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화 연모(戀慕)(2)
폭우는 위생 최대의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습도나 여러 환경을 복잡하게 따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건 제반 시설이 기본 이상으로 꾸려진 현대 국가의 일이다.
이 시절 조선은 폭우가 아니라 그냥 비만 와도 평소와 환경이 아예 바뀐다. 그러한데, 당장 거주 시설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유민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아니, 위생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을 지키기도 어렵다.
그간 중대본이 중점으로 추진한 위생 정책이 본질적인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하여,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중대본이 총력을 기울이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실무를 총괄하는 허적의 안색은 생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시선을 돌리며 무겁게 말을 꺼냈다.
“허 국장. 유민의 거주 문제는 위생국이 감당하실 수 있소이까?”
“쉽지는 않겠으나 어찌 방편을 마련하지 않을 수 있겠소. 사활을 걸고 해내겠소.”
“엄중한 상황이외다.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꼭 중대본에 이르시오.”
“물론이오.”
말은 이렇게 주고받았으나 유민의 거주 문제는 근본적인 대안이 없었다.
규모에 맞게 천막 따위를 동원하고 불을 쬐면 다행인 수준이었다.
“음. 본론으로 들어가겠소.”
허적이 천천히 운을 띄웠다.
“위생 정책은 중대본의 최대 치적이자 가장 주력하고 있는 정책이오. 한데, 작금의 상황은 위생 정책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을 정도로 엄중하오. 만일 이를 제대로 방비하지 못한다면 곤혹스러운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소. 모두 알다시피 작금의 중대본을 둘러싼 상황은 절대 호의적이지 않으니 말이외다.”
정확한 핵심이었다.
공중에서 사상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 사문 난적에게 중대본은 전선 그 자체였다. 이러한데, 위생 정책이 흔들린다는 건 사상전의 동력을 송두리째 뽑힐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심지어 이 사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유민의 수용도 중대본이 결정한 것이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스운 건 작금의 상황은 위생이었으나 위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도성 전체에 똥물이 흐르고 만다.
사방에 똥물이 흐르는 건 위생이 아니라 아예 기본의 문제라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를 먼저 해결해야만 일을 더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질 때 허적이 몇 번 침음성을 내뱉더니 말없이 준비한 문서를 내밀었다.
각종 수치 따위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슬쩍 봤을 뿐인데도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조금 더 자세히 보니 나도 모르게 궁색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정말…… 궁핍하기 이를 데 없는 국고 상황이었다.
어지간하면 아니, 지금껏 재정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었다.
진짜 그냥 아예 아무것도 없었다.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였다.
헛웃음이 나왔다.
되돌아보면 진짜 별로 한 게 없었다.
수레 만들고, 녹봉 올리고……?
이 정도에 불과하였는데 국고가 바닥을 보였다.
그러니까 그동안 허적이 까칠한 모습을 보인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정확하게는 그 정도로 참았다는 점에서 군자의 모습까지 보일 정도였다.
경외감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그간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있었소만,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외다. 내가 이를 언급하는 이유를 모두 아시리라 믿소.”
한마디로 조정에서 공식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각인시킨 것이다.
공기는 더 급격하게 굳었다.
이는 참으로 외통수였다.
반촌의 쇠고기를 전량 확보할 수 있다면 재원을 상당히 메꿀 수 있으나, 그럴 명분은 없었다. 현재로서는 아예 동결된 상태였기에 그러했다.
그때였다.
“소생이 나서도 되겠습니까?”
유형원이었다.
내 머릿속으로 그간 유형원의 위대한 업적이 미친 속도로 스쳤다.
막혔던 사안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해결하였던 그야말로 엄청난 과거였다.
그런데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다.
일제히 기대 어린 시선으로 유형원을 바라보는 걸 보니 말이다.
동시에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청계천 범람을 말하며 조소를 날리던 유형원의 모습이었다.
그랬다.
그러니까 유형원은 일찍이 청계천에 대해서 파고들었던 사람이다.
바꿔 말해서 호쾌한 해결책을 이미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아니 그럴 것이다.
