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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 (248/344)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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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단자(單子)와 첨자(帖子)를 써둔 제갈천이 아침 일찍 향한 곳은, 남만야수궁주의 딸이 묵는 처소. 

어제 그녀가 묵은 처소는 청이가 혼례를 치르기 전에 쓰던 처소였다. 

최대한 그녀를 아무에게도 보이지 말아야 했기에, 제갈가에서 가장 안쪽에 있으며 안전한 처소인 청이의 처소를 고른 것이었다. 

그렇게 가주전에서 후원을 지나 청이의 처소 근처에 이르자, 벌써 시끌벅적한 처소 앞. 

멀리서 온갖 짐승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월! 

-우끼끼! 

‘아니 왜 이렇게 시끄럽나? 조, 조용해야 하는데.’ 

이른 아침부터 들려오는 소란에 제갈천은 얼른 청이의 초소로 달려갔다. 

세가 밖에 여기 남만 야수궁 사람이 와 있다고 외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달려들어 간 청이의 처소 앞. 

어제는 보지 못한 누렇고 하얀 강아지 두 마리를 품에 안은 야수 궁주의 딸이 다른 짐승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배고프다고? 여긴 아침을 늦게 먹나? 좀 기다려 보자구. 은인인 청운이의 집인데 예의 없게 아침 빨리 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 

그녀가 안고 있는 강아지 중 왠지 누런 강아지 한 마리는 익숙한 느낌.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치부한 제갈천이 얼른 야수 궁주의 딸 쪽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그래, 어젯밤은 잘 주무셨소이까 소저?” 

“아! 어르신! 예, 살펴주신 덕분에.” 

자신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 궁주의 딸이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중원 예법이 서투르긴 한데, 아마도 어색하게나마 배운 느낌. 

제갈천은 그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전에 딸이 어릴 때 보여주었던 모습과 비슷했으니까. 

그리고 사위가 좀 미운 것이지, 생각해보면 저 아이도 사위의 달콤한 말에 속은 것일 뿐일 테니까. 

“그럼 다행입니다. 야수궁은 조식을 일찍 먹나 보군요. 얼른 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아, 이야기를 들으셨군요. 가, 감사합니다. 친구들이 배가 고프다고 해서. 헤헤.” 

짐승들에게 친구니 뭐니 하는게 잘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야수궁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 제갈천은 슬슬 본론을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지 빨리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은 것이니까. 

“그, 소저?” 

“예?” 

저기의 부름에 고개를 갸웃하는 궁주의 딸. 

그녀에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 제가 혹시 남만 야수궁에 혼담을 넣어도 되겠습니까?” 

“네? 혼담?” 

자기의 물음에 눈을 깜빡이는 야수 궁주의 딸.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그녀가 잠시 후 눈을 크게 부릅뜨고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제갈천과 자기를 손가락으로 번갈아 가리키며. 

“저랑요!?” 

-으르르릉! 

-우끼끼끼끼끼! 

그리고 동시에 개들과 원숭이가 사람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지, 이게 무슨 개소리냐 가만 안 두겠다는 그런 표정으로 제갈천을 포위했다. 

‘나, 나를 대체 뭐, 뭐로 보고!’ 

무척이나 억울하고 가슴이 답답한 상황. 

정말 사위 때문에 별일 다 겪는다 생각하며 제갈천이 두 눈을 지긋이 감았다 뜨며 대답했다.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 그럴 리가 있겠소. 처, 청운이와 소저의 혼담 말이오.” 

“네에!? 처, 청운이랑 저요? 저희 둘이요!?” 

아까보다 더 놀라는 목소리. 

갑작스러운 혼담 제안에 조금 당황한 느낌이었다. 

배 속에 아이가 있으면 당연한 일인데, 이상한 일이었다. 

‘왜 그러지?’ 

그리고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그녀가 조금 붉어진 볼로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처, 청운이가 그러자고 했나요? 분명 연락도 안 된다고···.” 

“어허, 이미 그런 사이가 되었으면, 중원에서는 원래 이런 중대한 문제는, 가문의 어른들이 다 처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청운이도 당연히 그럴 마음일 테고 말이요. 아니면···. 크흠! 그, 그럴 리도 없으니.” 

