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구석절대자-149화 (150/175)

149화 [Episode 33] 전직 퀘스트 (4)

“그럼, 신동훈 씨부터 가신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동훈의 신뢰도와 충성도는 가신 등록이 가능한 최소치에 근접해 있었다.

신뢰도는 충성도가 개방되는 50이었고, 충성도 또한 가신 등록을 위한 최소치인 30.

사실상 오늘 직접 만나면서 신뢰도와 충성도가 대폭 오른 덕분에 가신 등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경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여러 가지 케이스가 나타났다.

신뢰도가 낮아 아예 충성도가 개방되지 않는 경우도 꽤 있고, 처음부터 신뢰도가 굉장히 높아 충성도가 개방되어 있을 때도 있었다.

그중에서는 지금처럼 신뢰도와 충성도가 잘 오르지 않는 경우도 존재했다.

‘보통 신중하고, 정신력이 강한 스타일이었지.’

이런 경우가 또 특별한 계기가 있으면 빠르게 100을 달성하는 편이었다.

‘하동건도 그랬으니까.’

현재는 신뢰도와 충성도 모두 100을 찍은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가 돼 있었다.

‘가신 등록, 신동훈.’

우우웅!

신동훈의 몸 주위에서 생성된 밝은 빛이 그의 몸속으로 스며들어 갔다.

띠링!

[시민 신동훈이 직업과 같은 칭호를 획득했습니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합니다.]

‘응?’

가신 관리창에서 신동훈의 시민 정보창을 확인해 봤다.

『이름 : 신동훈 (Lv. 45) [+]

직업 : {전사}

칭호 : [서른 번째 종] [기사] [전사]

신뢰도 : 50   충성도 : 30

각성 능력 : 시간 왜곡, 되감기

★퀘스트 부여』

시너지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시민 정보창을 연 것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가신 등록으로 바뀐 그의 각성 능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시간 왜곡? 되감기?’

이름부터가 엄청난 놈들이었다.

S등급 능력이었다면 40레벨이 되었을 것이다. 신동훈의 레벨이 45레벨인 것을 보면, 이 두 가지 능력 중 S등급을 넘어선 능력이 있다는 소리였다.

‘순간 가속 능력이 시간 왜곡으로 진화한 건가?’

가신 등록을 할 때 추가적인 능력을 얻거나 본래 능력이 발전하는 것은 항상 있었던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변화는 놀라웠다.

시간 왜곡 (S 등급)

숨을 참고 있는 동안 시간을 왜곡하여 최대 10배까지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되감기 (SR 등급)

핑거 스냅을 하면, 정신력을 소모하여 시간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전체 정신력에 영향을 받습니다. 현재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3.07초)입니다.

절대자의 눈 스킬 레벨이 올라가면서 각성 능력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디테일해 져 있는 상태였다.

‘……전체 정신력에 비례한 만큼 시간을 되돌린다고?’

내가 각성한 능력의 특별함 때문인지 나의 정신력은 일반적인 각성자들과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만약, 신동훈의 신뢰도가 100을 달성하고 내가 저 능력을 얻게 된다면, 얼마만큼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게 되는 걸까?

그때 신동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현 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네?”

“굉장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계십니다.”

“조금 놀랄 만한 일이 있었거든요.”

나는 신동훈을 향해 말했다.

“능력을 한번 사용해 보시겠어요? 지금까지와는 느낌이 조금 다를 겁니다.”

신동훈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가 숨을 참으며 능력을 사용하자 특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이건?’

주변이 전체적으로 느려졌다.

‘내 시간도 함께 느려졌어?’

느려진 시간 속에서 신동훈이 놀라워하는 모습과 이리저리 움직여 보는 과정이 눈에 보였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신동훈은 느려진 시간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데 반해, 나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어떤가요?]

“엇?”

그 순간 그의 능력이 풀리며 시간이 다시 원래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느껴지시나요?]

신동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혹시 이건…….”

[맞습니다. 이전에는 동훈 씨의 신체가 빨라진 것뿐이었다면, 지금은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신 거죠.]

“시간을…….”

[추가적으로 ‘되감기’라는 능력도 사용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잘……못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각성자들을 관찰해 본 바에 의하면 굳이 내가 가르쳐 주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능력에 대해 깨닫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직접 능력의 이름을 말해 주는 편이 더 빠르게 자신의 능력을 인지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트리거는 핑거 스냅입니다. 한번 사용해 보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사소한 궁금증이었다.

‘과연.’

그가 시간을 되돌리면, 나는 과연 그것을 인지할 수 있을까?

딱!

신동훈의 능력을 사용한 순간.

우우우웅―

경이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그들과 이야기하는 순간에도 절대자의 눈을 유지하며 곳곳을 살펴보고 있던 나였기에 더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으윽!”

신동훈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물었다.

“……성공한 겁니까?”

“네.”

그는 정확히 5초 정도 시간을 거슬렀다.

5초 동안 별일이 없었던 이 회의실 내부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지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볼 때 확실하게 시간이 되감긴 것이다.

‘엄청난 능력이다.’

무엇보다.

‘시간이 되돌려지기 전의 내 기억도 온전해.’

신동훈이 되감기 능력을 사용하면 내 시간도 함께 돌아간다는 것과 같았다.

겨우 몇 초였지만, 그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했다.

‘앞으로 신동훈에게는 정신력 강화 퀘스트만 부여해야겠군.’

그때 신동훈이 다시 한번 핑거 스냅을 사용했다.

딱!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는 약간 실망한 듯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연속으로 사용할 수는 없는 겁니까?”

“아무래도 힘들 겁니다.”

아마도 정신력의 문제일 테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능력에 명시되어 있는 13초 이상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신동훈과 종속의 계약을 맺는 게 좋을까?’

