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75화
[뉴캐슬, 맨체스터 시티 5대2로 격파]
[홈에서 대승을 거둔 뉴캐슬]
[기세 좋던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앞에 꺾이다.]
[베르거, 우리 팀은 더 이상 챔피언이 아니다. 현실을 자각해야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
[에제크웸, 감독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비상하기 위해선 현실을 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태양, 홈팬에게 식스 앤더 시티를 재연해 선물하고 싶었는데 실력이 부족해서 못했다. 미안할 따름.]
-ㅋㅋㅋㅋ 아니 그게 실력이 부족한 거면 다른 사람들은 뭐가 되냐 태양아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이건 그냥 맨시티 돌려깐 거 같은데 ㅋㅋㅋ
-맨시티 돌려깐 게 팩트인듯 ㅋㅋㅋㅋ
-태양 기준 맨시티 상대로 해트트릭 못하면 경기 못한 날이란 소리네 ㅋㅋㅋㅋ
-ㅋㅋㅋㅋ 대충 맨시티 ㅈㅂ이라는 소리ㅇㅇ
-ㅈㄴ 잔인하게 까네
-이 정도면 태양이가 맨시티 ㅈㄴ 싫어하는 게 정배다
-싫어하는 건 맞는 듯
-어쩌면 홀란드가 싫은 걸 수도
-ㄹㅇ 맨시티도 싫어하지만 홀란드는 더 싫어하는 듯
-ㄹㅇ 홀란드 ㅂㅅㅅㅋ
-홀란드 ㄱㅅㄲ 누굴까 감히
-홀란드 이 ㅅㅋ는 왜 가만히 있는 태양이 도발해서 태양이한테도 조리돌림당하고 한국에서도 욕먹냐 ㅋㅋㅋㅋ 이미지 좋았는데
-좋은 게 아니라 관심이 없었지
-ㄹㅇ 은퇴하고 아무도 언급 안 함
-그건 또 신기하네 프리미어 리그 레전드 탑티어 중 하나였는데
-그것은… 못생겨서……
-앗… 아앗…….
맨시티의 패배는 맨시티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좌절을, 툰들에게는 우리가 새 시대의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진정한 챔피언이지
-리그 5연승이다!!!
-태양왕의 군대는 무적이지
-우리 태양왕과 그의 기사들에게 영광을!!
-자랑스럽다
-최강의 팀이란, 우리 팀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
-이런 날이 오는구나
그들은 자부심을 느낄 만했다.
무려 리그 5연승.
압도적인 화력과 압도적인 중원, 탄탄한 수비라인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낸 결과였다.
아직 리그 일정은 아득하게 많아 끝까지 가기 전에 모를 일이지만, 일단 기세를 타기 시작한 이 팀을 만나야 할 상대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뉴캐슬이 우승할 때 다음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치즈 챔피언이 완성형 챔피언이 됐네
-그러게 구멍투성이 치즈 같았는데
-만나면 두들겨 맞을까봐 무섭다
-아… 우리 맨 유나이티드는… 잘하고는 있는데 왜 불안하지
-펠리시아노가 똥 싸고 있어서 ㅋㅋㅋㅋ 불안할 만하지ㅋㅋㅋㅋ
-아니 얘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걸까?
-에이징커브 온 거 아니야?
-ㄹㅇ 그런 듯
-이 와중에 사우스햄튼은 뭐냐 ㄷ
-뉴캐슬이랑 같이 5연승 중이네
-감독이 ㅁㅣ친 듯;;;
-아니 저 스쿼드로 5연승;;;
-어떻게 보면 소튼이 더 대단한 듯 ㄹㅇ
-ㄹㅇ ㅋㅋㅋ 뉴캐슬은 5연승? 그럴 만해 ㅋㅋㅋ 이건데 소튼은 5연승? 와… 말이 됨? 이 생각 듦 ㅋㅋㅋ
-사우스햄튼 뭔데 도대체 ;
-근데 이 팀이 스쿼드가 완전 별로인 건 아냐
-소튼은 유스풀이 좋아 ㄹㅇ
-FM하면 중위권 개꿀팀이 소튼임
-ㄹㅇ 유망주 ㅈㄴ 잘 뜸
뉴캐슬을 두려워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놀라워하는 돌풍의 팀이 있었다.
바로 사우스햄튼이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부임한 34세 젊은 감독은 젊은 감각의 전술을 바탕으로 노장과 젊은 선수를 잘 조합해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뒤를 바짝 쫓아가고 있는 건 첼시와 맨유였다.
두 팀은 나란히 4승 1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두 팀의 분위기가 서로 달랐다.
첼시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바소모 시비와 이번 시즌 새롭게 영입된 공격수의 활약으로 안정적이었다.
