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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환(回生丸) (158/344)

회생환(回生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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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게 바른 설탕물로 인해 천천히 캐러멜의 색처럼 반짝이는 갈색으로 변하는 돼지의 껍질. 

-팅팅 

‘거의 다 되어가나?’ 

칼끝으로 돼지의 껍질을 살살 두드리자, 얇고 단단한 무엇인가가 두드려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치 작은 도자기 술잔을 젓가락으로 두드리는 소리 같은 맑은소리. 

카오루주는 고기의 맛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은 누가 뭐래도 이 껍질. 

얇고 과자처럼 바스러지는 돼지의 껍질을 씹으며 첫 번째로 놀라고, 안에 풍부한 지방에 두 번, 그리고 육즙이 흘러내는 고기를 먹으며 세 번째로 놀라게 되는 요리. 

돼지의 껍질이 칼끝과 부딪혀 나는 소리에 팽유성이 놀란 음성으로 외쳤다. 

“오! 어찌 돼지고기에서 이런 소리가!?” 

보통 그냥 고기를 구우면 가죽이 바삭해지기는 하지만, 설탕물을 입혀 은근한 불에서 이리 오래 굽지 않으면, 바삭함보다는 질긴 식감만 남는 경우가 많으니. 

여간해서는 이런 소리는 들을 수 없는 법. 

어느 정도 완성된 것으로 보여 돼지를 돌리는 넷을 향해 이야기했다. 

“거의 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다들 힘을 냅시다.” 

“예, 식룡.” 

“알겠어요. 노공.” 

그렇게 열심히 돼지를 구워갈 때 외숙모님께서 궁금하셨는지 요리하는 우리를 보러 오셨다. 

그리고 세 마리 돼지가 구워지는 압도적인 모습에 놀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어머나, 이렇게 통으로 굽는 요리라니, 호쾌합니다. 팽가에 잘 어울리는 요리가 아닐 수 없군요.” 

‘역시 제 생각도 그랬습니다. 외숙모님. 바바리안은 무조건 통이니까요.’ 

바바리안이 깨작깨작 스테이크를 썬다고 해봐라 그게 얼마나 우스운가? 

바바리안은 원래 무조건 통으로 구워서 먹는 것. 

팽가도 중원 바바리안이니 통이 맞았다.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요리는 언제쯤 준비가 될까요?” 

“아, 외숙모님 마침 거의 끝나갑니다.” 

“저녁 식사 준비도 거의 끝난 듯하니, 그럼 식사 장소에서 뵙지요. 이제 저도 독왕 어르신의 생신 잔치에서 화려한 실력을 뽐냈다던, 식룡의 요리를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군요.” 

팽가의 가주와 팽유성이 이야기를 어찌 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기대감 가득한 외숙모님의 얼굴. 

우리가 돼지를 굽는 사이 준비한 저녁을 하인들이 안쪽으로 가지고 들어가기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팽유성의 카오루주를 도마 위로 올렸다. 

그리고 다리를 묶었던 끈과 대나무를 끊어내고 도마 위에 엎드린 돼지를 향해 칼질을 시작했다. 

-탕! 탕! 탕탕! 

-바스락···. 아자작! 

채도를 도끼처럼 내리쳐 껍질과 고기, 뼈를 동시에 썰어냈다. 

새끼 돼지는 뼈가 연하기에 이렇게 요리를 끝내고 채도를 도끼처럼 내리치면, 이렇게 껍질과 고기 뼈가 동시에 썰어진다. 

-탕! 

-바스락! 

그렇게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돼지를 썰어내자, 내가 돼지를 자르는 것을 몰려들어 구경하는 넷. 

껍질이 맑은 소리를 내며 쪼개지고, 육즙이 튀어 육림(肉林)이 펼쳐지는 모습을 다들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내 칼질에 정신을 뺏긴 넷이 멍하니 돼지고기가 잘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 사소한 이변이 일어났다. 

고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 하나처럼, 칼이 내리쳐질 때 쪼개져 튀어 오른 제법 큰 돼지의 껍질 조각이 팽유성의 앞으로 날아들었던 것. 

-후웅 

그러자 때아닌 무공이 셋에게서 펼쳐졌다. 

팽유성이 호쾌한 손동작으로 날아드는 조각을 재빨리 잡아채려 하자, 뻗어지는 팽유화의 일 권. 

-퍽 

설마 먹을 것 가지고 턱까지 후려칠 줄 몰랐던 팽유성이 턱을 얻어맞고 뒤로 한걸음 물러서자, 무서운 표정으로 돼지 껍질을 잡아채려던 팽유화. 

