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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에 문제가 있다는 말.
그러나 노인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별의 기운이 쇠해 빛을 잃은 것도 아니었고, 아직 자기 자리를 못 잡은 느낌이긴 했지만, 특별히 어떤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던 것.
조금 밝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까?
“문제?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대체 무슨 문제란 말인가?”
그런 이유로 노인이 이해 못 하겠다는 듯 되묻자 현원 법사가 다시 손가락으로 염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놈이 눈이 침침해서 그렇거나 아니면 뒈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기억이 안 나는가 본데, 염정이 도화(桃花)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별임을 잊은 것이냐!?”
“아, 그렇지. 염정은 복숭아꽃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별이지. 그래서? 아무리 봐도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데?”
“별이 저리 붉게 물들어 아름답기는커녕 흉성이 되려 하는데 뭐가 문제가 없다는 것이야!”
“붉게? 휴, 흉성!?”
그렇다 현원 법사의 말대로 염정이 붉게 물들어 있었던 것.
하지만 노인에게도 변명할 거리는 있었다.
“아, 내가 붉은색은 보지 못해서···.”
“아, 그러고 보니 네놈 붉은색을 보지 못했지? 저런 놈에게 별을 확인하라 한 내 잘못이지. 에잉.”
현원 법사의 말에 노인이 미안한 표정으로 안력을 끌어올려 다시금 별을 살폈고, 그러자 별의 문제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그의 눈에 가득해진 염정이 시든 풀의 색처럼 보이고 있었던 것.
더군다나 그 빛이 주변을 마른풀의 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아까부터 유난히 밝다 싶은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저, 저렇게나!?”
“그래, 이놈아! 분명 밝게 빛나야 할 빛이 붉게 변해 주변을 물들이고 있으니, 별이 길을 잘못 들었거나 별의 주인이 뭔가를 잘못 하는 게지.”
염정이 도화를 상징하는 아름다움 별인데 그것이 밝게 빛나는 것이 아니고, 붉게 물들었다는 것은 별이 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것.
뭔가가 어긋나고 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본디 별을 기운을 품은 사람이 바른길을 향하면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것이 별의 섭리.
하지만 별의 기운을 사람이 품었으니 항상 바른길로만 향하는 것은 아니기에, 길이 틀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해서 빛을 잃을 수도 또 빛이 쇠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했다 쇠하기도 하고 쇠했다 성하기도 한 것이 별의 빛이니.
그러나 저리 별이 붉게 변해 흉성이 되려 한다는 것은 길이 비틀렸다는 것.
바른길인 순리도, 그렇다고 거꾸로 돌아가는 역리도 아닌 비틀린 운명, 곧 대파국을 예고하는 전조증상이었다.
별의 빛에 놀란 노인이 소리쳤다.
“별이 핏빛으로 물들기 직전이 아닌가!?”
“그러니 내가 부른 것이야! 천리(天理)를 살피니 어린 동생들과 굶어 죽었어야 할 운명. 하지만 살아있는 데다가 흉성이 되기 전이니 그냥 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
나는 이제 모든 별이 자리를 잡아 주인의 손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움직일 수 없는 몸. 그러니 네놈이 가서 염정을 좀 살펴보고 오거라. 대체 무엇이 비틀렸기에 별이 흉성으로 변하는지를 알아야 요리사 놈을 도울 것이 아니냐?”
그렇다.
현원 법사가 자신의 친우인 무당파의 장문인인 천검자(天劍子) 태화륜을 부른 것은, 모두 염정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여인을 살피기 위해서.
요리사를 도운 일로 달마동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 상태에서, 별이 흉성으로 물들었으니.
자기 대신 친우인 태화륜을 보내기로 한 것이었다.
관상이라도 보아 운명이라도 알면 저 붉은빛의 원인을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별이 흉성이 되면 그 기운으로 광인이 되거나 무림에 혈겁을 일으킬 자가 되는 것이 보통이이니 반드시 확인해야 했던 것.
제대로 관상을 볼 수 있는 이는 도력이 높은 자신의 친우인 태화륜이 유일했으니 가서 염정의 관상도 보고 무슨 연유로 길이 비틀렸는지를 보아 달라 부탁한 것이었다.
“그러면 염정을 품은 여인의 운명을 살피고 오라는 이 말이군?”
