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대회귀-106화 (106/214)

제106회 잠든 도신이 깨어나면.

당분간 천화루주는 천마신교의 수뇌부들이 이용하는 안가에 숨어 있도록 했다. 워낙 은밀하고 교묘한 체계로 운영되는 곳이기에 그녀의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극악소마와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이안에 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호위 분을 잘 보살펴주세요.”

또 이렇게 강조하는 걸 보니 일전에 했던 이안에 대한 말이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은 확실히 아닌 모양이다.

“호위가 절 보살펴야죠.”

내 농담에 천화루주가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의 인연은 이제부터라는 것을 느낀다.

그녀와 헤어지고 우리가 탄 마차는 또다시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소마님, 놈들이 또 암습을 해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심하십시오.”

“이공자나 조심하세요.”

“저야 공격당할 일이 있겠습니까?”

“죽여서 날 열받게 할 사람이 사라졌으니 이제 이공자를 죽일지 모르지요.”

“제가 죽으면 열 받으실 겁니까?”

“교주님을 봐서라도 열 받은 척해야겠지요. 오히려 잘된 일입니다. 제가 어떤 짓을 저질러도 교주님은 용서해 주실 테니까요.”

농담처럼 말하고 있지만, 그는 언제 터질지 모를 용암이다. 놈들은 저 용암을 폭발시키려고 애쓰고 있고.

나는 달리는 마차의 창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들 너머 저 멀리 깎아지는 절벽이 보였다. 저 절벽도 기어 올라가 본 곳이다. 대법 재료를 찾느라 중원 곳곳 안 가본 곳이 없었으니까.

그때는 회귀 후 삶을 떠올렸을 때, 주로 연무장에서 무공수련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여길 또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회귀 후 삶이 더 바쁜 것 같다.

그렇게 바람을 맞으며 지난 삶을 떠올리다가 문득 마부석 쪽을 쳐다보았다.

“둘이서 한마디도 안 했지? 이야기 좀 나누지?”

그러자 날아드는 그녀의 전음.

―제발 그러지 마세요. 안 그래도 불편해 죽겠는데.

―그래서? 계속 불편할 거야?

―그냥 말없이 가는 게 더 편해요.

그때였다. 청면이 불쑥 이안에게 물었다.

“호위 일은 어떻습니까?”

그의 질문에 나도 놀랐고 이안도 놀랐다. 물론 이안이 궁금해서라기보단 나에 대한 예의로 질문을 한 것이겠지만.

“보시면 알겠지만 쉬운 분은 아니시죠.”

청면이 공감한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이안이 물었다.

“청면님은 어떠세요?”

“저는 좋습니다.”

조금만 더 친했어도 이안은 ‘그렇게 대답하시면 제가 뭐가 돼요?’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색한 대화는 거기서 끊어졌다.

됐다. 이렇게 시작했으면 된 거다. 물꼬를 텄으니 언젠가 둘이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볼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창밖으로 내밀었던 몸을 다시 마차 안으로 넣었다.

“사내대장부가 그렇게 오지랖이 넓어서 쓰겠소?”

이런 말을 하면 내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알면서 그는 또 대장부 타령을 했다.

“오지랖 때문이 아니라 성격 문제입니다. 제가 또 답답한 건 못 보고 있어서요.”

“내 가면을 벗기려는 것도 그런 답답함 때문이오?”

“아마 그런 점도 있을 겁니다.”

“이공자. 그게 다 오지랖이오.”

까칠하게 말을 하곤 극악소마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소마야, 이렇게 오지랖을 부려도 난공불락인 게 너란 사람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반대쪽 창밖을 쳐다보았다. 회귀 전 올랐던 절벽이 멀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달리고 또 달려서 마차가 도착한 곳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저잣거리였다.

근처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은 마차에서 가면 쓴 무인이 셋이나 내리자 흠칫 놀랐다.

청면이 앞장서 걸었고 우린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이공자, 돈 많습니까?”

“많습니다. 그건 왜 묻습니까?”

“돈 많으면 도박장에서 탕진하게 하려고 그럽니다.”

“잠자는 도신(賭神)을 건드리면 도박장이 거덜 날 수도 있습니다.”

극악소마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골목길 끝 작은 문 안에는 새로운 세상이 있었다.

