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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141화 (139/20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41화

[윤태양이 두 골을 넣으면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앞서갑니다.]

[어, 그러고 보니 윤태양 선수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벌써 18골입니다?]

[18골! 아, 챔피언스 리그 최다골 기록이 깨졌군요?]

지금까지 챔스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17골을 넣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이는 그의 라이벌이자, 역대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리오넬 메시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었고, 득점에 관해서는 메시와 호날두와 비교될 정도인 득점 기계 엘링 홀란드도 미처 넘지 못한 대기록이었다.

그걸 오늘 이 경기에서 윤태양이 21년 만에 넘어선 거다.

그것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기록을 만들 때 당시 소속팀이었던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에서 말이다.

그걸 인지하고 있었던 툰들은 연신 18골을 외쳤다.

-와 18골 ㄷㄷ

-호날두 넘어섰네

-득점 기록을 다 갈아엎는구나

-ㅋㅋㅋㅋ 노쇼두 ㅅㅋ는 고작 17골 넣고 온갖 생쇼를 다 했는데 태양이는 골 더 넣겠다고 하프라인으로 달려가네 ㅋㅋㅋㅋ

-호젖통 ㅅㅋ 지금 이 경기 보고 혼자 ㅂㄷㅂㄷ 떨고 있을 듯 ㅋㅋㅋ 자기 기록 깨졌다고

-에이 설마…….

-설마는 무슨 ㅋㅋㅋ 그 ㅅㅋ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임 ㅋㅋ

-ㅂㄷㅂㄷ 떨면서도 쿨한 척 전혀 경기 안 본 척 SNS에다가 엉뚱한 게시물이나 올리겠지

-아들이랑 수영하는 사진 같은 거 ㅋㅋㅋ

실시간으로 이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호날두를 비웃는 가운데, 베이트호번은 윤태양을 지그시 바라봤다.

“18골이라…….”

리그에서는 46골이나 넣었다지?

인정하기 싫지만, 프리미어 리그에서 46골을 넣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리그의 스타일과 팀 수준을 생각하면 대량득점이 어려운 리그였기 때문이다.

그걸 저 17살 소년이 해냈다?

“탐나는군.”

탐이 안 날래야 안날 수가 없었다.

아니, 저 정도 수준에 나이까지 20살을 채 넘지 않았으니 아마 모든 감독들이 탐을 낼 거다.

대부분 팀에서 데려오기 어렵다는 게 문제지.

상대는 돈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뉴캐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이야기가 다르다.

모든 선수들의 워너비와도 같은 구단, 레알 마드리드이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기 위해 온갖 추잡한 짓을 하면서까지 팀을 옮긴 선수가 어디 한, 둘이던가.

“태양의 영입을 시도해 봐야겠어.”

그건 그거고.

베이트호번은 지금 상황에 집중하기로 했다.

2골이 뒤져 있는 상황.

이 상황을 바꿔야 한다.

태양의 두 골로 기세가 올라 흐름을 타고 있는 뉴캐슬의 상황을 끊어야 한다.

가만히 상황을 보고 있던 베이트호번은 선수들을 향해 소리치며 손가락으로 두 개를 가리켰다.

칼론지 중심의 후방 빌드업을 해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진 패스하라는 지시였다.

쉽게 말하면 일단 공격하고 보라는 거다.

킥오프와 동시에 공을 가지고 시작한 레알 마드리드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뉴캐슬은 물러나지 않았다.

최전방에서부터 전원 압박에 들어가 타이트하게 레알 마드리드를 몰아붙였다.

방패가 아닌 똑같은 창으로 맞서는 뉴캐슬을 상대로 레알 마드리드는 빈틈을 찾아 창날을 들이밀었지만, 생각 외로 여의치 않았다.

지난 경기 무력했던 뉴캐슬의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오늘 반드시 이기겠다는 신념 아래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크랙이라 부를 만한 선수들이 많았다.

그중에 요즘 가장 핫한 선수는 바로 이 선수.

[디오스! 공 잡습니다! 박스올을 제치고 중앙으로 파고듭니다!]

디오스였다.

그는 공을 왼발 아웃프론트에 두고 빠르게 공을 몰아갔다.

왼발잡이에, 공을 왼발 바깥에 두고 달리는 모습은 마치 메시를 연상케 했다.

체격부터 시작해서 드리블과 기술 스타일까지 그는 메시와 많이 닮긴 했다.