“그래, 이놈아. 왜 흉성이 되었는지 확인해보라는 것이야. 염정의 기운을 타고 태어나 어떤 모습인지. 또 광인인지 아니면 발산(拔山)의 힘을 가졌는지···.”
“알겠네. 그런 일이라면 내가 나서야지. 그럼 그 여인은 그놈 곁에 있으려나?”
“내 천기를 읽어보니 그렇더구나. 부탁 좀 하겠네.”
현원 법사의 부탁에 무당의 장문인이 고개를 끄덕이고, 막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쩝.
입맛을 다시는 소리.
태화륜이 고개를 돌리자 현원 법사가 지나가듯 말했다.
“그놈이 요리 하나는 참 잘했는데···. 그 불도장(佛跳牆)이라는 요리가 생각이 나는구나. 아미타불···.”
“쯧쯧···.”
그 말에 장화륜이 혀를 차고 고개를 저으며 산 아래로 신영을 날렸다.
***
몇 가지 큰일이 있었지만, 모두가 행복해진 결말.
소소가 이제 검후가 되었고, 미미는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친정을 얻었다.
그리고 우리 반점에는 튼튼한 허드렛일꾼 하나도 추가되었다.
“매부, 미안한데 이것도 내다 버리고 와주겠나?”
내가 내민 음식 쓰레기통을 보고 당황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
귀한 집에서 자랐다고 좀 당황스러운 모양인데, 놈에게 미미가 인자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 동생, 힘들면 제가 갈까요? 이 누님이 직접 말이에요. 그래요 마침 할 일도 없었는데 잘 되었네요. 이 내가 ‘직접’ 버리고 와야겠어요.”
그러자 녀석이 화들짝 놀래며 다급한 목소리로 나와 미미에게 대답했다.
“미, 미안하시다뇨! 형님! 제, 제가 가면 됩니다! 누, 누님도 거기 앉아 계십시오! 누님은 이, 이런 것을 만질 분이 아니시지요! 제, 제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이라 당황했을 뿐. 가르쳐 주시면 이 모용후 열심히 할 것입니다!”
우리 허드렛일꾼의 이름은 모용후.
미미의 첫째 동생이 된 녀석.
필요할 때 가문에 연락도 하고, 남궁형님처럼 여기서 일도 배우라며 모용 가주가 놓고 간 녀석이었다.
무공도 좀 익힌 모양인데, 녀석은 발령받자마자 우리 반점 최하층민으로 낙점되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힘쓰는 잡일에 배정되었다는 말.
요리 기술은 아무것도 없고 놈의 장점은 튼튼한 몸과 내공으로 인해 지치지 않는 체력.
뭐 부엌일을 배우고 싶다니, 부엌일을 정석대로 시작하자면 허드렛일과 설거지부터가 녀석이 배워야 할 일이긴 했다.
더군다나 형님은 단전이 깨진 상태니 힘쓰는 일은 할 수 없었고, 큰일이야 모르겠지만 힘쓰는 허드렛일을 아내들을 시킬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하오문 기녀 출신 아이들에게 시키자니 이게 또 애매했다.
하오문 기녀 출신 아이들은 배운 무공이 조금 다들 특이했으니까 말이다.
뭐 피부가 고와지고, 몸에 좋은 향이 나고, 몸매가 좋아지고, 상대를 홀리거나 일격에 목숨을 끊는 약간 판타지 서큐버스 같은 느낌의 무공과 기술들만을 익히고 있었던 것.
생각해보면 무림의 기녀란 판타지의 서큐버스에 대비되는 종족이라 할 수 있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그런저런 이유로 힘쓸 놈이 딱 정해지게 되어버린 것.
마침 필요한 참에 잘되었다 싶기도 했다.
허드렛일 할 일꾼이 하나 필요하긴 했으니까.
뭐 모용 가주도 험한 일이든 궂은일이든 시키라고 했고, 녀석도 허드렛일시키면 좀 당황하기는 해도 딱히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어머, 모용 공자님 그 무거운 것을.”
“어쩜 저리 늠름하실까?”
“허, 허이차! 뭐 이정도야! 하하.”
서큐버스들이 찬사를 보내면 뭣도 모르면서 좋아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다 자기 일 시키려고 그러는 것도 모르고.
