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半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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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손으로 손에 쥔 동충하초를 가져가 곧바로 웍에 투척.
손에서 은자가 우수수 웍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거 영영이 혼자 먹으면 영영이는 내 객잔을 통째로 먹는 것이구나···’
후추도 손이 떨려 못 샀는데, 식은땀이 흘렀다.
제갈가의 데릴사위가 되었긴 했지만 역시나 나는 소시민.
-부글부글
그렇게 모든 과정이 끝나고 부엌 밖으로 걸어 나와 뜨거운 장작불에 흘렀던 땀방울을 훔치니 고모님의 물음이 들려왔다.
“청운아, 그런데 요리 이름이 무엇이니?”
“아, 고모님 팔괘탕(八卦湯)이라고 합니다.”
“아, 팔괘탕! 그래 그것이라면 보양 요리로는 최고겠구나.”
오래된 요리이니 한 번쯤 들어보신 모양.
팔괘탕은 남제 양무제인 소연이 남제의 장군으로 있을 때, 군대를 훈련 시키다 크고 늙은 거북을 잡자, 국을 끓여 병사들과 나누어 먹었다는 데서 유래한 요리.
국의 향기가 10리 밖에까지 진동했다는 춘장 범벅 감성 충만한, 중원 버프 물씬 받은 요리.
말이 10리지 10리면 약 4킬로미터, 경복궁에서 국을 끓였는데 남영역쯤에서 냄새가 진동하네?
‘버프를 줘도 작작 줘야지···’
항상 느끼는 터무니없는 중원 버프.
그때 고모님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그런데 청운아 이번에 동경에 다녀왔다지? 재미있는 일은 없었더냐?”
원래 시골 동네 살면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가 수도 그러니까 서울 구경 이야기.
전생이라면 ‘고모님, 노때월드라고 아세요? 용인에 자연농장이라고 있는데···.’라면서 입을 털었겠지만, 동경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거지새끼들, 동경에 있었던 황당 사건을 고모님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 고모님 동경에 다녀온 이야기가 궁금하셨군요? 제가 동경에서 왕거지 새 아니, 걸왕님을 만났는데···”
고모님의 물음에 왕거지 만난 이야기를 꺼내는데 옆에서 외조부께서 인상을 쓰며 물어오셨다.
“님은 무슨 님! 청운이가 거지 놈을 만나고 왔구나? 거지 놈 어디 구걸이라도 하러 왔더냐?”
의조부님은 배분이 걸왕과 같고 서로 잘 아는 처지인지, 대뜸 막말을 뱉어내셨다.
딱 봐도 뭔가 둘이 사이가 별로인 모양새.
‘어라 이거? 우리 노친네 기 좀 한 벌 살려줘?’
자라나는 무린이(무협 어린이) 의조부님 기 좀 살려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의조부의 반응에 딱 느낌이 왔기 때문이었다.
머리만 역천 이거 눈치 부분에서는 정말 쓸만했다.
“의조부님 걸왕 하니 생각나서 묻는 것인데, 아내가 팔왕이라는 분들이 있다고 알려 주더군요. 그런데 이거 듣고 나서 생각해보니. 어찌 의조부님 같은 분과 거지가 같이 거론된단 말입니까! 저 이 류청운 그것을 듣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주먹을 불끈 쥐고 이야기하자 우리 노친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크흠. 청운이 네가 무공은 익히지 못했어도 뭘 좀 아는구나. 그래, 구걸하는 놈에게 왕이라는 칭호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정녕 그러합니다! 아니, 위험한 독을 다루는 경지가 세인 중 으뜸이라면, 당연히 독왕보다는 독황(毒皇)이라는 별호가 붙어야 할 것이고, 그리고 거지라면 걸왕이 아니라 걸수장(乞首長)쯤으로 불러야 하는 것인데, 세인들이 뭘 몰라서 그런 것이지요.”
“껄껄껄··· 청운이가 우리 집안사람이 다 된 게야.”
의조부는 내 재롱에 기분 좋게 웃더니, 내게 눈을 찡긋거리며 전음을 남기셨다.
[내 어젯밤에 안정적인 것으로 챙겨주었으니 좋은 밤 보내거라.]
‘뭔 소리야 대체? 어제 분명 빈손으로 나왔는데? 설마 벌써 노망이···.’
이해 못할 의부님의 말씀에 잠시 의혹에 빠졌다가, 다시 동경 이야기를 물어오신 고모님의 말씀에 동경 다녀왔던 썰을 풀어 대기 시작하자 한 시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웍을 지키던 시비의 부름에 팔쾌탕이 끓고 있는 웍을 살피자 조리가 끝난 팔괘탕이 고소한 향을 뿜어내고 있었고, 팔괘탕을 도자기 냄비에 덜어 찜통에 다시 한 식경 쪄주었다.
