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회 그 길에 한 번 들어서면.
그날 밤, 잠 못 이루는 진하령의 처소에 생각지 못한 사람이 방문했다. 바로 할아버지 진패천이었다.
“아직 안 잤느냐?”
“네.”
“오랜만에 할아비와 산책이나 할까?”
“좋아요.”
그녀가 진패천과 함께 내원을 걸었다. 곳곳을 지키던 무인들이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며 모습을 감췄다.
“요즘 저 때문에 상심하셨죠? 죄송해요, 할아버지.”
진패천은 그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화난 기색은 아니었다.
“오늘 연회에 참석했다고?”
“네. 진룡장 조 공자가 개최한 연회였어요.”
“어땠느냐?”
한 번도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없던 할아버지였다. 자신이 참석한 것을 안다면, 그곳에 검연이 온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 누군가를 보면서 어떤 심상을 떠올려 보신 적 있으세요? 동물이라거나, 뭐 다른 어떤 거라거나.”
“있지. 최근에도 있었고.”
진패천이 떠올린 사람은 검무극이었다. 자신의 기세를 막아냈을 때의 그 놀람과 충격 속에서 떠오른 심상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전 이번에 처음으로 경험해봤어요. 누군가를 봤을 때, 뱀이 떠올랐어요.”
굳이 조신이라 말하지 않아도 할아버지는 누굴 말한 것인지 알 것이다.
과연 진패천은 그게 누구냐고 묻지 않았다.
조신을 옹호할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둘만의 자리가 마련된 김에 그녀는 솔직한 조신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설령 제가 정략혼인을 하게 되더라도, 조 공자는 아니에요.”
그러자 진패천이 뜻밖의 말을 꺼냈다.
“너를 조 공자와 정략혼인 시킬 생각 없다.”
“정말요?”
“난 이미 다 가진 사람이다. 뭐가 아쉬워서 그러겠느냐?”
단호한 진패천의 말에 진하령이 환하게 웃었다. 정말이지 너무 멋진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진하령이 할아버지의 팔짱을 꼈다.
“다 큰 녀석이 뭐 하는 거냐?”
“조금만 이렇게 걸어요.”
진패천은 자애로운 미소로 손녀를 바라보았다. 고된 맹주의 삶에 유일한 기쁨을 주었던 아이다.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컸다니.
“이 할아비에게 섭섭했더냐?”
“아뇨. 할아버지 이해해요. 어떤 할아버지가 손녀가 시종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겠어요?”
“그 아이가 시종이라서가 아니다.”
“그럼요?”
진패천은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굳이 검무극의 진짜 신분에 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진패천이 화제를 돌렸다.
“소룡전은 어떠하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우승할 자신은 있고?”
“아시겠지만 저 이번 대회를 위해 정말 노력 많이 했어요. 꼭 우승할 거예요!”
그걸 잘 알기에 진패천은 망설였다. 솔직히 기권을 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천명회가 개입했다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진하령이 개입되지 않기를 바라서였다.
하지만 그녀가 이번 대회를 위해 해온 노력을 알았기에 차마 손녀에게 포기하란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최선을 다해라.”
“네, 할아버지.”
그렇게 두 사람은 달빛 아래를 한참 동안 걸었다. 진패천은 산책하는 순간순간 손녀가 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게 누군지 짐작이 되었기에…… 그저 젊은 시절 한때 지나가는 열병이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 * *
수련에서 돌아온 서대룡은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절 몇 명이나 알아봤는지 아세요?”
“정확히는 몇 명의 여자들이 아는 척을 했느냐겠지?”
“어찌나 눈치가 빠르신지. 몇 명일까요?”
“그건 네가 얼마나 느리게 걸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서, 특히 여자들이 많다 싶으면 서대룡은 거북이 신공을 발휘했다. 그러다 누군가 알아봐 주기라도 하면 이렇게 신난 토끼처럼 달려오는 그였다.
“다섯 명?”
순간 서대룡이 움찔했다.
“어떻게 아셨어요?”
