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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 (156/344)

줍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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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틀렸다면 언제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알겠어요. 자 어서.” 

[가가, 정말 간 떨어지겠어요. 또 뭘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자 불안감을 느낀 영영이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전음을 보내왔고. 

영영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향해 한번 싱긋 웃어준 후, 외숙모님에게 내가 그렇게 생각한 연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소란에 몰려든 팽가의 가솔들과 이야기를 재촉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외숙모님의 시선을 받으면서 말이다. 

“제가 알기로는 하북에 많은 무림 문파들이 있다지만, 그중 하북 제일은 누가 뭐래도 팽가. 그러니 팽가라 하면 앞에 하북이라는 말이 붙어 하북팽가라 지칭하는 것이고, 이것은 하북제일가(河北第一家)가 팽가라는 것을 누구나 인정한다는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일단 이야기의 시작은 지역구 탑 조폭을 인정하는 칭찬으로. 

원래 이렇게 몸 쓰는 친구들은 줄 세우는 걸 좋아하고, 자신들이 그 줄 제일 앞이기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팽가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자, 몰려든 팽가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반색했다. 

[오오, 저치가 뭔갈 아는 구만.] 

[그렇지 하북 제일은 팽가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중원 바바리안들이 모여 칭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 

모닥불을 돌며 바바리안들의 춤이라도 출 것 같은 기세였다. 

내가 좀 전에 양고기는 못 먹을 가문이라고 했던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사라진 듯했다. 

그리고 역시나 그 칭찬에 제일 크게 반응한 것은 팽가의 피가 가장 진한 팽가의 가주였다. 

칭찬을 쏟아내고 질문하듯 바라본 것은 외숙모님이었지만, 큰 웃음소리와 함께 대답하듯 외친 팽가의 가주. 

“그하하! 아니, 이 친구 하북과 우리 팽가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구만, 그렇지! 우리 팽가가 하북제일가가 맞지!.” 

“가주!” 

“힉! 아, 알겠소이다. 크흠.” 

신이 난 목소리로 외쳤지만, 그는 곧바로 외숙모님에게 바로 눈총을 받으며 먼 산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자기 남편을 눈빛만으로 제압한 외숙모님이 다시금 나를 향해 물어오셨다. 

“그래요. 듣기 좋은 이야기인데, 그래서요?” 

“예, 그런데 지금은 하북제일가라 하기 힘든 모습이지 않습니까?” 

“아니, 식룡!” 

내 말에 다시금 혼난 지 3초도 되지 않았는데 반응하는 팽 가주. 

“가주!” 

“아니···.” 

‘금붕어도 3초는 더 기억한다는데···.’ 

팽가 가주의 외침에 잠시 이야기가 멈췄지만, 다시금 쭈구리가 된 팽가의 가주를 뒤로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아, 물론 가문의 성세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팽 가주가 저리 건재하시고, 이리 주변에 모이신 팽가의 가솔들의 모습이 당당하신데. 어찌 팽가의 성세를 얕잡아 볼 수 있으며. 팽가의 장래가 밝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금 이어진 칭찬에 미소를 떠올리는 팽가의 사람들. 

즉각적으로 변화하는 그들의 표정에 그들이 어떤 감정인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다만 지금은 하남으로 내려왔으니, 하북제일가라 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내 말은 그러니까 ‘너희 이제는 강남 살면서, 왜 아직 강북 제일 이라고 하냐고.’라는 뜻. 

“맞는 말입니다. 저희가 고향인 하북에서 내려와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자리를 잡는 바람에···.” 

하지만 이어진 외숙모님의 대답에, 몰려든 팽가의 사람들은 기뻐했다가 곧바로 분노와 울분 그리고 고향을 그리워하는지 그리움에 젖어 든 표정이 되었다.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 볼 때. 

“제가 알기로는 끝까지 고향을 지키느라 하북이 요에 점령되고 난 후에도, 유 선주(先主 유현덕)의 아들 아두를 지키기 위해 적진에서 홀로 싸운 저 촉한의 명장 조자룡처럼 고군분투(孤軍奮鬪)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고향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던 팽가의 모습을, 삼국지의 명장 조자룡의 고사에 빗대어 이야기하자 터져 나오는 외침들. 