‘아, 부끄러운 표정이었지?’ 

그러나 최후의 승리자는 놀랍게도 영영이였다. 

팽가가 도법이나 장법은 몰라도 날렵함과 정교함에서는 당가의 조법을 당할 길이 없었던 것. 

뱀처럼 손을 놀려 팽유화의 손을 휘감으며 손을 뻗은 영영이가, 팽유화가 돼지 껍질을 잡아채기 직전, 돼지 껍질을 가로챈 것이었다. 

-탓! 

그렇게 영영이의 손끝에 붙잡힌 반짝이는 돼지 껍질. 

-바스락 

그것이 영영이의 손끝에서 반으로 나누어지더니, 반은 영영이의 입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반은 아내의 입속으로 재빨리 넣어졌다. 

-아작. 아자작 

곧이어 들리는 껍질 깨무는 소리. 

그리고 먹으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불량 식품을 먹은 것처럼 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와! 취(脆 바삭바삭해)!” 

“취! 마, 맛있어요!” 

승자에 기쁨에 취한 영영이와 실망한 팽가의 둘. 

“아니, 맛을 보고 싶으면 말들을 할 것이지···.” 

참 쓸데없는데 무공 낭비한다 싶다고 생각하며, 자른 카오루주의 조각을 넷에게 하나씩 쥐여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넷의 입에서 동시에 한마디가 터져 나왔다. 

“취(脆)!” 

“취(脆)!” 

“취(脆)!” 

“취(脆)!” 

*** 

요리가 완성되었으면 이제 맛을 보아야 할 때. 

두 마리는 잘라 팽가의 식솔들에게 나누어주고, 한 마리는 자르지 않고 가장 예쁘게 모양을 잡아 큰 접시에 올려 안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이미 우리가 왔다고 다양한 요리들이 준비되어있었으나 중앙 가장 넓은 자리는 비워진 상태. 

그 비워진 곳에 압도적 위용을 자랑하는 카오루주가 자리를 잡았다. 

구릿빛으로 구워져 번들거리는 기름을 땀처럼 흘리는 카오루주의 압도적 존재감. 

저녁 식사 시간이라 제일 상석에 자리를 잡고 있던 팽가의 가주가 그것을 보자 침을 꿀꺽 삼키며 물어왔다. 

“시, 식룡. 이, 이것이 무슨 요리인가?” 

“카오루주 (烤乳猪 고유저) 라고 합니다.” 

“오오, 새끼돼지 구이라. 그런데 이걸 어찌 먹는 것인가? 그냥 뜯어먹으면 되나?” 

뭘 하기 전에 팔을 걷어붙이는 것은 이 집안 내력인지 팽가의 가주는 재빨리 팔뚝을 걷으며 앞으로 나셨다. 

그러나 그냥 두면 혼자 한자리에서 다 뜯을지도 모르니 그대로 둘수는 없는 법.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잘라 드릴 테니, 맛을 보시겠습니까?” 

“그래그래! 어서 줘보게.” 

돼지를 식탁 가운데서 꺼내 아까와 같이 똑같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자른 모습 그대로 접시에 올려 식탁 가운데로 밀어 넣자 잽싸게 움직이는 팽가의 가주. 

그는 벌떡 일어서 젓가락으로 큼지막한 고기 한 첨을 집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와자작 

껍질 바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의 입꼬리에서 흘러나온 돼지의 풍부한 기름기. 

그 기름기가 그의 수염을 타고 식탁으로 한 방울 톡 하고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그가 곧 큰소리로 외쳤다. 

“팅호아! (아주 좋군. 挺好啊. 정호아)!” 

왜 전생에서 가끔 중원 관련 개그칠 때 단골로 나오는 단어인 띵호와는 아주 좋다는 뜻. 

그 단어가 팽가의 가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외숙모님께서도 고기를 한 첨 입으로 가져가시더니, 놀란 목소리로 외치셨다. 

“이렇게 바삭하고 이렇게 기름기가 많다니! 더군다나 어떻게 이렇게 아무 냄새가 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 심지어 맵지도 않다니!” 

다양한 소감을 한 번에 쏟아내시는 외숙모님. 

바삭하고 기름기가 많다고 좋아하는 것은, 이 시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위와 식감이 바삭한 것과 지방이기 때문. 

송대 강남이 개발되고 풍부해진 식생활로 튀김 요리가 중원 요리의 중심이 되는 시기이고, 이 시대 사람들이 고기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지방으로 치기 때문인 것이었다. 

