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화. 사해동도 (7)
도중광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전음을 전해왔다.
[추가금이 얼만데?]
[글쎄요? 제가 좀 고급인력이고, 선배님도 나름대로 귀한 몸이시고… 이게 단숨에 성립할 계산이 아닌데. 일단 상황이 급하니 나중에 이야기하시죠?]
[너 같은 녀석의 나중이 제일 무서운 법인데… 일단 알았다.]
입이 쓰다는 듯한 어조였으나, 어쨌거나 내게 빚을 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소리였다.
그렇게 도중광에게 확답을 받은 나는 시정잡배 같은 기수식을 취했는데.
그런 나를 향해 사부님이 질문을 해오셨다.
- 뭐냐 그 엉성한 자세는?
‘저쪽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 그게 엉성한 기수식이랑 무슨 상관이냐?
‘큰 상관이 있죠.’
- 상관이 있다고? 수가 많다 한들 이쪽엔 너와 정현 그리고 거지와 산적두목 놈까지, 화경의 고수만 넷. 겁을 낼 일은 아닌 성싶은데?
‘중과부적의 상황을 겁내는 게 아닙니다. 제가 걱정하는 건 사분오열입니다.’
앞을 막아선 자는 베고, 도망치는 자는 내버려 두는 인생을 사셨던 사부님께서는 이해를 못 하시는 모양이었는데.
내가 경계하는 것은 이 싸움을 겪다 도망칠 놈들이 퍼뜨릴 이야기였다.
‘저 인원이 도망치기 시작하면 말 그대로 답이 없습니다.’
이쪽 지리에 빠삭한 녀석들이 줄행랑을 치기 시작하면?
‘도 선배와 호위 둘 그리고 저희. 몇 안 되는 인력으로 그걸 다잡아 족치는 건 불가능하죠.’
- …그렇게 도망친 녀석들이 너희 이야기를 하게 둬선 안 된다는 이야기로구나.
‘예. 혈교의 손아귀가 미친 정황까지 보이는 마당에, 도중광이 백도 무림의 검초를 쓰는 자들과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 이중삼중으로 심혈을 기울인 이번 남행이 그냥 끝장나는 겁니다.’
하니, 우리의 정체와 무공을 숨기며 싸워야 했다.
뜻밖의 상황이었으나, 척하면 척이었다.
“단단아.”
“…어. 예. 아씨.”
은하연은 변장한 역할에 충실해, 움츠리는 기색을 취하며 당옥기를 끌어당겼고.
노삼과 다른 언동생들은 내 뜻을 알아채고 저마다 엉성한 기수식을 취했다.
나는 그중 정현을 향해 입을 열었는데.
“너는 아씨를 뫼셔라.”
“알겠습… 수!”
정현이 은하연과 당옥기를 지키며 뒷걸음질을 치는 때.
“쳐라!”
두흥과 졸개들이 본격적으로 덤벼들기 시작했다.
쌔액! 쌔액!!!!
쌔애애애액!!!!!
연마해온 상승무공을 봉한 채 덤벼드는 적과 싸우는 일은, 기실 이쪽이 몇 수를 접어주는 일.
생사가 오가는 실전에서는 어지간해선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고.
혈교의 신공을 받아들인 산적들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였다.
챙! 챙!!
채채채채챙!!!!
하지만 해볼 만했다.
정무학관의 교수님들과 내가 일관되게 강조해온 게 기본기였다.
‘우리 중에 삼재검법과 육합검법에 통달하지 못한 녀석은 없지.’
붉은 안광을 길게 늘어뜨리며 날붙이를 휘둘러오는 산적들의 공격에, 우리는 침착하게 대응해 나갔다.
채챙!
채애앵!!
물론, 나는 적에게만 몰두하진 않았다.
상승무공을 봉하고 싸움에 임하는 만큼, 우리 중 누군가가 불의의 일격에 당할 수도 있었다.
나는 바쁘게 검을 움직이는 한편, 전반적으로 상황을 주시했는데.
촤악! 촤아악!!!
노삼과 도중광을 논외로 두면, 그중에서도 발군이라 부를만한 녀석은 동편에서 버텨내고 있는 은하성이었다.
‘짜식.’
넘어온 사선 속에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검황의 지도를 받아들인 녀석은, 검수로서 눈이 뜨였다고 평해도 좋을 만큼 빈틈없는 검을 휘둘러 내고 있었다.
푹!
푸푹!
그 옆의 우소릉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었다.
