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5화. 물들다 (4)
진괴량의 동공이 느릿하게 내 쪽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시선이 얽히는 순간.
“……?”
놈에게서부터 뻗어져 나온 마기가 스멀스멀 기어올라 내 전신을 휘감으려 했다.
사하악-
그저 시선이 얽혔을 뿐임에도, 진괴량에게서 전해지는 압박감은 범상치 않았다.
그것에 눌리지 않기 위해 곧바로 단전에서 파천의 내력을 끌어올리는 때.
사부님께서 한마디를 해오셨다.
- 과연 대마두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자로구나.
‘…예. 그야말로 다른 차원의 고수네요.’
단순히 나보다 경지가 윗줄에 있는 자라는 뜻은 아니었다.
‘검황, 신승, 무극검.’
이번 생은 제법 인복이 있는지라, 무의 끝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의 무학을 접할 기회가 제법 있었는데.
진괴량에게서 풍겨 나오는 기세는 그들과 결이 살짝 다른 듯했다.
사부님께서는 그런 내 생각을 이해하곤 동조해 오셨다.
- …다른 차원의 고수. 그 말이 정확하겠구나. 저놈은 지금 본인의 그릇을 명백히 초월한 경지에 발을 딛고 있으니 말이다.
스스로의 한계가 그릇이고 경지가 그 안에 고인 물이라면.
그 그릇을 허물고 넓혀내야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는 게 세상의 이치였다.
하나, 진괴량은 벽을 허물지 않고 그릇 안의 물을 넘치게 만든 듯 보였다.
‘…삼라만상의 이치를 무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원혈을 흡수했을지 짐작도 안 되네요.’
-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편법으로 올라섰다 하더라도 저놈은 절대고수의 영역에 분명히 발을 걸치고 있다. 뭐, 진가 놈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을 보면 너도 알겠지만 말이다.
사부님의 말씀이 옳았다.
현경이라는 경지는 그저 편법을 행한다고 닿을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예. 제자도 알고 있습니다.’
진괴량이 행한 방법을 택했다간, 당장에 기혈이 터져나가거나 이지를 상실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도 멀쩡하다는 것은, 마도라 일컬어질지언정 목적지에 제대로 발을 디뎌냈다는 것이었다.
‘진괴량이 이 자리에 정말로 모습을 드러낸다면 처단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안 되겠군.’
그에 내 머릿속엔 혈천수라궁을 토벌하려면 우군이 반드시 도착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는데.
‘그렇다면 시간을 벌어야 한다.’
진괴량의 용태(容態)와, 혈천수라궁의 다른 전력들을 보니.
왜 저들이 구태여 이런 자리를 원했는지 짐작이 됐는데.
‘해볼 만하겠어.’
이때.
진괴량의 시선이, 귀면옹의 행색을 하고 서 있던 독고철에게로 옮겨갔다.
“…….”
가만히 눈알만 굴리는 데도 대마두의 존재감이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진괴량을 마주하고서도, 독고철은 침착했다.
“진혈단주 아무개가 교주님을 뵙습니다.”
하나, 혈교의 창시자이자 절대고수의 반열에 들어있는 진괴량을 속이기는 무리였는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던 놈이 바로 입을 열었다.
“너는 독고철이 아니냐?”
“…….”
“대체 누가 본교의 대계를 망치려 드는가 했는데… 귀면옹이 너였더냐? 천마신교를 끊어내는 일에 대공을 세웠기에. 중히 쓰려했거늘….”
“제가 누구인지보다는, 본교의 기치인 혈염천하를 어떻게 펼쳐낼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박따박 답을 해오는 독고철의 모습에, 진괴량은 헛웃음을 지었는데.
“하. 본좌가 본교의 신공이라는 은총을 내리지 않았다면, 정파 놈들의 무관심 속에 비참하게 객사했을 놈이 독고철 너다.”
“…….”
“그런 네놈이 나를 가르치려 들어? 정무학관 생활의 단꿈에 젖어, 완전히 물이 들었군. 그 가면이나 벗고 지껄여라. 정체가 들통난 마당에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짓이냐?”
하나, 그런 진괴량의 조소에도 독고철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 가면은 그저 정체를 숨기기 위해 쓴 게 아닙니다. 본단에 진정한 혈염천하의 길에 관해 묻고자 하는 의지이고, 어떤 명이 내려오든 거리낌 없이 행하던 시절과는 이별하겠다는 표식입니다.”