도박장은 크고 화려했다. 내가 예상했던 규모보다 과장을 보태지 않고 열 배는 더 컸다. 커도 너무 컸는데, 본교 대연무장보다 더 큰 그곳에 셀 수도 없을 많은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수백 개의 탁자에는 노름꾼들이 가득 붙어 있었고 그사이를 노출 심한 옷을 입은 늘씬한 미녀들이 술병을 들고 돌아다녔다.

다들 얼마나 도박에 빠져 있는지 아무도 가면을 쓴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관심도 없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큽니다.”

“더 놀라운 사실 알려드릴까요? 천화루 수입보다 이쪽 수입이 더 큽니다.”

상단보다 천화루 수입이 더 크다고 했는데, 그 천화루보다 이 도박장 수입이 더 크다는 말이었다.

“사도맹 쪽에서는 어떻게든 이 지역에 도박장을 세워 나눠 먹고 싶어 하고, 무림맹에서는 아예 이곳을 없애버리려고 하죠. 정파놈들은 도박에 빠뜨려 사람들을 파멸시킨다고 욕하지만, 사실은 우리에게 돈 들어오는 게 싫은 거죠. 자, 이곳 도박장에 온 소감이 어떻습니까?”

“대낮부터 노름에 미쳐 있는 걸 보니, 다 두들겨 패서 정신 차리게 하고 싶습니다.”

“그럼 앞으로 이공자 식탁엔 풀만 올라갈 겁니다.”

“각자 자기 인생인데 참견하면 안 되겠죠?”

저 인생의 나쁜 점은 이것이다. 혼자 망하지 않는다는 점.

돈 빌리고, 훔치고, 속이고. 그렇게 가족과 주위 사람들까지 모두 괴롭힌 후, 마지막까지 버티다 버티다 몰락하는 것이 그들의 최후였으니까.

극악소마가 불시에 방문하자 관리자들이 허겁지겁 달려 나왔다. 극악소마가 직접 왔다는 사실에 그들은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그렇게 그들의 집무실로 걸어가는데 유난히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가 있었다.

극악소마가 발걸음을 멈추자 관리자가 재빨리 보고했다.

“저자는 이곳 유지의 아들인데 가끔 저렇게 큰돈을 걸곤 합니다. 오늘 운이 터졌는지 우리가 계속 지고 있습니다.”

과연 그를 마주한 도박장의 도박사는 완전히 기세에 눌렸다는 것을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큰 수에 다 걸겠소.”

남자는 앞에 놓인 돈을 모두 걸었다.

걸린 돈이 너무 커서 도박사는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

“해보나 마나겠군.”

극악소마의 말에 관리자가 재빨리 말했다.

“도박사를 교체하겠습니다.”

“잠깐.”

그를 제지하더니 극악소마가 나를 쳐다보았다.

“한 번 해보겠습니까?”

“돈 잃으면 제 팔을 자르시려고요?”

“도박장 거덜 낸다던 자신감은 어디에 갔습니까?”

“좋습니다. 대신 딱 한 판만입니다.”

도박사 대신 내가 그 자리로 갔다. 가면을 쓴 내가 나서자 다들 흠칫 놀랐지만, 도박사 교체는 도박장의 권한이었다.

나는 일곱 개의 주사위가 든 통을 빠르게 흔들었다.

능숙한 내 손놀림에 극악소마가 흥미로운 빛을 발했다.

탁.

주사위 통을 내려놓았다. 안에서 춤추던 주사위들이 멈추자 통을 들었다.

주사위 합은 아슬아슬하게 작은 쪽이었다.

남자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계속되던 운이 끊어진 순간이었다. 그에게 계속 졌던 도박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곧장 자리를 떠서 극악소마에게 걸어갔다.

“다행히 운이 좋았습니다.”

“운 맞습니까?”

“운이 아니면 뭐겠습니까?”

“잠든 도신이 깨어난 것이거나.”

“아니니까 도신은 다시 재우시죠.”

하지만 나는 뜻 모를 미소로 그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다시 우린 관리자의 안내를 받으며 도박장 구석에 있는 통로를 통해 나갔다.

복도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었는데, 이곳 도박장을 지키는 무인들이 대기하고 기거하는 방인 듯 보였다.

