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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꽌 (216/344)

호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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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깍. 

자신도 모르게 침이 삼켜지고 미미의 관자놀이에서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대, 대단한 고, 고수!’ 

목소리로 보아 그리 나이가 많은 여자도 아닌 것 같은데, 미미의 목덜미를 움켜쥔 여자는 생각보다 대단한 고수 같았다. 

아무리 낭군님 때문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지만, 자기의 감각을 벗어나 자기의 목덜미를 움켜쥐다니. 

망할 늙은이를 향한 욕설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망할 늙은이! 뭐가 중원 제일이라고!’ 

은신술에 능한 자는 반대로 추적술에도 능하고, 추적술에 능하다는 것은 기감(氣感)이 뛰어나다는 말. 

늙은이가 자신에게 무공(?)을 가장한 도둑들을 가르치면서 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거짓말이 분명했다. 

망할 늙은이의 말로는 미미가 중원에서 제일가는 은신술과 추적술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상태였었다고 해도 그렇지, 여자가 너무나도 손쉽게 자신의 뒤를 잡았기 때문이었다. 

저런 젊은 여자가 팔 왕급 고수라면 가능한 일이겠으나, 저렇게 젊은데 저 여자가 팔 왕급 고수도 아닐 것이고, 투왕이 되고 처음 만난 고수가 운도 지지리 없게 팔 왕급 고수일 리도 없으니, 분명 늙은이가 허풍을 친 것이리라. 

마음속으로 늙은이의 허풍에 분노할 때, 이어지는 여자의 질문. 

[자, 어서 말해보세요. 왜 저분을 쫓고 있었던 것이죠?] 

그와 함께 몸서리쳐질 만큼 시린 기운이 목덜미로 몰려들어 미미의 몸을 부르르 떨게 했다. 

하지만 바로 대답할 수 없었던 것은, 다른 어떤 이유도 아니었다. 

단지 부끄러웠기 때문.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낭군님 되실 분이라서 쫓아다녔다고 말하기 너무나도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뭐, 뭐라고 하지?’ 

머릿속 한편으로는 여자의 기세에 이러다 큰일 치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끄러운 사실을 토해내는 것은, 마치 마음이 발가벗겨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던 것. 

그러나 미미의 그런 고민은 역시나 상대방에게 오해를 낳을 뿐이었고, 상대방의 서늘한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흥! 역시 말을 못 하는군요. 손에 든 것은 독이려나?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세요. 도움을 받은 처지에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서 말이죠. 저승에 가면 전 북해빙궁주인 이 빙설화가 보냈다고 하세요.] 

‘부, 북해빙궁주(北海氷宮主)?’ 

자신을 북해빙궁주라 소개하는 여자의 목소리에 미미는 다시 한번 화들짝 놀랐다. 

북해빙궁주라면 미미도 익히 아는 인물. 

새외사천왕(塞外四天王)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북의 북해빙궁주(北海氷宮主). 

남의 남만야수궁주(南蠻野獸宮主) 

서의 서장포달랍궁주(西藏布達拉宮主). 

동의 해동장백궁주(海東長白宮主). 

넷 중 하나라는 소리. 

더군다나 지금 자신의 정체를 밝힌 것으로 보아, 자신의 목숨을 반드시 끊으려 하는 것 같은 모습. 

‘나 정말 운도 지지리 없는 년이었나 봐. 하필 처음 만난 고수가 북해빙궁주일 줄이야!’ 

늙은이가 팔왕급 고수만 조심하면 된다고 했는데, 하필 그 팔왕급 고수를 만났다는 사실에 울컥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부모 복도 없는 년이 운도 없어서, 현원 법사님께서 낭군님을 점지해줬는데, 말도 한마디 못 해보고 이대로 죽게 생겼으니까 말이다. 

이건 아니었다. 

혼례도 못 치르고 이 상태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던 것. 

돌멩이에 쥐어 터지며, 잘 씻지도 못하고 낭군님을 따른 이유는 무엇이었나? 

혼례! 

그런데 혼례도 못 치르고 여기서 이런 개죽음을 당한다고? 

절대로 그럴 수는 없었기에 미미는 급하게 부르짖었다. 

[자, 잠깐! 오, 오해입니다! 저, 저분께 해, 해를 끼치려 한 것이 아니라구요!] 

그러나 자기의 변명에도 목덜미를 파고드는 서늘한 기운. 