그에 진괴량은 양천광소를 지었다.
“크하하하하하하!”
터져 나온 웃음소리엔 적잖은 공력이 실려있었기에.
평정심을 지켜내고자 고수들이 입술을 깨물고 무위가 부족한 이들은 귀를 틀어막는 때.
“본좌가 특별히 아량을 발휘해 간단한 제안을 할 것이니 귀를 열고 들어라.”
웃음을 멈춘 진괴량은 귀신가면을 쓰고 있는 진혈단원들을 쭉 훑으며 입을 열었다.
“그 웃기지도 않는 가면을 벗어라. 그렇게 한다면, 내 그간의 모든 죄를 사하고 중히 쓸 것이다. 귀면옹을 처치하고, 백도의 위선자들을 궁지에 모는 데 성공한 본교의 만세 영웅이 되는 거지.”
“…….”
“하나, 본좌의 아량을 묵살하고 그 우스운 가면을 계속 쓰고 있는 배교자는… 혈겸(血繭)으로 만들어, 내게서 얻어간 본교의 은총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토해내도록 만들어주마.”
혈겸.
그건 원혈을 뽑아내기 위해, 몇 가지 작업을 거친 사람을 곤충의 고치처럼 차디찬 빙굴에 매달아 두는 것을 말했다.
나는 더 참지 않고 회한을 뽑아 들었다.
스렁-
그리고 뽑아 든 검을 진괴량에게 겨누며 입을 열었다.
“저자를 없애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소. 그대들에게 혈마 진괴량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지 않소. 그런 소리를 해봐야 허황하게 들릴 뿐일 테지.”
그렇게 운을 뗀 나는 계속해 말을 이었는데.
“다만 도망치지는 않을 것이오. 저자의 손아귀가 진혈단에 미치도록 두지 않겠소.”
이때, 은하성이 덩달아 검을 뽑고는 가슴을 팡팡 쳤다.
“청죽관의 생도들은 한번 뜻을 세우면 물러남이 없지! 이 땅에 죽어 묻힌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함께 싸워 드리겠소!”
그런 은하성을 향해 우소릉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는데.
“그게 뭐예요. 언 형의 말씀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던 차였는데, 완전 사좃이네요.”
“…방금 뭐라 그랬어. 사좃?”
“사족이라 그랬는데요.”
“내 귀 멀쩡하거든? 진짜 나중에 보자 너.”
“나중에 보려면 여기서 묻히고 그러면 안 되겠네요.”
그러면서 후- 하고 숨을 고르더니 검을 뽑아 들었다.
이어 다른 언동생들과 노삼 예하 백군도 검을 뽑아 들었는데.
채채채챙!!
그렇게 우리가 임전 태세를 갖추던 때.
사겸이 틀어쥔 대도를 진괴량을 향해 겨누며 입을 열었다.
“한때 당신을 신이라 여겼던 적이 있었소. 하지만, 이제는 알겠어. 너는 그저 야욕을 이루고자 모든 것을 빨아 삼키는 마인일 뿐이다. 천마신교를, 교인들을, 피붙이와 민초들까지 네겐 그저 도구이자 먹잇감일 뿐일 테지.”
사겸의 말에, 진괴량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하하. 사겸. 네놈이 지금 민초니 어쩌니 하는 소리를 들먹이느냐?”
“나도 그런 소리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음은 안다. 하지만….”
“사겸. 다음 말은 잘 생각해서 뱉어라. 지금이라도 헛꿈을 접는다면 가장 죄질이 나쁜 배교자인 네놈일지라도, 본좌는 아량을 베풀 생각이니.”
하나, 사겸은 아랑곳하지 않고 틀어쥔 대도로 기수식을 취했고.
“이미 한참을 고민한 이야기다. 진괴량. 너야말로 배교자다. 너는 가짜다. 신도 아니거니와, 검마 어르신의 후예도 아니다. 귀면옹을 처단하겠다고? 이 가면을 쓴 순간 나는 귀면옹이 되었다. 어디 한 번 죽여봐라!”
독고철도 한마디를 더했다.
“나를 죽일 수 있을지언정 이 가면을 벗기지는 못할 겁니다.”
그런 두 사람의 뒤를 이어 홍군 역시 병장기를 뽑아 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진괴량은 다시 한번 대소했다.
“하하하하.”
물론 그 웃음은 기분이 좋아 지은 것이 아니었다.
하여, 그 웃음이 멈췄을 때.
