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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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절했다가 깨어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거길 따라간다는 것이냐!”
독왕인 의조부의 호통에 바르르 떨리는 종이를 바른 창문.
당영영의 말이 어처구니가 없는지, 호통 한번 치신 적 없다는 의부 독왕이 호통까지 치셨다.
내가 부모였다면 당영영은 등 따귀 확정.
‘어머 얘가 못 하는 소리가 없어! 거기가 어디라고 간다는 거야! 짝!’
짝하는 찰진 소리와 함께 교훈을 남겨주어야 저런 철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 집안은 교육이 잘못된 것이 확실했다.
물론 의조부인 독왕이 작심하고 등 따귀를 치면, 당영영은 피를 토하며 쓰러질 테니 그러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독왕의 호통에 다들 깜짝 놀라 독왕을 바라보고 있는데, 역시나 신체에 가해지는 교훈이 없어 그런지, 당영영은 움찔하는 기색도 없이 의부님께 자기주장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제가 지금 괴질에 걸렸다가 깨어난 지 얼마 안 된 상태라 그러시나요?”
“당연하지 않겠느냐!”
“할아버지, 그런데 제가 만약 다시 혼절한다면 누가 절 치료하죠?”
당영영의 질문에 모든 사람이 나를 바라봤고, 의조부께서 당영영에게 벼락같이 소리치다 나를 보며 미소를 띤 채 조심스럽게 질문하셨다.
변검 배우라도 보는 것같은 재빠른 표정 변화.
“다시 혼절하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인 것이야!? 이미 다 치료한 것이 아닌 게냐 청운아?”
의조부의 질문과 당영영의 말에 잊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내가 도착하는 것에 맞춰 영영이가 깨어나고, 아내가 영영이를 내가 치료했다 오해하는 바람에, 영영이를 내가 치료한 것이 되어버리고 말긴 했는데.
실제로는 영영이가 아픈 것인지 다 나은 것인지 나는 전혀 모른다는 것.
쫓아 온다는 영영이를 떼어내려면 다 나았다고 해야 하는데, 그랬다가 영영이의 말대로 또 쓰러지기라도 하면 내 입장이 아주 곤란해지는 것이었다.
솔직히 내가 뭘 하지도 않았고, 현재 상태도 전혀 모르니 다 나았다고도 할 수 없어 급하게 변명했다.
“그, 와, 완벽히 나은 것은 아닙니다. 처, 천천히 몸이 회복되는 것을 지켜봐야겠지요.”
‘이래서 한번 거짓말을 하면 더 큰 거짓말이 필요한 것이로구나! 리플리 증후군도 아니고···.’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는 신세를 마음속으로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다시 의부님의 일갈이 이어졌다.
“그러면 더욱 갈 수가 없느니라! 아픈 녀석이 어딜 간다는 것이야? 그리고 네가 다시 혼절한다면 청운이가 당연히 너를 살피지 않겠느냐?”
내 동의를 구하듯 나를 바라보는 의부님.
하지만 내가 대답도 못 하고 난처한 모습을 보이자 영영이가 약간 미소를 머금은 것 같은 얼굴로 되물었다.
“그런데 류가가께서 운남 깊숙한 곳에 계실 때 제가 또 쓰러지면요?”
“그게 무슨 당연히. 그, 그거야···”
상대를 궁지로 몰아버리는 화법에 말문이 막혀버린 의조부님.
영영이에게는 준비된 어떤 플랜이 있었던 것 같았다.
독왕인 의조부를 외통수의 상황으로 몰아붙이다니.
‘아니지. 자, 잠깐만?’
그런데 생각해보니 뭔가 아주 의심스러웠다.
당영영이 원래 저렇게 똑똑한 캐릭터였던가? 아니, 생각해보면 절대 아니었다.
당영영은 약간 식충이 쌍 마이웨이 케릭터.
솔직히 당영영은 당 씨 보다는 단 씨가 어울리는 아이였다.
단호박, 단무지 뭐 그런.
단순함의 결정체이며 뭔가 저지르는 타입이지, 생각하는 타입이 절대 아니었던 것.
