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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236/34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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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마자 아주 상쾌한 기분이 밀려들었다. 

일 년 묵은, 내 안의 모든 근심과 불안, 걱정과 네거티브한 감정, 그런 모든 마구니(魔仇尼)가 싹 사라진 느낌. 

성녀를 통해 정화 받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어제의 청운이는 이제 없었다. 

오늘의 청운이는 새로 태어난 청운이. 

어제까지 타락한 기사였던 나는 이제 성기사로 거듭난 사나이. 

중원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던가? 

봄의 황사가 날아오는 하늘임에도 태양은 어제보다 더 밝았으며, 공기는 어제보다 더 상쾌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오늘 아주 관대하고 자비로운 사람.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나를 어둠에서 건져준 성녀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옆자리를 살폈다. 

나를 어둠에서 건져준 그녀에게 오늘도 아침부터 은혜를 갚고 싶었기 때문. 

그러나 옆자리에 그녀는 없었다. 

창밖을 보니 이미 날이 활짝 밝은 상태, 아마도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일단 머리맡에 놓여 있던 옷을 입고 침상 아래로 내려섰다. 

그러자 찾아오는 무릎의 탈력감. 

-휘청. 

‘어제 너무 무리했나···.’ 

의도한 것은 아닌데 개 다리 춤이 절로 나왔다. 

어젯밤 일 년 동안 참은 한 남자의 모든 것이 터져 나왔기 때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정도에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법. 

근처에 놓여 있는 물로 세안을 하고,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식은 주전자에서 찻물은 얼른 따라 마시고 식당 쪽으로 향했다. 

식당 문턱을 넘는데 다시 무릎이 휘청거렸지만, 어떻게든 문턱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자 거기에는 다섯의 여인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섯은 그 누구도 아닌, 장모님을 비롯한 아내와, 미미, 소소, 영영이. 

얼른 장모님을 향해 우렁차게 인사했다. 

“장모님! 기침(起枕)하셨습니까?” 

내가 이렇게 장모님을 향해 우렁차게 인사하는 것은, 장모님이 만드신 프로그램의 첫 체험이 말할 수 없이 완벽하고 황홀했기 때문이었다. 

중독성 강한 아내는 새벽까지 세이브와 로드를 반복할만한 명작(名作)이었으니까. 

버그 하나 없이 완벽하게 짜인 코딩으로 인한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중독감. 

만약 그것이 게임이라면 나는 게임 폐인 확정이었다. 

이래서 와이프가 예쁘면 처가 말뚝에다 대고 절한다는 말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갈세가? 어리석은 생각이었어. 무림의 최고는 누가 뭐래도 북해빙궁이다!’ 

나는 이제 어리석은 제갈빠는 그만두고 영원히 북해빙궁빠로 전향하기로 했다. 

아무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서 장모님의 뒷모습에 공손히 인사를 하자, 뒤를 돌아보시는 장모님. 

접대용 미소를 떠올리고 장모님을 맞았으나, 장모님의 모습을 대면한 순간 잠깐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무, 무슨···.’ 

글리터링 화장을 한 것같이 보이는 장모님의 피부. 

장모님의 피부는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것처럼 은은한 광택을 흘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차가운 인상에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피부는, 장모님에게서 뭔가 요사스러운 분위기가 흘러나오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 모습에 당황할 때 들려오는 물음. 

“어머, 우리 사위님. 어제 초야(初夜)는 잘 치렀나요?” 

장모님의 질문은 아주 밝은 목소리였다. 

다만 이렇게 대놓고 물어보실 줄 몰랐기에 머리를 긁으며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 하하···. 예, 뭐···.” 

그런 돌직구에 활화산같이 타오르는 아내와 다른 셋. 

첫날밤은 아내가 치렀는데 다른 셋도 감정 공유하기도 하는지, 무척이나 부끄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에서 장모님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어제 고마웠어요. 사위님. 당연히 다 사위님이 신경 쓰신 것이겠죠? 우리 천은 그런 부분에서는 좀 뭐랄까 눈치가 없달까요? 뭐 그래서···. 그래도 제법 용기를 냈으니, 제 마음이 많이 풀렸어요. 부끄러워서 전음으로 속삭이다니···. 후후.” 

눈치 빠른 장모님은 장인의 어설픈 사과가 다 내 코치에 의한 것임을 간파하고 계셨다. 