그렇게 모든 조리가 끝나고 도자기 냄비를 들고나오자 기대하는 눈빛의 세분.
그러나 거북이라는 놈은 껍질이 몸의 대부분, 정말 고기는 한 줌 밖에 안되는 짐승.
“아차차···”
냄비를 들고나오다가 세분의 눈빛을 보고 뭔가 잊은 듯한 감탄사를 내뱉으며 되돌아가, 국물을 내기 위해 삶았던 닭을 건져 그릇 세 개에 나눠 담고, 남은 국물을 덜어 넣은 후 동충하초도 그릇에 한 마리씩 담았다.
거북이 고기는 한입 하다 보면 몽땅 없어질 것 같았기 때문.
“그, 크흠. 약으로 만든 것이라 양이 얼마 안 되어··· 이거라도···”
내가 미안한 듯 이야기하자 의조부님도 어색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커흠, 뭐 우리가 먹으려고 기다린 것은 아닌데, 청운이가 또 우리를 위해서 준비해주었다니. 다들 먹자꾸나.”
-후루룩
“이거 동충하초가 들어가서 그런지 기운이 막 솟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아주 맛이 좋구나. 쩝쩝”
나는 그릇 제일 위에 올려진 동충하초를 보고 난감해하는 고모님에게 슬쩍 다가가 조용히 이야기해주었다.
[고모님 동충하초는 피부에도 좋습니다.]
[어머! 그렇구나, 청운아.]
고모님은 약으로 쓰기 위해 빻은 것도 아니고, 벌레를 먹는데 약간 거부감이 있으셨던 모양인데, 피부라는 말에 미소를 지으며 동충하초를 시식하셨다.
그렇게 음식을 시식하는 셋을 뒤로하고 잽싸게 냄비를 들고 당영영의 처소로 향하려는데, 전음이 아닌 고모님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청운아, 보, 보양식이니 한 두어 번은 더 해줘야 하지 않겠니?”
뒤를 돌아보자 아까는 무척 아까워하셨던 동충하초를 비단 주머니에 한 움큼 담아 건네주시는 고모님.
의조부님과 의부님이 그 모습에 놀라 외치셨다.
“아니, 한 번에 그리 많이···”
“화영아 아무래도 양이···”
그러나 두 분의 우려는 고모님의 한마디에 정리되셨다.
“우리 영영이가 먹는 건데 아까워요?!”
그렇게 고모님께 서너 번은 더 팔괘탕을 끓인 만큼의 동충하초를 건네받자 고모님의 전음이 또다시 들려왔다.
[청운아, 그··· 나중에 조금 덜어서 나눠주지 않으련? 요즘 부쩍 주름이 생기는 것도 같고···]
‘이것은?! 내부거래 뭐 그런 건가? 한집안 사람이라도 빚을 만들어두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
이제 잡힌 고기, 완벽히 한집안 사람이 되었다고 절대 꽌시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법.
칼과 주먹이 우선인 세계에서 우리 편 관리는 미리미리 해두어야 하는 것이기에 고모님을 향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기쁨으로 물드는 고모님의 눈꼬리.
고모님이 손을 움직여 어서 가보라는 시늉을 하며 말씀하셨다.
“그래, 어서 가보려무나 영영이가 배고프다고 난리가 났을지도 모르니.”
“예, 고모님.”
노인네의 기도 한번 살려주고 고모님과 감사도 받았으니 이제 다음 과정.
고모님의 감사를 뒤로하고 팔괘탕을 가지고 당영영의 처소 입구에 들어서자, 이미 아내는 일어나 당영영의 처소에서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밤. 한번 먹어보려고요.]
[그, 그래, 잘됐으면 좋겠구나···]
‘무슨 소리지?’
“아가씨 류청운 공자께서 오셨습니다.”
시비가 안쪽으로 내가 도착했음을 알리자 둘의 이야기는 바로 잦아들었고, 냄비를 들고 안으로 들어가자 작당 모의 하다가 들킨 사람들처럼 둘이 어색하게 웃으며 나를 맞았다.
‘뭐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했지만, 걸즈 토크는 남자가 관여해서 안 될 부분.
일단 모른 척하며 식사를 권했다.
“노공.”
“류가가”
“그래, 부인 벌써 일어나셨소?”
“예, 노공.”