그렇게 쓰레기를 들고 전 기녀 두 명의 찬사를 받으며 부엌 뒷문으로 사라지는 녀석의 모습을 배웅하고, 반점의 홀로 나와 남궁 장인도 떠나고 모용 장인도 떠난 객잔의 저녁 장사를 마무리하려 하기로 했다.
“슬슬 그러면 저녁 장사를 마무리해 볼까?”
“알겠습니다. 노공. 자, 다들 바닥 청소를 마치고 쉬도록 합시다.”
“““예, 제갈 부인.”””
원래 좀 더 장사를 해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을 비연의 화화루에 보내주어야 했지만, 저녁 전까지의 장사만으로 녹초가 되는 상태이고, 술안주로 쓰일 요리 메뉴들을 선보이지 않은 상태이기에 술손님이 오지 않으니 문을 빨리 닫으려고 했던 것.
그렇게 청이의 지시에 하인들이 분주하게 홀을 오가며 식탁과 의자를 정리하고, 바닥에 물을 뿌리고 비질하고 끝마쳤을 때였다.
“계시오? 주인장?”
아직 닫지 않은 류가반점 입구로 들어서는 세 명의 사람.
허리에 찬 검으로 보아 무인이거나 표국의 사람으로 보이는 느낌.
본격적으로 숙박 손님을 받기로 하지는 않았던지라 그 사실을 이야기하려고 손님들에게 다가가자 갑자기 뭔가에 화들짝 놀란 손님들.
“어, 어이쿠! 자, 잘못 들어왔나!”
허겁지겁 뛰어나간 손님들이 문 양쪽의 치자 등롱을 확인하고는 뭔가 안심한 얼굴로 다시 안으로 들어섰다.
“어휴. 나는 여인들이 잔뜩이기에 채반 올린 반점인 줄 알았지 뭔가?”
“자네도 그랬나? 나도.”
“나만 그 생각 한 것은 아니였구만?”
‘아···.’
아마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여인들이 잔뜩이니, 뭔가 므흣한 영업을 하는 업소인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저, 죄송하지만···. 응?”
손님들은 자신들이 가게를 잘못 찾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하는 모양이었지만, 그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라 우리가 영업을 끝냈다는 사실.
저녁 영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하려고 세 손님을 향해 다가가 말을 꺼내려 할 때였다.
왠지 익숙한 털북숭이 산적 같은 얼굴.
거기에 눈에 익은 박도.
“어!?”
“““어!?”””
나와 세 사람 사이에서 터져 나온 외침.
그들도 나도 서로 아는 얼굴이었기에 서로가 서로를 알아봄으로 터져 나온 음성이었다.
“육대협!?”
“어, 자네는? 아, 아니지. 이제 당가의 분이라 하셨지? 안녕하십니까? 공자님.”
내 앞에 산적 같은 세 사람은 사천의 내 객잔에서 나에게 사천의 매운 맛을 가르쳐준 사내들.
사천 제일 표국, 천월표국(川月鏢局)의 육수부와 그 친구들이었다.
“이곳은 대체 어쩐 일이십니까?”
반가운 음성으로 그의 손을 잡자 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희야 표국의 일 때문에 지금 막 이곳에 도착했지요. 좀 전에 물건을 전달하고 저녁을 먹고 쉴 곳을 찾는 중이었습니다요.”
“아니, 육대협 저희 사이에 존칭은 저에게 큰 은인이나 마찬가지인데···.”
존칭을 쓰는 그의 모습에 내가 손사래를 쳤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래도 그럴 수 있겠습니까? 저희 천월표국이 사천에서 활동하는지라 사천의 일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어 이야기는 들었습니다요. 저 당가의 소저와 의남매가 되셨다고?”
자신들이 사천에서 활동하니 정보에서는 빠삭하다는 말이었지만, 의남매라는 말에 영영이가 펄쩍 뛰며 다가와 외쳤다.
“의, 의남매라뇨!? 누가 그런 헛소리를! 가가와 저는 혼례를 약속한 몸! 부인이에요!”
그것은 정말 한참 전의 정보였으니까 말이다.
또한 괜히 의남매라는 소문이 돌면 금기를 저지른 느낌이 되니 얼른 헛소문을 차단하려는 느낌.
영영이의 말에 육수부와 그 친구들이 화들짝 놀라 입을 크게 벌렸다.
“헉! 다, 당가의 아가씨!”
“예? 부인이라고요!?”
“예,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자 놀라 되묻는 셋.