주변이 폭발할 것처럼 끓어 올랐다. 

“그렇소이다!” 

“크흑! 저희의 고통을 저리···.” 

“맞소이다! 크흑! 더러운 요놈들!” 

“염통을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들!” 

그렇게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외침에 외숙모께서 가솔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외쳤다. 

“조용!” 

그리고 곧바로 나를 향해 질문하셨다. 

“조자룡, 고군분투라. 정말 저희 팽가의 가슴을 울리는 말이군요. 하지만 아직 양고기를 먹지 못할 거라고 한 연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가문 분이시지?’ 

우리 제갈가에 필적할 지능지수를 가지신 외숙모님. 

출신 가문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다음 대의 팽가는 문명인이 될 모양. 

팽가의 빛과 희망을 향해 대답했다. 

“외숙모님, 제가 팽가는 절대로 양을 먹지 않으리라 생각한 것은 지금까지 말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이라면? 어?!” 

마지막에 놀란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 살짝 눈치채신 모양. 

“그렇습니다. 양은 본디 서하와 요에서 모두 상인들이 사 오는 짐승. 팽가가 하북에서 하남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게 만든 오랑캐 놈들이 키운 양을 어찌 팽가의 식솔들이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고향을 버리게 만든 오랑캐 놈들이 키운 것인데요. 아무렴!” 

내 말과 함께 조용해진 주변.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충격을 받은 듯 멍한 표정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기쁜 표정이 된 외숙모님께서 얼굴에 아주 만연한 미소를 띠고는 나를 향해 대답했다. 

“어머! 식룡! 식룡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희 팽가에서는 확실히 양고기를 ‘절대로’먹지 않지요. 어찌 원수 놈들이 키운 양고기를 먹을 수 있단 말입니까? 팽가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뭔진 모르겠지만, 외숙모님에게는 내 대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원래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럴듯한 돼지고기 요리를 선보이고, 레시피를 알려주며 요를 향한 분노를 이용해 점수를 따보려 한 것인데, 뭔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지만 가문의 실권자인 외숙모님을 크게 만족시킨 느낌. 

하지만 팽가의 가주는 아닌 것 같았다. 

“아니, 부인 우리 가문에 양고기를 먹지 않는 그런 건 없었···.” 

“가주! 설마 저희 팽가가 원수들이 키운 짐승이나 먹는, 그런 천륜과 체면도 모르는 가문이라고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니, 그, 고기가 무슨 죄라고···.” 

“아까 일과 함께 오늘 밤에 좀 이야기를 나누어야겠군요!” 

그의 소심한 반항은 곧바로 제압되었고, 그가 제압되자 다른 가솔들도 망연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양고기를 못 먹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슬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영영이의 외숙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추운데 손님들을 너무 오래 세워두었군요. 이럴 것이 아니지. 오해도 풀린 것 같으니 일단 들어가시지요!” 

*** 

팽가의 가주는 축 늘어진 어깨로 가솔들을 이끌고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사라졌고, 영영이 외숙모님의 손에 이끌려 들어선 곳은, 서류와 서책들이 즐비한 집무실 같은 곳. 

응접실이 아니고 집무실이라는 사실에 조금 의아함을 느낄 때 들려오는 외숙모님의 목소리. 

“식룡 고맙습니다!” 

갑자기 대뜸 고맙다는 인사를 해오시는 외숙모님. 

영문을 모르겠어 영영이를 바라보니, 영영이도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왔다. 

“아니, 제가 별로 한 것이 없는데···.” 

“아닙니다. 별것을 했지요. 아니, 아주 큰 일을 했습니다.” 

“예?” 

‘이게 이렇게 칭찬과 고마움을 받을 일은 아닌데?’ 

당황한 표정으로 외숙모님을 바라보자, 외숙모님이 우리를 자리에 앉히며 말씀하셨다. 

뒤로는 자기의 아들, 딸들을 대동한 채. 

아마도 이것이 팽가의 수뇌부인 모양이었다. 

“당황스럽겠지만, 제 설명을 들으면 이해를 하실 겁니다.” 

“어떤?” 