그곳을 지나 비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관리자의 집무실이 있었다.

관리자는 장부를 가져와서 청면에게 주었고, 극악소마에게 도박장에 관해 설명했다. 하루에 대략 몇 명이 오고, 얼마를 벌어들이며, 또 새로운 손님을 어떤 방식으로 끌어들이고 있는지를 보고했다.

물론 달마다 본교로 보고를 하지만, 이렇게 극악소마가 왔을 때는 직접 설명하고 보고하는 것이다.

나는 말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고 극악소마는 보고를 들으면서도 내 반응을 살폈다.

솔직히 이 과정이 내게 무슨 감흥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나는 지루한 표를 내지 않았다. 그의 인생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을 표 냈다. 나는 당신의 세상을 이렇게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보고와 장부 검토에 꽤 긴 시간이 흘렀다. 팔을 자르러 가자고 했지만, 도박장은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었다.

극악소마는 관리자들에게 몇 마디 격려를 해주었다.

오늘의 모든 일 중에 이 부분이 핵심이었다. 앞서 상단주들에게 그러했듯, 극악소마가 직접 관리자를 격려한다는 것. 가장 무서운 사람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 이 별것 아닌 행동이 그의 사업을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핵심이 되는 것이다.

적어도 일 하나만큼은 어떤 누구보다 잘하는 극악소마였다. 혈천도마나 일화검존에게 이런 꼼꼼함과 부지런함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극악소마와 함께 그곳을 나와 도박장을 가로질러 걸었다. 우리 뒤를 이안과 청면이, 다시 그 뒤를 관리자들이 뒤따랐다.

소음과 열기로 가득한 그곳을 가로질러 입구로 걸어가던 그때.

쉬이이익! 푸욱! 퍼어억!

검날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시작으로 살갗이 찢기는 소리와 묵직한 소음이 거의 동시에 들렸다.

우리 양옆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오른쪽 남자의 비수가 극악소마의 목에 겨눠져 있었다. 하지만 비수가 목에 닿기도 전에 그의 얼굴 절반이 극악소마의 일장에 날아간 후였다.

내 검은 왼쪽에서 달려오던 남자의 심장에 박혀 있었다.

두 사람의 합공은 그야말로 절묘했다.

왼쪽 남자는 돈을 땄다며 환호성을 지르며 돌아서던 남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반대쪽에서 그를 축하해주며 달려왔던 남자였다. 그들은 우리를 노린 살수들이었다. 우리와 동선이 겹치는 그 순간을 노리며 기습해온 것이다.

주위 노름꾼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릴 향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의 시선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바로 옆에서 시체가 두 구나 나왔지만, 누구 하나 도박장을 나가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어서 주사위를 굴리라고 도박사를 재촉했다. 나는 살수들보다 그들이 더 무섭다.

“괜찮으세요? 도련님.”

이안의 걱정에 그녀를 칭찬했다.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구나.”

앞서 살수가 나를 공격했을 때 그녀의 검이 거의 다 뽑혀 나왔다. 예전이라면 반응하지 못했을 텐데, 이제 검을 거의 뽑은 것이다.

“저를 공격했다면 저는 죽었을 거예요.”

“그렇지 않을 거다. 뒤에 있었는데도 검을 거의 다 뽑았다는 것은, 내 자리였다면 상대를 베었다는 의미다. 네 실력이 이 정도까지 올라왔다.”

이안은 아직은 실감이 안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잠시 청면과 이야기를 나누던 극악소마가 내게 걸어왔다.

“설마 이공자까지 노릴 줄은 몰랐습니다.”

“저인 줄 몰랐을 겁니다. 가면을 쓰고 있었으니까. 소마님을 지키는 수하쯤으로 알았겠지요.”

나에 대해 알았더라도 명령을 내렸을 수도 있다. 이번 일의 배후는 정말 본교와 사도맹이 전쟁을 벌이기를 바라는 자들이었으니까. 그들의 막 나가는 작전에 천마의 혈육이라고 예외겠는가?

“놈들이 작전을 바꿨습니다.”

“어떻게요?”

“소마님을 죽여서 본교를 움직이겠다는 거죠. 실패해도 상관없습니다. 열 받은 소마님이 결국 살육을 펼칠 테니까요. 배후에 있는 자는 어떻게든 이번 소마님의 출교를 이용해서 목적한 바를 이루려는 모양입니다.”