그러니 카오루주가 맛있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이 시대 고기 요리의 단점을 극복한 요리니, 더욱 마음에 드실 터. 

“마음에 드십니까?” 

“마음에 들다마다요! 가주님은 어떠신가요?” 

“마음에 들다마다! 돼지고기가 이런 맛있었나? 아니, 그 비싼 양고기도 이리 맛있지는 않았는데, 이 풍부한 기름기와 진한 맛. 내가 그동안 먹은 돼지고기는 분명 안 이랬는데? 양고기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두 분이 놀라는 이유는 단지 구웠을 뿐인 단순한 카오루주에서 돼지고기 잡내가 나지 않고 맵지 않기 때문. 

이 시대의 고기 요리란 대부분 매운 것이 특징이다. 

양이나 돼지들이 가지는 잡내를 잡기 위해 화초와 향신료를 잔뜩 넣고 요리하는 것이 기본적이 조리 방법이기 때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전생에는 양을 태어난 후, 개월 수로 나눠 철저하게 관리했는데, 그것은 전부 양의 냄새 때문이다. 

양은 자라면서 몸에 지방을 축적하게 되고, 그 지방 안에는 카프릴산과 펠라르곤산이 천천히 쌓이게 되어 특유의 냄새를 풍기게 되니, 개월 수로 나눠서 관리하는 것. 

전생에서 다 자란 양을 부르는 머튼(mutton) 이라는 단어는 일 년 육 개월 이상 된 양을 가리키는 것이고 램(lamb)은 1년 미만의 어린 양을 뜻하는데, 다 자란 양인 머튼에서는 상당한 냄새가 나는 편이다. 

그 냄새는 뭐랄까? 

진하게 묵힌 암내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때문에 다 자란 양의 고기는 생각보다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육류인 것이다. 

이것은 돼지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특히 거세하지 않은 수컷 돼지에서 나는 냄새를 웅취(雄臭)라고 하는데, 수컷 호르몬인 안드로스테논과 돼지의 위에서 생성되는 스카톨이 만나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 

그러니 무조건 양을 크게 키워서 잡아먹고, 거세 따윈 하지 않는 이 시대에는 양고기나 돼지고기에는 잡내가 날 수밖에 없고, 이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서 향신료와 함께 혀를 마비시키기 위해서 화초를 때려 넣어 조리하는 것이다. 

송 시대 사람들이 그렇게나 환장하는 요리인 이 시대 양고기 요리의 대표주자인 연양을, 푹 삶아 수저로 떠먹어도 될 만큼 부드럽게 만들어 먹는 이유도, 부드러움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도축되는 양은 머튼 보다 훨씬 오래된 양이고, 그 냄새를 제거하려니 화초와 향신료를 잔뜩 때려 넣어 오래 삶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나기 때문. 

그러니 향신료나 매운맛에 절여지지 않고, 진하고 풍부한 지방과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요리인 카오루주는 맛이 있을 수밖에 없는 요리인 것이었다. 

“팅호와!” 

“팅호와!” 

가주와 외숙모님의 입에서 연신 좋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 

식사가 끝나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외숙모님께서 다시금 물어오셨다.

“이리 맛있는 요리도 해주시고, 팽가에 맛있는 요리비법도 전해주었으니, 따로 혹시 바라는 게 있나요? 영영이 문제야 우리가 당연히 해줘야 하는 것이니, 바라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세요.” 

“오, 그래 식룡. 영영이 문제는 뭔지 모르겠지만, 이리 맛있는 요리비법을 우리 가문에 알려주었으니 바라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게. 이 팽무환이 무엇이든 들어주겠네.” 

영영이 때문에 점수도 따야 했지만, 일단 우리가 팽가를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북해빙궁에 대한 소문 때문. 

마침 적절한 분위기인 것 같기에 조심스레 물었다. 

팽가가 월남할 때 북해빙궁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는데, 그 정보를 달라는 것이니, 잘못하면 이게 은인을 팔아먹으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 

특히나 팽가같이 단순한 애들은 이런 것에 아주 예민한 편. 

“어르신 부탁이 한 가지 있긴 한데, 괜찮을까요?” 

“어허, 무슨 이야기인데 이리 뜸을 들이나 무조건 들어줄 테니 이야기해보게.”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팽가가 남으로 내려올 때 북해빙궁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어서 말입니다. 혹 북해빙궁에 대해 아는 것을 좀 들을 수 있을까요?” 

내 질문에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던 팽가의 사람들의 표정이 다들 한순간 얼어붙었다. 