녀석은 견실하게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은하성을 방패 삼아, 본인의 쾌검을 유감없이 펼쳐내고 있었다.
채채챙!!!
신입생 삼인방이 지키고 있는 서편도 상황은 비슷했다.
남궁영이 견실하게 방패 역할을 해주고 있었고.
다른 두 녀석이 적들의 빈틈을 노려내고 있었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속도를 장기로 삼는 우소릉과 달리, 장선은 힘이 장사라는 점이었다.
촤아아아악!!!!!!
그에, 두흥의 졸개들이 장작처럼 토막 나는 가운데.
나는 독고철의 표정을 힐끔 살펴보았다.
‘…선이도 선이지만 철이 녀석의 검에 망설임이 없네.’
두흥과 졸개들.
내게는 그저 욕심에 눈이 멀어 마공에 손을 댄 마인일 뿐이었으나.
정말로 혈교에 귀의했던 독고철의 입장에선 달라 보일 수도 있었을 텐데.
촤아악!!!!!!!
독고철의 검엔 망설임이 없었다.
무인의 생각은 휘두르는 검에 드러나는 법.
일말의 사념도 느껴지지 않는 녀석의 검초에 나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언동생들한테는 검을 휘두를 수 있을지 두렵다던 녀석이….’
그렇게 독고철의 마음이 우리에게 있음을 새삼 느끼고 있는 때.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이자, 몸을 빼려 하는 두흥의 모습이 내 눈에 걸려들었다.
“큿.”
나는 곧바로 입을 열어 그 사실을 알렸다.
“두흥이 도망친다!”
산채에 속한 평범한 졸개들이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다른 놈은 다 놓쳐도 저놈은 놓치면 안 되지.’
실제로 혈교의 간부와 접촉했을 두흥만큼은 절대로 놓아줄 수 없었다.
나는 곧바로 땅을 박차 놈의 걸음을 따라잡았는데.
쌔애애애애애액!!
그러자마자, 두흥이 휘두른 대도가 나를 향해 그어져 왔다.
나는 벼락같이 회한을 거꾸로 세워 놈의 도초를 막았는데.
쩌어어어엉-
어지간한 장사가 아니면 잘 붙지 않는 거령(巨靈)이라는 별호가 붙은 위인답게.
엄청난 힘이 회한을 타고 내게 전해졌다.
‘힘만큼은 선이랑 견줘도 밀리지 않겠는데?’
하나, 나 역시 검황과의 수련으로 강검의 묘리와 내 장기를 되새겨낸 참이었다.
‘흘릴 건 흘리고.’
나는 가볍게 무릎을 틀어, 두흥에게서 전해지는 강격을 흘려냄과 동시에 역공을 펼쳐냈다.
‘디뎌낼 걸음은 무겁고도 정확하게 디뎌낸다.’
카아아아앙!!!!
그에, 두흥은 일장 길이를 날아서 되돌아갔는데.
내가 그렇게 놈을 멈춰 세운 순간.
촤악! 촤악!
촤아아악!!!
적들을 마구잡이로 베어 넘기며 등장한 도중광이, 두흥의 뒤편을 틀어막으며 언월도를 고쳐 쥐었다.
“이놈 두흥아! 어딜 내빼려 하느냐!?”
앞에는 나, 뒤에는 도중광.
진퇴양난에 빠진 두흥은 잠시 입술을 짓씹었는데.
그러다 말고 쥐고 있던 대도를 푹- 하고 땅에 찔러넣는가 싶더니.
“몸에 무리가 조금 갈 수 있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지.”
시뻘건 아지랑이가 감긴 열 손가락을 본인의 가슴팍에 찔러넣고는 이를 빠득 갈았다.
두흥 딴에는 혈교에서 전수받은 신공절학을 사용해 이 궁지를 빠져나갈 심산인 듯했으나.
‘저 동작은…,’
내가 알기론 저런 식으로 혈맥을 건드리는 수법은, 절대로 신공절학 같은 게 아니었다.
‘혈뢰격?!’
그건 일순간에 모든 진기를 폭주시켜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자폭기였다.
“모두 피해!”
나는 즉시 일갈하며 번개같이 검막을 펼쳤다.
퍼어어어어어어엉!!!!!!!
* * *
중원의 서쪽 끝에 위치한 곤륜산맥.
그 산맥에서 한참을 서쪽으로 가면 닿게 되는 끝도 없이 펼쳐진 설산 속에 숨겨져 있는 분지 십만대산.
