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대회귀-155화 (155/214)

제155회 고수가 될수록 열망은 뜨거워지고.

진하령은 국수에 술을 주문했다.

그녀는 혼자 왔는데 무슨 일인지 국수를 두 그릇이나 시켰다.

그녀의 무표정과 나직한 어조는 사람을 긴장시켰는데 주문을 받아 가는 점소이도, 마주 앉은 서대룡도 그녀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에게 긴장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의 눈빛에 살짝 이채가 스쳤다. 이렇게 담담하게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사람도 드물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내 그녀는 딴 곳으로 시선을 돌려 버렸다.

서대룡의 전음이 날아들었다.

―정말 예쁩니다. 정파 여인들 정말 너무 예쁩니다.

서대룡의 목소리가 상기되었다.

몰래 훔쳐보는 서대룡의 시선을 느꼈으면서도, 익숙한 일상이라는 듯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곧이어 술과 국수 두 그릇이 나왔다.

그녀가 술을 따르려는데 서대룡이 용기를 냈다.

“제가 한잔 따라드리겠습니다.”

진하령이 서대룡을 빤히 쳐다보았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냥 한자리에 앉은 것도 인연인데.”

하지만 진하령은 말없이 홀로 부어 마셨다.

세상 무너지는 자책의 전음이 날아들었다.

―아, 너무 식상하게 말했죠? 한자리에 앉은 게 인연이라니! 아! 우리 할아버지도 그런 말은 안 했겠어요.

그때 술잔을 내려놓으며 진하령이 나에게 물었다.

“소룡전에 참가하나요?”

잠시 그녀를 쳐다보다가 서대룡을 보며 말했다.

“저희 도련님이 참가하십니다.”

“도련님?”

“네. 저는 도련님을 모시는 시종입니다.”

진하령은 뜻밖이란 표정으로 나와 서대룡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마치, 네가 도련님이고 저쪽이 시종 아니냐는 그런 눈빛에 서대룡은 괜히 나를 닦달했다.

“어린놈이 수염을 길러서 그렇습니다. 이놈아! 그 지저분한 수염 때문에 소저가 헷갈리시지 않느냐?”

“죄송합니다, 도련님.”

이내 그녀는 이러거나 말거나 관심 없다는 듯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서대룡의 전음이 날아들었다.

―다시 보니까 별로네요. 이 여자.

입을 삐죽 내미는 서대룡을 보며 나는 내심 웃었다.

그때 객잔으로 삼십대 초반의 남자가 들어왔다. 드러나는 기도나 걸음걸이로 볼 때, 그는 상당한 고수였는데 진하령의 호위무인처럼 보였다.

“한참을 찾았습니다.”

“앉아.”

“지금 가셔야 합니다.”

“일단 앉아. 여기 우리만 있는 자리 아니잖아?”

남자가 우릴 빠르게 살피더니 곧장 그녀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녀가 국수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

“먹어. 여기 국수 맛있어.”

그녀는 이 남자가 자신을 찾아올 줄 알고 국수를 두 그릇 시켰던 것이다.

“괜찮습니다.”

“내가 안 괜찮아. 어서 먹어.”

“네.”

남자가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후루룩 면을 먹더니 국물까지 금방 비웠다.

이안이 있었다면 저 남자를 이해한다고 했을 것이다. 호위무인들은 어쩔 수 없이 저렇게 밥을 빨리 먹는 게 습관이 되어 있다고.

그때 진하령이 그에게 말했다.

“그렇게 빨리 먹다간 칼 맞아 죽기 전에 속 버려서 죽을 거야.”

“저는 괜찮습니다.”

“너는 괜찮지. 항상 내가 안 괜찮아서 그렇지.”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녀를 재촉했다.

“지금 가셔야 합니다. 아가씨를 찾고 있을 겁니다.”

“그래, 가야지.”

진하령이 술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남자와 함께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녀가 저 멀리 사라지자 서대룡이 아련한 눈으로 말했다.

“운명처럼 왔다가 국수만 먹고 가네요.”

“다시 보니 별로라면서?”

“제 속이 좁은 거지, 저 여자가 못난 건 아니죠. 여기 와서 본 여자 중에서 제일 예쁩니다.”

