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2화. 물결 (6)
창량을 따라 화산파의 제자들이 검을 뽑았다.
채채채채챙!
그런 매화검수들에 맞서기 위해 나와 언동생들도 각자의 병장기를 뽑아 들었는데.
이때.
은하연과 사부님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언 공자. 우측편의 봉우리에 또 곤륜의 제자들이 나타났어요.”
- 저 말코 놈들은 공손가 녀석과 너희가 싸움을 벌일 때도 지켜만 보고 있더니만. 또 저러고 있구나? 너희와 화산의 제자들이 맞붙어 나가떨어질 때 어부지리로 이기겠다는 심산인가?
‘남의 마음을 함부로 예단하는 건 금물입니다만….’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순전히 신법으로만 치면 곤륜이 화산보다도 나았다.
그런데 저들은 구태여 화산을 따라잡지 않았다.
아마 공손무결에게서 만인혈을 되찾으려면 필연적으로 힘을 빼야 한다는 계산이었을 테다.
‘일련의 행태를 보면 그런 것 같기는 하네요.’
- 하면 어찌할 테냐? 이러다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나는 거 아니냐? 매화검수와의 결착을 미루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구나.
하나, 곤륜을 이유로 결착을 미루자는 제안을 창량이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았고.
‘화산과의 결착을 미루는 건 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 …혹여 네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매화검수들을 제압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그건 착각이니라.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고요. 자칫 결착을 미뤘다가 화산과 곤륜을 비롯해 남은 참가조 모두가 합심해서 저희를 공격하는 상황이 될까 봐 그렇습니다.’
하여, 내 머릿속엔 화산과는 여기서 결착을 보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
‘어쨌거나 이곳은 백도.’
일단 관망하기로 한 이상, 예의가 있으니 끼어들지는 않을 터.
실력으로 화산을 단념시킬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게 하는 억제력을 가지게 될 터였으니까.
그렇게 생각을 마친 나는 회한을 고쳐 쥐며 언동생들에게 말했다.
“곤륜의 제자들은 내가 틈틈이 주시할 테니까. 일단은 눈앞의 매화검수들에게 집중하자.”
그런 내 말에 언동생들은 저마다 호흡을 고르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는데.
이 순간, 창량의 몸이 화살처럼 쇄도해 왔다.
쌔애애액!
그런 창량의 뒤를 다른 매화검수들이 따랐고.
그들의 검에 서린 아지랑이들이 매화의 모습으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매화분분?!’
그렇게 흩날려오는 매화잎들은 나조차도 순간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보단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에.
쌔액! 쌔액! 쌔액! 쌔액!
쌔액! 쌔액! 쌔액!
나는 바쁘게 회한을 휘젓는 한편, 언동생들을 위해 고함을 내질렀다.
“집중! 퍼지지 말고 촘촘하게! 나랑 원철 정현을 꼭짓점으로 삼아 작은 삼각형을 그린다!”
화산의 검.
큰 궤로 따지면 화산의 검은 환(幻)의 묘리를 품은 검이었다.
아름다운 매화의 형상과 그윽한 향취로 화산의 적이 된 자의 오감을 흐리고.
수려하기 그지없는 초식은 그 자체로 격장지계가 되어 상대로 하여금 호승심을 끓게 만든다.
‘사실 환검을 꾸준히 상대해오긴 했지.’
나름대로 환검에 일가견이 있는 모산파의 검도 겪어봤고.
혈교인들이 사용하던 검도 궤를 같이 했으며.
아예 화산파출신 생도들의 검식을 보기도 했었다.
‘학관이 습격당했을 때 창량이 휘두르는 검을 보기도 했고.’
하나, 매화검수라 이름 붙은 화산 최고의 검수들이 하나 되어 펼치는 매화검법은 환검에 익숙하다는 생각을 완전히 깨버렸다.
카아아앙!!!
‘단순히 상대를 현혹하기만 하는 검이 아니다.’
그 속에 품은 쾌의 묘리는 화려한 초식을 상대하다 발생하는 틈을 번개같이 노려왔고.
쌔애애애액!
그 틈을 메우기 위해 검을 맞붙이는 순간, 손아귀에 전해지는 저릿함은.
카아아아아앙!!!
강검의 묘리 역시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더해, 패도적인 내 초식을 자연스레 흘려내는 것을 보면, 그 검에 부드러움의 묘리 역시 녹아있음을 알 수 있었다.