이 십만대산이을 움직이는 머리 역할을 하는 마뇌는, 수백 개의 말이 올려진 중원의 지도를 놓고 고심하고 있었는데.
“스승님.”
시동(侍童)하나가 찾아와 무릎을 굽혔다.
“…어찌 되었느냐?”
들리는 음성에 마뇌는 중원의 지도에서 눈을 뗐다.
그리고 교주의 명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소교주 선발전의 진척에 관해 물었다.
“어찌 돌아가고 있느냐?”
“귀성팔족 중 구가와 연가는 대공자를, 변가와 경가는 둘째 공자를, 만가와 양가 그리고 채가는 막내 공자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가는 납작 엎드려 있고?”
“예. 스승님의 예상대로입니다. 진가는 혈마와 가까운 혈족의 목을 자진해서 베어 바치고 납작 엎드려 있습니다.”
“그렇구먼.”
“한데 백도무림이 동도회다 뭐다 뭉칠 때, 저희가 이렇게 내부에서 경쟁하는 것은 살을 깎는 일이 아닌지요?”
“쯧쯧. 멍청한 소리를 하고 있구나. 길준이 녀석이 생각이 많아서 그렇지. 일을 시키면 내 뜻을 대번에 알아들었었는데….”
“…송구합니다.”
“귀성팔족의 저력이 본교의 저력으로 바로 치환되는 것이 아니다. 고삐를 죄지 않으면 제이 제삼의 혈마를 만들어낼 뿐이야. 결국 단속이 돼야 우리의 힘을 뾰족하게 세워 적을 찌를 수 있는 것이다.”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도회라는 것은 결국 공손무결이 백도무림의 고질적인 대응체계를 바꾸려는 시도이나. 크게 위협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렇습니까?”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결국 아무 짓도 하지 못하는 것이 백도의 위선자 놈들이다. 그렇게 때를 기다리다 보면 틈이 생기는 것이지.”
말을 마치며 혀를 찬 마뇌는 다시금 시선을 펼쳐놓은 지도로 옮겼다.
“소교주 선발전은, 결국 교주님의 의중대로 이루어질 것이고… 중요한 것은 괴룡이야.”
괴룡 언용운.
그를 간과한 것은 마뇌의 일생을 통틀어 가장 큰 실수였다.
“변수조차 되지 않는 티끌이라 생각했거늘….”
감히 장기 말이라 여기기도 아까운 종자라고 생각했던 진주언가의 망나니.
그 망나니 하나가, 둑을 무너뜨리듯 천마신교가 짜놓은 계획을 모두 어그러뜨렸다.
“마옥군주. 연옥란의 말이 옳다. 놈은 본교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마뇌는 더 이상 언용운을 간과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단강구에서부터 그어놓은 세 개의 움직임으로 향했다.
“어디냐.”
하나는 하북으로 다른 하나는 남만으로 다른 하나는 섬서.
“세 곳 모두 본교나 혈마와 관련이 있는 요지.”
하나, 그간 언용운이 움직인 행적을 떠올려 보면 그 세 곳이 모두 허패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에 마뇌는 헛웃음을 지었다.
“…내 평생 이렇게 골머리를 썩게 하는 놈은 처음이로구나. 한데, 이놈이 아직 이립도 되지 않았다? 허허, 뱃속에 천년 묵은 여우라도 든 것인가?”
하나, 그 웃음은 살벌한 눈초리로 끝을 맺었다.
“이 녀석만큼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 * *
두흥은 말 그대로 전력을 터트리며 폭사했다.
다행히 검막을 바로 펼친 덕에 큰 피해는 없었으나, 입고 있던 의복이 넝마가 되고 말았다.
내가 몸을 일으키자, 사부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 다친 곳은 없느냐?
‘예. 일단 저는 무사합니다.’
원작의 지식으로 빠르게 대응한 덕분에 다친 곳은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내 말을 따랐는지, 언동생들 중에서도 다친 녀석은 보이지 않았고.
“끄응.”
도중광도 내 말을 흘려듣지는 않았는지.
꼴이 말이 아닌 것과는 별개로 무사해 보였는데.
몸을 추스른 도중광이 입을 열었다.
“이런 미친놈을 보았나. 개짓거리를 하다가 갑자기 자살을 해?!”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미친 게 아니라 이용당한 거죠. 무슨 신공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던 거, 들으셨지 않습니까?”
“…이용?”
“누가 원흉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혈교의 간부는 애초부터 두흥 혼자서는 선배님을 상대하기에 부족할 것이라고 본 모양입니다.”
