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화계(叫化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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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인들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새를 꼽으라면, 단연코 압도적으로 오리가 그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이건 내 전생이었던 현대나 내 현재 삶인 송대 그리고 그 과거인 고대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 어디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느냐?
오리 압(鴨).
중원인들이 오리를 어찌 생각하는 지는 오리를 뜻하는 글자인 오리 압(鴨)자에서도 나타나는데.
오리 압(鴨)자를 풀어보면, 첫째 갑(甲)자와 새 조(鳥)를 합친 글자.
새 중에 으뜸 엄지척 갑오브갑이라는 의미인 것.
전생의 무협 소설 같은 곳에서 괜히 주인공들이 점소이에게 오리구이를 주문하는 게 아닌 것이다.
하지만 오리를 갑으로 친다고 닭을 돼지처럼 천대나 멸시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같은 새 요리라면 닭보다는 오리를 택할 뿐.
그러니 오리요리만큼이나 닭요리의 종류도 중원에는 많은 편인데. 대충 떠올려봐도.
전생에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건팽계(乾烹鷄 깐풍기)부터, 유린기(油淋鷄), 궁보계정(宮保鷄丁), 라조기(辣椒鷄) 등등.
이렇게나 맛있는 닭요리들이 다양한 것이다.
사마회부계가 자기 가문 대역적의 이름이 붙었다고 자부심이 대단한 모양이지만, 실제로 닭요리를 줄을 세워보면, 사마회부계는 전생으로 가면 깐풍기나 라조기에도 훨씬 못 미치는 요리.
‘아니, 튀긴 치킨을 왜 쪄먹냐고 대체.’
튀겨서 바삭해진 치킨의 튀김옷을 다시 쪄서 간장에 적셔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게 크게 맛이 있을 수가 없는 것.
중원에는 튀긴 것을 다시 찌거나 구운 것을 다시 삶거나 하는 특이한 조리법이 많은데, 이게 전부 이유가 있다.
중원의 요리는 불을 지핀 화구에 웍을 올려 뜨거운 불꽃으로 요리하는 것이 일반적.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장작을 때는 아궁이의 불 조절이라는 것은 단 두 가지뿐.
On 과 Off.
불을 때는 것과 불을 죽이는 것 단 두가지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요리는 몰라도 일정 온도를 유지해서 안까지 익혀줘야 하는 튀김 요리는 얇거나 작게 자를 수밖에 없고.
사마회부계처럼 닭을 잘라서 재료로 쓸 경우 겉이 타는 시간에 비해 속이 익어가는 시간이 부족한 것.
그러니 부득이하게 겉이 바삭바삭하게 익으면, 타기 전에 꺼내 찜기에 넣어 속까지 익히는 것이다.
솔직히 그럴 거면 찐 놈을 꺼내서 튀기면 될 것인데, 왜 반대로 하는지는 나도 정말 모루겠다.
그냥 중원이니 그렇거니 할 뿐.
이곳은 합리적 사고가 불가능한 곳이니까.
‘그나저나 뭐로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게 해준다?’
내가 만든다면 뭘 만들어도 사마가의 닭요리인 사마회부계 정도야 꺾어줄 수 있지만, 뭔가 큰 충격과 쇼크를 주어야 했기에 어떤 닭요리를 골라 사마가의 멘탈을 탈탈 털어버릴까 고민하며, 사마세가의 부엌으로 향했다.
그렇게 후원과 연못을 지나 부엌.
부엌 앞에 도착하자 사마결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류공자 저 사마결의 식견을 부디 넓혀주시길.”
“청운 나도 사마회부계보다 맛있는 요리라니 기대가 크네.”
“예, 뭐 알겠습니다.”
일단 대꾸는 했지만, 아직 뭘 만들까 고민이 이어지는 상태.
하인들이 닭을 잡아 손질해 오는 틈을 타 생각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고민을 이어가고 있을 때 하인 하나가 뛰어와 사마결에게 말했다.
“사마결 공자님. 거지. 아니, 개방에 부탁한 것이 도착한 모양인데, 어찌할까요?”
“이제야 도착한 모양이구만, 그건 할아버지 방에 가져다 두게. 할아버지께서 직접 보셔야 하니까.”
‘개방?’
사마가문이 개방에 뭔가를 정보를 의뢰한 모양인데, 뭐 좋은 일에 쓸 정보는 아니겠지만, 내가 신경 쓸 건 아니었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데 떠오른 생각.
‘개방? 거지? 그렇지!’
사마가의 기를 팍팍 죽여줄 요리가 거지라는 말에 곧바로 떠올랐다.