“지금의 흥분 상태로 분석해 낸 거지.”
“그럴 리가요? 혹시 저 지켜주고 계셨던 건가요? 제가 위험에 빠질까 봐?”
“아!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네. 한 번도 우리 도련님이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생각도 안 해 봤네.”
“……제가 믿음직해서겠죠?”
“……당연히.”
“아니잖아요! 잊고 계셨잖아요? 제가 위험에 빠지면 어쩌려고 방치해 두시냐고요!”
“뭐 위험에도 빠지고, 인질도 되고, 다치기도 하고, 그러면서 진짜 무인이 되는 거지. 왜 이래? 잘 알면서.”
“저는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조용히, 안 다치고, 음모에 안 휩쓸리고, 그냥 무공 수련 열심히 하는 황천각 조사관으로 살 겁니다. 무공 수련은 건강 때문에 하는 걸로요!”
“섭섭해? 신경 안 써줘서?”
“아뇨.”
“오히려 신경 안 쓰는 게 자넬 돕는 걸걸?”
“무슨 말씀이신지요?”
“설령 누군가 우리에 대해 알아차렸다 치자고. 내가 아예 신경을 안 쓰는데 자넬 이용 가치가 있다고 여기겠어? 괜히 건드려 봤자 자신들의 정체만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겠지.”
“아! 거기까지 생각하셨군요.”
“당연하지. 남처럼 지내는 게 좋아.”
그때 서대룡이 저 멀리 객잔 밖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기 우리 각주님 후원자 옵니다.”
걸어오고 있는 사람은 조신이었다. 수염 깎이고 새 옷까지 사줬다고 서대룡이 그를 얼마나 놀렸는지 모른다.
“자, 그럼 우린 남처럼 흩어지자고요.”
서대룡이 후다닥 이 층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객잔으로 들어온 조신이 내 앞에 마주 앉았다.
“여기 국수 맛있는데 드시겠습니까?”
내 말에 조신은 지금 국수나 먹고 있을 때냐는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나는 조신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악인도 여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신룡가의 가주였던 조신과 지금의 조신은 내가 수염을 깎고 안 깎고 만큼의 큰 차이가 있었다.
“네가 어제 그 비무에서 이겨야 했을까? 아니면 얻어터졌어야 했을까?”
“저도 모르게 그만.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끝날 일이 아니야. 진 소저가 네게 더 빠져버렸으니까.”
조신이 비수를 꺼냈다.
“이제 그 잘난 네 얼굴을 바둑판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지.”
중년의 조신이었다면 비수를 꺼내는 대신 나를 데리고 이 지역에서 가장 훌륭한 요리를 하는 곳에 데려가서 환한 웃음으로 나를 대했을 것이다. 미운 놈에게는 더 맛있는 것을 먹이면서 더욱 추켜세웠을 것이다. 은근하고 끈기 있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낼 때까지 절대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마존들을 상대하는 것처럼 다루기가 어려웠겠지만, 지금의 조신은 내 손바닥 위에 있었다.
“오히려 저를 이용하시면 진 소저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여자 마음을 잘 압니다. 제가 돕는다면 진 소저와 혼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조신이 진하령과 반드시 혼인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제안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다.
“네까짓 게 뭘 안다고?”
“제가 아무것도 몰랐다면 어떻게 진 소저를 제게 빠뜨렸겠습니까?”
“다 의도한 바다?”
“당연히 그렇죠.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다 계획대로 해야 합니다. 남녀문제는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낭인 시절 바람둥이 출신의 낭인이 있었다. 쉬는 시간이면 모두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주곤 했는데, 거기서 들은 이야기만 풀어도 조신을 솔깃하게 할 수 있으리라.
“날 도와주겠다는 저의가 뭐지?”
“저의랄 게 뭐 있겠습니까? 돈 때문이지.”
“이제 보니 요놈 아주 물건이군.”