극악소마의 용암이 더욱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배후 놈들은 똑똑한 자들이다. 나와 함께 나오지 않았다면 저 용암은 어떤 식으로든 벌써 폭발했을 것이다. 그들이 고려하지 못한 것은 나란 존재였다.

그때 이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러다 전쟁이 벌어지면 그들도 무사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서로를 말살하는 전쟁이 된다면 그렇겠지.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전쟁은 터지지 않아. 전쟁이 터져도 어느 정도의 희생에서 끝나게 되겠지. 패한 쪽은 막대한 보상을 해주면서 휴전을 맺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전쟁은 사업이기도 하다.”

“미친놈들이군요.”

“극도로 이기적인 놈들이지. 자신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수천의 희생도 상관하지 않는 자들이니까.”

난 다시 극악소마에게 말했다.

“이렇게까지 한다는 것은 놈들도 시간이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사도맹 내에서 돌아가는 상황이 급하다는 의미죠.”

내 말에 극악소마는 살기를 흘리며 말했다.

“확실히 그들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을 겁니다.”

다 죽이겠다는 극악소마의 의지였다. 원래도 배후는 죽이겠다고 했는데 이걸로 더욱 확실해졌다.

내가 할 일은 사도맹의 다른 무인들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이번 일의 배후에 있는 자들만 처리하도록 그를 유도하는 일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후계자인 비사인이나 사도맹에서는 오히려 우리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그때 극악소마의 수하 하나가 와서 긴급전서를 전하고 갔다.

그것을 확인한 청면이 긴장된 눈빛으로 빠르게 보고했다.

“통천각에서 보내온 급보입니다. 살생부(殺生簿)에 소마님의 이름이 올라왔었다고 합니다.”

살생부는 비밀에 싸여 있는 신비 조직으로 살수들과 청부자들을 연결해주는 일종의 중계조직이었다.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겨서 돈을 버는데, 세상에 원한이 어찌나 많은지 버는 돈이 막대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청부금은 백만 냥. 이 의뢰를 흑살(黑殺)이 받았답니다. 조금 전에 공격한 자들도 아마 흑살 소속의 살수들 같습니다.”

“난 줄 알고 받았다는 거잖아? 나를 죽이는 데 성공하더라도, 결국 밝혀져서 본교에 의해 멸망하게 될 텐데?”

나는 흑살이 왜 이 청부를 받았는지 알고 있다.

흑살주는 이번 일의 배후와 손을 잡았다. 그는 이번 기회에 살수 일을 접고 조직을 정리하려 했다. 수하들을 모두 희생시켜도 상관없었다.

그는 백만 냥이란 거금과 함께 새 신분으로 사도맹의 중요한 요직으로 가기로 약속을 한 상태였으니까.

“암살이 시작된 거로 볼 때 이곳 귀주에 흑살의 살수들이 쫙 깔렸을 겁니다.”

청면의 보고에도 극악소마는 즐거워하고 있었다.

“어떡합니까? 우리 이공자께서 피바다 싫어하신다고 했는데?”

“살수들의 피로 이뤄진 바다에서는 웃으면서 수영할 수 있습니다. 나가시죠.”

굳이 이안을 데리고 나갈 필요는 없었지만 난 그녀에게 말했다.

“같이 나갈 거지?”

“전 여기서 도박이나 좀 하면서 기다리려고 했는데요.”

“그건 안 되겠습니다, 호위님.”

“그럼 할 수 없지요.”

그녀의 눈가에 기쁨이 스쳤다. 나는 안다. 그녀가 얼마나 같이 나가고 싶어 하는지. 혹여라도 짐이 될까 봐 차마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을 뿐이다.

그녀를 온실에서 키울 생각은 없다. 무인을 가장 크게 성장시키는 것은 실전이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자신 있게 그녀를 데리고 나가는 것은 내가 함께 있어서만은 아니다.

고된 수련으로 반질반질해진 그녀의 검 손잡이 때문이다. 그녀 손바닥의 굳은살 때문이다.

혹여 내가 걱정할까 이안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절대 전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심장은 스스로 혼자 뛰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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