“저, 정말요? 청운이가? 그, 그런가?” 

“당연하오.” 

당연한 일임에도 거듭 되묻는 야수 궁주 딸의 질문에 조금 전 어이없었던 일도 잊고 제갈천은 조금 마음이 아파졌다. 

청이 때문에 사위가 그녀를 냉랭하게 대했던지, 아이가 생겼음에도 저리 확신이 없는 모습이었으니까. 

그리고 생각의 끝에 어떤 결론에 도달했다. 

‘아니지. 설마 청운이 이놈. 참지 못해 자신에게 호의가 있는 소저의 몸만 탐한 것은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남만야수궁주의 딸이 혼자서 제갈세가를 찾은 것부터, 배 속에 아이가 있음에도 확신 없는 모습, 거기에 은인이라는 말까지. 

아까 얼핏 은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녀가 사위를 은인이라 말하는 걸 보니, 사위 놈이 청이를 살린 신묘한 의술로 뭔가 도움을 준 것이 분명했고, 은혜를 입어 감사함 마음을 가진 소저의 마음을 이용해 몸을 유린한 것이 분명한 것. 

남만야수궁주도 그러니까 은인에게 화를 낼 수도 없어, 딸이 회임하자 청운이가 마음에 든다고 하고, 딸을 혼자 아이 아빠에게 조용히 보낸 것이리라.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 어찌 책임질 것인지를 조용히 물어보는 것이 분명했다. 

‘고모님 말씀을 듣길 망정이지 큰일 날뻔했구나. 야수 궁주가 얼마나 화가 나고 가슴이 아플꼬.’ 

제갈천은 최대한 그녀와 그녀 아버지의 마음을 위로하기로 작정했다. 

생각해보니 같은 딸을 가진 아비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고, 자신도 청이가 누군가의 아이를 배었다고 이야기한다면 미쳐버렸을지도 모르니까. 

‘내가 너무 내 딸만 생각했구나.’ 

제갈천은 생각을 정리해 혹시 나중에 소저의 아버지인 야수 궁주가 들었을 때 서운하지 않게 말을 잘 골라 되물었다. 

“그러니 둘의 마음의 결실이 생긴 것 아니겠소?” 

“마, 마음의 결실?” 

마음의 결실이라는 말에 자기 품에 있는 강아지 두 마리를 지긋이 내려다보는 야수 궁주의 딸. 

그녀가 가슴의 강아지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처, 청운이가 보고 싶어서 오긴 했는데···. 호, 혼담이라니.” 

이젠 아주 발그레하게 물든 야수 궁주 딸의 얼굴. 

제갈천이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내 야수궁의 풍습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마음의 결실은 둘이 같이 기르는 것이 보통 아니겠소?” 

“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아니, 맞는 말씀이긴 한데. 그, 그렇게까지 해야 하, 할까요?” 

“무슨 소리요! 당연히 그리해야지! 어찌 마음의 결실을 홀로 기른단 말이오!” 

제갈천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라는 야수 궁주의 딸. 

‘이, 이런 회임한 아이에게 내 실수했구나. 애가 놀라면 안 되지.’ 

“놀랬다면 미안하오. 혹시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소이까?” 

“아, 아니에요. 청운이는 그 개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알고 또 야수궁 사람과 다르게 또 똑똑하고, 그 생기기도 잘생겼고. 하지만 청운이에게는 청이가 있고···.” 

‘저런 마음도 곱지. 청이 걱정까지!’ 

제갈천은 홑몸도 아닌 자기 걱정이나 하면 되는데, 그 와중에 자기 딸인 청이 걱정까지 하는 그녀의 고운 마음씨에 감탄하며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혹시 야수궁은 중원처럼 아내가 있으면 다른 아내를 둘 수 없소?” 

“아, 아뇨. 야수궁은 강한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것처럼, 강한 남자라면 몇 명이라도 상관없긴 하지만···. 호, 혼담이라니 조금 다, 당황스럽긴 해요.” 

혼담이 당황스럽다는 말은 정식 혼담까지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말. 

청이가 있으니 첩실도 감사한다는. 그런 말이었다. 

그러나 야수궁주를 생각하면 안 될 말. 