“제가 금화상단(金花商團)의 무남독녀(無男獨女) 임을 혹시 영영이에게 들으셨습니까?” 

영영이를 바라보았지만 눈 웃음을 쳐오는 영영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외숙모님을 향해 대답했다. 

“아, 아니요. 처음 듣습니다.” 

“금화상단은 중원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상단입니다.” 

전생으로 치면 S, H, L 기업 중 하나라는 이야기. 

지능이 높다 싶었더니,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란 재벌 가문 총수의 딸이라는 말이었다. 

‘어느 가문인가 했더니, 중원 삼대 기업 무남독녀 외동딸이셨구만? 아니, 그런데 왜 하필이면 팽가에 시집을···.’ 

‘타잔에게 시집온 제인도 아니고···.’ 

물론 이해를 못 하는 바는 아니다. 

무림계의 중원이란 보호세나 통행세 같은 것이 판을 치는 무법천지나 마찬가지인 세상. 

아무리 거대 기업이고 사설 경비업체를 보유하고 있어도, 상행에서 도적이나 칼든 놈을 만나는 것은 필수 체험 코스이고, 그렇기에 강력한 무력을 지닌 무사는 반드시 필요한 법. 

다만 문제는 돈으로 구할 수 있는 무사들은 그 수준이 미천하다는 것이었다. 

뛰어난 무공과 무력을 가진 자들은 대부분 거대 문파 소속이고, 그 무공도 체계적으로 관리되니 인력 시장에 있는 무사들이라고 해봐야 삼류나 이류 수준. 

가끔 등장하는 기인(奇人)과 은거 고수를 제외하고는 고수가 수급되지 않으니. 

무림의 상계나 자기의 안전을 도모하는 고관대작들은 뛰어난 고수에 목말라 있는 것이 무림 바닥. 

그러니 많은 중원의 기업체들이 합법적 중원 조폭과 관계를 맺기를 원하고, 합법 무림 조폭인 구대문파니 칠대세가니 하는 분들이 이를 이용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것이 무림 경제의 순환구조이다. 

그 때문에 아마도 금화상단은 팽가와 혈연관계가 되어 그들의 힘을 빌린 모양이었는데, 중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집안이 하필 팽가와 인연을 맺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 

팽가도 나쁘지 않지만 다른 문파들도 많으니까 말이다. 

영영이 외숙모님의 말에 조금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금 이해가 안 되죠?” 

“아니, 그,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괜찮습니다. 금화상단을 운영하시던 아버지 일생일대의 큰 실수이니까요.” 

“예?” 

그녀의 말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자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듯 설명했다. 

“삼십 년 전 팽가가 하북에서 거의 맨몸으로 도망쳐 내려올 때였습니다. 한밤중 추격하는 요의 병사들을 때려눕히고 힘겹게 하남에 도착한 팽가의 가솔들은 거지나 마찬가지였죠. 가지고 내려온 것은 병장기와 약간의 돈뿐. 당시 저희 아버지는 그것을 큰 기회라 여겼습니다.” 

“설마!? 아, 아니고. 아닙니다. 말이 헛나왔네.” 

감이 와서 아는 척을 했다가 실례가 될 것 같아 급하게 말을 정정했지만. 외숙모님은 고개를 저으며 말씀하셨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모처럼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어 이야기를 나누니까 이리 즐겁군요! 괜찮으니 편하게 이야기해도 됩니다. 하···.” 

뭔가 마음속에 쌓인 것이 많으신지, 식어 버린 찻잔을 벌컥 들이켜신 영영이의 외숙모님. 

그녀의 행동과 눈빛에서 나는 익숙한 그것을 읽어낼 수 있었다. 

한번 당해본 동지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눈빛과 감정. 

‘물리셨구나···.’ 

개잡주에 물린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그 감정. 

“그래서 팽가와 혼례를 올리게 되신 거군요?” 

“예, 뭐 제가 또 그 단순한 무림인들을 좋아하기도 해서···. 어머, 내가 이젠 나이를 먹나? 뭣 하러 이런 이야기까지···.” 

엘리트 교육을 받으신 외숙모님은 평강공주 신드롬을 앓고 계시고, 근육 남 취향이라는 정보까지 살짝 갈무리하자, 지금까지 들려주신 이야기로 이젠 완벽해진 스토리. 