좀 더 성장한 뒤에는 그보다 더 독창적인 자신의 움직임을 보여주겠지만, 지금의 디오스는 메시와 비슷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그가 메시를 뛰어넘은 건 절대 아니었다.

알고도 못 막는 메시가 아니라, 아니까 막을 방법이 있는 어린 천재다.

철저하게 그를 연구한 무리시가 타이밍을 보다가 그에게 달려들어 힘으로 그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공을 가로챘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 자리에서 태세를 전환해 뉴캐슬을 압박했다.

뉴캐슬은 밀집된 중앙을 벗어나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어차피 결국 메넨데즈나 윤태양에게 공이 갈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양 팀 모두 추가 득점 없이 뺏고 뺏기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 주심이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립니다!]

그렇게 계속된 대치 끝에 전반이 종료된다.

양 팀 모두 최전방에서부터 최후방까지 전원이 거센 압박과 공격을 해왔기 때문인지 하나같이 선수들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뉴캐슬은 더욱 그러했다.

일단 경기 일정 자체가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 타이트했으며, 스쿼드의 두께도 더 얇은 상황이어서, 오늘 뛰는 선수들이 이번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뛴 만큼 빨리 지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후우, 후우.”

그건 거의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던 철강왕 일리뉴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시즌 막바지에 들어선 지금 예전같이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는 것도 철강왕 소리를 들으며 풀타임으로 뛰며 체력이 갈린 탓도 있었다.

솔직히 이탈리아에서 뛰던 그가 이 정도로 해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긴 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일리뉴를 바라본 아르텔리 감독은 실바를 불렀다.

“아무래도 후반 시작되면 머지않아 일리뉴를 교체해야 할 것 같으니 준비하게. 그때는 자네가 중앙일세.”

“알겠습니다.”

실바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풀기 위해 라커룸을 나섰다.

그걸 잠시 바라보던 아르텔리는 이어서 메넨데즈에게 다가갔다.

“레알 마드리드가 공격할 시 쓰리백을 형성해 주게. 그리고 공을 탈취하면 칼론지처럼, 알지?”

“네.”

“레알 마드리드가 자네를 꽁꽁 묶어둔 이유가 자네의 그 날카로운 패스에 있음을 잊지 말게. 후방에서 두 선수가 자네가 패스하기 편하게 지켜줄 걸세.”

“알겠습니다.”

아르텔리는 이어서 고메즈와 박스올에게는 메짤라 같은 움직임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간을 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양을 바라봤다.

태양은 여느 때처럼 바나나를 입에 물고 있었다.

“할 만한가?”

“쉽진 않네요. 그래도 해야죠.”

태양의 말에 아르텔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쉽진 않지만, 해야 할 일이다.

“나머지 세 골을 기대해도 되겠나?”

“팀이 남은 세 골을 넣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래, 고맙네.”

아르텔리는 태양이 자신이 아닌 팀이 골을 넣을 수 있게 하겠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절대 혼자 골을 독식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필요하다면 자신이 미끼가 되어주고 어시스트를 해준다.

어린 나이의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자기 헌신이었다.

어쩌면 골이 목적이 아니라 승리를 위한 수단이 되기 때문에 그가 그리 많은 골을 넣은 걸 수도 있겠다.

“자, 자, 아직 뒤지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게. 오늘 이 경기를 보러 찾아온 툰들을 위해서라도 말일세!”

아르텔리는 그리 말하며 선수들을 내보냈다.

[하프타임이 끝나고 후반전… 시작됩니다!]

[윤태양 선수가 전반에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두 골 앞서가고 있지만, 종합 스코어는 아직 5대2입니다. 따라잡기 힘든 스코어일지도 모르지만, 큰 점수 차를 따라잡고 기적을 이룬 경기가 어디 한둘입니까? 해낼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해설진은 노골적으로 윤태양과 뉴캐슬을 응원했다.

하지만 아무도 이를 욕하지 않았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4강을 넘어 결승까지 간 게 언제던가?

손홍민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뮌헨의 박민규가 있긴 하지만, 태양과 박민규는 다르고 뮌헨과 다른 느낌이 뉴캐슬에게 있었다.

무엇보다 죽음의 조에서 1등으로 올라와 뮌헨을 이기고 파리를 이기고 지금 레알 마드리드까지 만나고 있었다.

