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화. 숨이 붙어 있는 한 (7)
심상의 문을 열어 두었다.
그렇다면 암객도 이 공간에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러봤는데.
새하얀 공간 속에 새카만 웅덩이처럼 그림자가 진다 싶더니.
척.
이내 곧 그 웅덩이에서 암객이 솟아나 무릎을 굽혔다.
“주군. 찾으셨습니까.”
고개를 끄덕여 군례를 받은 나는, 채향의 원령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거 네가 흡수해봐.”
“명을 받듭니다.”
다시 한번 나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인 암객은 다시금 시커먼 그림자의 모습으로 돌아갔는데.
곧 그 그림자가 늪처럼 채향의 원령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사하악-
나는 팔짱을 끼고 그 모습을 주시했다.
‘데스나이트를 강화하는 과정에선 여러 가지 일이 생길 수 있다.’
영혼의 격이 달라지게 되는 만큼, 기존의 계약으로 묶어 둘 수 없게 될 수도 있었고.
‘인격이 바뀌는 경우도 왕왕 생기지.’
원인은 여러 가지이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결론은 같았다.
‘군주를 향한 반역 혹은 폭주.’
기염곡주의 사혼을 기반으로 한 암객인 만큼, 채향의 원령에게 꺾이지는 않을 듯했으나.
세상에는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는 법이었다.
‘…여차하면, 기강을 새로 잡아야겠지.’
하여 긴장을 놓지 않은 채, 채향이 녹아 들어간 그림자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그러고 있은 지 잠시.
꿈틀거리던 그림자가 뚝- 하고 멈추더니, 사람의 형상을 그려냈다.
사하악-
그렇게 갖춰진 형상은 여전히 살수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내 녀석이 무릎을 굽혀왔다.
“주군의 명을 이행하였습니다.”
별 탈은 없었던 모양인지, 녀석은 여전히 암객이었다.
다만, 눈자위에서 빛나는 시퍼런 안광과 자연스럽게 풍기는 기도는 녀석이 전보다 강해졌다는 확신을 주었다.
그걸 확인한 나는 암객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건넸다.
“잘 부탁한다.”
“속하는 그저 주군의 명을 따를 뿐입니다.”
그렇게 만인혈을 이루고 있던 원령들을 모조리 정리한 나는 즉시 심상에서 벗어났는데.
“!”
눈꺼풀을 떠올리니.
호법을 서던 두 사람과 사부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언 소협!”
“형님!”
- 정신이 드느냐?!
하나같이 걱정스러운 음성에, 나는 빠르게 눈동자를 움직여 보았다.
‘…얼어 붙었나.’
몸이 차갑게 식은 정도가 아니었다.
나를 중심으로 반경 한 장 정도 너비가 얼어붙어 있었다.
‘아슬아슬했네.’
뭐, 처음 만인혈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한음지기를 접했을 때, 예상했던 바이긴 했다.
육신이 처한 상황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단전에서 내력을 끌어올렸다.
‘얼어서 입술은 떨어지지를 않고.’
그리고 걱정하고 계셨을 사부님께 말을 걸었다.
‘심상의 문을 열어 둔 터라 암객도 다녀갔는데. 제자가 이 꼴이 될 정도면 기별해주시지 않고요?’
- 안 그래도 내가 네 녀석의 심상으로 통하는 길을 두고 얼마나 고민을 했… 아니지!
‘……? 왜 말씀이 그렇게 끝이 납니까?’
- 만날 제자를 못 믿냐는 말을 노래 부르듯 하는 녀석이 누군데! 그리고 각오가 돼있다고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더냐?!
그런 사부님의 음성엔 진심 어린 걱정이 묻어났다.
걱정되는 마음을 누르고 나를 믿고 계셨던 모양.
사부님께서도 마음 고생을 여간 하신 게 아니었을 터였는데.
제자를 생각해주시는 그 마음이 무척 감사했지만… 이런 일을 직접 입에 담는 건 또 멋쩍은 일인지라.
난 괜스레 농을 섞어 답했다.
‘그냥 해본 말인데 엄청나게 발끈하십니다. 제자가 그리 걱정이 되셨습니까?’
- 살만한 모양이로구나. 살만하면, 그 뻗치는 기운이나 어찌하거라!