그리고 장인에 대한 대우는 무기물인 어떤 것에서, 우리 천이라는 애정 어린 대상으로 업그레이드되어있었다. 

일은 잘 풀린 것 같지만 장인이 보이지 않기에 일단 슬쩍 장인에 관해 물었다. 

“장모님, 그···. 그나저나 장인께서는?” 

그러자 장모가 자기 번들거리는 볼을 손등으로 문지르고는 조금 부끄럽다는 듯 대답했다. 

“어젯밤에 좀 무리했는지, 잠이 깊이 들었네요? 좀 더 자게 두려고요. 아! 사위님. 혹시 몸을 보(保)하는 요리는 없을까요?” 

역시 서양분이라 그러신지 거침없는 화법. 

잠시 나조차 당황했지만, 얼른 대답했다. 

“예, 무, 물론 있지요. 제가 오늘 준비하겠습니다.” 

“그럼 사위님만 믿을게요?” 

장모님이 처음으로 부탁하셨으니, 이따 장인을 위한 보양식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뭐 장인의 상태야 뻔했다. 

잠이 깊이 들었다는 말과 스펀지같이 뭔가를 쫙 빨아들인 것같은 장모의 상태를 보아 장인의 모습은 안 봐도 뻔했으니까. 

어제 회생환까지 드시고 몸 안에 남은 한 가닥 진기까지 모두 빨리고 깊이 잠드신 느낌. 

장인은 최소 중원의 미라인 목내이(木乃伊) 확정일 것이 뻔했던 것. 

‘아무리 이십 년 만이라지만, 적당히 하시지. 명복(冥福)을 빕니다.’ 

장인의 명복을 마음속으로 빌어주었다. 

그리고 일단 빈자리에 앉았다. 

뭐 중간에 조금 문제가 있긴 했지만, 어쨌든 장모님도 나도 행복해진 결과. 

이제 백미미에 대한 이야기를 결판내어야 할 때였기 때문. 

“투왕, 음···.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겠소?” 

투왕에게 말을 걸자 확 가라앉는 분위기.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듯 장모님께서 나서서 말씀하셨다. 

“사위님. 제가 셋과는 좀 전에 이야기했어요. 셋도 청이의 목숨을 구한 투왕의 부탁을 거절치 않기로 했고요.” 

“그, 그렇습니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내와 영영이, 소소도 어젯밤에 반대하는 기색은 없었고, 투왕의 부탁을 들어주자는 의견이었기에 예상은 했던바. 

장모님의 말씀이 계속되었다. 

“그래도 넷이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겠지요? 사위님의 대답은 아직 듣지 못한 상태인 것 같으니?” 

어제 대략 투왕에게 사정을 바로는, 장모님이 내가 먼저 대답하고 나면 영영이나 소소를 설득해 주겠다고 하신 것인데, 지금 상황이 꼬여서 앞뒤가 바뀐 상태. 

일단 기억이 안 나도 대답하긴 했으니,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 했다. 

“예, 장모님.” 

내 대답에 장모님이 미소를 남기고 처소 쪽으로 난 문으로 사라지셨다. 

“저는 우리 천이 잘 자는지 보러 가야겠네요.” 

그렇게 우리 다섯만 남게 되자, 어색한 분위기. 

투왕이 긴장되는지 덜덜 떨자, 영영이와 소소가 양쪽에서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투왕, 일단 먼저 사과하겠소.” 

일단 아내와의 약속대로 투왕에게 먼저 사과했다. 

이유야 어쨌든 얼빠져 중요한 그녀의 고백에 건성으로 대답했으니까. 

거기에 기억이 안 난다는 소리까지. 

그러자 투왕이 손으로 자기 치마를 꼭 움켜쥐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공자님.” 

아마 내가 투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니, 최악의 결과를 상정한 듯한 목소리였다. 

그러자 들려오는 영영이와 소소의 간청. 

“가가, 청이를 구한 언니의 공을 생각해주세요. 언니, 좋은 사람 같은데···.” 

“은공, 부디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세요.” 

아내가 손을 들어 둘을 진정시키기에 투왕을 바라보며 물었다. 

“제가 분명 아내의 목숨을 구해준다면. 어떠한 부탁이라도 들어준다고 대답한 걸 기억 하십니까?” 