[대답을 주저하다가 제 정체를 듣자마자 대답하다니, 목숨이 두려워서인가요? 하지만 좀 늦은 것 같군요. 자 그럼!] 

밀려드는 냉기에 곧바로 눈이 까뒤집힐 것 같아지자 미미가 빽 하고 소리쳤다. 

[나, 낭!] 

[낭? 아! 선혈이 낭자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럼 더욱이 여기서 죽어줘야겠지요.] 

피식 웃으면서 이어서 기운을 집어넣는 여자. 

미미의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주르륵 흐르며 마지막 말이 흘러나왔다. 

[군!]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는 몰려들던 기운을 멈추게 하고 여자를 당황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렇게 미미의 마지막 말에 밀려들던 서늘한 기운이 멈추고. 

여자가 당황한 듯 되물었다. 

[에!? 나, 낭군? 뭐, 뭐라고요?] 

미미는 찬 기운에 흘러나오는 기침을 토하며 서럽게 말을 쏟아냈다. 

처음에는 부끄러웠는데, 한번 말이 터지니 멈추지 않았던 것. 

마치 둑이 터지듯 서러움의 감정이 콸콸 쏟아졌다. 

[켈륵! 켈륵! 나, 낭군님이라고요! 저, 저분의 여자가 되고 싶어서! 따라다닌 것뿐이라고요! 크흑···. 내가 무엇을 했다고! 어흑···. 개에게 쫓기고! 돌멩이에 처맞고! 뒈질 뻔하고! 그냥 혼례가 올리고 싶은 것뿐인데! 나 같은 년은 그것도 힘든가!? 정말 서러워서!]

그렇게 열변을 토해내자, 들려오는 당황한 목소리. 

[거, 거짓말을 하면 용서치 않겠어요!? 그, 손에 든 것은 도, 독이 아닌가요!?] 

‘저 여자는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독은 무슨 독!’ 

[추종향(追從香)! 그분께서 자, 자꾸 사라지셔서, 슬쩍 발라두려고 한 것뿐이라고요!] 

눈물을 훔치며 여자에게 병을 내밀자, 여자가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고는 다시 그것을 손끝에 떨어트려 보더니, 혼잣말하듯 말했다. 

[마, 맞는군요. 추, 추종향···.] 

[씨이···.] 

미미가 눈을 흘기며 전 북해빙궁주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를 바라보자, 그녀가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물었다. 

[크, 크흠. 하지만, 저분은 부인이 있다고 하, 하셨는데?] 

[있으면 어때요! 저는 가족도 집도 없는 몸이라! 첩이라도 괜찮단 말이에요!] 

첩도 괜찮다는 그녀의 말에 당황한 북해빙궁주. 

송에서 첩이란 여종과 부인의 사이 정도 되는 위치이니, 자기가 얼마나 진심인지를 느낀 모양이었다. 

그녀가 은근슬쩍 손을 거둬 뒷짐을 지고는 미안해하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크흠. 미,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지붕에 엎드려 숨어있기에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하, 하는 줄 알고.] 

[크흑. 부, 부끄러워서 죽어버리고 싶어!] 

그리고 지붕에 엎드려 부들부들 떨자, 북해빙궁주의 나직한 물음이 다시금 들려왔다. 

[그, 그런데 왜 뒤에서 쫓기만 하셨나요?] 

그 물음에 훌쩍대던 미미가 그대로 굳어 버리고, 잠시 후 고개를 들어 부끄러운 듯 대답했다. 

[나서기가 부, 부끄러워서···.] 

그 말에 북해빙궁주가 미미를 아주 한심한 눈동자로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쉬고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오해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잠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 정도는 해드릴 수 있는데.] 

[네?] 

[제가 크흠. 자랑은 아닌데, 중원에서 가장 똑똑한 남자도 손에 넣어봤던지라···. 뭐 정말 똑똑한지는 지금 와서는 조금 의심이 되긴 하지만···.] 

왠지 북해빙궁주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가 점점 줄어드는 목소리였고, 미미는 그 모습에 긴가민가하며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부끄러울 대로 부끄러워진 상태. 

왜 자신감 넘치다가 목소리가 줄어드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야기 정도야 들어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 

희주에서 이틀간 푹 쉬고 나선 길. 

우리의 여정은 이제 중원에서의 종착점 난주로 향했다. 