“하, 하지만 혼례 소식은 저희가 못 들었는데?”
“수부야 이 바보 같은 놈아 또 총관 놈이 실수한 것이겠지! 이놈 그리 눈치가 없느냐!”
“어휴 총관 그놈이 요즘 하는 일이 시원치 않더니!”
괜한 총관을 욕하는 셋.
일단 그것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 반가운 마음에 셋을 자리로 안내했다.
영업이 끝나긴 했지만, 사나이가 한 약속이 있으니 지키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자,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고 일단 자리에들 앉으시지요. 아직 저녁을 못 하셨지요?”
하지만 선뜻 내 안내를 따르지 못하고 입구에서 주춤하는 사람들.
육수부가 나를 향해 물었다,
“어, 공자님 그러면 이 반점이?”
“예, 제가 복주에 차린 반점입니다.”
“아이고, 그러면 저희가 이게···.”
“다,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하나?”
아마도 당가의 사위가 되었다는 말에 선뜻 권하는 자리에 앉기가 힘든 모양.
육수부와 다른 둘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저와 한 약속을 잊으셨습니까? 사나이와 사나이의 약속이었으니, 제가 오늘은 꼭 그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그러니 저쪽으로 앉으시지요.”
분명 부족한 요리를 먹고 많은 돈까지 내고 조언도 해주고 간 셋.
당시 수표밖에 없던지라 은자 하나는 나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상황.
거기에 사천의 매운맛까지 가르쳐주었으니, 이런 은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거기에 약속까지 했으니까.
‘육대협 그리고 다른 두 분 언제 꼭 다시 한번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가 그때는 꼭 세분의 마음에 드는 구채초육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그래, 내 꼭 기대하지! 하하하!’
그와 내가 나누었던 약속이 아직 머릿속에 생생했으니까 말이다.
은혜도 원한도 잊지 않는 것이 무림.
저들이 나에게 은혜를 베풀었으니, 배로 돌려드리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는가?
그렇게 내가 간곡하게 말하자 육수부와 친구들이 못 이기는 척 안쪽으로 움직이며 말했다.
“그,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수부 이놈 공자님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냉큼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지 뭐 하느냐!”
“맞다 이놈아! 아무튼 느려 터져서는!”
“이놈들아! 밀지 말거라! 간다니까!”
사천의 매운맛!
약속의 구채초육사를 맛보여드려야 할 것 같았다.
일단 셋을 자리로 안내하고, 필요한 재료들을 미미에게 부탁했다.
없으면 화화루에서라도 빌려와 달라는 부탁.
“미미, 내가 일러준 재료를 급하게 좀 부탁하오. 혹 채소를 파는 곳이 문을 닫았으면, 화화루에서 빌려 다라도 구해다 주시오.”
“알겠습니다. 낭군님.”
그리고 재료가 준비되기 전 육수부와 친구들에게 차를 따라주며, 왜 이곳에 와 있는지를 물었다.
“그런데 육대협. 이곳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육대협이라뇨. 말씀 편히 하시지요. 공자님. 아, 그리고 저희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길주(吉州) 여릉(廬陵)에 일이 있어서 들렀다가 이맘때부터는 복주에 말린 황어가 나오는지라. 그 말린 황어를 사서 사천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습니다요.”
“아아, 복주의 황어는 맛이 좋지요. 그나저나 여릉에 무슨 일이 있으셨기에?”
길주 여릉이면 복주 바로 왼쪽 강서성에 있는 지명.
근데 그곳은 그리 큰 도시가 있는 곳이 아닌지라 내가 좀 의문이라는 듯 묻자 육수부가 넌덜머리가 난다는 듯 대답했다.
“말도 마십시오. 사천 게를 살려서 가져다 달라는 부탁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요.”
“사천 게를 말입니까?”
일전에 처조부인 독왕의 생일잔치에서 본 적 있는 사천에서 나는 민물 게를 살려서 가져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말.
냉동탑차도 없는 시대에 경공으로 신속 배달을 시킨 모양인데, 누가 시켰는지 참 대단하다 싶었다.
“어느 분인지 게를 무척이나 좋아하시나 봅니다?”
그러자 육수부가 의아하다는 투로 물었다.
“설마 구양수 어른의 사당에서 매년 게를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셨습니까? 꽤 유명한 일인데?”
‘구양수? 그게 누군데?’
그의 물음에 눈을 깜빡거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