이런 건 빨리 들어야 한다.
서둘러 나서서 물었다.
“방책이 있는가.”
초롱초롱한 내 눈을 본 유형원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반가움이 잔뜩 실린 감탄사가 곳곳에서 울렸다.
물론, 유형원은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전제가 있습니다.”
“말해보게.”
“대감이 거들어주셔야 합니다.”
“무엇이든 하겠네.”
“반촌의 쇠고기를 전량 확보해야 합니다.”
“…….”
“대감. 쉽지 않고 곤혹스러운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다.
아주 싸늘하게.
딱 잘라서 말했다.
“불가.”
“대감.
“더는 거론하지 말게.”
“재원을 확보할 수 없다면 시작조차 불가능합니다. 대감께서는 여태껏 기근 극복에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기억을 되새겨볼 필요도 없다.
아니니까.
설령 비슷한 말을 하였을지라도 아니니까.
건조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내가 언제 그리 말했나?”
“소생은 대감의 말씀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면, 그간의 행적은 무엇입니까.”
“정확하게 말하지. 내가 언제 법도를 어겨도 된다고 했나?”
“지금 대감은 낡은 법도에 사로잡혀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겠다는 겁니다. 소생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누군가 만류하고자 나서려 하였으나 나는 손을 내저었다.
이 문제를 정확하게 언급하기 위해서였다.
“반촌의 쇠고기를 전량 몰수하여 재원으로 사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 엄중한 정국이니 주상께서도 윤허하실 것이고. 그런데도 불가를 언급한 이유가 있네.”
“대관절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조선의 근간.”
“근간이라고 하셨습니까? 역시 그 고루한 낡은 법도입니까?”
유형원의 목소리에는 날이 섰고, 얼굴에는 불편함이 가득했다.
반면, 나는 차가울 정도로 냉정함을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
“낡은 법도라고 하였나? 그래. 이 낡음이 조선의 역사라는 같잖고 고루한 말을 하지는 않겠네. 나 역시 썩 존중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한데, 자네에게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겠나?”
“무슨 말씀입니까.”
“이미 낡고 낡아서 세상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그 법도를 대체 어찌 없앨 수 있는지 말일세.”
찰나, 유형원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곧장 멈춘 그의 눈빛은 여전한 불편함이 담겼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그러하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고루한 원론을 언급한 것이고.
“이 나라에 사장된 법도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토록 급박한 사안에 구태여 일을 키울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껏 많은 선례가 있었습니다.”
“옳은 말일세. 많은 선례가 있네. 한데, 주상께서 직접 개입하셨거늘 선례를 따라야 한다는 건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가 가져온 권위는 너무나도 거대했고, 사안은 중차대한 것이었기에 그러했다.
유형원의 안색은 어두워졌고, 멈칫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데, 우리가 성균관의 범죄 행위를 답습하자는 것인가? 성리학을 방패로 만들었던 그들의 무도함을 말인가?”
“어찌 같은 사안이라고 하십니까. 소생은 이 나라 조선의 개혁을 위하여 제안한 것입니다.”
“같은 사안일세.”
“허. 대감.”
“모두 조선을 위하여 행동한 것일세.”
“어불성설입니다.”
“성균관의 존폐. 이는 조선의 내일과 무관한가?”
유생들의 행위는 법도에 어긋난다.
그러나 성균관의 존폐는 조선의 내일과 직결한다.
그곳에서 무엇을 익힐지라도 성균관은 조선의 내일이기에 그러하다.
단지 사안만 살피면 유형원의 제안과 결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실로 그러하였다.
“하면, 대감께서는 어떤 해결책이 있으십니까.”
반골 기질이 다분한 유형원이라면 끝까지 낡은 법도를 운운하며 나를 공격할 줄 알았다.
괜한 생각이 아니라, 지금껏 보여준 모습이 모두 그러했다.
그래서 지금 보인 태도가 너무 의외였다.
다만, 나도 모르게 나오는 쓴웃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현실이 답답한 건 나 역시 마찬가지니까.
“고루한 이유일세.”