게임으로 치자면 내가 지능케에 손재주를 찍은 직업케라면, 아내는 힘만 만땅 찍은 힘케, 당영영은 민첩 만땅 케릭인 것.
그런 영영이가 생각? 머리보다 손이 빠른 아이인데 생각?
다시 태어나지 않고서는 결코 불가능한 변화였다.
‘다시 태어난다? 호, 혹시?’
괴질로 인하여 죽어다 살아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
갑자기 똑똑해진 당영영.
뭔가 익숙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설마 이거 영영이도?’
합리적 의심이 솟구쳤다.
영영이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렇게 느껴지는 기시감에 언제 한번 당영영을 슬그머니 떠봐야겠다고 생각할 때, 의부님이 생각에 빠진 나를 깜짝 놀라게 하며 다시금 소리를 빽 하고 지르셨다.
노인네 저러다 혈압으로 쓰러지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의 호통.
“아무튼 안되느니라! 청운아 영영이가 다 나을 때까지 좀 살펴주거라, 내 그사이에 약쟁이 그놈이 운남 어디에 있는지 무사들을 풀어 찾을 것이니. 알겠지?”
“예?!”
영영이의 말도 안 되는 소리 때문에 난처한 상황으로 내몰린 의조부는 자신의 그런 상황을 모면하려고 도리어 나를 난처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었다.
언제 나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마냥 영영이만 돌볼 수도 없고, 또 반대로 약왕을 찾아주신다니 끌리기도 했다.
사람을 붙여주시더라도 아내와 내가 직접 찾는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운남의 밀림에서 하염없이 헤매는 것보다야 나을 것 같았기 때문.
그러니 약왕을 찾을 때까지만 보양식이나 만들어 주며 남아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니, 그런데 영영이 말대로 갑자기 또 쓰러지면?’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의조부의 제안에 대답도 못하고 난처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을 때. 나의 난처함을 눈치챈 고모님께서 의조부인 독왕을 향해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버지,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럼 영영이가 평생 낫지 않으면, 청운이에게 평생 돌보라 하실 생각입니까?”
“앗?!”
고모님의 말씀에 뭔가 깨우쳤다는 듯 영영이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리고 의조부님과 고모님 당영영 셋이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아니, 그건 그런데. 생각해보니 영영이 말대로 청운이를 보냈다가 그사이에 영영이가 쓰러지면 그것도 문제긴 하겠구나. 그렇다고 마냥 청운이를 붙잡아둘 수도 없는 일이고···.”
“청운이에게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보죠. 약이나 쓰러졌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뭐 그런.”
“저 때문에 류가가께서 마냥 저를 돌보시느라 이곳에 있을 수도 없고, 신비한 의술을 다른 이에게 알릴 수도 없으니, 제가 류가가를 따라다니는 것이 제일 좋다니까요?”
“아니, 그건 안 된다고 그래도!”
그런 혼란한 상황을 틈타 아내가 나에게 전음을 날려왔다.
[노공, 일단 할아버님께 알았다고 하세요.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지만, 당 언니의 괴질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면 안심하셔도 돼요.]
아내를 바라보자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이유는 나중에 듣기로 하고 아내의 말에 일단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셋을 향해 말했다.
“알겠습니다. 의조부님 제가 당분간 영영이가 나을 때까지 돌보겠습니다.”
“칫!”
내 대답에 영영이가 혀를 차며 아쉬워했다.
***
다음날 객잔에 남겨두었던 무사들과 가련이와 시비 그리고 덕구가 도착했다.
가련이 얼굴은 예전보다 훨씬 나아져 있었는데, 마음이 많이 진정된 듯했다.
나를 보고 움찔하면서 얼굴을 붉히긴 했지만,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 우물을 찾지는 않는 상태.
그리고 덕구는 역시나 똑똑한 녀석인지 당문의 대문 앞에서 코를 벌름거리다가 당문 입장을 거부했다.
제 몸은 끔찍이도 아끼는 덕구.
“덕구야 여기 이 형들 말 잘 듣고 있어야 한다 알았지?”
-왈!
