수. 미안합니다, 하연 누님.”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나는 입을 열어 그런 상황을 정리했다.
“장호도 한 번쯤 고민해볼 이야기를 말했고, 용명이랑 궁윤이 말도 맞다. 어쩌다보니 장호만 혼나는 분위기가 된 거 같은데 하성이 너도 조심해.”
“저요?”
“그래. 너도 종남의 너구리 어쩌고 했잖아. 다들 장손 부회주님한테 쌓인 게 많아서 무의식 중에 넘어간 모양인데. 이번에 함께 출정하는 생도들 중엔 종남의 제자들도 있다.”
“에이, 알죠. 병아리들도 없고 저희만 있으니까 그런 거지, 제가 밖에선 안 그럽니다.”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면 될 걸 꼭 혀가 길어요. 안에서 저렇게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안 샐까? 하. 저걸 내가 진짜 믿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
절강성의 보타문에서 양광 지역의 아래에 위치한 해남파까지.
감당 해야할 지역이 네 개 성에 걸쳐있을 정도로 넓었고.
사대기숙사를 나누어 제대를 편성한 만큼, 경험 많은 중간 간부가 필수여서 언동생도 나뉘어야 했는데.
하성이는 절강 방면의 중간 간부 역할을 맡기로 내정돼 있었다.
“헤헤. 밖에선 안 새도록 해보겠습니다. 믿어 주십쇼.”
“…이걸 진짜 어떡하지.”
하여, 걱정을 하고 있던 때.
제갈설지가 붉은 물감이 든 종지와 붓을 챙기더니.
은하연이 서 있는 지도 앞으로 나아가, 그 위에 붉은 점을 찍어 넣기 시작했다.
콕.
“어쨌든. 행정적인 준비는 하연 님 말대로 끝이 난 듯 보이네요. 남은 건… 각 제대의 종착지를 어디로 정하느냐인데. 자체적으로 의심 단계에 놓은 곳은 스무 개.”
콕. 콕.
“며칠 남은 기간을 활용해 최대한 대상지를 좁혀볼 거고. 무창의 수군진에서 무림맹 쪽 정보를 한번 취합한 뒤, 남해안으로 가는 길목에서 계속해서 줄여나가겠지만… 여전히 깜깜한데요?”
그런 제갈설지의 말에, 당옥기가 내게 물었다.
“철이. 독고철 걔는 무슨 이야기 없어? 우리 수학여행 간다는 거 혈교에도 흘릴 거라고 저번에 언용운 네가 그랬잖아?”
“흘리긴 했는데, 아직 별말이 없네.”
그에 사부님께서 한마디를 해오셨다.
- …괜히 정보만 준 꼴이 되는 것 아니냐? 얻는 것 없이 혈교에만 중요한 정보를 준 꼴이 되면, 스스로 섶을 지고 불에 뛰어 들어가는 형국이 될 텐데?
‘그건 아닙니다. 정무학관의 전교생이 수학여행을 가는 일이 숨긴다고 숨겨지겠습니까?’
- 어차피 퍼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는 말이로구나?
‘예. 어차피 퍼질 이야기니까 최대한 빨리 흘리는 게, 혈교 내에서 독고철을 향한 신뢰를 높이는 길이죠.’
- 하나, 내 말은 방벌을 하러 간다는 사실까지 알릴 필요가 있었냐는 이야기다. 지금도 신입생들 없이 회의를 하고 있으니. 고철이 녀석에게 안 끼워 주더라고 둘러대게 시키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아니. 알렸어야 했다.
혈마는 반드시 만인혈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저희가 천마신교를 괴롭히는 동안, 본인들은 어부지리로 만인혈을 날름할 기회를 어찌 마다하겠습니까?’
그렇게 사부님과 몇 마디를 나누고 있기를 잠시.
총학생회실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진다 싶더니, 독고철이 회의실의 문을 두드렸다.
똑똑-
“회장님. 선배님들. 철입니다.”
“들어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그사이 독고철이 내 책상 옆에 다가와 보고서를 내밀었다.
“맡기신 가죽부대 재고를 확인했습니다.”
녀석이 내민 보고서에는 고의로 적은 게 확실한 오류가 있었고.
그 아래 독대를 하고 싶다는 글귀가 보였다.
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이거 숫자가 맞아? 내가 어제 확인한 거랑 개수가 다른데? 직접 확인한 거냐?”
“아, 행정처와 창고지기가 내준 목록만 비교해 작성한 것이긴 합니다.”
“이런 건 직접 확인을 해야지. 이거 잘한다고 맡겨놨더니, 안 되겠다. 너 일하는 거 한번 봐야겠어. 따라 나와.”
