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회 시간 없으니까 업혀.
“대체 어딜 갔다 오는 거냐?”
조신이 화난 얼굴로 검무극을 맞이했다. 객잔에서 한참을 기다리고서야 검무극을 만난 것이다.
“바람 좀 쐬다 오는 길입니다.”
조신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검무극이 자신의 부친을 만나고, 또 무림맹주까지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라는 것을.
그리고 검무극의 먹잇감이 자신이라는 것을. 그는 제 발로 찾아와 호랑이 아가리로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시종 주제에 한가하구나.”
그가 품에서 비수 한 자루를 꺼냈다. 진하령을 주려다 못 준,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이 적혀 있는 비수였다.
“이걸로 네 주인을 콱 찔러 죽여 버릴까? 이번 일의 결말로 딱 좋을 것 같은데.”
“이번 일의 가장 좋은 결말은 공자께서 진 소저와 혼인하시고, 저는 십만 냥을 얻는 것이겠죠.”
“그럼 돈값을 해야지.”
“받은 돈이 있어야 돈값을 하죠.”
“네놈의 목을 이 비수로 찌르지 않는 건 돈으로 치면 얼마쯤 될 것 같으냐?”
이대로 혼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봐 조신은 마음이 급했다. 더구나 직접 찾아와서 혼인을 압박한 철곤에게 큰소리까지 쳤으니 어떻게든 진행해야 했다. 평생 누군가를 기다려본 적 없는 그가 객잔에서 검무극을 한 시진이나 기다린 이유였다.
검무극이 탁자에 놓인 비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한 방이 필요할 때입니다.”
“한 방? 어떤 한 방?”
“무림맹주 손녀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명문의 자제를 봐왔겠습니까? 다들 가문 자랑, 돈 자랑, 무공 자랑을 하겠지만, 그녀가 볼 때 얼마나 한심하고 따분하겠습니까?”
얼마 전, 조신도 돈 자랑과 가문 자랑을 했기에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명문세가의 자제와 다른 뭔가를 보여줘야죠.”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예쁜 여자, 못생긴 여자, 착한 여자, 못된 여자, 어린 여자, 나이 든 여자 할 것 없이 모두가 넘어올 한 방이 있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검무극이 비수를 들어서 조신을 찌르려 했다. 그러자 조신이 잽싸게 검무극의 손목을 잡았다.
“날 죽이겠다고? 너 죽고 싶냐?”
“이거라고요.”
“뭐?”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겁니다. 자기 목숨을 구해준 남자. 더 뭐가 필요합니까?”
“!”
조신의 눈이 커졌다.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왜 이 생각을 못 하고 있었지? 뒤늦은 자책이 들 정도였다.
“수백 년 전부터 내려오는 구식 방법이지만, 언제나 효과가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도 하지요. 세상에 목숨 빚만큼 강력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신 계획을 잘 짜야 할 겁니다. 진 소저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니까요.”
검무극은 벌써 느꼈다. 이미 반쯤 조신이 넘어왔다는 것을.
“아,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겨야 합니다. 까닥 잘못하다가 진 소저가 다치거나 죽기라도 하면, 조 공자 목숨도 함께 날아가게 될 테니까요.”
검무극은 예상했다. 만약 조신이 천명회와 관련이 있다면, 그쪽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이렇게 중요한 일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을 테니까.
“절대 공자 가문 사람을 쓰면 안 됩니다. 나중에라도 밝혀지면 큰일 날 테니까요. 전혀 관계없는 사람 중에 고수 없습니까? 진 소저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여야 합니다. 그리고 믿을 만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은 한 사람을 떠올렸다.
철곤.
그 무서운 자라면 분명 이번 일에 적합했다. 물론 그가 받아들일지는 모를 일이지만, 희망은 있었다. 그의 임무는 자신과 진하령을 한시라도 빨리 혼인시키는 일이었으니까. 직접 찾아와서 압박을 가할 정도로 그도 마음이 급했으니까.
검무극은 지금 조신이 누군가를 떠올리고 있음을 눈치챘다.