‘…평생을 검의 구도자로 살아왔다 이건가?’
그야말로 빈틈없이 휘둘러지는 매화검수들의 검.
자연히 언동생들의 손발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경악스럽기 그지없는 공력을 자랑하는 원철도 땀을 삐질 거리기 시작했고.
우리가 적과 맞설 때면 언제고 등대가 되어주곤 했던 정현조차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큭.”
그렇게 허와 실을 쉬이 구분할 수 없는 매화잎이 만발하는 때.
창량이 입을 열었다.
“향란의 생도들은 자네들의 채작진에 근 삼 년 사이 많은 패배를 헌납했지.”
“…….”
“하나, 그건 채작진이 특별히 우수해서 그런 게 아니야. 향란의 이름 아래 모여는 있지만, 각자의 색이 강한 향란의 생도들이 하나로 뭉친 자네들을 당하지 못했을 뿐. 사실은 채작이 날갯짓을 못 하도록 봉해버리면 된다는 것이지.”
그야말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 되었으나.
심검을 마주하며 정관을 할 수 있게 된 내 눈엔 이 궁지를 벗어날 길이 보였다.
단지, 그 길을 걸어가는 동안 언동생들을 온전히 지켜낼 자신이 없어 등껍질에 숨은 거북이처럼 두들겨 맞았을 뿐.
‘하지만 이젠 때가 됐다.’
난 매화검수들이 대형을 퍼트린 순간을 놓치지 않고 좌수에 파천흑동을 생성했다.
그를 통해 쏟아지던 매화잎들을 일순 일그러뜨린 나는.
생겨난 틈을 향해 파천단악의 초식을 내 질렀다.
쌔애애애애액!!!
그에, 회한에서부터 휘몰아쳐 나간 강기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뻗쳐 나갔고.
“!”
“!?”
매화검수 중 일부가 기겁하며 나려타곤의 수를 택해 땅을 굴러야 했는데.
그러면서 깨어지게 된 매화검수들의 검진에.
나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건. 화산이라고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매화가 만발한 풍경도, 나무의 밑동을 찍어내면 그치는 모양이네요.”
다만, 웃고 있는 얼굴과 달리 내심은 그렇지 못했다.
‘어떻게 한번은 깨뜨려냈는데….’
그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매화검수들을 제대로 꺾으려면 최소한 내가 가진 저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다는 전제가 서야 했는데.
나는 아직 파천신공을 다뤄내는 요령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니까.
‘자칫 잘못하면 언동생들이 휘말린다.’
하여, 내 속에선 고뇌의 순간이 거듭되고 있었는데.
그렇게 내가 태연함을 연기하며 회한을 다시금 고쳐 쥐는 때.
어째선지, 창량의 검 끝이 다시금 검집으로 돌아갔다.
딸깍-
그렇게 검을 돌려넣은 창량은 손을 뻗어 화산의 제자들을 물러서게 했는데.
“가보게.”
“…예?”
뜻밖의 분부에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창량이 재차 입을 열었다.
“여기서 더 싸워봤자 무엇이 남겠는가? 나는 천무대회의 우승이라는 명성이 탐나서 이 대회에 지원한 게 아닐세.”
“…그럼요?”
“화산의 제자들과 자네들. 양자 모두 스스로가 무적은 아님을 깨닫기를 바랐을 뿐이야. 방금 순간 그것은 이루어진 것 같군.”
“…….”
“다른 참가자들도 무언가를 얻어가는 대회가 되려면. 화산은 이쯤에서 물러나는 게 옳을 성싶네만? 왜… 아쉬운가? 결착을 보겠나?”
언동생들과 나는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동시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검을 돌려 넣었다.
* * *
정무학관과 화산의 참가자들이 한바탕 합을 나눈 일은 다시 한번 급(急)자가 적힌 전서구의 발에 매달려 단강구의 북편 선착장에 전달됐다.
경혜는 바로 소식을 펼쳐 들었다.
“…만인혈을 확보한 뒤. 정무학관의 생도들과 화산의 제자들이 맞붙었답니다.”
“그, 그래서요?!”
“정무학관의 생도들이 만인혈을 지켜냈고, 화산의 참가자들은 포기 의사를 밝혀왔다고 하네요.”
“매화검수들이… 화산백미 창량이 이끄는 매화검수들이 괴룡과 정무학관의 재학생들에게 패했다는 겁니까?! 어떻게 그런 일이?”