* * *
나는 다른 언동생들에게 기다리던 소식이 온 것 같다는 눈빛을 남긴 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인적이 없는 위치에 이르러 독고철을 향해 물었다.
“무슨 일이야?”
“윗선에서 접촉이 있었습니다.”
나는 표정 관리를 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 너희 쪽은 뭐라든?”
“여러 가지 지령이 있었는데, 우선은 장차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흠. 양광에서 있었던 싸움이 천마신교가 적극 대응을 안 하며 본교의 승리 비슷하게 끝났으니… 창시 선언을 하는 시점이 다가올 텐데, 그럼 점조직도 혁파할 거고? 그때 네게 제법 큼직한 역할을 맡기시려나 보지?”
“역시 회장님이십니다. 운만 뗐는데 내용을 다 꿰뚫어 보시는군요.”
그렇게 되면 혈마에게 닿는 날이 가까워질 것이다.
나는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않으며 재차 입을 열었다.
“송길준이 혈마님을 노린다는 소식을 알린 공이 크긴 했다.”
“다 회장님 덕분인 것을요.”
“네 손을 탔기 때문에 더 빨리 퍼질 수 있었던 거야. 그건 그렇고. 여러 가지라며? 다른 이야기는 뭐야?”
“아, 우선은 학관의 영약이나 영단을 입수할 수 있겠냐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영단이라.”
그 말은 즉.
내 예상대로 혈마가 몸보신에 혈안이 돼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혈교가 원하는 것과 마교의 움직임이 일치한다는 방증이었다.
‘역시, 혈마는 만인혈에 관심을 안 둘 수가 없다.’
원작보다 빨리 천마신교에서 떨어져 나온 지금은 더더욱 그럴 터.
그 사실이 확인된 이상 거리낄 것은 없었다.
“학관에서 장학생에게 주는 영단 확보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수학여행과 만인혈 이야기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을 텐데?”
“예. 그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한데, 좀 상의가 필요한 문제가 끼어있어서… 간단한 것부터 말씀을 드렸습니다. 송구합니다.”
“송구할 건 없고. 무슨 명을 내렸길래?”
“우선 천마신교 놈들이 만인혈을 연구하는 자금을 댈 거점이 위치한 곳을 알려줬습니다. 제 판단하에 신뢰를 얻는 데 사용하라면서요.”
“…거기가 어디야?”
“광동성의 뇌주반도(雷州半島), 광서성은 방성항(防城港), 복건성의 하문(廈門)과 절강성의 온주(溫州) 이렇게 뭍에서는 네 곳이고. 은하군도에서는 동시(東市)라 불리는 흑시를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혈교가 천마신교에서 떨어져 나온 것을 생각하면, 이건 순도 높은 정보일 게 분명했다.
하나, 모든 정보를 다 내어준 것은 아닐 터였다.
‘우리가 독고철이 열거한 곳들을 털기 시작하면, 본인의 심복들을 파견할 ‘진짜’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숨겨뒀겠지.’
하지만 이것만 해도 큰 성과였다.
‘우리 쪽 정보와 합치면 자세한 위치가 대략 특정이 되리라.’
쾌재를 부르고 싶은 순간이었으나, 아직 독고철에게 남은 이야기가 있어보였다.
나는 감정을 다스리며 재차 입을 열었다.
“이건 네가 제공받은 정보인 거 같고. 아직 상의할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앞선 이야기를 쭉 하고 나서는. 독고세가에 파견을 나와 있는 교인들을 이번 수학여행단에 어떻게든 포함을 시켜보라고 하더군요.”
“어떻게든? 가능하면 아니라?”
“예. 제가 회장님께 충성을 맹세한 상황이길 망정이지. 만약에 그렇지 않았다면, 사실상 노출될 각오를 무릅쓰고 이 일을 추진하라는 건데… 회장님께선 방금 교단에서 제게 큼직한 역할을 맡길 거라 하셨지만, 여전히 버리는 패 취급인 듯합니다.”
“그게 다 진정한 혈교의 길이 바로 서지 않아서다. 그래서, 우리가 진혈단을 만든 것 아니냐?”
“예!”
“아무튼 그만큼 이번 일이 본교에도 중요하다는 거겠지.”
본능적으로 감이 왔다.
독고철이 받아온 제안을 잘 활용하면, 혈마의 조직 중 또 다른 곳과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감이.
그에, 나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상의할 문제라길래 뭔가 했는데, 별것 아니구만.”
“그렇습니까? 하지만, 수학여행 인원에 저희 가문의 인원들을 포함시킨다는 게….”
“아냐. 여차하면 우리가 나서야 할 것 같아서, 나도 진혈단을 일행에 넣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그러셨습니까?”