“예, 무, 물론이에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 투왕.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그러면 소원은 정녕 그것입니까?” 

그러자 투왕이 치마를 말아쥔 양손을 더욱 꼭 쥐더니, 울먹이며 대답했다. 

“예, 부, 부디. 저를 첩도 좋으니, 공자님의 여인으로 삼아주세요.” 

“후···.” 

중원 최고의 점쟁이가 내가 천생연분이라고 했고, 나 아니면 다른 남자가 없다고 했으니, 투왕에게는 당연히 다른 선택지는 없을 터. 

생각해보면 아내의 목숨이 긴박해 너무 공수표를 날린 다 내 탓이었다. 

‘다음부터는 아무 소원에서 혼례는 빼야겠어.’ 

여기서 거절해봐야 약속도 안 지키는 나쁜 놈으로 낙인찍혀, 아내와 소소 영영이에 대한 평판도 동시 하락. 

어차피 뒤는 없었다. 

‘그래, 셋이나 넷이나. 어차피 이미 하나에서 벗어난 순간 정상은 아니었잖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그 모습에 놀라는 네 여자. 

“노, 노공.” 

“가가!” 

“은공.”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려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지만. 

여자들의 놀란 외침을 뒤로하고 뚜벅뚜벅 걸어 기둥 쪽으로 걸어가, 그 자리에서 의자를 밟고 올라섰다. 

그리고 휘청이는 다리를 진정시키고는 위에 붙은 종이를 잡아떼어 찢었다. 

-촤악. 

종이를 찢으며 돌아서 미미를 향해 말했다. 

“알겠소. 내 미미를 내 사람으로 받아들여 받은 청이를 살린 은혜를 평생 갚을 것이오. 하지만 반드시 약속해 주어야 할 게 있소.” 

내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는 듯하다가 약속을 지키라고 하자 놀란 얼굴로 미미가 물었다. 

“무, 무엇인가요?” 

그녀의 긴장된 얼굴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집은 이제 불교 금지요.” 

여난을 조심하라더니, 여자를 보내주는 사이비 종교와는 이제 이별이었다. 

아멘. 

*** 

사천당문 외당 소속 갑조 우두머리 묵호. 

그는 사천의 외곽에서 갑조 원들과 함께 밀명(密命)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의 밀명 사천당가에서 만든 춘약을 암거래하는 놈들의 꼬리를 잡는 것. 

요즘 사천의 외곽인 심우현에서 암암리에 당문의 춘약을 밀거래한다는 발고(發告)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춘약 자체는 독약도 아니고 이렇게 외당의 무사들이 나서 관리할 필요는 없다지만, 춘약 사고는 가끔 지체 높은 가문과 엮이니, 이렇게 미리 확인해두지 않으면 당문이 번거로울 일이 생기기에 확인을 나온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갑조 원들은 다들 당문의 무복을 평범한 옷으로 갈아입고, 춘약을 자주 거래한다는 발고가 들어온 요릿집 근처를 살피고 있을 때였다. 

근처에서 고소한 향기를 흘려내는 구운 꼬치의 냄새가 묵호를 유혹해, 일이 끝나면 저 꼬치는 꼭 사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 순간. 

어디선가 소저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언니, 어제는 아주 속상했죠?” 

“아니, 괜찮아요. 그래도 오해가 풀렸으니까요.” 

“언니는 너무 착하고 사람이 좋아서 탈이에요. 저 같으면 토라져서 가가의 얼굴을 한 삼백일쯤 보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뭐 며칠 못 참고 다시 보러 갔을 테지만. 헤헤.” 

“영영, 너무 솔직한걸요?” 

‘어디선 저리 고운 소저들이···. 심우현에 저리 고운 소저들이 있었나?’ 

미색이 고운 소저 셋이 시끄럽게 재잘거리며 지나가는 통에 잠시 묵호의 신경이 흐트러졌을 때였다. 

휘하 무사의 다급한 전음이 날아든 것은. 

[나, 나타났습니다!] 

묵호는 다급하게 날아든 전음에 얼른 정신을 집중해 요릿집 입구를 살폈다. 

그러나 아침부터 손님 없는 한가한 요릿집은, 좀 전과 마찬가지로 입구 안쪽에서 점소이가 조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내 그리 집중하라 일렀거늘!’ 