이야기를 들어보니 야수궁은 부인이 여럿이라도 다들 정실의 지위를 가지는 모양이니, 중원에 머물 때만 그녀를 소처 정도로 대접하면 될 일. 

어제 써둔 서찰을 좀 수정하기로 하고 제갈천이 야수궁주의 딸에게 되물었다. 

“그러면 더 잘되지 않았소? 그러면 이리합시다. 소저가 야수궁으로 돌아갈 때 내 사람을 붙여 선물과 함께 소저의 아버지께 의향을 묻겠소. 그리고 그때 소저도 좋고 궁주께서도 좋다고 하시면 내 정식으로 혼담을 넣고 혼례를 서두르리다 어떻소?” 

제갈천의 물음에 야수 궁주의 딸이 가슴에 강아지를 살포시 끌어안으며,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 

숨겨둔 부인과 애가 있다는 제갈 장인의 모함. 

제갈 장인이 갑자기 사람을 몰아가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아니고, 장모한테 뒈질 것을 구해줬더니 이런 모함이라니. 

그뿐인가? 딸의 목숨도 구해주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지난 한 해를 중원 길바닥에서 보냈는데, 

아무리 딸바보라고 해도 이건 정말 선을 넘은 행동이었다.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억울했다. 

‘진짜 어디 아픈가?’ 

장모한테 정말 침투경이라도 머리에 맞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지경. 

어이가 없는 모함에 정신이 어지럽고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하는 법. 

적극적 변호로 대처하기로 했다. 

“아, 아니. 장인어른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 류청운 여인이라고는 여기 있는 이 여인들밖에는 알지 못합니다.” 

원래 여자 하나를 지칭해서 ‘저는 청이 하나밖에 모르는 남자입니다.’ 정도로 말해야 먹히는 멘트인데, 여인들이라는 말에서 개인적으로 신뢰도가 무참히 하락하는 모양새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내 변호에 점점 구체적으로 변하는 장인의 거짓말. 

“자네 정말 끝까지 거짓을 말한텐가! 지난겨울 한 여인이 자네 애를 밴 모습으로 제갈가를 찾아왔는데!?” 

“네?” 

‘아니, 진짜 뭘 했어야 생기지!’ 

정말 너무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아내 쪽을 바라보자, 당황한 표정의 아내가 장인에게 되물었다. 

“아버님 확실합니까? 노공의 위명에 빌붙으려는 자는 아닙니까? 아니면 노공의 아이가 있다고 하고는 돈을 받아 가문을 떠난 것은 아닙니까?” 

역시 아내는 나를 믿어주고 있었다. 

같은 제갈임도 아내는 하프 북해인데 제갈 장인보다 훨씬 제갈다운 논리적인 물음. 

아내의 말은 그러니까, 장인이 제갈이라는 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리숙하게 송 시대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물음이었다. 

여기도 꼴에 중원이라고 전생처럼 보이스피싱 사건이 종종 일어나니까 말이다. 

가끔 여자 하인이 자기가 낳은 아이가 주인의 아이라고 주장하거나, 기녀가 자기가 낳은 아이를 손님의 아이라며 가문이나 관아를 찾아가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 것. 

때문에 이 시대에도 비과학적이고 개떡 같은 친자감별법이 존재할 정도니, 그런 것에 당한 것은 아니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무튼 제갈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사람이라니까! 제갈의 이름을 달고 보이스피싱이나 당하고!’ 

아내의 말처럼 장인이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 때, 장인이 아내인 청이를 바라보며 네가 그럴 줄은 몰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처, 청아. 설마 이 아비를 못 믿는 것이더냐!?” 

그러자 아내가 주먹을 꾹 쥐고 나에게 눈빛을 맞추더니 장인에게 대꾸했다. 

“아버님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노공을 무엇보다 믿기 때문입니다. 노공께서 지난 일 년간 제게 써주신 마음과 보여주신 행동. 죽어가는 저를 붙들고 흘리시던 눈물.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저를 품에 안고, 조금이라도 어머니께로 한 걸음이라도 더 가자고 하셨던 마지막 말씀. 그 모든 것을 소녀가 기억하는데, 그런 분을 소녀가 어찌 의심하겠습니까?” 