난주까지 가는 길에서는 역시나 병사들을 많이 마주할 수 있었는데, 은자 여섯 냥을 주고 산 것이나 마찬가지인 서찰은 꽤 좋은 능력을 발휘했다. 

보여주기만 하면 병사들이 우리를 무사통과시켜주었기 때문이었다. 

“실례했습니다. 어르신.” 

“어, 그래 수고들 하게.” 

그렇게 순탄했던 우리의 여행은 난주의 관도 옆에서 맞이한 첫 노숙 후. 

생각지도 않게 추리물로 바뀌어야 했다. 

생각지도 않은 사체 두 구가 우리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귀가 길고 긴 몸통을 늘어트린 모습. 

“토끼?” 

자고 일어난 우리 옆에 죽은 토끼 두 마리가 생각지 않게 놓여 있었던 것. 

그것도 누구도 아닌 내 옆에 토끼 두 마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산토끼였는데,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혹시나 영영이가 배가 고파 잡아다 둔 것이냐 물었지만, 영영이도 아니었다. 

“영영아, 혹시 네가 잡아다 둔 것이냐?” 

“아뇨? 가가. 웬 토끼에요?” 

“글쎄 나도 모르겠구나. 자고 일어나보니 옆에 있더구나.” 

“소소야 너니?” 

“저도 아닌데요?” 

“청이는 당연히 아닐 테고?” 

영영이가 소소에게도 물었지만, 그녀도 아니었고, 아내는 잡았다면 토끼가 저리 성한 모습일 리가 없었다. 

아내가 잡았다면 로드킬당한, 그러니까 토끼였던 것이나 토끼 포 같은 모습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다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고, 그와중에 소소가 혹시나 덕구가 잡은 것은 아니냐고 물어왔다. 

“은공, 혹시 덕구가 잡아 온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그 소리에 아내가 덕구를 바라보며 물었지만. 

“덕구, 혹시 덕구가 잡아 왔나요?” 

“월!” 

제가 잡아 왔다는 것인지 아니면 안 잡아 왔다는 것인지 모를 대답. 

귀신도 아니고 우리 넷도 아니면 말 못하는 덕구밖에 없기에 영영이와 소소, 아내는 일단 덕구를 칭찬했다. 

덕구도 아니면 귀신인데, 귀신보다야 덕구가 잡아 온 것으로 믿는 것이 좋으니까. 

“덕구, 잘했어요. 이렇게 먹을 것도 잡아 오고. 아주 장합니다.” 

“덕구야 잘했어!” 

“덕구 아주 칭찬해요.” 

그리고 뭐 일단 놓인 토끼니, 토끼는 그냥 저녁에 향신료를 뿌려 그냥 구워 먹기로 했다. 

“이건 그럼 이따가 저녁에 노숙할 때 구워 먹읍시다.” 

“알겠습니다. 노공.” 

“좋아요. 가가!” 

그렇게 이날 저녁은 관도에 붙은 물가에 조금 일찍 자리를 잡았다. 

오늘 만들 요리는 고토(烤兔 카오투). 

웍에 불을 피워 끓는 물에 토끼를 담가 털을 뽑고, 내장을 꺼내 손질한 후. 

불피운 숯불에 은근히 구워 먹는 요리. 

해가 지기 전에 재빨리 토끼를 손질하고 토끼를 나무에 꿰어 숯불에 굽기 시작했다. 

토끼에 겉에 바른 가루는 생강、계피、팔각、후추와 말린 귤껍질 가루. 

-칙. 칙칙. 

나무에 꿰인 토끼에서 육즙이 떨어져 내리며 솟아오르는 불길. 

거기에서 다섯 가지 향신료로 버무려진 토끼고기의 은은한 향이 고소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덕구는 이미 내 옆에서 탈수증상이 올 것처럼 침을 흘리는 상태. 

카오투는 돼지 통구이인 카오루주나, 오리구이인 카오야처럼 가죽과 함께 구워 먹는 요리인데, 고기를 손으로 잡아 뜯으면 길게 찢기는 게 특징인 요리. 

전생의 중원 야시장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요리인 것이다. 

그렇게 고소한 향을 풍기며 한참 토끼를 굽고 있는데, 영영이가 입맛을 다시며 물어왔다. 

“가가, 토끼는 이렇게 구워 먹으면 맛있나요?” 

“토끼도 다양한 요리로 만들 수 있지.” 

영영이의 물음에 지나가는 토끼 요리 레시피들. 