“…글쎄요. 방금 말씀드린 대로 합을 나누었다, 지켜냈다, 화산은 대회 참가를 포기했다. 그렇게만 적혀있는지라. 구체적인 일은 당사자들이 도착하면 직접 들어야 할 듯합니다.”
그런 경혜사태의 말에, 귀빈석에 모여있던 이들의 희비가 갈리는 때.
정무학관의 전반적인 경비를 책임지는 수위부장이 찾아와 입을 열었다.
“총장님. 수위부장입니다.”
“예. 부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다름이 아니라. 총장님을 만나 뵙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서 말입니다.”
“지금요? 대회 불참을 선언한 분들 외에는 모두 이 자리에 계신 것으로 아는데, 누가 저를 만나고 싶어 한단 말입니까? 중요한 대회를 치르는 중이라고 안내를 하셨나요?”
“아. 그것이 그렇게 돌려보내기엔 안 될 것 같은 친구라서 말입니다.”
“친구? 수위 부장님의 지인이시라는 겁니까?”
“생도이던 시절에 함께 운매관에서 수학(修學)하던 사이였지요. 총장님께서도 아실 겁니다. 예전에 학관에서 자퇴한 친구니까요.”
“…누구를 말씀하시는지?”
“장철한이라고. 강호에선 이름보다는 랑야검이라고 불리는 친구입니다.”
“랑야검! 천하십검의 일인으로 꼽는 그 랑야검 말씀입니까?”
“예. 총장님을 뵙고 싶다고 청해왔는데. 어쨌거나 외부인을 중요한 대회를 치르는 중에 들여도 되는가 싶어서, 제삼 망루에 대기시켜뒀습니다.”
경혜의 결정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학관이랑은 원만한 사이라고는 하지 못하겠으나. 다 지나간 일이고. 장 대협의 행실은 협객이란 말에 어긋나지 않으니. 불청객이라 할 수는 없죠. 모시도록 하세요.”
“예. 그럼 데려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허락을 받아 돌아간 수위부장은 얼마 되지 않아 황급히 돌아왔다.
“초, 총장님!”
한데, 그런 수위부장은 여전히 혼자였다.
보이지 않는 장철한의 모습에 경혜는 바로 입을 열었다.
“장 대협은요?”
“그, 그게. 망루로 돌아 가보니. 수위부의 교직원들을 제압해놓고 사라진 뒤였습니다.”
“뭐라고요?!”
“송구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벗이 원체 깍듯이 요청해온 터라 제가 방심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대회장에 량아검이 들어갔다는 말입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 그런.”
경혜로서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소식이었는데.
그에, 그녀가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짚는 때.
귀빈석에 앉아 있던 명숙 중 백본회의 부회주 장손립이 입을 열었다.
“종남의 제자인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찌 들릴지 압니다만. 이거 대회를 중단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 장손립의 말에, 이길환이 바로 입을 열었다.
“어찌 들릴지 아시면서 굳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구려. 멀쩡한 대회를 왜 중단하자는 것인지 이 늙은이는 도통 이해가 안 갑니다만?”
“대회장에 의도를 알 수 없는 절대고수가 돌아다니고 있다지 않습니까. 나도 우리 제자들을 걱정해서 하는 소리예요!”
“…의도를 알 수 없다기엔, 장철한 대협이 해온 협행이 적지 않소이다. 화전민에게 얻은 한 끼 식대를 갚는다고 탐관오리에게 싸움을 걸었던 사람 아니오?”
“하나, 공식선상에 나타나지 않은 지 무려 오 년이나 된 사람입니다. 그 오 년 사이 천마신교가 저렇듯 기승을 부리게 되었는데, 그사이 마인의 꾐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
그런 장손립의 말에, 이길환도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기실 본인이 마교의 꾀임에 넘어간 삼남으로 인해 쓰디쓴 경험을 맛봤기 때문이었는데.
그에, 귀빈석이 웅성이기 시작하는 때.
“랑야검이 마교의 꾐에?”
“정말로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약왕 오균천이 입을 열었다.
“아닌데? 그 공식석상이란 게 대저 어디에서 뭘 해야 인정을 해주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장철한 그 친구를 한 번씩 봤소만?”
그런 오균천의 말에, 입술을 짓씹고 있던 경혜가 반색하며 입을 열었다.
“보셨다고요?”