“원칙은 한 번도 고루함에서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 자네 말대로일세. 그래서 묻겠네. 뭐가 바뀌었나?”
바뀐 건 없다.
하여, 나는 말을 반복하였다.
“주상께서 사문난적을 선창하시어 중대본이 집단 결의를 하였네. 한데 말일세, 뭐가 바뀌었나?”
“…….”
“애석하게도 세상은 전혀 바뀐 게 없네. 그러니 묻겠네. 주상께서 사문난적을 선언하셨건만 꿈쩍도 하지 않는 이 나라 성리학의 결정체인 그 낡은 법도를, 어찌 치울 수 있나?”
“…….”
“법도는 대신 몇 명이 모여 상소를 올리고, 주상께서 윤허하시어 교지를 내리신다고 하여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닐세. 낡았다면 더 그러하겠지. 수백 년을 버텼으니 얼마나 그 생명력이 끈질기고 질기겠는가.”
“…….”
“냉정하게 상황을 보게. 사문난적을 결의하였어. 한데, 이는 성리학과 싸우는 것이 아닐세. 또한, 성리학을 보신으로 사용하는 무리와 겨루자는 것도 아니야. 주상께서 선언하셨고 우리가 결의한 사문난적은, 성리학을 다시 창으로 만들자는 것이네. 이는 사대부가 백성을 훈계하거나 교화하는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네.”
“묻습니다.”
“묻게.”
“진실로 묻습니다.”
“…….”
유형원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목소리가 젖어 있는 건 아니었다.
경험하지 못하였으나 어쩌면 알 수 있는 어떤 감정이었다.
그러나 정확하게 무엇인지 말하기가 어려웠다.
잘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건 있었다.
지금 유형원은 격정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진심이라는 것이었다.
드디어 그의 입이 열렸다.
그런데
“대체 어찌하여야만 이 나라 조선을 연모할 수 있는 것입니까.”
“뭐……?”
이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물음이었다.
속이 무거워졌다.
거북한 게 아니라 그냥 무거워졌다.
반골의 기질이 있으나 유형원 역시 조선을 연모하고자 한 사람이니, 작금의 상황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나는 이 순간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만이 아니었다.
유형원의 애끓음은 중대본을 집어삼켰다.
“무엇 하나를 하는데 왜 이다지도 걸림돌이 많습니까.”
“…….”
“이 산만 넘으면, 이 산만 넘으면, 이 산만 넘으면……. 늘 산을 넘고 있습니다.”
“…….”
“이 산만 넘으면 넓은 평야가 보일 거 같은데, 어찌하여 이렇게 험난합니까.”
“…….”
“이 작은 나라는 어찌하여 하나를 손보려면 모두의 반대와 체계가 일제히 고개를 드는 것입니까. 대체 어찌하여만 이 나라를 연모할 수 있습니까. 소생. 진실로 궁금합니다.”
격정적이지만 담담하게 끝난 물음이었다.
나는 시선을 옮겼다.
허적, 송준길, 윤선거, 윤선도, 허목, 윤휴 그리고 다시 유형원을 바라봤다.
어쩌면 오늘은 속에 담았던 말을 꺼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조선을 연모할 수 없을 것이네.”
“예……?”
“조선은 우리가 연모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닐세.”
“…….”
내 말에 당황하였을까?
아니면, 노여운 것일까?
유형원의 목소리는 더 들리지 않았다.
또한, 나머지 인사들의 표정도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논리를 찾지 않았다.
그냥 나오는 대로 말했다.
“연모(戀慕). 누군가나 존재를 사랑하며 간절히 그리워하다.”
정말 그냥 말했다.
듣는 이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조선은 성리학의 나라일세. 우리가 사문난적을 결의하였다고 하여 공자를 부정하고 주자를 부관참시라도 할 것인가? 아니지. 우리는 어제도 성리학자였고, 오늘도 성리학자이며, 내일도 성리학자일 것이네.”
전조 고려는 귀족의 나라였다.
그리하여 고려는 귀족에게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나라였다.
하여, 그들은 고려를 연모했다.