계획대로 덕구는 당문 입구에 매어 무사들에게 부탁하고, 가련이와 호위들만 당문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그리고, 아무래도 내 첫 제자이니 가문의 어른들께도 인사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해 가련이를 데리고 의조부님을 먼저 만나기 위해 독왕전(毒王殿)으로 향하는데, 후원에서 쉬고 있던 영영이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말을 걸어왔다.
“류가가 어디를 가십니까?”
“아, 내 첫 제자를 들여 가문의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려고 말이다.”
“저 아이가 결국 류가가의 제자가 되었군요?”
이미 얼굴을 아는 사이이니 아는 척을 하는 영영이.
영영이의 아는 척에 가련이가 먼저 인사를 해왔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다시 뵙습니다. 추가련이라고 합니다.”
“그래요. 오랜만이네요.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예? 아··· 예.”
‘제가 무슨 내 와이프도 아니고 앞으로 잘 부탁하기는. 웃기는 녀석.’
그렇게 주제넘은 영영이와 가련이가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후원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뭐? 우리 청운이가 제자를 들였다고?”
“청운아 첫 제자지 않느냐? 그래, 이 아이더냐?”
“어머 청운이의 제자 아주 귀여운 아이군요.”
의조부님과 의부님 고모님까지 내가 제자를 들였다는 소식을 들었던지,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던 후원으로 들이닥치신 것.
셋은 들이닥치자마자 무슨 며느릿감 들이듯 가련이를 둘러싸고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내셨다.
전생이나 현생이나 그놈의 호구조사.
“그래, 양친은 무얼 하시느냐?”
“시, 심우현에서 작은 요리집을 하셨는데, 모두 도, 돌아가셨습니닷!”
“저런! 그럼 이 드넓은 중원에 혈혈단신이란 말이냐?”
“아니요! 동생 둘이···.”
“그래 나이는?”
“오, 올해 열, 아홉입니닷!”
“제자로 들이기에는 나이가 좀 많은 것은 아닐까요?”
“뭐 무공이 아니니 상관없지 않겠느냐? 청운이가 어련히 잘 알아서 했을까?”
가련이는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구의 탑 조폭 패밀리들을 직접 만났다는 사실에 바짝 얼어버린 듯했다.
정신이 나가버릴 것같은 표정으로 당가 패밀리들이 묻는 말에 이등병처럼 대답하는 가련이.
“아닙니닷!”
그런데 그런 호구조사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당가 패밀리들의 질문이 나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
“청운아, 그러면 입문식(入門式)은 치렀느냐?”
“예? 입문식이요?”
무슨 입문식이냐는 뜻으로 되물었는데, 세분이 가련이를 두고 나에게 모여들더니 잔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청운아, 설마 입문식도 치르지 않은 것이더냐? 네 첫 제자가 아니더냐?”
“아니, 따로 입문식을 한 것은, 아니고. 구배의 예로 절을···.”
“어허. 그것은 약식으로 한 것이지 않으냐? 이거 안 되겠구나! 이것은 우리가 그냥 간과할 수 없는 문제구나. 당가의 자손이 제자를 들이는데 입문식도 없다면 세간에서 우리를 어찌 생각하겠느냐? 당가의 체면이 있지!”
내가 무림인은 아니지만, 무가의 자손이나 마찬가지니, 뭔가 제대로 된 입문식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분.
또 거기에 체면이 가미된?
‘잠깐 입문식?’
그런데 불현듯 당가의 입문식이라는 사실에 뭔가 불안한 감이 꼬물거렸다.
내 역천의 상단전이 꿈틀하는 느낌.
전생 조폭들의 입단식 하면, 대접에 술 한잔 따라놓고 서로 핏방울 떨구고 그걸 나눠 먹는 뭔가 좀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혹시 당가도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노파심에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것인데, 입문식이라고 술 따라놓고 피를 떨군 후 나눠 마시는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내 물음에 셋은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남의 피를 대체 왜 처먹는 것인지? 걱정 안에도 된단다, 청운아. 당문에서는 그런 미개한 짓은 하지 않는단다.”
“그럼 그럼, 사람이 어찌 사람 피를 먹느냐. 더군다나 신체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소중한 것인데 자신이 상처를 입히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일부 검문(劍門)에서는 그런다고 하지만 당문에서는 절대 그런 흉험한 짓을 하지 않는단다.”