진괴량의 양손에 검붉은 아지랑이가 감기며,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압박감이 옥죄어 왔는데.
일촉즉발의 순간.
호교법왕의 한 명인 자왕이 진괴량을 향해 급히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교주님. 혈교가 우뚝 섰음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 잡아놓은 길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욱한 중생들에게 작은 아량을 보여주시지요.”
그런 자왕의 행동에, 사부님께서는 헛웃음을 지어오셨는데.
- 저 쥐새끼 같은 늙은이가 중생이니 길일이니 갑자기 뭔 개소리를 하는 것이냐?
놀랍게도 진괴량은 손에 감고 있던 강기 덩어리를 흩어 버리더니.
“그래. 그랬지 참.”
뒷짐을 쥐며 몸을 돌렸다.
“본좌가 마지막 아량을 베풀 것이다. 내 반나절을 줄 것인즉. 교인들은 다시 한번 숙고하여 항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 같잖은 가면을 벗어던지고 혈천수라궁의 문을 두드리도록 하고. 백도의 손님들은 온 길을 그대로 돌아 나가도록 하라. 그런다면 이번만큼은 고이 보내주도록 하지.”
* * *
말을 마친 진괴량은 혈천수라궁을 향해 걸음을 옮겼고.
그 뒤를 호교법왕들이 이끄는 군단이 따랐다.
나로서는 의도했던 대로 시간이 벌린 터였기에, 손바닥을 들어 홍군과 백군의 준동을 막았다.
“일단 숙영지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막사로 돌아오니.
가장 먼저 노삼이 입을 열었다.
“쓰흡. 저놈들이 갑자기 돌아간 이유가 뭘까?”
“지금으로선 본인들이 완벽하게 이긴다는 확신이 없으니까 돌아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뱃길로 오고 있을 전력은 알 턱이 없다 쳐도, 숭좌에서부터 여기까지 길목이 확보된 이상 지원군이 있을 거라는 걸 모르지는 않을 텐데? 그 정도로 머저리들은 아니지 않느냐?”
“그걸 상쇄할 꿍꿍이가 있겠죠. 그 꿍꿍이를 알 것도 같습니다.”
“…알 것 같다고?”
노삼의 말에, 나는 원작의 정보를 잠시 상기해 보았다.
‘지금의 진괴량은 혈우신공을 대성치 못한 상태야.’
그도 그럴 것이, 신공을 대성한 자에게서 보인다는 특징이 놈에게서 보이지 않고 있었다.
‘혈우신공을 대성하면 안색이 얼음장처럼 창백해지고, 눈알이 완전히 핏빛으로 물들며, 성정은 냉철해진다.’
피와 혈류를 다루는 혈조술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며 뒤따르는 특징들로, 편법이나마 정말로 현경에 이른 무인과 비슷해지는 것이었다.
“진괴량은 조금이지만 분명히 흥분했습니다. 그렇다면 저리 몸을 돌린 이유는 뻔하죠. 혈천수라궁 안에는 혈우신공을 대성하기 위한 원혈이 준비돼 있을 겁니다.”
“…그럼?!”
“지금부턴 시간 싸움입니다. 우리 아군들이 먼저 도착하느냐. 진괴량이 혈우신공을 대성하느냐. 최선은 함께 들어가는 거겠지만. 정 안 되면 우리끼리라도 흔들어야 합니다. 노삼 교수님.”
“그래. 말해라.”
“교수님께서는 휘하의 거지를 시키든 알고 계시는 수를 쓰시든, 어떻게든 육로로 오고 있을 지원군에게 최대한 빨리 오라는 연락을 취해주십시오.”
“알았다.”
“철이는 대주교와 함께 홍군에게 다시 한번 이 싸움이 어떤 싸움인지를 주지시키고.”
“예.”
“은 소저는 이곳 지형과 혈천수라궁의 건물배치를 비롯해 들어온 정보를 다시 한번 분석해 주시오.”
“알겠어요.”
나는 각자 맡아야 할 일들을 빠르게 배분했는데.
“그리고 정현, 남궁윤, 제갈설지. 이렇게는 나 좀 보자.”
내가 콕 찍어 셋을 부르자.
정현이 몸을 일으키고, 제갈설지가 고개를 갸웃하는 때.
남궁윤은 곁에 있던 남궁영을 향해 으쓱거리며 내게 질문했다.
“…흠흠. 이렇게 셋이면, 무위의 수준으로 끊은 것 같은데. 뭐 별동대라도 꾸리는 건가?”