속뜻을 알아들으면 열불이 날 그런 요리.
바로 스타트.
“돼지고기와 향고, 사당, 팔각, 정향, 생강, 파, 소흥주를 조금 준비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식룡. 들었느냐? 식룡께서 말씀하신 것을 바로 준비해 드리거라.”
“예, 사마결 공자님.”
사마가의 하인들이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틈을 타 사마결에게 물었다.
“잠시 연못에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연못이요? 어째서?”
갑자기 요리 만들려다 말고 연못에 간다니 궁금하긴 할 터.
“아, 연잎이 조금 필요해서 말입니다.”
“연잎이요? 초겨울이라서 많이 사라지긴 했는데, 그러면 같이 가시지요.”
이번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이니 연잎은 꼭 필요했다.
그렇게 오는 길에 보았던 연못으로 가, 초겨울이라 대부분 붉은색이나 갈색으로 변했지만, 아직 모양을 유지하고 상태가 괜찮은 연잎을 여러 장 구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연잎을 갈무리하고 다시 부엌 앞에 도착하자 도착해 있는 닭 두 마리.
닭 두 마리를 확인하고 한 마리면 충분한데 어째서 두 마리냐는 표정으로 사마결을 바라보자, 사마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제가 예전에 청운 공자의 혼례에 있었던 일을 할아버님께 말씀드렸는데, 식룡의 요리를 한번 꼭 맛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말입니다. 요리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할아버님께도 맛보여드리고 싶어서 말이죠.”
사마결의 말에 갑자기 장진이 떠올랐다.
‘이리 역적의 자손도 자기 할아버지를 끔찍이 여기는데, 장진 너란 놈은···.’
마음 같아서는 둘을 바꾸고 싶었다.
사마결이 우리 제갈가의 최대 숙적 역적의 집안 사마의의 집안만 아니면 말이다.
그러나 어쩔 수 있나 장진은 이미 내사람.
잘 고쳐 써봐야지.
장진에 관한 생각은 접고 사마결을 향해 대답했다.
“그러시군요. 예, 그러면 두 마리 만들어드려야죠. 뭐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사망광 아니, 사마광 어르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하시군요.”
“아닙니다. 자손으로 당연한 일이지요. 제 청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식룡.”
사마광은 공부에서 이미 내 요리를 한번 맛본 상태.
하지만, 그건 공부의 요리이니, 지금 시대에 없는 내 요리를 맛보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
재료들이 도착하는 것을 확인하고, 사마결에게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될 한 가지를 부탁했다.
“땅을 좀 파서 고운 흙을 좀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흙이요? 흙도 들어간단 말입니까?”
“예, 진흙으로 만들 곱고 깨끗한 흙이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사마결이 내 부탁에 하인들을 시켜 한쪽에 구덩이를 파는 사이 제일 먼저 정향과 팔각을 곱게 갈고, 장과 정향, 팔각 가루를 소흥주에 곱게 갈아 닭 두 마리에 발라두었다.
밑간하는 과정.
그리고 곧이어 하인들이 가져온 표고버섯과 돼지고기 살코기, 마늘 생강을 다져 소흥주에 개어 닭의 배 속에 꽉꽉 채워 넣었고, 실로 묶어 닭을 잔뜩 웅크린 상태로 만들어 주었다.
이러면 닭에 대한 준비는 끝.
다음 과정은 돼지비계를 자르는 것.
껍질과 고기는 잘라내고 얇게 포를 뜨듯이 비계를 잘라냈다.
-탁탁탁탁
“오 아주 반대편이 보일 만큼 얇군. 청운.”
다음 작업을 위해 돼지비계를 얇게 자르는 나의 칼솜씨를 보고 감탄하는 소동파.
“이것으로 이제 닭을 감싸야 해서 말입니다.”
소동파에게 과정을 살짝 설명해주고 곧바로 얇게 자른 돼지비계를 소스 바른 닭에 덕지덕지 붙여주었다.
마치 닭이 돼지비계로 팩을 하듯이.
닭의 돼지비계 팩이 완료되면, 이것을 깨끗하게 씻은 연꽃잎으로 감싸주고, 종이에 한번 다시 싸준다.
그렇게 종이에 싸주는 과정까지 끝나니 땀을 뻘뻘 흘리는 두 하인이 황토를 가지고 부엌으로 들어섰다.
“공자님,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예, 충분합니다.”
둘에게 받아든 황토를 대나무 체에 걸러 돌멩이 같은 것은 한 번 걸러 주고, 반죽 시작.