“저 여잔 안 돼.”

“왜요? 시종처럼 보이는 저는 안된다 이 말씀이죠? 그렇죠?”

“수염을 아무리 길러도 도련님임을 숨길 수 없는 이 멋진 나도 안 돼.”

“각주님은 왜요?”

“천마 아들과 무림맹주 손녀와의 사랑은 너무 운명적인 사랑이니까.”

무림맹주 손녀란 말에 서대룡은 깜짝 놀랐다.

“무림맹주 손녀라고요?”

“그래.”

“무림맹 손녀가 왜 이런 객잔에서 국수를 먹습니까? 그것도 합석까지 해가면서?”

“그건 나도 모르지. 비싸고 진귀한 요리가 차려진 연회장이 질려서 뛰쳐나왔나 보지. 아니면 이 집 국수가 먹고 싶었거나.”

“아! 인생 참 모를 일입니다. 제가 각주님과 무림맹 앞 객잔에서 무림맹주 손녀와 합석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어디 그뿐이겠냐? 자넨 그 무림맹주 손녀와 비무도 하게 될 텐데.”

서대룡은 더욱 크게 놀랐다.

“무슨 말씀이세요?”

“그녀도 소룡전에 나올 거다.”

서대룡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가 이번 소룡전을 기억하는 이유다. 그녀의 이름을 모두에게 알린 대회였으니까.

이번 대회의 우승자가 바로 진하령이었다.

당시에는 그냥 그랬나보다 하고 넘어갔다. 무림맹주 손녀가 후기지수들의 비무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대회의 배후에 천명회가 있다는 것을.

이후 진하령의 운명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도, 이 대회가 시작점이었던 것이다.

“우승해라, 서 조사관.”

내가 진심으로 말하는 것을 알아차린 서대룡이 앞에 놓인 술을 마셨다.

“맨정신에는 대답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시네요.”

* * *

다음 날 서대룡의 첫 번째 비무가 있었다.

무림맹 외원이 수십 개의 비무대로 꾸며져 있었는데, 비무대마다 참가자며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이렇게 많았음에도 비무는 착착 질서정연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무림맹이 주는 어떤 위압감이 있다. 또한 비무대회를 진행하는 무인들은 무림맹의 정예조직 중 하나인 청룡단(靑龍團)이기에 시비가 일거나 소동을 일으키는 자는 없었다.

서대룡이 속한 황자조를 관리하는 무인이 와서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고의로 상대에게 중상을 입히거나 죽이면 무조건 탈락입니다. 또한 죄를 물어 뇌옥에 갇힐 수도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이 대결은 정당한 비무지 목숨을 건 싸움이 아닙니다.”

첫 상대는 호북의 검술 문파에서 나온 무인이었다. 제법 다부진 체구에 눈매도 매서웠다.

“저 떨려 죽겠어요.”

“황천각에서 조사관 승진시험 칠 때도 이렇게 떨려?”

“그땐 하나도 안 떨리죠.”

“마찬가지잖아? 네가 노력한 것은.”

서대룡이 눈을 크게 뜨며 나를 쳐다보았다.

“네가 누구보다 열심히 수련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랬기에 여기에 있는 거고. 그게 아니었다면 수염 더 길러서 내가 올라갔겠지.”

내 말이 힘이 되었는지 서대룡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기고 오겠습니다.”

서대룡은 단 삼 합 만에 상대를 때려눕히고 내려왔다. 심지어 도를 뽑지도 않고 이겼다.

“너무 쉬운데요?”

“네가 누구 제자인지 잊지 마.”

서대룡은 드디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게 무인 서대룡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는 아직 모르고 있다.

그때 비무를 진행하는 무인이 와서 알려주었다.

“다음 비무가 오후에 한 번 더 있으니 어디 가지 말고 기다리십시오.”

아직 대회 초반이라 하루에 두 번이나 비무를 하는 모양이었다.

“오전 비무에서 다치면 다친 상태로 오후 비무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네요. 이거 투지까지 보겠다는 거죠?”

“투지는 무슨. 일정이 바빠서 그렇겠지.”

“우리 정파의 투지를 우습게 보지 마시라고요!”

“네, 도련님! 투지를 불태워보시죠!”