동생 앞에서 본인이 이 정도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던 모양이었는데.
녀석들을 부른 이유는 전혀 다른 것이었기에, 나는 곧바로 미간을 좁혔다.
“뭘 으스대고 있어? 너희 셋은 특별 부진아라 부르는 거니까. 빨리 따라 나와.”
“…….”
세 사람을 밖으로 불러낸 나는, 녀석들을 이끌고 혈천수라궁이 들어앉은 분지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아까 궁윤이가 무위 수준으로 끊었냐는 말을 했는데, 사실 맞아.”
“…한데 왜?”
“부진아도 맞으니까.”
“…….”
“너희 셋은 우리 중엔 나 다음가는 고수가 맞다. 하지만 자존심들이 너무 세. 정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
“이기고 싶다는 호승심,”
“…….”
“명문가의 후예라는 자부심. 모두 통틀어서 자존심이라고 했는데… 각자 모양과 색은 다르지만, 너희 가슴 속엔 대나무들이 들어있다. 그런 성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렇게 운을 뗀 나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다만 우리가 앞둔 싸움은 지금까지의 싸움과는 전혀 달라. 말 그대로 전쟁이 될 거고, 본격적으로 싸움이 시작되면 너희는 나와 찢어져서 일군을 이끌게 될 거야. 그 고집들을 꺾어줄 내가 없다는 이야기지.”
“…….”
“…….”
“…….”
침묵하는 세 사람을 응시하며, 나는 남은 말을 뱉었다.
“땅을 굴러서라도, 흙을 뿌려서라도. 너희랑 너희가 이끌게 될 이들이 살아남을 방도를 매 순간 강구해라.”
* * *
세 녀석에게 짧은 충고를 전하고 돌아오니.
은하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금방 오셨네요? 저는 몸의 대화라도 하러 가시나 했는데. 웬일로 다들 흙도 안 묻고 멀쩡하네요?”
“사람을 뭐로 보는 거요?”
“언 공자로 보죠.”
“…분석은 끝났소?”
“주어진 정보 안에서는요.”
은하연은 말과 함께 지도의 곳곳에 표시해가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혈천수라궁이 들어앉은 분지의 지세는 이런데, 망루가 이곳과 이곳에 있고. 혈천수라궁에 드나든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쪽 길로 다녔다고 하니. 이쪽에는 전력이 배치돼있을 거고.”
“아까 마주쳤던 호교법왕의 군단 중 하나가 있겠지.”
“예. 그리고. 적수학사가 말해줬는데. 이쪽에는 환몽의 숲이라 부르는 기관진식이 깔린 숲이 있다고 해요.”
“흠. 처음 길은 굽이굽이 싸우면서 나가야 하고. 이 숲을 통하면 단박에 혈천수라궁의 등 뒤로 들어설 수 있긴 하겠군.”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끝에, 새롭게 편제를 나누고 앞으로의 행마에 관한 정보를 홍군과 백군에 전달했지만.
그때까지도 기다리던 지원군은 도착하지 않았다.
“혈마가 정말로 우리에게 반나절이라는 시간을 준 건 아닐 거다. 더는 기다릴 수 없겠군. 본디 네 개로 나뉘기로 했던 편제 중 은 소저가 이끄는 조는 이곳에 남으시오.”
“여기 남아 있다가 육로로 오는 지원군이랑 합류하라는 거죠?”
“그렇지. 나머지는 지금 즉시 환몽의 숲 방면으로 출발합시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기에.
나는 은하연을 남겨 놓고, 혈천수라궁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걸음을 옮긴 지 잠시.
우리는 숲 전체에 진법의 묘리와 기관을 깔아놨다는 구역에 이르게 되었다.
“나무와 괴석들 때문에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군.”
물론, 내겐 정신 면역 특성이 있었기에 진법의 묘리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하나, 내가 이끌고 있는 전력들은 나와 사정이 달랐다.
어지간한 광경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당옥기가 메슥거림을 호소할 정도였으니까.
“…으. 어수선한 정도가 아닌데? 시야가 일렁거리는 느낌이야.”
하지만 해볼 만했다.
우리에겐 제갈설지가 있었으니까.
“제갈 소저. 회의에서 의논했듯 이 행로는 일다경 안에 이 숲을 통과해야 승산이 있소. 아니면 정공법을 택하는 게 낫고. 어떻게… 가능하겠소?”
“당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