진흙이 완성되면 이것을 닭을 감싼 종이 위에 발라주고, 다시 천으로 덮어 다시 한번 진흙을 바르면 준비는 끝.
좀 전에 점심을 만드느라 불을 피워 붉은 숯이 가득 남아있는 아궁이를 뒤적거려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황토로 감싼 닭 두 마리를 넣어 붉은 숯으로 덮어주었다.
“휴···.”
뜨거운 아궁이에서 물러나 이마를 닦으며 땀을 훔치자 소동파가 물어왔다.
“신기한 요리 방법이구만. 대체 이 요리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 요리는 아주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름은 규화자계(叫化子鷄)、걸아계(乞兒雞)、규화동계(叫化童鷄)등.
보통은 규화계(叫化鷄)로 부른다.
규화계 통상 거지 닭.
송나라에서는 거지를 보통 걸개(乞丐), 또는 고급스럽게 규화(叫化)라 부르는데, 도둑놈의 새끼를 양상군자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것.
요리의 유래는 명나라 때 구걸 스킬이 부족한 거지가 너무 배가 고파 닭 한 마리를 서리하게 되고, 거지다 보니 딱히 요리할 도구나 재료가 없어 털도 뽑지 않은 닭을 진흙으로 감싸 구웠다는데서 유래한 요리.
사람은 다 타고난 재능이 있는데, 닭서리 하는 걸로 봐서는 도둑질에 재능이 있는 놈이 구걸이나 하다 배고파 훔친 닭에서 우연히 태어난 요리라고나 할까?
“규화계라 부릅니다.”
“거지닭? 아니, 이리 정성이 들어간 요리를 왜 그런 이름으로 부른단 말인가?”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리 특별히 정성이 들어간 요리인데.”
“그것이 말입니다. 예전 한나라에 한 거지가 살았는데 말입니다······.”
대충 둘에게는 아직 도래하지도 않은 명나라가 아니라, 중국 고사에 자주 등장하는 한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바꿔 이름의 연유를 설명했다.
“거지가 만든 요리법이라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듯하군.”
“진정 그러합니다. 배고픈 거지가 만든 요리라니 기대가 되는군요.”
그렇게 차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 시진쯤 기다리자 숯불이 잦아들었고, 한 놈은 그대로 재 속에 묻어두고, 닭 하나를 가져와 식탁 위에 올렸다.
“꼭 돌 같구만.”
소동파가 규화계를 본 첫 감상을 말해왔다.
사마결과 소동파의 시선을 받으며 퍼포먼스 시작.
-탁! 탁!
-쫘좍!
쇠 국자로 이제 굳어진 돌덩이 같이 되어버린 규화계를 두드리자 쫙하는 소리와 함께 깨져 나가는 껍질.
그 금이 가고 깨져 나간 껍질 사이로 이젠 갈색으로 변한 종이가 드러났다.
그 드러난 종이를 찬물에 손을 담가 손을 식힌 후 잽싸게 열어젖히자 드러나는 연잎.
-화아악
종이 껍질이 벗겨지자 은은한 연잎의 향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오오, 이런 향이라니. 은은한 연잎의 향이 대단하구나.”
“아뜨, 아뜨뜨.”
소동파가 연잎의 향에 취한 사이, 뜨거운 연잎을 벗겨내려다 두 번이나 델뻔하고.
조금 호들갑을 떨며 간신히 연잎을 벗겨내자 드러난 것은, 갈색으로 노릇하게 구워진 닭.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
-촤아아아아
아직도 열기를 머금은 진흙 반죽에 안에 고여있던 기름기가 끓어오르며 사방으로 향을 뿌려댔다.
“오오. 이건!”
“대단한 색이군요!”
규화계의 핵심은 진흙으로 감싼 닭이 균일하게 열을 받아, 팩으로 두른 돼지비계가 녹으며 닭의 껍질은 돼지비계에서 흘러나온 기름에 연잎의 향을 머금으며 튀겨지고.
배 속에 채운 소흥주와 돼지고기, 표고버섯이 닭의 내부에서 쪄지며 껍질과 고기가 두 가지 향과 맛을 머금는 것.
“자, 이제 한번 드셔 보시지요. 규화계, 배고픈 거지가 만든 닭요리입니다.”
나의 권유에 연장자인 소동파가 먼저 젓가락을 규화계에 가져가고.
-바스락
젓가락을 가져다 대자 바스락거리는 껍질.
“오오, 이런 소리라니. 내 그럼 실례 좀 하겠네. 어디 한번.”