“그렇다니까. 어디보자.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본 것 같은데? 꼭 어딘가가 깨져서는 혜민각에 들렀으니까. 심지어 두어 달 전에도 한번 봤어. 칼잡이 중에 상 칼잡이라 도 닦듯이 검만 생각하는 녀석인데. 괜한 억측은 그쯤들 하시오.”
그렇게 이어진 이야기 끝에.
경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한편, 제갈척을 응시했다.
“대회는 강행하겠습니다. 하나, 혹시 모르니 대처는 해야겠습니다. 동도회주님. 저는 이곳을 지켜야 하는 몸이고, 수위부는 민간에서 온 구경꾼들을 챙겨야 할 듯한데.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래야지. 시험장 쪽은 우리 간사들을 보내도록 하겠네. 언 간사. 명영 간사 들었는가?”
그런 제갈척의 말에, 언정웅과 무당오협이 꾸벅 포권을 취하며 몸을 일으켰는데.
여전히 귀빈석엔 어수선한 웅성임이 계속 되는 때.
남궁원은 가만히 턱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랑야검이라. 정무학관에 들여앉히기만 하면 백도무림에 큰 도움이 될 인사인데. 하필이면 천무대회 중인 게 문제로구먼… 아니지, 천무대회라서 저 친구도 찾아온 것인가? 허허허.”
* * *
화산의 제자들에게 양보를 받아낸 나는 언동생들과 함께 다음 지점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 길에서 은하성이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는데.
“역시 용운 형님이시다. 기라성 같은 화산의 제자들이 피워내는 매화에 저는 아주 정신을 못 차리겠던데. 그걸 받아내시고는 창량 교수님한테 한마디를 딱! 크으으으!”
그 말에 당옥기는 몸서리를 치며 입을 열었다.
“그래. 언용운이 오늘도 ‘언용운’ 하긴 하더라.”
둘중 당옥기를 향해 나는 되물음을 던졌다.
“너는 뭔가 안 좋은 취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그럼 좋겠냐? 나는 네가 목함 품 안으로 넣으면서 창량 교수님한테 베째라 시전할 때 진짜 미친놈인 줄 알았어.”
“…….”
그런 당옥기의 말에, 은하성도 격하게 고개를 끄덕여왔는데.
“아. 그건 좀 그렇긴 했죠.”
“그렇긴 뭐가 그래? 그럼 얌전히 내줘? 천무대회 우승 버려?”
그런 녀석들을 향해 한마디를 쏘아붙이는 때.
천장호가 힐끔 뒤쪽을 응시하더니, 여전히 애매한 거리를 두고 따라오고 있는 곤륜의 제자들을 향해 열불을 냈다.
“아이 덤빌 거면 덤비든지 말려면 말든지 하나만 하지! 계속 저러네!”
그런 녀석의 말에, 팽소천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고.
“안 덤비면 좋은 거지. 바보 아니냐.”
“뭐요? 바보오?”
팽소진이 피식 웃으며 한마디를 더했는데.
“앞으로 지점 세 개만 통과하면 선착장이야. 배를 띄우면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배웠을 텐데, 그전에 덤비든 포기하든 하지 않을까?”
이때.
전면의 풀숲에서 어떠한 기척을 느낀 나는 손바닥을 펼쳐 일행에게 정지신호를 내렸다.
사락-
그러자, 천장호가 소매를 걷어붙이며 그쪽을 향해 일갈했는데.
“허. 뒤에서 졸졸 쫓아오는 게 사실은 계략이었나? 뭐 별동대라도 보냈나 보지? 퉤! 천불 나서 못 참겠다. 뭔 사람 뒈지길 기다리는 독수리도 아니고! 그래, 한판 붙자!”
사부님과 내 의견은 천장호와 조금 달랐다.
- 기도가 도가의 심법을 익힌 기도는 아닌 성 싶은데?
‘그러게요.’
하여, 나는 곧바로 천장호의 덜미를 잡아챘는데.
“켁?!”
아니나 다를까.
이 순간 풀숲에서부터 시커먼 신형 하나가 득달같이 우리 쪽으로 튀어나왔다.
카아아앙!!!
나는 번개같이 회한을 뽑으며 괴한이 질러낸 투로를 막아냈는데.
“…이 사람. 곤륜의 제자 같은 게 아니다.”
그러자, 나와 검을 맞댄 사내가 씩 웃으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감이 좋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