‘오···. 역시’
피를 나눠 마시는 그런 미개한 짓을 하지 않는 모양.
세 분의 대답에 다소 안심한 표정으로 대충의 과정을 물었다.
“그럼 입문식의 과정은 어찌 진행됩니까?”
“제자가 가문의 위패에 절을 하고 가문에서 내린 독을 마시면 아주 간단하게 끝이 난단다.”
“아! 그렇구나? 절 한번 하고 독 한잔 마시면 되는 거구나···”
무슨 약주 한 사발 마시면 된다는 느낌으로 말하기에 생각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가 화들짝 놀라 되물었다.
“뭘 마셔요?”
“독 모르니?”
“아니, 그걸 왜···.”
당문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
먹고 죽는 독은 아니라지만, 나와 가련이에게 독을 먹이려는 의지 충만한 세 분을 진정시키고, 우리가 당문에 입문하는 것도 아니니, 가련이에게 내가 만든 요리를 먹이는 것으로 입문식을 대신하기로 합의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교 탈레반의 전통에 따라 당문의 위패에 절 한번 하고 내가 만든 요리로 저녁을 대접하는 것으로 입문식은 간결하게 끝났다.
아니, 우리끼리 이렇게 하는 것이면 대체 왜 체면 타령을 하는 건지.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정말 알다 모를 체면문화였다.
그렇게 긴장한 가련이의 입문식이 끝나고 당가에서 약왕의 위치를 수소문하는 동안 무료한 시간도 달랠 겸 다음날부터 가련이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었다.
날이 밝고 얼마 안 돼 밖에서 들려오는 가련이의 목소리.
“스, 스승님. 기침하셨습니까?”
“그래, 잠시 기다리거라 금방 나갈 테니.”
옆을 보니 아내는 깊이 잠들어있었고, 팔에는 저림이 느껴지는 상태.
전생 요리사의 경험을 살려 식기 놓인 식탁에서 식탁보를 빼는 것처럼, 아내의 머리를 살짝 받치고 순식간에 팔을 빼냈다.
-샥
아내는 완벽히 잠이 들어 팔이 빠지는 것도 모르고 새근새근.
살포시 아내의 머리를 침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전에는 왜 이걸 떠올리지 못해서···’
전생 식탁보 빼기 초식을 떠올리지 못해 팔이 마비될뻔한 기억에 팔을 한번 주무르고, 아내의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새벽녘 시비들이 떠다 둔 세숫물로 세수하고, 옷을 챙겨입고 처소 밖으로 나섰다.
“스, 스승님. 만복(萬福 완푸).”
시뻘게진 얼굴로 나를 보고 아침 인사를 해오는 가련이.
가련이는 자기 왼쪽 허리춤에 왼손을 달걀을 말아쥔 것처럼 해서 가져다 대고, 오른손을 왼손 손등 위에 살포시 올린 채 살짝 무릎을 굽혀 인사를 해왔다.
마치 허리춤에 대고 하는 포권.
‘뭐지? 가련아 너 끼부리냐?’
처음 보는 인사에 눈을 깜빡이자 가련이가 설명하듯 말했다.
“제갈 부인께서, 도, 동경에서 여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인사라고 가르쳐 주셔서···”
“아!”
생각해보니 동경에서 스쳐 지나가며 여자들이 비슷한 행동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
아내에 집중하다 보니 자세히 보지 못해 몰랐는데, 아내가 그걸 배워온 모양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중국 사극에서도 몇 번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이상하면 하지 말까요?”
가련이의 말에 생각해보니 포권이라는 것은 중원 조폭들의 인사법.
인사 안 받으면 주먹으로 쪼갠다고 협박하거나 ‘나 지금 손에 칼 없어’, 하는 느낌인 것.
“아니다. 포권보다 괜찮구나. 앞으로 매일 그걸로 하도록 하자.”
그렇게 가련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서자 가련이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스, 스승님 저희 부엌으로 가나요?”
가련이의 물음에 피식 웃어주었다.
‘이것이 첫 제자의 느낌인가?’
“부엌? 들어가긴 해야지. 한 삼 년 후에?”
“예?!”
가련이가 내 대답에 놀란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