“당매매, 내 보양식을 만들어 왔으니, 어서 먹고 기운을 차리자꾸나.”
“감사합니다. 가가”
냄비에서 한 그릇 떠낸 팔괘탕을 당영영에게 건넸다.
그리고 또 한 그릇은 아내에게.
“저, 저도 말입니까? 이것은 언니에게 만들어 주신 보양식인데 환자도 아닌 제가?”
그릇을 받아들고 당황한 아내의 모습.
“둘이 먹을 수 있게 내 넉넉히 준비했소. 걱정하지 마시고 드시오.”
‘의부님, 의조부님, 고모님 죄송합니다. 국물 우린 닭으로 만족하세요.’
그래, 고기가 아무리 부족한 거북이라도 둘이 배부르게 먹고 조금 남을 정도의 양.
그러나 줄 사람은 정해져 있었던 것.
둘은 미소를 지으며 팔괘탕을 넘겨받고는 식사를 시작했다.
-후르륵
“국물이 진하고 고소한 것이 정말 맛있습니다. 가가.”
“노공, 그런데 이 고기는 무슨 고기이고 요리 이름은 무엇인가요? 무척 부드럽고 맛있는데요.”
아내의 물음에 요리에 관해서 설명해주었다.
“아 요리의 이름은 팔괘탕이라고 하는데, 남제 양무제인 소연이 남제의 장군으로 있을 때, 군대를 훈련 시키다 크고 늙은 거북을 잡아 병사들과 나누어 먹었다는데서 시작된 요리라오.”
내 대답에 둘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거북이 고기가 이리 맛있는 것인지 몰랐습니다.”
“양고기라 해도 믿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 거북이라는 말에 아내가 뭔가 추억을 떠올리는 듯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나에게 자기와 당영영의 거북이와 얽힌 어릴 적 추억을 들려주었다.
“거북이 하니까 언니, 그것이 생각나요.”
“아! 반월(半月)이 말이로구나?”
“예, 저희가 강에서 구해서 후원 연못에 풀어준 녀석이요.”
“반월이?”
뭔가 느껴지는 꺼림직함에 반월이라는 이름을 되뇌자 당영영이 대답했다.
“저희가 어릴 때 가뭄이든 적이 있었는데, 놀러 나간 강변에 거북이 한 마리가 뒤집혀 죽어가고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그 아이를 데려다가 후원 연못에 풀어준 적이 있었거든요. 그 거북이 등에 반월 모양의 무늬가 있어 반월이라고 이름 붙여준 것이랍니다.”
“언니, 그리고 거북이는 장수하는 동물이니, 거북이가 살아있는 한은 저희 마음도 변치 말기로 맹세했었지요?”
서로를 바라보고 따듯하게 웃는 당영영과 아내인 제갈청.
등줄기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는 국자를 가지고 국 냄비 위로 솟아오른 거북이의 잘린 머리를 꾹 눌러 다시 냄비 속으로 처박았다.
혹시 둘이 얼굴이라도 알아볼까 싶어서···
‘미안, 너희의 우정 지켜주지 못했어···’
이런 것으로 둘의 우정이 결딴나진 않기를 바라며, 둘의 그릇에 얼른 반월탕 아니, 팔괘탕을 리필해주었다.
“너무 맛있어요. 언니.”
“역시 가가의 음식은 제일이에요.”
둘의 입에서 연신 맛있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제갈청은 야서(野鼠)인 류청운보다 일찍 처소로 돌아왔다.
각오했던 것을 해보기 위해서.
목욕도 깨끗하게 하고 돌아와 물기 어린 머리카락을 말리며, 시비가 건넨 보따리를 받아든 제갈청.
보따리를 열자 안에서 드러난 것은 흑사(黑紗)로 만든 의복.
안이 훤하게 비치는 검은 천에 다시금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아가씨 괜찮으시겠습니까?”
“노공께서 저리 아껴주시는데, 이정도 각오는 나도 해야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러다 근맥(筋脈)이라도 상하시면···”
“차라리 그러면 노공을 상처 입히지 않을 테니 괜찮겠지···”
“아가씨···”
시비가 걱정 어린 표정으로 제갈청을 바라봤다.
“그리고 독왕께서 직접 주신 것인데 큰일이야 나겠느냐? 근맥에 절대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했으니 걱정 말거라. 더군다나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독왕께서 돌봐 주신다고 했으니. 여기서 시도하는 것이 맞는구나. 이곳이 아니면 시도조차 못 해보지 않겠느냐?”
제갈청의 설명에 시비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식은 차를 잔에 따라 제갈청의 앞에 대령했다.