‘역시! 주위에 누군가가 있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척 검무극이 말했다.
“그 위험한 일에 저는 끼워 넣지 마십시오! 저는 제 할 일 다 했습니다.”
물론, 제발 나를 끼워 넣으라는 의도가 담긴 말이었다. 하지 말라면 하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인데, 지금 조신에게는 검무극을 꼭 끼워 넣어야 할 이유까지 있었다.
“너는 끝까지 나를 도와야지.”
“저는 위험한 일은 딱 질색입니다.”
조신은 상상했다. 이 시종과 진하령이 위험에 빠졌을 때, 자신이 나타나서 구하는 모습을. 이 무능력한 놈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그래,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이거면 끝이다.
“그리고 네가 진 소저를 데리고 나와야지. 내가 데리고 갔다가 악인이 등장하면 누가 봐도 내가 조작한 것으로 보이잖아?”
“좋습니다. 제가 돕죠. 저도 돈을 받아야 하니까요. 만약 하실 거면 서둘러야 합니다. 진 소저가 정식으로 입맹한 후에 이 일이 벌어지면, 무림맹이 공식적인 조사를 시작할 겁니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조신의 마음은 바빴다.
“내가 연락할 때까지 객잔을 떠나지 말고 기다리도록.”
“알겠습니다.”
조신이 서둘러 떠났다. 검무극이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붙었다.
* * *
무림맹 인근의 허름한 창고에서 조신과 철곤이 만났다.
“생사와 관련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요.”
“그만큼 중요한 일이오. 나를 한 번만 도와주셔야겠소.”
“무슨 일이오?”
“그대가 돕는다면 진하령과 혼인할 수 있소.”
철곤이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는 표정을 짓던 그때.
“그녀를 납치하려 해주시오. 그때 내가 나타나서 구해주겠소.”
철곤이 너무 어이가 없어 순간 욕을 내뱉을 뻔했다.
“이보시오, 조 공자. 당신 취했소?”
“솔직히 말하겠소. 당신에게 큰소리는 쳤지만 지금 진 소저는 나와 혼인할 마음이 전혀 없소.”
조신은 솔직하게 다 밝혔다. 이 차갑고 무서운 사내에겐 딴 수작보단 차라리 애걸복걸이 가장 효과적일 거란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여자와 혼인하라고 압박하면, 난들 무슨 재주로 혼인하겠소? 다른 여자라면 협박을 해서라도 성사시키겠지만, 상대는 무림맹주 손녀요. 내가 오죽 답답하면 이 방법까지 쓰려하겠소?”
“이런 얄팍한 수가 통하겠소?”
“그래서 그대가 필요한 거요. 진하령이 속을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사람이. 그녀를 다치지 않게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
“그럼 내가 진하령을 제압한 후, 당신이 등장해서 구하겠다는 뜻인데. 당신 실력에 나를 쫓아내면, 그걸 믿겠소?”
철곤은 조신이 진하령보다 한 수 아래라 여기고 있었다.
“내가 왜 진하령보다 약하다고 생각하시오?”
조신이 기도를 드러냈다. 후기지수답지 않은 날카로운 기세였고, 진하령에 비해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조신도 나름 숨겨둔 한 수가 있었던 것이다.
“당신 임무는 나를 진하령과 혼인시키는 것 아니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당신은 영원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될 거요. 솔직히 나는 상관없소. 당신들이 그녀와 혼인을 강요하니까 하려는 거지, 내가 뭐가 걱정이겠소?”
철곤은 고민했다. 어처구니없는 제안이긴 했지만, 이 방법이 통해서 두 사람이 혼인하게 되면,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게 되는 것이다.
“나보고 거목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했소? 그럼 가끔은 묘목에 비료도 줘야 잘 크는 법 아니겠소?”
잠시 고민하던 철곤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해봅시다.”
철곤이 수락하자 조신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아, 그리고 그녀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그 시종 놈은 병신으로 만들어 주시오. 팔도 하나 자르고, 다리도 자르고.”
정말 귀찮게 군다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으며 철곤이 말했다.
“그렇게 싫으면 차라리 죽여 버리지 않고.”