우승자가 나올 때까진 이 조신이 설치지 않게 해야 한다. 천명회가 본격적으로 우승자에게 접근해 올 때, 그때 조신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와 천명회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그때까지 나는 돈으로 여자를 등쳐 먹는 그런 부류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조신이 내게 비밀을 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나를 믿어서가 아니라, 일이 끝나면 죽여버릴 존재라서.
“지금 진 소저가 조 공자를 피하는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뭐지?”
“진 소저는 자유를 추구하는 성격입니다. 한데 정략혼인을 시키려고 하니,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요. 조 공자를 거부하고 저에게 호감을 느낀 것도 그 반발심 때문이죠.”
조신의 표정이 살짝 풀어졌다. 그녀가 싫어하는 이유가 자기 때문이 아니라는 뜻이었으니까.
“그녀가 그렇게 말했나?”
“꼭 말해야 알겠습니까? 눈치를 보면 알죠.”
“그래서?”
“지금 그녀는 소룡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때 혼인하자고 밀어붙이면 그게 통하겠습니까? 이럴 때는 소룡전에서 우승하라고 응원해주셔야죠.”
그건 생각지 못했다는 듯 조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조신 같은 자들이 그렇다. 남보다는 자신 위주로만 생각하니, 상대방에 대한 이해나 배려는 전혀 없다.
“진 소저가 비무하는 날 가서 축하해 주십시오.”
“축하? 그럼 꽃이나 선물을 사다 줘야 하나?”
“우승했을 때라면 모를까, 팔 강에서 이겼는데 선물을 받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울 겁니다. 가서 말로만 축하해 주십시오.”
“그럼 우승을 대비해서 선물을 준비해둬야겠군.”
“역시 똑똑하십니다! 무공과 가문, 얼굴까지. 조 공자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분입니다. 방법만 제대로 택하신다면 진 소저가 거부할 이유가 없죠.”
내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조신이 날 보며 웃었다. 하지만 여전히 날 향한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살의가 담겨 있었다. 실컷 이용하다 죽이는 그 순간을 떠올리고 있을 거다.
“이 영악한 새끼! 네 본모습을 그녀가 보면 기겁을 하고 달아날 거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에게 말했다.
“십만 냥 꼭 준비하십시오!”
내가 무림맹에서 연기처럼 사라질 때, 미래의 위군자가 될 이 작은 악당도 함께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진하령이 시종에게 손을 내밀며 친구하자는 말을 꺼낸 순간, 그녀는 내 손을 잡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새 인생을 잡은 것이었으니까.
* * *
이틀 후 열린 팔 강 비무에서 서대룡은 승리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의 검에 어깨를 찔리는 큰 상처를 입었다.
진행 무인들이 달려와서 그를 업고 의원이 대기하고 있는 천막으로 내달렸다.
나도 그들을 따라 뛰었다.
업힌 채로 서대룡이 내게 전음을 보냈다.
―제가 죽으면 우리 술 모임 전우들에게 꼭 전해주십시오! 이 서대룡은 장렬히 싸우다 후회 없이 갔다고요!
―남길 말 있으면 어서 남겨. 오른팔 자리는 장호에게 주면 되겠지?
―안 돼요!
―그럼 누구에게 줄까? 이안?
―안 돼요!
―그럼 누구?
―제가 귀신이 되어서라도 그 자리는 안 내놓을 겁니다.
의원의 치료가 끝났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상처가 제법 깊었다.
무림맹 의원이 금창약을 발라주고 먹는 약도 처방해주면서 한동안 쉴 것을 권했다.
객잔으로 돌아오고 서대룡을 앉혔다.
“앉아봐.”
“네.”
서대룡의 등으로 한 줄기 내력을 주입했다. 내 진기가 천천히 그의 혈맥을 따라 돌다가 다친 부위를 다독여 주었다. 이 과정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부상을 회복하는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났다.
“감사합니다, 한결 나아졌어요.”
“걱정하지 마라. 내가 살펴보니 다행히 중요 혈맥도 피했고, 뼈도 상하지 않았다.”
원래 서대룡의 실력으론 팔 강까지가 한계였다. 한데 이번에 간신히 이긴 것은 운과 재능과 노력을 다 쏟아낸 결과였다.