종속의 계약.

본래는 엄마의 능력으로 일반인의 경우에는 각성 능력을, 각성자인 경우에는 각성 능력의 진화를 가져다주는 능력이었다.

지금은 이 능력을 켈리칸 등의 몬스터를 길들이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한번 계약을 맺으면 대상이 죽기 전까지는 계약을 해지할 수도 없고, 100명이라는 한계치가 존재하기에 아껴 두고 있던 능력이었다.

그때였다.

“저기, 혹시 제 차례는 언제임까?”

이준호가 손을 들고 말하고 있었다.

“잠시만요.”

그제야 아까 봤던 시스템 알림이 떠올랐다.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그랬지.’

먼저 전사의 직업 효과부터 확인해 봤다.

{전사}

근접 공격이 50% 강력해집니다.

일시적으로 신체 능력을 100% 강화합니다. (쿨타임 1시간)

+시너지 효과+

근접 공격이 추가로 50% 강력해집니다.

시너지 효과는 ‘전사’ 칭호에도 달려 있었다.

[전사]

근접 공격이 50% 강력해집니다.

+시너지 효과+

근접 공격이 추가로 50% 강력해집니다.

그러니까 시너지 효과로 인해 근접 공격에 대한 강화가 총 200%로 늘어난다는 소리였다.

‘나쁘지 않군.’

처음부터 이걸 봤다면 더 크게 놀랐겠지만, 앞에서 워낙 더 놀라운 것을 봐 버린 탓인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전사 칭호가 있는 가신들부터 전직시켜야겠네.’

직업연구소에 있는 직업 중에는 유독 가신들의 칭호와 연관이 되어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이런 효과가 있다면 칭호에 맞는 직업으로 전직시키는 게 좋겠지.

‘가신 등록, 박성준, 김기태.’

박성준과 김기태는 둘 다 ‘사수’의 칭호를 얻었지만, 그중 김기태에게는 이미 사냥꾼 전직 퀘스트를 부여한 상태였다.

‘굳이 시너지를 고집할 필요는 없겠지.’

김기태라면 사냥꾼 직업 특성을 굉장히 잘 살려 주리란 감이 왔기 때문에 내버려 두기로 했다.

정 아니면 사냥꾼 직업을 없앤 다음 한 달 뒤에 사수로 전직시킬 수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준호까지 가신 등록을 마쳤다.

띠링!

[시민 이준호가 직업과 같은 칭호를 획득했습니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합니다.]

마찬가지로 전사 직업을 가지고 있던 이준호는 같은 칭호를 얻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그리고.

[가신들의 숫자가 30명이 되었습니다.]

맨 처음 나타난 메시지를 봤을 때는 잠시 숙연해졌다.

이준호가 얻은 칭호는 [서른세 번째 종]이었으니까.

흡혈귀들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던 세 명의 가신들 때문에 이제야 30명에 도달하게 된 것이었다.

[‘작위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건설 가능 항목에 ‘영지’가 추가됩니다.]

새로운 기능이 오픈되었다.

‘이건……?’

종속의 계약에 의한 한 가지 특성이 더 있었다.

바로 가신들에 한해서 아무런 칭호도 없는 이들은 [기사] 칭호를 획득하고, [기사] 칭호를 받은 이들은 [남작]이나 [자작] 칭호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게 건설과 연관이 있을 줄이야.’

곧바로 확인해봤다.

-영지 ( ??? 원)

《영지》

집구석 밖에 설치되는 안전지대.

영지의 주인이 가지고 있는 작위에 비례하여 영역의 크기도 함께 늘어난다.

{활성화}될 시 일시적으로 집구석 선포가 된 영역과 동일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단, [남작]급 이상의 칭호를 가지고 있는 가신이 거주하고 있을 때만 {활성화}된다.

허가받지 않은 대상이 무단으로 하루 이상 점거했을 때 파괴되는 전초기지와는 달랐다.

오히려 혈족들에 한해서만 건설이 가능한 ‘별채’의 하위호환에 해당했다.

‘별채의 경우에는 집구석 영역에 비례해서 커지지만, 영지는 가신들이 가지고 있는 작위에 비례하여 커진다는 건가.’

가격이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높은 작위를 가지고 있을 경우 그만큼 영역이 넓어지고, 건설 비용도 더 많이 드는 거겠지.

최소 조건이 [남작]인 것을 보면 [기사]급은 아예 취급도 안 하는 것 같았다.

이러면 가신들이 가지고 있는 작위 칭호가 제법 중요해질 수밖에 없었다.

‘무조건 종속의 계약이 필요한 건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종속의 계약은 시스템이 아니라 엄마의 능력에서 온 것이었으니까.

아마도 종속의 계약에 의해 가신들이 작위를 얻게 된 것은.

‘일종의 버그겠지.’

그렇다면.

‘작위 시스템.’

그 순간.

[{ 공적 포인트 }]

최형준 [첫 번째 종] - 1,245 P

문병호 [두 번째 종] - 176,342 P

강덕수 [세 번째 종] - 75,123 P

김가영 [네 번째 종] - 99,388 P

유혜린 [다섯 번째 종] - 87,819 P

하동건 [여섯 번째 종] - 783,210 P

……

……

가신들의 이름과 가지고 있는 포인트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공적 포인트라는 이름과 하동건을 비롯한 몇몇 가신들이 유독 많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공을 세운 정도에 따른 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작위 시스템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기사] - 1,000 P

[남작] - 10,000 P

[자작] - 100,000 P

[백작] - 1,000,000 P

[후작] - 10,000,000 P

[공작] - 100,000,000 P

작위 승급에 필요한 포인트가 명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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