‘갸아아악! 청아! 이것이 머리만 똑똑한척하는 제갈과 다른 북해의 의리인가?’ 

청이의 대답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지난 일 년의 개고생이 헛되지 않은 느낌. 

장인이 뭐라고 대꾸하려 했지만, 아내의 말이 이어졌다. 

“아, 아니 청아···.” 

“그리고, 영영 언니나 소소 언니 또 미미 언니를 받아들일 때도, 혹시나 저희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전전긍긍 못하시는 분이었는데, 저희 뒤에서 그런 짓을 저지를 리가 없습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언니들?” 

“맞아요. 숙부님. 청이가 아내의 도리를 하지 못함에도, 저희에게 손도 대지 않으셨는데, 뒤에서 그러실 리가 없어요.” 

“그래요. 제갈 가주님. 은공께서는 저희 몰래 그러실 분이 절대 아니에요.” 

“마, 맞아요. 낭군께서 설마요.” 

‘갸흐윽. 이 녀석들. 나를 그렇게 믿고 있었다니.’ 

역시 나의 아내와 아내 후보 당선확정자들. 

이런 단호한 대답이라니, 그녀들의 단호한 대답에 온몸이 전율했다. 

그리고 그렇게 견고한 그녀들의 믿음에 전율할 때, 장인이 배신감에 상처받은 얼굴로 우릴 향해 소리쳤다. 

“딸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더니! 청아 겨울에 찾아온 여인이 누군지 아느냐? 바로 남만야수궁주의 딸이니라! 그녀가 거짓을 고했겠느냐!” 

“예?” 

“네?” 

“맹희 소저가요?” 

맹희 누님을 모르는 소소와 미미는 남만야수궁주의 딸이라는 말에 당황한 표정이고, 맹희 누님을 아는 아내와 영영이는 장인의 말에 ‘그 사람이 대체 왜?’같은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내가 말도 안 된다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저, 정말 맹희 소저가 맞았나요?” 

“맹희 그래 그런 이름이었느니라. 남만야수궁주이신 맹겸의 딸이라고 하더구나! 흰 개와 원숭이 그리고 다른 개들도 몇 마리 데려왔느니라!” 

한 번도 맹희누님을 본적 없는 장인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정보들이 흘러나오자, 영영이가 이게 어찌 된 일인가를 묻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들려오는 영영이의 전음. 

[가가, 맹희 소저 맞는 거 같은데요? 흰 개는 아마도 백화 같은데? 그,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야수궁에서는 둘이 따로 만날 새도 없었잖아요? 맹희 소저 위로해준다고 같이 있던 건 저희인데?] 

난들 알겠나? 

영영이의 물음에 모른다고 고개를 저을밖에. 

그 상황에서 아내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장인에게 다시 물었다. 

“아버지, 정확히 맹희 소저가 뭐라고 하던가요?” 

그러자 장인이 맹희 누님을 흉내 내듯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정확히 ‘아이의 아버지를 찾으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느니라! 그리고 내가 남만야수궁주께서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 물었더니, ‘그럼요. 아버지도 식구가 늘어나는 일이니 아주 기뻐하셨는걸요. 청운이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리 대답했느니라. 어디 이래도 아니라고 할 텐가?” 

어디 더 변명해보라는 장인의 의기양양한 표정. 

‘아니, 나중에 한번 놀러 오라고는 말했는데, 누님이 대체 왜 그렇게 말씀하셨지?’ 

누님이 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손바닥 치는 소리. 

-짝! 

“아!” 

아내가 손바닥을 짝 소리가 나게 치더니 장인을 향해 되물었다. 

“분명 식구라고 했단 말이죠?” 

“그래! 분명 식구가 늘어나는 일이라 말했지.” 

장인의 대답에 아내가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노공, 덕구요!” 

“덕구?” 

갑자기 덕구를 찾는 아내. 

그러자 덕구가 아까 난장판에 영영이가 엎었던 삼투압을 주워 먹었는지,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주둥이로 객잔 안으로 들어서며 자기를 부른 아내를 보고 짖었다. 

-월! 

「왜? 부르세요?」 같은 표정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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