“어. 안 그래도 생도들이 소비하는 물자와 치중을 호위하는 역할이 필요하던 참이야. 그 일에 독고세가를 포함하면 되겠지. 독고세가가 멸문을 겪었던 만큼 다른 표국이나 문파들도 이해해줄 거다.”
* * *
독고철이 물어온 정보에 우리 쪽 정보를 더해, 각 제대의 종착지를 확정한 우리는 출발 준비를 마쳤다.
대외적으로는 생도들이 유람을 떠나는 수학여행의 탈을 쓰고 있었기에.
우리의 여정은 경혜사태의 훈화 말씀과 함께 시작됐다.
“서책에만 사로잡히면 책상물림이 되고, 검에만 사로잡히면 검귀가 됩니다. 각지의 명승과 풍광들 그리고 민초들의 삶을 보고 느끼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수학여행에서 참가생들 모두가 스스로를 갈고 닦는 시간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말씀을 마친 경혜사태는 단상에서 내려와 행렬의 가장 앞에 있는 내 쪽으로 왔는데.
그 표정이 너무도 결연해 보였기에, 나는 사태를 향해 가벼운 전음을 전했다.
[총장님께서는 아미로 출가를 하지 않으셨으면, 극단의 예인이 되어 천하를 들썩이게 하셨을 것 같습니다. 나이를 거스르신 고아함도 그렇고…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정말 여행 가는 줄 알겠습니다. 한 연기 하시는데요?]
[어떤 생도 때문에, 만날 둘러댈 이야기를 만들어 주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그에, 사태는 엷은 미소를 머금으셨지만.
“잘 다녀오세요.”
눈동자만큼은 고요히 끓고 있었다.
“예.”
나는 경건히 포권을 취한 뒤.
인솔 교수님들과 함께 전교생들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그렇게 나선 목적지는 무창의 수군진이었다.
여기서 장강을 타고 동으로 나갈 제대와 동정호를 거쳐 남으로 내려갈 제대가 갈리게 돼 있었는데.
“대군사님을 뵙습니다!”
“환영합니다. 정무학관 생도 여러분. 제갈혜입니다.”
대군사님께서 여타 관계자들과 함께 우리를 맞아주시길 잠시.
따로 나를 불러내 질문을 해오셨다.
“혈교 쪽에서 들어왔다는 정보 이야기는 뭐야? 자세히 좀 말해볼래?”
그녀와는 진즉에 혈교의 이야기를 공유한 사이였기에.
나는 독고철에게 들은 이야기를 담백하게 전했다.
“…해서, 놈들의 소굴로 여겨지는 곳의 위치를 얻었고. 종착지에 도착하기 전후로 혈교 쪽에서 접촉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은 제갈혜는 아미를 좁히며 입을 열었는데.
“음. 그런데, 이건 정보를 다 준 건 아닐 거야. 알지?”
“예. 전형적인 혼수탁어(混水濁魚)의 책략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 상황이 혼란스러울 때 이득을 노리는 혼수탁어. 딱 그거다. 진짜 용운이 너는 뭣 모를 때 우리 대군사 부로 확 납치를 해왔어야 했는데… 이젠 너무 커버렸어.”
“처음 뵀을 때나 지금이나 제 키는 그대로일 텐데요?”
“……”
대화 중에 잠시 말을 멈추고 입술을 씹으시는가 싶더니.
나를 향해 전음을 보내왔다.
[용운아.]
[…갑자기 전음을? 주변에 사람 없지 않습니까?]
[혹시 모르니까. 한 번 더 조심하려고.]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이렇게까지?]
[사실 여기 무창 수군진에 낭중마군 송길준이 있어.]
[예? 무림맹으로 압송한 것 아닙니까?]
[그건 위장이지. 여기 수군진은 만들 때부터 맹주님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갔고, 우리 제갈세가의 힘과 강남 상왕의 금력으로 세운 거라, 뭇사람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들락이는 무림맹보다 여기가 낫다고 봤거든.]
[음. 그런데, 갑자기 녀석 이야기를 제게 하시는 이유는요?]
[밑져야 본전인데 걔를 한번 떠봐서 놈들의 거점을 캐보면 어때? 우리가 심문해선 아무 소득도 없었는데. 너라면 다를 수도 있을 듯한데?]
그런 대군사님의 말에, 사부님께서 입을 연 건 이때였다.
- 용운이 이 녀석이 사람 갈구고 쥐어짜는 것 전문이긴 하지.
‘?’
- 아니라고 할 테냐? 해보시지?
사실 맞긴 했다.
“제가 또 그런 거 전문이긴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