“…….”
“적절한 때 두흥과 선배님이 같이 죽길 바랐겠죠. 신공이랍시고 알려주면 이렇게 써먹으리라는 생각으로요.”
“…천하의 모질이 같은 새끼.”
그렇게 두흥은 한 줌의 핏물로 화해 이 세상에서 종적을 감췄고.
졸개들은 죽은 자들을 제외하면, 사방으로 흩어졌다.
우리는 졸개를 쫓기보단, 청수산 산채의 곳곳을 살펴보기로 하고 수색을 시작했는데.
“언 형!”
우소릉이 방에 설치된 기관을 찾아낸 덕분에, 묘한 표식들이 잔뜩 새겨진 지도를 하나 찾게 되었다.
그 지도를 함께 확인한 도중광은 미간을 좁히며 입을 열었는데.
“여기 네모를 그려놓은 곳들은 일흔둘 녹림채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구만. 한데, 붉은색으로 칠해 놓은 이 두 곳과 파란색 빗금을 쳐놓은 곳은 도대체….”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당옥기와 남궁영이 입을 열었는데.
“빨간 네모는 방성(防城)이랑 숭좌(崇左) 아닌가?”
“맞아요 옥기선배. 숭좌는 여기서 서쪽이나 북쪽으로 넘어가는 길목이고, 방성은 바다에서 들어오는 물목이죠? 그렇죠 하연선배?”
“응. 파란 빗금은 너희 남궁세가가 있는 곳은 딱 빠지고, 장각 이북도 모조리 빠지네? 녹림채중 서른아홉 개를 손에 넣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방성과 숭좌까지 합쳐서 생각하면….”
은하연은 말을 온전히 마치지 않고 내 쪽으로 시선만 보냈다.
혈교가 직접적으로 손을 뻗친 곳이 아니겠느냐는 뜻으로 보였는데.
그렇게 우리가 눈짓을 나누고 있자.
도중광이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너희끼리 뭔 작당을 하고 있느냐?”
그 말을 노삼 교수님이 빽! 하고 받아치는 때.
“작당이라니?! 이 산적 두목 놈이 구해줬더니 염병을 하고 있네. 우리가 왜 네놈한테 미주알고주알 터놔야 하느냐?”
나는 도중광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쩌실 겁니까?”
“뭘 어째? 아. 아까 그 요금 어쩌고 한 그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냐? 적당히 해라. 이런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자는….”
“아뇨. 그건 차차 나눠야 할 이야기고. 선배님의 여생 말입니다.”
“여생?”
“노삼 교수님이 퉁명스레 말씀하시긴 했는데, 자세한 사정은 기밀이라 함부로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선배님 정도면 대충 짐작은 하시겠지요. 저희는 두흥과 청수채의 녹림도에게 마공을 전수한 녀석들을 상대하러 온 것입니다.”
“해서?”
“여기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애초에 저희가 목표했던 남녕 땅입니다. 사실 선배님의 역할은 다해주셨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맹주님과 하신 약속은 끝난 거죠.”
“…일단 계속해 보거라.”
“그리고 이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뜻밖의 상황이었지만 어쩌면 선배님께는 잘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잘된 일… 이라고? 키우던 개한테 물린 형국이거늘, 지금 누굴 놀리는 것이냐?”
“형국 자체는 그렇지만, 선배님의 애병. 그 언월도만 저기 두흥이 폭사한 자리에 가져다 놓으면. 금분세수고 나발이고 선배님은 이제 강호에서 없는 사람이 되실 수 있습니다.”
“!”
그런 내 말에, 자리한 모두가 놀란 눈을 뜨는 때.
“저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바라시던 은퇴를 하시겠습니까?”
이어서 한마디를 던진 나는 가만히 생각을 정리했다.
‘도중광을 이번 일에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최고겠지.’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의 퇴로가 튼튼해짐과 동시에 혈교를 향하는 포위망이 조금 더 촘촘해질 터였다.
하나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상관없다 싶었는데.
‘녹림왕이 죽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됐으니까. 그걸 활용하면 되겠지.’
내가 그렇게 생각을 곱씹고 있는 때.
도중광은 고개를 들어 올려, 거지꼴을 하고 있는 쌍도귀와 편목금강을 바라보더니.
재차 입을 열었다.
“내 애병은… 소중하다. 평생을 함께 싸워온 물건을 그렇게 버릴 수는 없지. 그리고 당하고는 못살아. 그래서 정확한 계획이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