이런 대진은 앞으로 더는 없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죽음의 레이스를 이어왔다.

오늘 이 경기까지 기적같이 이긴다면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모든 사람들이 태양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이기기엔 레알 마드리드는 너무 강했다.

뉴캐슬의 패스를 가로챈 칼론지가 뉴캐슬 선수들이 몰려들기 전에 뉴캐슬 수비 뒷공간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칼론지의 롱패스를 쫓아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이 달렸다.

그중 가장 빠른 건 디네이였다.

브라질 국가대표에서는 일리뉴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그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주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빨리 달려 공을 차지한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골대를 향해 달려갔다.

[디네이 달립니다! 리첼라 나오는데요! 리첼라! 리첼라!!]

지난 경기 다섯 골을 내준 리첼라는 신중하게 디네이를 살폈다.

지난 경기에서 두 골이나 내주었던 상대였다.

‘이번에는……!’

디네이가 슈팅한다.

낮고 빠르게, 잔디 위를 스치듯이 지나가는 슈팅.

몇 번이고 지난 경기를 지켜본 리첼라는 본능적으로 오른발을 쭉 뻗었다.

[리첼라의 발에 걸립니다! 튕겨 나가는 공!]

디네이의 슈팅을 막아낸 리첼라는 잽싸게 공을 쫓아 움직였다.

주인 없는 공을 앙헬로가 차지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무리시가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무리시는 공이 튕겨 나온 걸 보고 앙헬로의 발목을 붙잡기 위해 어깨를 들이밀었다.

무리시가 앙헬로의 속도를 죽이는 사이, 리첼라는 잽싸게 공을 걷어찼다.

밖으로?

아니, 최전방으로 말이다.

리첼라의 발끝을 떠난 공이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들을 향해 떨어져 내린다.

센터백들이 공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이, 일리뉴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벌써부터 지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일리뉴는 마지막 힘을 쥐어 짜냈다.

센터백 둘을 밀어내며 일리뉴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공을 따냈다.

그 공은 뒤에서 대기하던 태양의 발 앞에 떨어졌다.

태양이 공을 차지하고 움직이는 순간, 일리뉴에게 밀려나 뛰어오르지 못했던 칼론지가 잘됐다는 듯 태양의 앞을 막아선다.

이번에는 신중하다.

너무나도 손쉽게 제쳐지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짧은 시간에 몸을 낮추고 태양을 막을 준비를 하는 사이, 태양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태양의 발이 현란하게 움직인다.

눈을 어지럽게 만드는 스탭오버, 그리고 순간 왼쪽으로 폭발적인 속도로 파고 들어간다.

칼론지는 앞을 막을 생각도 못하고 몸을 돌리며 태양과 나란히 달리려 들었다.

그 순간 태양이 공을 뒤로 끌며 드래그백하고, 공을 옆으로 접어 칼론지의 등 뒤에서 오른쪽으로 파고든다.

‘속았……!’

한 번 더 속은 칼론지가 어떻게든 막기 위해 태양의 등 뒤로 손을 뻗었지만, 이미 태양은 저만치 달려 나간 뒤였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 상황.

달려 나온 페나조이아를 확인하며 태양은 오른쪽으로 공을 툭하고 찼다.

멀어지는 공을 향해 페나조이아가 몸을 돌리는 사이, 태양은 순식간에 공을 쫓아가 빈 골대를 향해 공을 툭하고 찼다.

데구르르, 구른 공이 골라인을 넘어간다.

[골! 골입니다! 해트트릭! 윤태양이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이뤄냅니다!]

툰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일 페노메노! 마치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호나우두의 득점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죠, 이 선수는 일찍이 호나우두가 활약한 AC 밀란을 상대로 다섯 골을 몰아넣으며 페노메노의 재림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선수입니다!]

해트트릭을 때려넣은 태양은 이번에도 골대로 달려가 공을 챙겨들고는 마치 페노메노처럼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었다.

검지를 흔들던 호나우두 특유의 세리머니와는 달랐다.

태양이 흔드는 손은 검지와 중지.

세리머니가 아니라 두 골 남았다고 동료들에게 말 대신 행동으로 말하고 있었던 거였다.

[두 골 남았습니다! 이러면 모릅니다! 경기 아직 24분이나 남았거든요!!]

[윤태양, 뉴캐슬! 기적을 이뤄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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