그리고,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팽가의 가주인 팽무환이 되물었다. 

“자네, 그건 어디서 들었나!?” 

-뿌드득. 

눈을 부라리며 다그치는 팽가의 가주. 

그러자 고모님의 팽가의 가주를 진정시키듯 그를 붙들며 말씀하셨다.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화부터 내지 말고 연유를 물으시라고.” 

“그, 그래. 자네도 복수를 위해 찾는 건가?” 

그의 물음에 영영이를 바라보고, 눈짓하자 영영이가 팽유성과 팽유화를 끌고 식사하는 곳 밖으로 끌고 나갔다. 

“저희는 잠시 자리를 비우죠.” 

“응? 그래야 하느냐?” 

“예, 어서.” 

“알겠구나. 영영아.” 

그렇게 영영이가 둘을 끌고 사라지자 둘을 향해 우리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조금 신파극을 담아서 말이다. 

“실은 제 처가 북해빙궁의 핏줄입니다. 그러나 태어나서 한 번도 어머니를 뵙지 못한 상태. 핏줄을 찾고자 하는 것은 천륜. 그 핏줄을 찾고자 하는 그리움이 사무쳐 어머니를 찾고자 하는 것일 뿐. 저희는 복수나 이런 것은 알지 못합니다. 어르신.” 

“아! 그래서 청이의 눈이!” 

“제갈가주가 밖에서 낳아 온 아이라고만 하더니. 그런 일이···.” 

내 설명에 안타까운 얼굴이 된 둘. 

가주가 조심스레 우리에게 설명했다. 

“사정이 안타깝고 내 알려주고 싶지만, 그분께 도움을 받으며 맹세한 상태. 사내 대장부터 쉽게 맹세를 어길 수 없으니. 미안하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안되네.” 

“가주, 그분과 맹세할 때는 나쁜 자들에게 알려질까 그런 것이지, 이건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지 마시고···.” 

“부인, 내 다른 것은 몰라도 사나이의 맹세를 했는데 어찌 쉬이 어기겠소.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절대 안 돼요.” 

“정말 안됩니까?” 

“미안하네. 식룡.” 

고집불통 요지부동. 

단순하다는 건 반대로 충성도가 높다는 이야기. 

메인 퀘스트가 이상한 곳에서 막혀버린 상황. 

어찌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데 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가주 왜 쓸데없는 고집을 피우세요! 오늘 밤에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을 것 같군요!” 

“어허, 그래도. 저, 절대 안 되오!” 

‘그렇지!’ 

둘의 대화에 밖을 향해 소리쳤다. 

“영영아, 내 급을 가지고 와 주겠느냐?” 

“급을요? 잠시만요!” 

내 부탁과 함께 영영이가 달려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금세 급을 가지고 들어온 영영이. 

나는 급에서 얼른 고급스러운 목함을 꺼내 그 뚜껑을 열었다. 

청아한 향이 뿜어져 나오는 목함 안에는 작은 목함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모습이었는데, 나는 그중 두 개를 꺼내 들고 아직도 티격태격하는 둘의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 

“팽 가주님, 정말 절대 안 되겠습니까?” 

“미안하네. 식룡.” 

-탕! 

그의 거절과 함께 외숙모님의 앞으로 올려진 작은 목함(木函). 

“이것이 무엇인가요?” 

“선물입니다. 외숙모님.” 

“예? 선물? 갑자기 웬 선물을?”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오시는 외숙모님. 

외숙모님을 향해 목함에 내용물을 설명했다. 

“이게 그 뭐랄까···. 장의문의 양왕께서 직접 한 알, 한 알 만드신. 크흠. 밤에 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되는···.” 

“서, 설마! 이것은 회생환(回生丸)!?” 

‘설마 이게 이름도 있었나? 누가 들으면 죽은 사람 살리는 약인 줄 알겠어.’ 

외숙모님의 입이 떡 벌어지며 나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옆에 팽 가주를 바라보자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 

그를 향해 다시 물었다. 

“정녕 안 되겠습니까? 팽 가주?” 

“이, 이 사람 안되는 것은 안 된다고··· 내가···.” 

-탕! 

그가 거절의 운을 띄우자 하나 더 위로 올려진 회생환. 

그러자 팽 가주가 기겁하고 달려 나와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어허! 이 사람 내, 내가 언제 안 된다고 했나! 안되는 것은 안 되지만, 천륜을 막으면 쓰나. 이런 귀한 것은, 다시 넣어두게. 어허! 이 사람 참!” 

목에 들어오는 칼보다 더 무서운 그것은 외숙모님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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