‘…안 그래도 그러려던 중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부님과 몇 마디 주고받으며, 나는 파천의 내력을 혈맥 속에서 계속해서 돌려 냈다.
한데, 만인혈을 흡수한 탓으로 기운이 야생마처럼 날뛰고 있었다.
‘채향의 원혼까지 받아들이는 건 독이라는 판단이 맞았네.’
심상에서 내렸던 결정이 맞았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날뛰는 기운의 고삐를 틀어쥘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기운이 날뛸 때 진정시키는 방법은 사실 간단했다.
‘기운을 뽑아 쓰면 된다.’
검기든 검강이든 있는 대로 기운을 뽑아 휘둘러내다 보면, 날뛰는 기운은 빠져나가고 넓어진 단전 안에 다시금 내력이 차오르게 되는 것이다.
하나, 그 방법을 쓰는 데엔 큰 문제가 있었다.
‘여기서 마구잡이로 강기를 뻗어냈다간….’
우리가 있는 동굴은 물론이고, 이쪽 지반이 받치고 있는 바로 위의 산등성이가 모조리 무너져 내릴 터라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 자리엔 정현이 있다.’
녀석이 내가 뻗어낼 기운을 상쇄해 낸다면, 문제 될 게 없었다.
나는 곧바로 정현을 불렀다.
“정현!”
자신을 부르는 내 음성에, 정현은 되물음을 던졌다.
“빈도가 무엇을 도와드리면 되겠….”
하나, 녀석의 물음에 답을 해줄 여유는 없었다.
머물러 있던 경지에서 한 걸음을 내디뎠다면, 녀석도 화경의 경지에 이르렀을 터.
내 의도를 알아서 받아들여 줄 것이라 믿고, 나는 정현을 향해 회한을 휘둘러나갔다.
쌔애애애액!!!
그런 내 모습에, 정현은 놀란 눈을 했으나.
곧바로 언용명을 향해 입을 열고는.
“작은 언 소협! 피해 계십시오!”
허리춤의 송문검을 뽑아냈다.
카아아아앙!
녀석은 그렇게 내가 뻗어낸 투로를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는 것을 시작으로.
쌔액! 쌔액! 쌔액!
쌔액! 쌔액!
부지런히 태극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캉! 카카카캉!
카카캉!
물론, 그런 태극들은 제대로 그려지기 전에 내가 휘두른 파천의 검초에 부서져 나갔다.
하나, 녀석은 그렇게 부딪혀 나갈 때마다 무너지지 않고 또다시 무당의 검초를 쏟아 냈다.
카카카캉!!!
그렇게 녀석과 내가 합을 교환하길 한참.
그저 내 손에서 뻗어나온 검초들을 무마시키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어 보이던 처음과 달리.
합이 늘어 갈수록 보법과 검초가 정갈해져 갔는데.
카앙! 카앙!
카앙! 카앙!
그 덕에 회한과 녀석의 송문검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악곡의 곡조처럼 일정한 운율을 자아내기 시작했을 때.
귀기를 양분 삼아 혈맥에서 날뛰던 파천의 내력이 완전히 가라앉았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나는 정현의 검을 떨쳐냈다.
터엉-
그리고 몇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회한을 검집에 돌려 넣었는데.
탁.
그러고 나니 새삼 화경에 올라선 정현의 검을 마주한 감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화경에 든 것도 모자라… 잠깐 사이 내가 겪은 적응기를 건너뛴 건가?’
아직도 경혜사태한테 두들겨 맞은 날들이 한 번씩 꿈에 나오는데.
나와 합을 겨루며 그 과정을 단숨에 극복한 정현의 모습에.
내 입에서 절로 감탄이 나왔다.
“…천재는 천재네. 무림학관의 검술천재 그 자체야.”
그런 내 말에.
정현은 헉헉거리며 입을 열었는데.
“언 소협이. 흐억. 하실. 흐아악. 말씀은. 아니지않습닉카?”
“…뭐라고?”
가쁜 정현의 호흡에 알아듣지 못한 이야기를, 언용명이 대신해 주었다.
“형님이 하실 말씀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같은 생각이긴 하고요.”
왜 내가 그런 말을 했는지, 녀석들은 알 길이 없을 터.
나는 그냥 피식 웃어 보인 뒤.
단전과 혈륜에 자리 잡은 기운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전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킬 것이오.’