“놈이 비참한 신세가 되었을 때 그녀가 어떻게 나오나 보고 싶소.”
조신은 시종 놈이 불구가 되어 있는 상황을 떠올리며 차갑게 웃었다. 진하령이 그놈이 불쌍하다면서 평생 데리고 살까?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확신했다.
“그런 희생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내가 인정하지.”
그는 진하령이 속물에 보잘것없는 여자란 것을 보고 싶을 뿐이다.
여전히 조신에게 진하령은 자신을 두고 시종에게 관심을 가진 더럽혀진 여인이었다. 혼인하더라도, 그녀를 사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철곤은 그런 조신이 내심 한심했다. 멍청해서 그런지, 아직 젊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알려주시오.”
철곤이 먼저 떠났고 조신도 뒤를 따랐다.
그들이 사라진 그곳으로 또 다른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바로 검무극과 무림맹주 진패천이었다. 진패천은 며칠간 폐관에 들겠다고 한 뒤, 은밀히 검무극과 움직이고 있었다.
진패천은 조신의 진짜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 정말이지 당장 달려 나와 박살을 내버리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았다.
“왜 이곳에서 저 천명회 놈을 잡지 않는 건가?”
“우리 목표는 저자가 아닙니다. 저자가 고수긴 해도 결국 소모품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심문해봤자 천명회주까지 연결되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봤을 때, 천명회주는 수하 하나 족친다고 붙잡을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우리 목표는 저 조신입니다.”
“조신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그를 지옥문 앞까지 데려갈 겁니다. 조신을 절벽 끝까지 밀어붙였을 때, 조이백이 어떻게 나올지 보시죠. 천명회주에게 우릴 안내해 줄 사람은 조이백입니다.”
진패천은 검무극의 총명함과 거침없는 추진력에 내심 감탄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마교 이공자만 아니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위로 삼았을 것이다.
‘정말 아깝구나.’
하지만 사위는 고사하고 검무극은 정파 무림의 잠재적인 적이었다. 그것도 너무 위험해 보이는.
그런 속마음을 감추고 진패천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이제 나흘 남았네.”
* * *
다음 날, 진하령은 아끼던 무복을 입고 거처를 나섰다.
검무극이 동호에 놀러 가자고 했던 것이다.
말을 타고 가는 내내 그녀는 기분이 좋았다. 이럴 때면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위선적인 사람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분이 좋은 만큼 안타까움도 컸던 것이다.
‘시종만 아니었다면.’
이런 마음의 이면에는 시종과는 혼인하지 못한다, 혹은 혼인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안다. 자신이 결코 그 신분의 선을 넘지 못할 것임을.
‘이래 놓고 나중에 후회하겠지. 한심한 년아, 이 속물아! 그냥 넌 혼자 살아라. 혼자 살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두 사람은 동호에 도착했다.
한참을 말없이 호수를 바라보던 검무극이 먼저 말했다.
“누가 그러더라. 만남보다 이별을 더 잘해야 한다고.”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해?”
“나 며칠 있다가 떠날 거야.”
“뭐?”
“그동안 고마웠어.”
검무극의 말에 그녀는 깜짝 놀랐다.
“어디로 갈 건데?”
“고향에.”
그녀는 아쉬웠다. 혼자 있길 좋아해서 친구라곤 몇 안 되었는데, 그나마 이렇게 친밀감을 준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가지 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자신이 그의 인생을 책임져줄 것도 아닌데. 무림맹에 입맹하면 바빠서 자주 보지도 못할 텐데.
“나중에 네가 무림맹주 돼라.”
“뭐?”
놀란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던 그때였다.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기습했다. 검무극에게 정신이 팔려있던 그녀는 상대가 접근해오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다.
뒤늦게 놀라 돌아서던 그 순간.
탁탁!
복면을 쓴 철곤이 순식간에 그녀의 마혈을 제압했다. 실력 차이도 나는 데다가 기습이었기에 그녀는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
물론, 검무극은 그가 접근해오는 것을 멀리서부터 느끼고 있었다. 만에 하나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다른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었으니까.