맨유도 이와 비슷하긴 한데, 문제는 팀의 에이스인 펠리시아노가 아무것도 못해주고 있었다.
처음이야 괜찮지만, 어쨌든 주포인 그가 해주지 않으면 팀으로서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번 시즌 리버풀을 생각하면 맨유의 고민은 고민이라 할 수 도 없었다.
1승 4패.
리중딱이라고 불리며 암흑기에 빠졌을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대 최악의 스타트를 끊고 있었다.
-FXCK!!! 퍽킹찰리 자르라고!!
-도대체 왜 데리고 있는 거야!
-리버풀에서 한 시즌 뛰었다고 팀 레전드라고 개수작 부리면서 데려온 구단주가 문제다
-구단주는 당장 꺼져라
-컨소시엄 언제 하는데 이번 시즌에라도 당장 팔아라 이 빌어먹을 구단주 새끼들아
-회사 하나가 팀을 망치네
-당장 꺼져라 FXCKING ASXHOLE!!!
전 세계 모든 콥들이 한 마음이 되어 구단주와 감독의 퇴진을 요구했다.
구단주야 지금 당장 석유재벌이 인수한다는 말이 있어서 그나마 덜하지만, 찰리 아담 감독은 리버풀 시내라도 돌아다니면 칼이라도 맞을 것 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말이 없었다.
당장 그를 잘라서 위약금을 물어줄 생각이 없었던 거다.
콥들이 암울해하는 사이, 리그컵 3라운드가 찾아왔다.
뉴캐슬의 상대는 레스터시티.
뉴캐슬은 윤태양, 일리뉴, 카싸마와 같은 선수들을 제외하고 백업 선수들과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을 내보냈지만, 그건 레스터시티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부터 구단들 사이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은 리그컵은 팬들에게도 그저 내 팀이 뛰니까 보러온다는 개념이지, 무게감이 많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양 팀 감독 모두 리그컵을 혐오하는 사람들인지라 주전을 모두 빼버리며 시위 아닌 시위를 한 거였다.
결과는 뉴캐슬의 3대0 승리.
아이러니하게 레스터시티 감독은 속 시원하게 털어낸 듯 가벼운 발걸음올 퇴장한 반면, 아르텔리 감독은 기쁜 듯, 짜증 나는 듯 온갖 감정들이 교차하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퇴장했다는 거다.
그래도 어쨌든 승리는 승리,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합까지 확인하며 리그컵 일정을 끝낸 뒤, 팀은 3일 뒤 곧바로 리그 6라운드를 맞이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상대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였다.
-설마 망치 새끼들이 진정한 유나이티드라고 우기진 않겠지?
-뭐래 시바라 우리도 유나이티드야
-ㅋㅋㅋㅋ 와 주제파악 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엌ㅋㅋㅋㅋ 지나가던 맨유가 비웃겠다
-ㅋㅋㅋㅋ 노조들이 축구팀 만들었다고 유나이티드억ㅋㅋㅋㅋㅋ
-축구팀끼리 연합해서 탄생한 우리가 진정한 유나이티드지
-노조 = 유나이티드 ㄱㅅㄲ들아…….
-아 억울하면 이기라고ㅋㅋㅋㅋ
-못하면 유나이티드 아님 ㄹㅇ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또 다른 유나이티드 대전.
승자는…….
[유, 윤태양! 3연속 해트트릭을 달성합니다! 프리미어 리그 최초입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해트트릭을 넣어버리네요. 이 선수, 새 시즌에는 더 성장한 것 같습니다!]
윤태양의 3경기 연속 해트트릭으로 3대0이라는 스코어로 진짜 유나이티드임을 과시했다.
이 가운데 윤태양은 리그 6경기에서 네 번의 해트트릭을 바탕으로 6경기 15골 9도움을 기록하며 인외의 실력을 과시했다.
그 뒤를 딜런 먼로와 바소모 시비가 쫓아가고 있었지만, 그들 둘이서 넣은 골을 합해도 윤태양의 득점을 따라잡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윤태양 ㄹㅇ 세계 최강 아님?
-이미 세계 최강임
-최소 리그 최강은 맞음
-세계 최강으로 ㅇㅈ 받으려면 뭘 더 증명해야 하냐
-ㅋㅋㅋㅋ 솔직히 윤태양이랑 비비려면 메시랑 호날두 전성기 시절 데리고 와야 비비지 않겠냐
-이미 현역 세계 최고지 여기에 이제 남은 건 다른 사람들 커리어 따라잡고 고트 되는 것밖에 없음
-17살인데 세계최강…….
-그나마 윤태양 상대로 큰소리 칠 수 있는 건 동갑에 월드컵 우승한 펠레밖에 없음…….