-촤악
소동파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제일 맛있다고 느끼는 닭의 부위인, 다리를 손으로 잡아 뜯고는, 뜨거운지 한번 놓칠 뻔하다가 그것을 입안으로 가져갔다.
-바스락 츄릅.
“허어···. 껍질은 바삭하고, 허우··· 속은 이리 부드럽다니.”
“저, 저도 어디 한번.”
소동파의 평가에 사마결도 참지 못하고 남은 다리를 잡아 뜯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그의 소감.
“허어. 무림에는 천외천(天外天)이 존재한다더니. 대, 대단한 요리입니다. 사마회부계가 맛있는 요리이긴 하지만 이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요.”
“그렇네, 내 의견도 쩝쩝···. 같은 의견이네.”
절대 아니라고 그럴 리가 없다고도 할만한데, 순순히 인정하는 사마결.
‘애가 인성이 나쁘지 않네.’
의외로 깔끔한 놈.
‘내가 너무 사마가문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나?’
사마결의 모습에 생각해보니, 삼국지의 이야기는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먼 이야기.
사마결은 요리의 의미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기에, 나도 묵은 은원은 이제 잊기로 했다.
‘제갈공명 형님, 후손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애가 착하니 인제 그만 제갈가의 묵은 은원은 털어버리기로 하죠.’
마음속으로 형님께 의견을 구하니, 저 멀리 하늘에서 제갈공명 형님이 엄지척을 해주시는 듯했다.
***
고려의 왕자가 불교 경전을 공부하러 왔다는 사실에 조정은 연일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고려 왕자가 송을 살피러 왔다고 이야기하는 무리부터, 고려 왕자를 잘 대접해 요를 견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온종일 싸움에 시달린 사마광은 퇴청하며 유교자 위에서 목덜미를 만졌다.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구만.’
왠지 피곤하고 기운이 빠지는 느낌.
흔들리는 유교자에 앉아 자신이 걸어온 길을 생각해보았다.
일곱 살에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대한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와 식구들에게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설명한 후, 뛰어난 귀재라 칭송받으며 학문에 몰두해, 스무 살에 이미 진사과에 급제, 재상인 동중서문하평장사(同中書門下平章事)까지.
중간에 귀양을 가기도 했지만, 결국 이 자리에까지 오른 것.
‘이젠 쉴 때도 되었나?’
그렇게 피로함을 느끼며 집에 도착하자 하나밖에 없는 손주인 사마결이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해왔다.
“할아버지 퇴청하셨습니까?”
“그래, 집에는 별고 없었으냐?”
“예, 할아버지께서 전해주라 한 물건은 예부랑중 어르신과 류청운 공자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그래, 맡은 일을 잘했구나. 다른 말은 없었고?”
“예, 품질이 좋다고 좋아했는데···. 아차! 아직 식사 전이시지요?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할아버지.”
갑자기 달려 나간 손주.
잠시 후 손주는 뭔가 흙덩어리 같은 것과 음식들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저녁이 좀 이르구나? 무슨 일이 있었더냐?”
“아, 오늘 들렀던 식룡. 류공자가 요리를 만들어 주고 갔습니다.”
“오, 그래?!”
이미 공가에서 한번 먹어본 그의 요리를 잊지 않았기에 사마광은 기쁜 목소리로 반색했다.
그리고, 류청운이 만들었다는 요리를 한입 먹은 순간 느껴진 대단한 맛.
“대단한 맛이구나!”
“그렇지요? 너무 맛있어서 할아버지를 드리려고 조금 더 만들어 달라고 하길 잘했습니다.”
“아니, 손님으로 온 사람이 어찌 요리를 만들어 주고 간 것이더냐?”
요리가 무척이나 맛있었지만, 손님으로 온 사람이 무슨 연유로 요리를 만들고 갔는지를 묻자 들려오는 대답.
“그러니까 말입니다. 주식으로 사마회부계를······.”
손주인 사마결의 설명이 끝나고.
“그러니까 사마회부계보다 대단한 요리를 만들어 준다고 해서 만들고 간 것이라는 말이구나?”
“예, 할아버님.”
“그런데 이 요리 이름이 무엇이더냐?”
“아! 규화계라고 한다고 하옵니다.”
손주의 대답을 듣자마자 몰려오는 충격.
“뭐라?!”
사마회부계보다 나은 요리로 규화계를 내놓았다는 것은, 결국 사마회부계가 하찮은 거지의 요리보다 못하다는 말.
'너희 요리 거지만도 못하구나?'라는 뜻인 것.
“꺼흡!”
목덜미의 통증과 함께 사마광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