그녀를 제압한 철곤의 시선이 검무극을 향했다.
그때 진하령이 소리쳤다.
“그 사람은 안 돼! 죽이지 마!”
진하령은 복면인이 검무극을 죽일 거라 생각했다. 분명 자신이 목표라면 함께 있던 시종을 살려둘 리는 없었으니까.
“안 돼! 제발! 보내줘!”
그녀의 안타까운 외침에도 철곤은 성큼성큼 다가가서 일검에 검무극의 팔부터 잘라버리려 했다.
바로 그 순간!
철곤의 검이 허공에서 멈췄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존재감. 어느새 그는 온몸의 솜털이 일제히 곤두서 있었고, 생존본능은 달아나라고 소리쳤다. 다른 때였다면 뒤돌아보지 않고 몸을 날려 달아났을 것이다.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주위에는 자신을 건져줄 배도, 섬도 하나 없는 망망대해 한가운데였다.
철곤은 필사적으로 내력을 끌어올리며 몸을 돌렸다.
높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해일이 자기 앞에 솟구쳐 있었다. 바로 무림맹주 진패천이 바로 뒤에 서 있었던 것이다.
“……젠장!”
다시 필사적으로 몸을 돌려 달아나려 했지만 한 발짝 떼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마혈을 제압당했다. 철곤이 제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진패천 앞에서는 일초지적에 불과했다.
철곤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무림맹주가 이곳에 나타난 거지?’
원래라면 이 시종 놈의 손발을 자르고 나면 조신이 나타나서 그녀를 구하기로 되어 있었다. 한데 왜?
일이 꼬인 거라면 지금이라도 조신이 나타나야 한다. 그리고 웃으면서 진하령에게 잘 보이려다 이런 장난을 쳤습니다, 하면서 이 상황을 무마해야 한다. 이 사람은 제 수하입니다, 라고 말해줘야 한다.
하지만 조신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때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드는 한 가지 생각.
‘함정?’
설마 자신을 무림맹에 팔아넘긴 것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그가 나타나지 않을 리 없지 않은가?
한편 검무극은 저 멀리 숲에서 조신이 숨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오지 마라!’
철곤과 조신의 분열은 검무극이 바라는 바였으니까.
조신은 숲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맹주의 등장에 그는 크게 당황했다.
‘망했다.’
나가서 맹주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 납치를 위장해서 구하려 했다고? 그러는 순간, 혼사는 영영 물 건너가는 거다. 게다가 저 철곤은 누구라고 설명할 것인가?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도 없었다. 저대로 철곤이 잡혀가게 둘 수는 없었으니까.
나가려 했지만,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았다. 맹주가 두려워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검무극이 발출한 기가 그를 은밀하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당황하고 겁먹은 그는 그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젠장!’
결국 조신은 일단 이곳을 물러난 후 사태를 수습하고자 마음먹었다. 뒤로 물러나 돌아서자 몸이 마음대로 움직였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곳을 떠났다.
진패천이 손녀의 마혈을 풀어주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어떻게 여길 오신 거죠?”
“나중에 다 설명해주마.”
지금은 계획대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진패천과 검무극이 서로를 마주 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진패천은 마혈이 제압당한 철곤을 옆구리에 끼고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더니 순식간에 그곳에서 사라졌다.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극상승의 경공술이었다.
진하령이 검무극에게 물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녀는 뭔가 자신이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도 돌아가자. 여기서 이럴 시간 없다. 경공할 때 어지럼증 잘 참아?”
“그건 또 무슨 소리고?”
“잘 참냐고.”
“경공 중에 어지럼 느낀 적 한 번도 없어.”
“어지러우면 눈 꼭 감고 있어. 등에 토하면 안 돼.”
검무극이 등을 돌리며 몸을 낮췄다.
“업혀. 시간 없어, 어서.”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았기에 일단 그녀는 검무극의 등에 업혔다. 날 업고 뛴다고? 왜? 난 다치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대체 어쩌나 보자는 심정이었다.
“설마 날 업고 달리는데 어지러워할까 봐 걱정했던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