* * *
삭월도의 싸움이 마무리된 지 닷새가 지났을 때.
만겹산 안자락에 자리한 혈천수라궁의 석조전엔 혈마 진괴량이 걸어 들어왔다.
“교주님을 뵙습니다!”
머리를 조아려 오는 호교법왕들의 예를 받은 진괴량은 곧바로 삭월도의 일을 추궁했다.
“난리 통에 만인혈이 소멸했다고?”
“예. 여러 선을 통해 올라온 정보들이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사겸이 다른 생각을 품은 것은 아닌 게 확실한가?”
“남해 대주교의 성정이 독특한 것은 사실이나, 일단 본교를 배신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혹시 모르니 사람을 붙여. 친위 주교급으로 은밀하게.”
“예.”
사겸을 감시하라는 명을 내린 진괴량은 잠시 은하군도가 있는 방향을 응시하며 쓴맛을 다셨다.
하나, 그는 이미 엎질러진 물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리되었다면 어쩔 수 없지. 마뇌에게 놀아나지 않으려고 너무 몸을 사린 결과일 테지. 영약에 관한 것은 묘왕(卯王)이 전담해서 다른 방도를 강구해보도록 해.”
“존 명.”
“자왕(子王)과 다른 호법들은 창시선언을 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
진괴량의 명에, 혈천수라궁에 ‘혈염천하’라는 구호가 외쳐지는 때.
저 멀리 청해의 끄트머리에 걸쳐진 십만대산의 만마전에서는.
“아하하.”
마옥군주 연옥란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러게, 제가 뭐랬어요? 본교의 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녀석이 언용운 그 녀석이라니까요?”
본디 근신을 명받은 그녀였으나.
“물론, 주의해야 할 인물에 두긴 하셨지만. 그것조차도 그 녀석을 간과한 거였죠.”
다른 마인들의 잇따른 실패와 언용운의 부상(浮上)으로 사면을 받게 된 터였는데.
“에효. 내 팔만 아깝지. 하. 그나저나 향이는 죽었겠죠? 지금 생각해보면 팔이 참 고왔는데, 시체라도 어떻게 못 구하나. 가져다 붙이고 싶은데.”
본디 직설적이었던 성정과 그간의 울분까지 겹쳐 그 입이 재잘거리는 때.
광명좌사의 주먹이 각탁을 내려쳤다.
쾅!!!
“마옥군주. 지금 네가 어디에 와있는지 모르느냐? 사면을 받는 자리라지만, 네 행동은 역천괴마의 면을 상하게 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그렇게 연옥란의 입을 다물게 만든 좌사는 시선을 마뇌 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마뇌의 입에서 긁어내는 듯한 음성이 새어 나왔다.
“…당초에 채가의 쌍둥이들은 죽더라도 별수 없다는 생각으로 보낸 것입니다. 목표했던 최선의 결과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얻은 것은 있습니다.”
“만인혈이 경천혈마, 아니 진괴량에게 넘어가지 않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오?”
“그 점도 그 점이지만. 금범단의 움직임이 묘했습니다.”
“금범단의 사겸. 그자가 혈교의 남해 대주교였지. …그 사안은 그냥 백도와 혈교 놈들이 어쩌다 보니 오월동주를 한 거 아닌가?”
“이 늙은이의 심중엔 그렇다고 치부하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치에 잘 들어맞지 않은 움직임의 일면엔 보통 심계가 있는 법이지요.”
“…심계?”
“정확한 것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으나. 혈교 내부에 자중지란의 씨앗이 움튼 듯하다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흠.”
“뭐, 금범단이 혈교의 휘하에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처리야 언제든 할 수 있지요. 관이든 백도든 토벌하자는 분위기를 만들면 쉽지 않습니까?”
“애초에 해적이니, 별다른 품을 들일 필요 없이 금력만 동원해도 되는 일이긴 하군.”
“예.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부의 단속입니다. 연이은 대외정책의 실패로 귀성팔족을 비롯해 교인들의 민심이 좋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관해선 교주님께서 언질이 있으셨소. 소교주를 세울 준비를 하라시더군.”
* * *
만인혈을 소멸시킨 뒤.
나는 이끌고 간 이들과 함께 해남도로 돌아왔다.
그런 우리를 해남의 제자들이 맞아주었다.
“장문인.”