전생이라면 토끼로 제일 유명한 곳은 영영이의 고향인 사천이다. 

토끼는 초식 동물이라 아무래도 잡내가 많이 나는 짐승 중 하나인데, 그런 이유로 매운맛과 향신료를 이용해 토끼의 잡내를 감추기가 쉬운 사천에서 발달한 요리. 

때문에 사천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 중 하나가 바로 토끼고기 요리인 것이다. 

그리고 사천의 다양한 토끼 요리 중에 가장 유명한 요리는 그 무엇도 아닌 토끼 머리 요리. 

마라토두(麻辣兔头). 

양손으로 토끼 머리를 잡고 토끼 머리는 반으로 나눠 두개골을 열어 뇌와 혀를 꺼내먹는 요리인데, 토끼 뇌의 부드러움과 담백함, 그리고 혀의 쫄깃함과 매운맛을 즐기는 요리라 할 수 있다. 

중원인들이 두부에 왜 뇌수처럼 부드럽다는 의미를 붙여주었냐 하면, 중원인들이 즐기는 짐승의 부위 중 하나가 짐숭의 뇌수 부분이기 때문. 

돼지, 소, 오리, 토끼, 원숭이 할 것 없이 뇌수를 즐기는 것. 

영영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카오투가 완성되었고, 오늘은 토끼가 두 마리니 가장 맛있고 귀한 부분은 우리 덕구에게 양보하기로 하고, 토끼를 사 등분 해 각자 한 덩이씩 나눴다. 

-찌익. 

영영이가 기름이 좔좔 흐르는 토끼의 뒷다리 부분을 물어뜯으며 턱을 돌리자, 토끼고기에서 흘러나오는 고깃결 찢어지는 소리. 

그리고 영영이의 턱으로 토끼 기름이 뚝뚝 떨어졌다. 

“하오. 맛나! 얌얌. 어쩜 이리 맛이 난담.” 

이어서 아내와 소소도 영영이와 비슷한 모습으로 맛을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맛있습니다. 노공.” 

“그래요. 은공. 토끼는 저도 여러 번 잡아먹어 봤는데 냄새가 좀 나기 마련인데 이것은 정말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아서 좋습니다.” 

길을 서두르느라 사냥할 시간이 없어, 죽이나 육포 넣은 죽으로 한동안 지내서 그런지 즐거워하는 셋. 

뭐 이틀은 의주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지만, 오래간만에 내가 구워주는 토끼고기 요리가 다들 맘에 드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셋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도 내 몫을 먹으려는데, 불현듯 드는 생각. 

‘아, 이거 고수레 좀 해야 하나?’ 

아무래도 밤에 덕구가 잡아 왔을 것 같지는 않기에, 내 토끼고기의 절반을 잘라 나뭇잎에 올린 후 한쪽 수풀 근처 바위에 놓아두었다. 

“노공, 그것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요?” 

“아무래도 덕구가 잡아 온 것은 아닌 것 같아. 누군지 모르는 분에게 감사하는 의미에서 놓아둔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도.” 

“저도요.” 

“저도 하겠습니다. 은공.” 

그렇게 토끼 반 마리 분이 다시 모이고, 관도 한편, 봄바람을 맞으며 우리의 토끼고기 식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영문 모를 사냥감이 우리 근처에 또 놓여 있었다. 

이번에는 꿩 세 마리. 

겨울을 나느라 살이 좀 마르긴 했지만, 우리 넷이 매우 맛있게 먹을 꿩 세 마리가 자고 일어난 우리 근처에 놓였던 것. 

‘진짜 누가 호랑이를 도와주기라도 했나?’ 

원래 이렇게 자고 일어나면 사냥감이 근처에 놓이는 것은, 호랑이를 구해주고 형님, 아우 사이가 된. 

그러니까 호꽌. 

호랑이와 꽌시를 먹었을 때나 가능한 것. 

자꾸 일어나는 이상한 일에 당황함도 들었지만, 호랑이 꽌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계 꽌시는 거의 평정했으니까, 말하는 호랑이 형님쯤 하나 모셔도 나쁘지 않은 것. 

‘근데, 진짜 농담 아니고 뭐냐?’ 

호랑이 형님을 찾았지만, 그것은 그냥 우스갯소리고. 마음 한편으로는 뜻 모를 호의에 불안감이 솟아올랐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말이다. 

있으니까 먹긴 먹는데, 왠지 비싼 값을 치를 것같은 느낌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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