우량주가 모종의 원인으로 개 떡락한 상태. 

이어서 이어질 행동은 당연했다. 

줍줍. 

‘아마, 신이 나서 있는 데로 줍줍했겠지? 그런데?’ 

“그런데···.” 

역시나 이어지는 그런데. 

“이, 팽가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처먹···. 아니 너무 많이 먹습니다. 그, 그것도 그, 비싼 양고기를···” 

대충 더 설명하지 않아도 내용은 뻔했다. 

금화상단에서는 팽가의 의식주를 책임지고, 팽가는 사설 경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런 관계를 맺었을 터. 

문제는 과도한 식비로 인한 지출이 너무 많아 도리어 손해가 나고 있다는 말. 

중원 세 손가락에 드는 상단의 후계자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다면, 아마도 삼시세끼 전부 양을 처먹고 있을지도 몰랐다. 

“아! 그래서!” 

“예, 맞습니다! 이제 식룡의 이야기로 양고기를 먹는 놈은 패륜아나 마찬가지이니, 제가 정말 한시름 덜었습니다!” 

‘캬! 이게 막 이렇게 맞아떨어지네? 팽가 정말 어메이징 하구나?’ 

팽 가주는 모르겠지만 외숙모님에게 점수는 제대로 딴 상태. 

슬쩍 영영이 이야기를 꺼내 보려고 하자 옆에서 외숙모님의 아들인 팽유성이 물어왔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서하에서 가져온 양만을 먹겠다고 하면 어쩌지요. 어머니?” 

“그건···.” 

이정도 질문은 예상했던바. 

외숙모님이 난처해지시기 전에 대신 팽유성을 향해 대답했다. 

“그야. 동병상련(同病相憐)! 서하에 고향을 잃은 무림 동도들도 많은데, 같은 처지이면서 어찌 그들의 원수인 서하에서 가져온 양을 먹겠냐고. 서하와 요를 몰아내기 전에는 양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하시면 됩니다.” 

“오!” 

어림없지. 굵은 머리 대왕인 내 앞에서 잔머리는 어림없었다. 

그렇게 혹시 모를 잔머리까지 차단해주고 나자 들려오는 외숙모님의 근엄한 목소리. 

“잘 들으셨습니까? 이래서 어미가 힘도 중요하지만, 머리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한 것입니다. 알겠습니까?” 

“예, 어머니. 정말 그렇군요. 식룡, 저 팽유성 한 수 배웠습니다. 어머니의 고민을 해결해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외숙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식룡, 제 큰 근심을 해결해주었으니. 혹시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혹시 저희 팽가와 의형제가 되고 싶으시다면, 제갈가의 사위이기도 하니, 저희가 간형제(干兄弟)의 예로 맞을 것입니다.” 

대기업 총수 딸이라 그런지 화통하신 외숙모님. 

바로 꽌시 끝판왕으로 해주겠다는 말. 

그러나 중원 바바리안들과 의형제는 곤란했다. 

지금 머리 모자란 의형제는 장진 하나로 충분했고, 물론 팽유성은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일단 나는 순혈 바바리안 보다는 하프 바바리안 하나면 충분했으니까 말이다. 

탁자 아래로 손을 뻗어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는 영영이의 손을 잡고 눈빛을 교환한 후. 

외숙모님을 향해 대답했다. 

“감사한 말씀이지만, 형제보다는 지금은 가족이 되고 싶어서요.” 

“예?!” 

깜짝 놀라는 외숙모님, 숙모님이 눈을 크게 뜨시더니, 크게 반색하시며 대답하셨다. 

“어머! 설마?” 

그녀의 질문에 조금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니, 어머나 욕심도 많으시지.”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시는 외숙모님. 

그녀가 활짝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갑자기 우리 유화를 첩으로 달라고 할 줄이야. 뛰어난 머리와 함께 간도 크군요. 좋습니다.” 

‘아니, 그쪽 하프 말고 이쪽 하프인데요···.’ 

몸 쓰는 데 자신 있는 팽가라서 그런지, 은혜도 몸(?)으로 갚으려는 생각으로 가득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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