묵호는 잘못된 전음에 분노하며 휘하 무사에게 엄한 목소리로 전음을 날렸다. 

[이런 중차대한 일에 정신을 다른 데 팔고 있으면 어쩌자는 건가! 돌아가면 자네는 열흘 동안 마보(馬步)네!] 

그렇게 버럭 화를 내며 실수한 무사에게 엄하게 경고하자 다시금 들려오는 다급한 전음.

[그것이 아닙니다. 묵호 조장! 첫째, 첫째 아가씨가 나타났습니다!] 

[뭣!] 

묵호는 첫째 아가씨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첫째 아가씨라면 벌써 반년 넘게 집을 나가 소식이 없는 당문의 금지옥엽(金枝玉葉). 

독왕 어르신의 예쁨과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독접 당영영이라는 말이었으니까. 

병석에서 일어나자마자 독혈대의 대주 범진님을 회유해 부대주를 제압해 침상에 묶어두고, 당가의 은인이자 의남매인 식룡 류청운님을 따라 집을 나간 후, 연락이 없는 아가씨. 

남만야수궁에서 돌아온 범진 대주는 그로 인해 얼마나 고초를 겪었던가. 

독왕께서 직접 무공을 전수해준다는 핑계로 행해진 수많은 구타와 고난. 

그 때문에 요즘 당가의 분위기도 살벌했다. 

독왕 어르신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해주는 것이 아가씨인데, 아가씨가 없으니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당가의 분위기가 날카로웠던 것. 

제갈가주를 통해서 대충 어디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어 망정이지, 그도 아니었으면 독왕 어르신의 분노가 당가를 불태웠으리라. 

묵호는 그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고는 얼른 물었다. 

[어, 어디냐! 아가씨가 어디 계시더냐!?] 

그러자 들려오는 다급한 음성. 

[저, 저기 꼬칫집입니다. 묵호 조장!] 

묵호가 무사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아까부터 좋은 향을 흘리고 있던 꼬칫집을 살피자, 아까 스치듯 지나갔던 세 아가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양손에 든 꼬치가 입을 좌에서 우로 슬쩍 지나치는 순간, 고기가 사라지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아가씨가 자신들의 첫째 아가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 식탐과 생각 없는 웃음. 우리 아가씨가 확실하구만!’ 

저런 기행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분명 자기들의 아가씨인 독접 당영영. 

집을 나갈 때보다 조금 성숙해 보이시긴 했지만, 당가의 첫째 아가씨가 확실했다. 

묵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춘약을 거래하는 놈을 잡을지 아가씨를 쫓을지. 

그리고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춘약 따위가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어떤 놈인지 모르지만, 그따위 놈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첫째 아가씨. 

[다들 명을 내린다!] 

[알겠습니다, 조장.] 

[알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전음으로 다급하게 조원 셋을 모두 하나씩 부르자, 동시에 들려오는 대답. 

묵호가 셋에게 명령했다. 

[경공이 제일 빠른 번삼이 당가로 달려가 아가씨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급히 알리거라!] 

[알겠습니다. 조장.] 

[그리고 나머지는 아가씨를 쫓는다. 절대 우리가 쫓는 것을 들켜서는 안 된다! 또다시 도망치실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절대 바람을 등지지 마라! 아가씨의 코가 우리의 냄새를 맡으실 수도 있으니. 알겠느냐!] 

[예! 조장!] 

[멀리서 어디에 묵고 계신지만 확인하자꾸나.] 

묵호의 명령이 끝나자 무사 하나가 곧장 당가쪽으로 뛰어 사라졌고, 나머지 조원들은 은밀히 아가씨 주변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무사들이 자리를 잡은 모습을 확인한 묵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이미 꼬치 두 개를 다 먹은 아가씨가 함박웃음을 짓고 다시 꼬치 두 개를 더 받아드는 모습. 

그것을 본 묵호는 침을 꿀꺽 삼키며 생각했다. 

‘저 집은 맛있는 집이 확실하구만, 아가씨의 마음에 들 정도라니. 나중에 꼭 들려봐야겠어.’ 

냄새에 예민한 아가씨는 맛에도 아주 까다로운데, 아가씨가 저리 웃으며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니 저 꼬칫집은 맛있는 집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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