고려의 백성이 아니라, 고려라는 국가를 온몸으로 연모했다.
하면, 조선은 다를 것인가.
“성리학자만이 위정자가 되는 성리학의 나라. 이는 성리학자에게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나라일 것이네. 이 나라를 향한 성리학자의 연모는 대관절 무엇이겠는가.”
오직 한 가지다.
“성리학.”
조선이 아니다.
“성리학에 대한 연모일세.”
고려 귀족의 연모는 세상이 어떻게 뒤틀려도 국호 ‘고려’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 하늘만 유지한다면 세상은 아름다우니 말이다.
그러나 성리학을 연모하는 세상은 그와 다르다.
이는 고려를 향한 귀족의 추악한 연모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성리학을 연모하는 성리학자는 성리학이 통치하는 나라를 영원히 이어가고자 하겠지. 한데, 영원한 나라가 존재하던가?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일세. 하여, 성리학자는 폭발하는 모순의 원인을 해결하여 구차하게 나라의 존속을 이어가지 않네. 오직 성리학만을 최고의 경지로 끌어 올려 세상의 모순을 그냥 덮어 버리게 된다네. 그들에게 나라는 성리학이며, 성리학이 나라일세.”
“…….”
“조선이 성리학이며, 성리학이 조선인 세상……. 자네, 진정 연모할 수 있는가?”
지금 나는 작금의 조선에서 성리학의 경지가 가장 지고한 이들에게, 성리학이 만든 세상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나의 부정과 자신의 조소가 결론이 같을지는 모르나 과정은 다르다는 걸 알았을까?
평생 조선을 비웃었던 유형원의 눈동자는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백성의 합당한 문제 제기에 강상죄와 인의예지를 말하며, 백성의 불만에 수기치인을 말하고, 모순에 절규하는 백성을 보면서 성리학적 위계를 강화하며,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주자의 제사를 지내는 성리학자들의 성리국(性理國)에 대한 연모를 감당할 수 있는가?”
“…….”
“아니, 연모하고 싶은가. 진정 성리국을?”
“…….”
“아닐세. 할 수 없네. 우리가 성리국을 연모하면 우리도 성리국의 백성이 되는 것이니 말일세. 하여, 우리는 이 나라 조선을 연모할 수 없네.”
나는 쉬지 않고 말을 던졌다.
대단한 철학을 담은 말이 아니었다.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화자인 나는 이렇게 담담하였으나 청자는 아니었다.
“하면, 대체 어떤 길이 있습니까.”
유형원의 목소리는 여전히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반면, 나는 여전히 담담하였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려운 법이지 않은가.”
말했다.
“이미 항해는 시작되었네.”
담담하게.
“우리는 아무리 어려운 길이 있을지라도 방패를 사용할 수 없네. 오직 창으로써 이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네.”
“…….”
“쇠고기. 그래. 참으로 엄청난 재원일세. 그러나 이는 그들이 가져와야지. 그래야만 법도가 바로 서는 걸세. 법도가 틀렸다고 하였나? 틀린 게 아닐세. 그저 이 시대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네. 이를 성리학자들이 지독할 정도로 교묘하게 이용할 뿐이야.”
나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한 명씩, 한 명씩 시선을 마주치며.
“앞으로 펼쳐질 우리의 싸움은 중대본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닐세. 중대본이 이 나라 조선의 성리학을 품고, 성리학자를 모조리 전선에 세우는 압도적 전선이 되어야 하네.”
다시 말했다.
담담하게.
“내가 바로 중대본일세.”
“…….”
“자네가 중대본일세.”
“…….”
“모두가 중대본이 되어야 하네.
”…….“
“그래야만 승산이 있으며 변화가 시작되는 걸세. 아니, 그래야만 뭐라도 할 수 있으며, 달릴 수 있고, 가능성이라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때였다.
잠시 천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담담하게 말했다.
“반계.”
“…….”
“성리학의 나라가 아닌 조선에 대한 연모.”
청하였다.
“이는 백성에게 양보하지 않겠나?”
결과는
“그리하겠습니다.”
화답(和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