오후 비무도 서대룡은 가볍게 이겼다. 이번 역시 도를 사용하지도 않고 이겼다.

“첫날 연승 소감이 어때?”

“좋은데요?”

지금까지 혈천도마에게 열심히 배우긴 했지만 이렇게 실전으로 비무를 해본 적이 없는 서대룡이었다.

“올라가기 전에는 많이 떨렸는데, 막상 비무대에 서니까 별로 안 떨렸습니다. 뭔가 묘한 경험이었습니다.”

“내가 좋은 경험이 될 거라 했잖아.”

“각주님 말씀 들어서 후회한 적이 없죠.”

“먼저 가서 쉬어.”

“각주님은요?”

“나는 좀 둘러보고 갈게.”

“네, 그럼 먼저 가 있겠습니다.”

서대룡을 먼저 보내고 나는 비무대를 돌아보았다.

아직 모든 비무대에서 비무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때 한 비무대가 유난히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것을 보았다. 가보니 비무대 위에 어제 본 진하령이 있었다.

무림맹주 손녀에 호북일미라 불릴 정도로 미녀였으니, 그야말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구경하는 이들이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한데 왜 맹주님 손녀가 이 대회에 출전했지?”

“손녀라도 그냥 자리를 주진 않겠다는 거지. 무림맹에 들어오고 싶으면 실력으로 당당히 들어오라는 거 아니겠나?”

“맞네, 맞아. 진 소저 오라비도 몇 년 전 대회에서 우승하고 무림맹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역시! 우리 맹주님은 공명정대하신 분이시군.”

진하령 역시 검을 뽑지도 않고 상대를 제압했다.

환호를 받으며 비무대를 내려온 그녀는 누구에게도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비무대를 떠났다. 그 도도한 모습에 사람들은 더욱 열광했다.

나는 다른 비무를 좀 더 둘러본 후 객잔으로 돌아왔다. 서대룡은 산에 가서 수련하고 밤늦게 돌아왔다. 오늘은 쉽게 이기긴 했어도, 앞으로 남은 비무가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일등 안 하면 못 배기는 성격이라서요. 안 나가면 안 나갔지, 나가면 최선을 다해야죠.”

서대룡의 강단이 어디 그냥 생겼겠는가? 이렇게 노력하기에 만들어진 성격이겠지.

다음 날 시합에서도 서대룡은 이겼다.

“제 시합을 보지도 않았단 말씀이십니까?”

“다른 비무대에서 흥미로운 대결이 있어서.”

“누구요? 설마 무림맹주 손녀는 아니죠?”

“맞아.”

이번에도 진하령의 대결을 지켜보았다. 서대룡의 실력으로 볼 때, 그녀와 맞붙어야 할 수도 있었다. 물론 조가 달라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조별 우승자가 되어 본선에 진출하게 되면 그녀와 맞붙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신경 쓰는 더 중요한 이유도 있었다. 그녀는 이번 천명회가 꾸미는 음모의 대상이자 중심이었다. 분명 그녀가 저들에게 나를 이어줄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다 제가 강적을 만나면요?”

“그냥 갔겠어? 상대가 누군지는 보고 갔다. 왼쪽 허점을 공격해서 이겼지?”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놈 걷는 걸 보고.”

감탄하는 서대룡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지금은 내가 그에게 감탄해야 할 순간이니까.

“이기니까 기분 좋지?”

“솔직히 끝내줍니다!”

“잘했다.”

서대룡은 얼굴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 제일 기분 좋은지 아십니까? 놀랍게도 상대를 쓰러뜨리는 순간이 아니었습니다. 비무를 마치고 비무대에서 내려올 때가 제일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절 바라봐 주고 환호하고 박수받는 그 순간이 더 떨리고 흥분됐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 시선을 이렇게 의식하는 사람인지 이번에 알았습니다.”

“고수가 되면 될수록 더 봐주길 원할걸?”

“그럴 리가요?”

“왜? 더 점잖아질 것 같아? 더 겸손해지고?”

“아닙니까?”

“누군가 천하제일인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천하제일인이 되는 순간, 기존의 천하제일인을 이겼다는 그 사실이 좋을까? 아니면 그날부터 모두가 천하제일인으로 존경하고 우러러봐 줘서 좋을까?”