-ㅋㅋㅋㅋ ㅅㅂ 이런 선수가 한국 선수라니 ㅋㅋㅋㅋ
-국뽕에 취해도 욕할 사람 없음
-ㄹㅇ 국뽕 개 지린다
이번 시즌 처음부터 보여주는 그의 활약에 대부분 사람들은 윤태양이 현역 최고의 선수라고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일부는 여전히 그가 이제 겨우 우승 한 번밖에 하지 않았고 쌓아놓은 상도 몇 개 없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었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 줄 문제였다.
* * *
“꺄아!”
보미가 힘차게 소리를 치더니 꼬물꼬물 기어가 공을 손에 집었다.
“우리 보미 이러다가 금방 기겠네.”
“음… 빠른 것 같긴 하네요.”
아무래도 우리 집은 육체적인 발육이 빠른 것 같다.
생후 4개월이 지난 시점에 배밀이를 시작한 우리 보미는 이제 배밀이로 온갖 곳을 다 다니려고 할 정도로 익숙해져 있었다.
남들은 생후 5개월은 돼야 배밀이를 한다던데 확실히 빠르긴 하다.
어른에게 1개월은 별거 아니지만, 생후 1년도 되지 않은 아이에겐 한 달도 크다.
“꺄!”
공을 손에 쥔 보미는 공을 던지고는 꺄르르 웃음을 터뜨리다 다시 공을 향해 배밀이하며 나아갔다.
“엄마, 나는 쟤가 잘 안 우는 게 제일 신기해요.”
“그러니까.”
보미는 배밀이 하다가 턱을 찧어도, 배가 고파도 자지러지게 우는 법이 없었다.
칭얼거리거나 소리 내서 짧게 우는 정도?
유난히 우는 게 심했던 여름이나 그만큼은 아니었어도 아기답게 울었던 겨울이를 생각하면 신기할 정도다.
“엄마는 그래서 걱정이야. 보통 어릴 때 속 안 썩이는 애들이 커서 속 썩인다는데 말이야.”
엄마는 그리 말하면서도 보미를 향해 엉금엉금 기어가 안아 올려 뽀뽀를 해주었다.
“꺄아! 바, 브아바!”
보미는 엄마의 뽀뽀에 좋다고 웃음을 흘린다.
저 웃음은 마성의 웃음이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홀려 버리거든.
물론, 가을이도 여름이와 겨울이도 저 나이 때 마성의 웃음을 흘리긴 했지만, 뭐랄까 보미의 웃음은 격이 달랐다.
엄마도 나를 포함해서 5남매 중 보미가 가장 치명적이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막내여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사실, 동생들이 태어날 때마다 계절을 이름 붙여서 어쩌면 더? 이런 생각을 안 해본 게 아니다.
그런데 이제 사계절이 완성됐으니 더 이상 동생은 없겠지.
없겠…지?
“꺄아!”
“보미야, 이제 그만하고 맘마 먹고 자야지? 응?”
“에으아아브.”
보미는 엄마가 말을 하면 뭐라 옹알거린다.
하루라도 빨리 말을 하고 싶어서 연습하는 것 같다.
엄마가 보미를 데리고 보미 방으로 올라가는 걸 지켜본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했다.
모처럼 마당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기로 했는데, 내가 장을 보기로 했거든.
요즘은 운전에 재미를 붙여서 종종 나가고는 한다.
“월!”
집을 나가려고 하니 어디 한구석에서 누워있던 집순이가 짧게 짖더니 나를 쫓는다.
자기도 데려가 달라는 거다.
이놈은 항상 내 곁에 있으려고 든다. 나를 왜 이리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만, 하는 짓이 기특해서 예뻐할 수밖에 없었다.
집순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 나가려고 하니 집순이 자식들, 5남매들도 우르르 집순이를 쫓는다.
엄마 아래 기강이 확실한 모습도 보기 좋구만.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냐 집순아. 산책 가려는 게 아니라 장보려고 나가는 건데.”
“왈!”
집순이는 신기하게도 내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한 번 짖고는 몸을 돌려 자기 자리로 향한다.
한국에서 공수한 하나뿐인 마약방석이 집순이의 자리였다.
“짜식.”
똘똘한 집순이를 두고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시티센터는 30분 거리, 시원하게 달려서 시티센터로 진입하는데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뭐지?”
왜 저렇게 몰려있나 싶은데 그들에게서 익숙한 노래가 들려온다.
“이거 내 새 응원가인데?”
내가 왕으로 불리면서 만들어진 한 인디 밴드가 만든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것도 라이브로 말이다.
가사가 오글거리긴 하지만 노래 자체는 좋아서 마음에 들어하던 중이었는데.
“그 밴드 맞나?”
호기심에 나는 차에서 내렸다.