-후
한숨을 한번 내쉰 제갈청은 품 안에서 아주 조심스레 무엇인가를 꺼내며 시비에게 이야기했다.
“생각해보니 너는 나가 있거라. 혹시라도 약기 운이 날리면 안 되니까 말이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시비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대답하고 들고 있던 찻잔을 탁자 위에 올려두고 밖으로 나가자 제갈청이 천천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흑사로 만든 옷은 동경에 갔을 때 숙모님이 챙겨주셨던 옷.
아직 첫날밤을 못 치렀다는 말에 동경 아가씨들 사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옷이라며 사주신 것이었다.
이것을 입으면 노공에게 패하지 않는다는 불패의 옷.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이것을 입었을 때 당황했던 노공의 모습을 생각하면 숙모님의 말은 틀린 게 하나 없었다.
천천히 옷을 갈아입고 시비가 따라둔 찻잔에 아까 품에서 꺼냈던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대나무 통을 손에 쥐었다.
통을 손에 쥐자 떠오르는 어젯밤 일.
노공의 따듯하고 용기 어린 말에 제갈청은 용기를 내보기로 했었다.
그래서 다시 찾아간 곳은 독왕의 처소.
“어찌 혼자 되돌아온 것이냐 청아?”
자신을 보고 놀라 되묻는 독왕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할아버님, 사, 산공독(散功毒)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뭐라?! 그게 무슨 말인 게야 대체? 그 흉한 것을 네가 왜.”
제갈청은 독왕에게 자기의 상황과 처지, 마음을 간절히 이야기했다.
“······그렇게까지 아껴주시는데 첫날밤만이라도 어찌 치르게··· 산공독이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허허··· 이거 참···”
제갈청의 이야기를 들은 독왕은 처소에서 무언가를 꺼내와 제갈청에 손에 쥐여주더니,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네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아 혹시라도 이상이 생기면 나를 바로 찾아오거라, 그리고 절대 당문에 산공독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 될 것이야···”
“예! 할아버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받아온 산공독.
제갈청은 대나무 마개를 열자마자 그것을 단숨에 입안으로 들이켰다.
-스흡
그리고 식은 찻물을 벌컥 들이켰다.
독왕이 직접 건네준 독이라 그런지 효과는 무척이나 빨랐다.
산공독을 들이켜고 얼마 안 돼 단전에서 급격하게 흩어지는 내공, 눈과 귀가 조금 뜨거웠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내공이 단전에서 전신으로 흩어졌고.
내공을 끌어올려 보아도 식은땀만 흐를 뿐.
‘돼, 됐구나!’
제갈청은 마음속 깊이 기뻐했다.
야서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몸의 준비가 끝나자 제갈청은 재빨리 남은 산공독을 한쪽으로 치우고 침상을 살핀 후, 등잔을 하나만 남기고 모두 꺼버렸다.
그렇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노공을 기다리자 얼마 안 돼.
멀리서 노공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소리가 잘 들리는 느낌이구나.’
그리고 잠시 후 제갈청의 부탁으로 당 언니에게 붙잡혀 있던 노공이, 처소로 어깨를 늘어트린 채 지친 얼굴로 걸어들어왔다.
“아이고 힘들구나, 무슨 이 야밤에 환병을 처먹고 싶다는 것인지, 내 참··· 응?!”
이마를 훔치며 처소로 걸어들어왔다가 미묘한 빛 속, 침상 위 자기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는 야서.
역시나 자신이 흑사로 된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당황하는 것 같았다.
-꿀꺽
“부, 부인 어, 어찌 그 옷은 다시 꺼내 입은 것이요.”
당황하는 야서의 목소리.
제갈청은 당황하는 야서에게 기쁜 소식을 알렸다.
“노, 노공 당황하지 마세요. 오늘 제가 산공독을 마셨습니다.”
“사, 산공독이라니! 그, 근맥이 다치는 것은 아니오?”
‘다정한 사람’
자기의 몸부터 걱정하는 야서의 물음에 제갈청이 대답했다.
“독왕께서 근맥이 다치지 않는 것으로 주셨으니 괜찮습니다.”
“저, 정말이오?!”
기뻐하는 야서의 목소리.
야서께서 한걸음에 침상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기쁜 얼굴로 침상으로 달려왔던 야서의 얼굴이 자신을 보고 갑자기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야서의 콧구멍이 살짝 벌름거리기 시작하고, 뭔가를 못 참겠다는 듯 입을 가리고 인내하는가 싶더니.
-크흡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푸흐흡!”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