어딜 갔을 때, ‘천하제일인 오십니다!’라고 소리친다고 상상해 보라. 만나는 사람마다 존경과 부러움의 눈길이 가득하다고 생각해 봐라. 언제나 승리의 북소리가 들리고 박수와 환호성이 들린다고 상상해 보라.

“사람 마음 다 똑같다. 아니, 고수가 되면 될수록 열망은 더 뜨거워지고 원초적으로 될지도 모르지. 천하제일인의 마음이 더 넓다고? 정말 그럴까? 내가 천하제일인인데 나를 이렇게 대한다고? 이 함정에 빠지지 않을 자신 있어? 이제는 감추지 않아도 될 그 옹졸함을 끝까지 묻어둘 자신 있냐고.”

잠시 사이를 두고 서대룡이 말했다.

“그래도 각주님은 아니시잖아요? 아니실 거잖아요?”

“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사람 아니냐? 똑같아. 아니려고 노력하는 거지.”

“각주님과 이런 대화 나누니까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비로소 진짜 무인이 된 것 같습니다. 심장이 이렇게 두근거려 본 적이 언제였나 싶습니다. 제가 이번 대회 안 나가겠다고 우긴 것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우리 서대룡의 이런 마음은 다음 날 바로 바뀌었다.

“죽을 뻔했다고요! 엄살이 아니라 정말 죽을 뻔했어요! 어휴, 내가 안 한다고 했잖아요! 나 돌아갈래요!”

“긁힌 거야. 괜찮아.”

“긁혔다니요? 이 피 안 보이세요? 아, 정말 간발의 차로 피하지 못했으면 어깨에 이만한 구멍이 났다고요! 검은 또 어찌나 크던지.”

“네 상대는 지금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어.”

서대룡의 어깨에 피를 보게 한 상대는 기절한 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몰라요, 저 집에 보내 주십시오! 화분에 물 주러 갈 거라고요!”

이랬던 서대룡은 다음 날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서대룡은 자신이 원하던 그 시선을 비무대 아래에서도 받고 있었다.

그냥 걸어가고 있는데도 자신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눈들이 많았던 것이다. 자기들끼리 속닥거리기도 했다.

“뭐죠, 이거?”

“어제 그놈이 황자조 우승 후보였다네. 덕분에 자네도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는 사람 중 하나가 된 거지.”

어제 힘들게 이긴 상대의 주목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이다.

“쳐다보지 마시고 저기 오른쪽 파란 옷요. 절 두 번이나 쳐다봤어요. 아, 또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좀 빨리 걷지?”

서대룡은 모두의 시선을 만끽하며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 저기 왼쪽 끝에 있는 여자들이 절 보면서 쑥덕대는 것 같습니다.”

“내 눈에는 밥 뭐 먹을까 의논하는 것 같은데.”

그때 검을 찬 젊은 여인이 쪼르르 달려오더니 서대룡에게 인사했다.

“어제 시합 잘 봤어요. 오늘도 잘 싸우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 갔다.

서대룡은 얼어붙은 채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각주님.”

“왜?”

“혹시 제 기분 풀어준다고 돈 주고 사람들 산 것 아니죠?”

“네 잘난 척을 생각하면 그랬다고 대답하고 싶지만, 아니야.”

“정말 아니죠? 이거 정말 꿈만 같아요.”

서대룡은 정말 기뻐했다. 여인이 먼저 와서 이렇게 호감을 표한 것이 처음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가 이 기쁨과 흥분을 만끽하기를 바랐다. 그는 이곳에서의 비무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서대룡이 손자를 무릎에 앉히고 이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바란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 할아버지가 젊어서 말이야’로 시작하는 이야기 말이다.

“가시죠! 이기러!”

여인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서대룡은 계속 이겨나갔고, 무난하게 황자조에서 우승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이제 본선은 각 조의 일위들이 모여서 치르는 비무였다.

“저 끝까지 갑니다!”

서대룡은 임무와 별개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래, 인생에서 몇 번 오지 않을 순간이다. 나이 들어 천하제일인이 되는 것보다, 지금이 더 짜릿하고 흥분되고 값진 순간일 테니까. 그래, 타올라라, 대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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