하지만 서대룡은 끝까지 가보고 싶은 모양이다.
“이 몸으로 사 강 비무에 나갈 수 있을까요?”
그가 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일부러 나는 말리지 않았다.
“나가야지. 붕대로 꽁꽁 동여매고 나가서 이겨야지. 팔 하나 못 쓰게 되더라도 나가야지.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그러자 서대룡의 반응이 뜻밖이었다.
“네.”
고분고분한 그의 대답에 오히려 내가 펄쩍 뛰었다.
“네라니? 못 나간다고 해야지. 이깟 비무가 뭐라고 팔을 겁니까? 따져야지!”
“그러기에는 너무 중요한 일이 걸려 있잖아요?”
“무슨 일? 무림맹 비무대회가 뭐가 중요해서?”
“그게 아니라 각주님 후계자 시험요. 제가 우승해야 놈들을 추격하죠.”
내가 가만히 서대룡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충성심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서대룡의 두 눈이 끝내 내 눈을 피했다. 검거 완료다.
“이렇게 감동을 줘서 역으로 빠져나가시겠다?”
“표 났어요?”
“당연히. 너무 자네답지 않은 열정이었어. 하늘이 무너져도 팔은 포기하지 않을 자네잖아.”
“그럼요. 무림이 멸망해도 제 팔은 못 내놓죠. 잘했다, 서대룡! 멋지다, 서대룡! 사 강 진출만으로도 충분해! 칭찬해!”
그의 너스레에 내가 웃었고, 서대룡이 따라 웃다가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다.
“아아! 아파요. 웃기지 마세요.”
“네가 다 웃기고선. 쉬어.”
그렇게 방을 나오려는데 뒤에서 서대룡이 물었다.
“정말 안 될까요?”
앞서와는 달리 진지한 어조였다. 계속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안 돼.”
“각주님 후계자 시험도 시험이지만, 저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비무대회 하면서 느낀 바가 많습니다. 끝까지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서 조사관, 그 길은 한 번 들어서면 벗어나기 힘들다.”
“그게 어떤 길인데요?”
“다친 팔을 동여매고 비무대에 오르는 길이다. 온몸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걸어가게 되는 그런 길이지.”
마지막 대법 재료를 구하던 나의 모습이었다.
내가 그런 삶을 살았기에 말리고 싶었고, 그 삶이 무인을 얼마나 성장시키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말릴 수 없었다.
하지만 한 번 선을 넘어 그 세상을 맛보면, 건강 삼아 무공 수련하는 황천각 조사관으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가보고 싶습니다.”
“다음 상대는 부상이 아니더라도 이기기 힘들어.”
“길을 알려주십시오.”
“무리하다간 다친 팔을 영영 못 쓰게 될 수도 있어.”
“그럼 저도 오른팔 구하죠. 아, 저는 왼팔이겠구나.”
“더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그 김에 좀 쉬죠.”
서대룡의 눈빛에 담긴 의지는 과거 내 의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럼 거기 그렇게 앉아 있으면 안 되지.”
서대룡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항상 자네 운명은 객잔에서 바뀌는군.”
“항상 그 자리에 각주님이 계시고요.”
어찌 그것이 나나, 장소 때문이겠는가? 저 작고 고집스러운 남자가 내리는 포기하지 않는 결정 때문이겠지.
나는 그를 데리고 객잔을 나섰다.
열기에 불타오르며 서대룡이 소리쳤다.
“자, 지금부터 지옥 수련입니다!”
우리가 수련하던 산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서대룡에게 내가 말했다.
“거기 아니고 이쪽이야.”
나는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어.”
그와 함께 들른 곳은 중원전장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돈을 오십만 냥 찾았다.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찾으십니까?”
“우린 지옥에 안 갈 거거든. 다친 몸으로 지옥 수련했다간 몸만 더 망가질 거다.”
“그럼 어디로 갑니까?”
“극락.”
깜짝 놀란 서대룡에게 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우린 극락으로 간다. 입장료가 아주 비싼 극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