“괴룡.”
격전을 치른 직후였기에, 피차 흘린 피가 있을 터.
서로 간에 긴말은 하지 않았는데.
“갔던 일은 잘되었는가?”
“예. 잘 마무리 했습니다. 해남파는 어찌 되었습니까?”
“우리도 맡은 바를 다했다네.”
해남파의 배려 속에 격전의 피로를 털어 내고 나니.
장선과 해남파의 대제자 남준이 찾아와 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단이 마련됐음을 알려주었다.
“용운이 형님.”
“괴룡.”
삭월도를 나오며 나름대로 넋을 달래 놓긴 했지만, 싸울 준비만 해서 갔던 터라 준비가 미흡하여 그야말로 약식에 그쳤는데.
해남파가 준비를 제대로 해주었다.
“가자.”
“예.”
예복으로 갈아입은 정무학관의 생도들을 이끌고 제단으로 간 나는 모두를 대표해 향을 피우고 지전을 살랐는데.
그렇게, 은하군도의 넋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내려오니.
천장호가 헛기침하며 입을 열었다.
“흠흠. 용운 형이 지전을 태우시는 모습을 보니까 생각 난 건데. 난리 통에 전낭을 잃어버리시진 않으셨겠죠? 맛있는 거 사주기로 하신 거 잊지 마십….”
당옥기는 그런 천장호의 옆구리를 손날로 찌르며 말했다.
“이거 그냥 옆구리 터져서 죽게 내버려 둘 걸 그랬어! 왜 살아있니! 왜 살아 있어?! 지금이라도 죽어!”
“아앜. 저는 그냥. 아악! 삭월도에서 나온 뒤로 다들 대화도 없고 분위기가 너무 처지는 것 같아서 그런 겁니다!”
나는 그런 당옥기를 만류했고.
“장호의 말도 일리가 없진 않다. 언제까지 처져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야.”
정현도 한마디를 더했다.
“예. 산 사람은 또 살아가는 것이 도일 것입니다.”
“그래. 오늘까지만. 경건히 보내기로 하자.”
그렇게 위령제를 치른 우리는 해남도를 나섰다.
한데, 뭍으로 향하는 배에 해남파의 장문인이 동행했다.
배웅의 격이 너무 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는데.
우리를 태운 배가 목적지인 뇌주 땅에 다다라 닻을 내렸을 때.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맹주님?”
- …공손가 녀석 외에도 네 아비와 팽 가주도 와있구나?
‘…그러게요?’
그에, 저분들이 왜 여기에 다 모여있을까를 고민하는 때.
“한번 안아보자.”
무림맹주님께서 성큼성큼 다가와 나를 덥석 끌어안았다.
“……?”
“수고했다. 기특한 의기를 품어주어 고맙고. 무사히 돌아와 주어 고맙다.”
그런 맹주님의 행동에.
맹주님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밀직원장 국도진이 난색을 표했는데.
“…맹주님. 누가 보면 친아드님인줄 알겠습니다. 수제자인 소진이도 있고, 진주언가의 가주님도 계십니다. 해남의 장문인께도 무례고요.”
팽소진을 시작으로, 열거된 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을 해왔다.
“저는 괜찮아요.”
“이 사람도 괜찮소이다. 누가 뭐라 해도 이번 일은 괴룡의 의기에서 출발한 것이니.”
“예. 뭐, 저도 괜찮습니다.”
그 중 입꼬리를 씰룩이시는 아버지를 향해, 무혁 백부는 한마디를 쏘아붙였다.
“자네는 괜찮아야지. 따지고 보면 용운이를 쫓아낸 장본인 아닌가?”
“큼. 크흠.”
나는 그런 두 분을 향해 질문했다.
“맹주님은 저희를 뒷받침해 주시러 와계셨을 테니, 뇌주에 계셔도 이상할 게 없는데… 아버지와 백부님은 여기 왜 계시는 겁니까?”
그 물음에 답한 건 맹주님이셨다.
“용운이 너도 예상했겠지만, 낡은 무림맹의 제도는 이번에도 번거로운 절차 속에 굼뜨게 움직였다.”
“…그 말씀은?”
“그간 수면 아래서 공들여온 일을 수면 위로 올릴 것이다. 백본회를 대신할 새로운 흐름을 공식화할 것이야. 그 중심은 진주언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